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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21:23




1.

루크가 아나킨에게 되물었어. 그리고 그 질문을 들은 아나킨은 미안한듯한 얼굴과 함께 인상을 찡그렸지.

솔직히 말을 하면 루크의 질문이 불만스러운 마음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어. 그냥 당황스러웠을 뿐이야. 조금은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질문이었지. 제 아버지인 아나킨이 오늘 제다이 카운슬과 회의가 있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그에 대한 결과가 이런 것일 줄은 루크도 예상하지 못 했거든.


"그래... 만달로어인들과 협정을 맺었다고 하더구나..."
"아..."
"루크 네가 결정 된 이유는 아무래도 내... 탓이지..."


아나킨이 말을 씹듯이 뱉어냈어. 그 말이 마치 독이라도 되는 듯이 행동했지.

'내 탓'이라고 말을 하는 아나킨의 설명이 더 이어지지 않아도 루크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뻔히 알았어. 아나킨이 제다이들에게 있어서 저지른 죄를 모르는 이는 아마 이 우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코러산트를 하마터면 불바다로 만들 뻔 했던 그의 행동. 다크 사이드까지 갔었지만 루크의 설득으로 다시 라이트 사이드로 돌아왔지만 제다이 카운슬들은 여전히 아나킨을 탐탁치 않아했어. 한 번 다크 사이드로 넘어갔던 이는 언제 또 다크 사이드로 넘어갈 지 모른다는 말까지 했었지.

누구는 심지어 아나킨을 제다이 자격을 박탈 시켜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었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벌이 내려지지는 않았어. 그리고 거기에는 루크의 어머니이자 아나킨의 아내였으며 또한 공화국의 의원이었던 파드메와 아나킨의 옛 마스터였던 오비완의 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지. 그리고 그 덕에 아나킨은 제다이 카운슬에서 자리를 박탈 당했을 뿐, 더 이상 큰 벌이 내려지지는 않았어.

대신해서 아나킨의 아들이었던 루크가 벌을 받고 있었지. 적어도 아나킨은 그렇게 생각했어.

어쩐지 망할 제다이 카운슬 할배들이 오늘 왜 아나킨을 부르나 했어. 그들이 회의에서 아나킨에게 통보했던 내용은 아주 간단했지. 만달로어인들과의 오랜 싸움을 끝낼 때가 되었다. 평화 협정을 맺었고 이를 위해 제다이 측과 만달로어인 측에서 한 명씩 뽑아 정략 결혼을 맺기로 했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 아나킨은 그런 이야기를 왜 굳이 자신을 불러서 이야기를 하나 싶었어. 그리고 이내 카운슬의 입에서 제다이 측에서는 루크 스카이워커를 내놓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이 모든 상황을 이해했지.

아나킨은 그 자리에서 다 엎고 나와버릴까를 백 번도 넘게 고민했어. 그래도 끝까지 참아냈지. 아무리 그래도 파드메와 오비완이 얼마나 아나킨을 위해 노력을 했는지 잘 알고 있었거든. 하지만 그 자리에서 화를 내지 않은 것과 이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였어. 아무리 그래도 하나 뿐인 아들인데. 평생을 제대로 해준 것이 없는 자식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아나킨이었기에 이 상황이 더욱 미안하게 다가왔지.

그리고 루크는 제 아버지의 마음을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 그게 비단 포스 때문만은 아니었지. 그래서 루크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아나킨에게 말했어.


"괜찮아요 아버지."
"..."
"어차피 연인이라든지, 미래를 약속한 사람이라든지, 그런 거 없었거든요."
"...루크."
"레아가 결혼을 할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죠. 정말 괜찮아요."


그렇게 말을 하는 루크 탓에 아나킨은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



2.

"왜 나야?"


불만 가득한 목소리가 딘 자린의 입에서 터져나왔어. 그의 얼굴은 베스카 헬멧으로 가려져 있었지만 어쩐지 보 카탄은 그의 찡그린 미간이 눈 앞에 보이는 것만 같았지. 그래, 솔직히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 한 것은 아니야.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뭐가 됐든 일단 다크 세이버를 가진 만달로어인은 다름 아닌 딘 자린이었으니 말이야.


"네가 다크 세이버의 주인이잖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만달로어인을 위해 네가 행동해야지."
"댕 페릭."


딘의 입에서 곧바로 욕이 터져나왔어.

솔직히 말을 하면 보 카탄도 굳이 딘이 가야 하나 싶었어. 아무리 그가 다크 세이버의 주인이라고 한들, 실질적으로 만달로어인들이 왕으로 생각하는 자는 다름 아닌 보였거든. 그럼에도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딘이 가기를 원하는 것을 보면, 그 또한 동시에 다크 세이버의 주인으로서 만달로어를 위해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 같았지.

그야말로 모순이었어. 보 또한 그것을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었어.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동시에 생각했지. 그래서 그가 택한 것은 일단 딘을 설득하는 것이었어.


"좋은 쪽으로 생각해봐. 어차피 꼬맹이가 쓰는 마법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건 제다이 놈들이잖아."
"..."
"이 기회에 너네 집 꼬맹이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꼬맹이, 다른 이름으로는 뭐라고 불렀더라. 그로구라고 했던가. 보는 잠시 고민했어.

보의 입에서 그로구를 칭하는 단어가 나오자 딘이 갑자기 침묵했지. 그 또한 보의 말에 틀린 점 하나 없다는 것을 알고있었거든. 모종의 이유로 딘의 파운들링이 된 그로구는 만달로어인들이 쓰지 못 하는 포스의 힘을 사용했고 그 탓에 그에게 제대로 포스의 운용법을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은 이 주변에 없었어. 그런데 그 포스를 제대로 사용하는 제다이와 가까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로구를 끔찍히도 사랑하는 딘은 아마 그 방법이 무엇이든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보의 예상이 맞다고 긍정이라도 하듯, 딘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어. 그런 딘을 보며 보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말했지.


"This is the way."
"...This is the way."


딘 또한 보의 말을 반복했지.



3.

하, 집에 가고싶다. 딘의 머릿속에 딱 그 한 가지 생각만이 가득했어.

결혼식은 정말이지 누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마냥 급하게 이루어졌어. 애초에 결혼식 날짜 또한 일주일만에 잡혔으니 할 말 다 했지. 심지어 식 자체도 코러산트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만달로어는 아직 재건 중이었으니 이 정도는 조금 참을 수 있었어.

아무리 그래도 결혼식인데 정장을 입지 않고 언제나와 같은 베스카 갑옷을 입고 결혼식에 나타난 딘을 보며 제다이들이 수군수군 욕을 했지만 딘은 신경쓰지 않았어. 어차피 저 인간들은 딘이 뭘 입고 와도 뒤에서 말을 할 것만 같았거든.

뭐가 됐든 빨리 끝나기만을 빌었어. 그나마 이 마음에 하나 드는 것 없는 결혼식에서 딱 하나 딘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것은 결혼식 제일 앞줄에 앉아있는 그로구의 얼굴이었지.


"신랑, 루크 스카이워커. 입장!"


단상에 서서 그로구의 얼굴을 바라보던 딘은 이내 사회자의 목소리에 시선을 문쪽으로 돌렸어. 그리고 곧 문이 열리고 그 너머에 서 있던 마법사 놈이 천천히 걸어들어왔지.

그리고 그 제다이를 마주하자마자 딘의 머릿속에는 딱 한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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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잖아?



5.

식은 간단하게 끝났고 피로연 또한 끝났어.

루크는 모든 것이 끝나고나서야 겨우 부부의 침실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지. 

발걸음을 옮기면서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았다고 말을 하면 거짓말이었어. 사실 루크는 다사다난한 제 인생 속에서 남들이 흔히 한다는 연애같은 걸 해 본 적이 없었거든. 제다이가 된 이후에는 연애나 결혼을 생각해본적도 없었고 말이야.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에 괜히 심호흡을 한 번 했어. 솔직히 부부라는 이름으로 묶이기는 했어도 오늘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지. 그야 이 결혼에는 사랑이라는 거창한 감정은 없었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자꾸만 괜히 긴장이 되었지. 일단은 부부였으니까. 서로 마주할 때마다 얼굴을 붉히지만 않으면 성공이라고 루크는 생각했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곳에는 이미 딘이 도착해 있었지.

그의 모습은 아까 결혼식 그리고 피로연 때와 다를 것 없었어. 여전히 베스카 갑옷을 입고 헬멧까지 쓰고 있었지. 불편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 루크가 그래서 조심스럽게 제안했어.


"저... 헬멧 안 벗으세요?"
"..."
"아무리 그래도... 결혼까지 했는데..."


딘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어. 사실 루크는 그의 목소리를 들은 것도 결혼식에서 딱 한 번 뿐이었어. 결혼 서약을 할 때, 딱 그때 말이야. 그 이후로는 딘은 계속해서 입을 꾹 다문 채로 있었지.

하지만 루크가 말한 '결혼'이라는 단어가 그의 마음을 조금 움직인 듯 했어. 딘의 몸이 조금 움찔했거든.

그래, 솔직히 틀린 말도 아니었지. 좋으나 싫으나 이제는 일이 벌어졌어. 루크와 딘은 서로 부부였지. 그리고 딘은 조금 루크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어. 아무리 봐도 꼬맹이인 애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략 결혼까지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아무리 만달로어인들이 싫어하는 제다이라고 하더라도 그 또한 언젠가 예쁘고 어린 사람과 결혼을 꿈 꿨을텐데, 그걸 다 부숴버린 것 같았지. 거기까지 생각한 딘은 천천히 헬멧을 벗어냈어. 


재생다운로드A9CBC781-C7B1-4BDA-9675-5960E7BC1C5E.gif

그리고 그의 갈색 머리, 그리고 갈색 눈동자를 마주한 루크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굳는 것을 느꼈어.

루크가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연애 감정을 느껴보지 못 했지만 이것 하나는 확신할 수 있었지.

이건 사랑이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그의 심장이 이렇게도 빠른 속도로 큰 소리를 내며 쿵쿵거릴리가 없었어.






걍 둘이 정략결혼하는 거 보고싶다

별전쟁 ㅇㅇ딘 루크딘 
2024.06.30 21: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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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랑이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그의 심장이 이렇게도 빠른 속도로 큰 소리를 내며 쿵쿵거릴리가 없었어.

나도 심장이 쿵쿵거리는 것이 센세랑 사랑에 빠진 거 같은데 어나더로 책임져줘
[Code: 9977]
2024.06.30 22:11
ㅇㅇ
모바일
ㅎㅏ미틴 이거다 나 부부침실 천장인데 이게마따
[Code: 8bd5]
2024.06.30 22:15
ㅇㅇ
모바일
크으으 루크딘 정략결혼은 이 맛으로 먹죠 반려자 앞에서 헬멧을 벗는 딘과 그런 딘에게 빠져드는 루크 너무 좋아 아ㅏㅏㅏㅏㅏ
[Code: c2bb]
2024.07.01 03:09
ㅇㅇ
모바일
대작의 시작에서 센세와 함께 찰칵
[Code: 33b7]
2024.07.01 03: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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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결혼으로 만나서 연애부터 시작하는 루크딘 개존맛ㅜㅜㅠㅠ 억나더 압해 부탁합니다......
[Code: 33b7]
2024.07.01 09: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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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센세 억나더주세요...............아 미쳤다 너무맛있다진짜................... 딘자린 루크보자마자 애잖아? 하고 아이미래 홀랑 가져간것같아서 약간의 죄책감같은걸 느끼는 딘ㅠㅜㅠㅠㅠ그리고 어쨌든 결혼한 부부사이라고 긴장한 뉴홒 왜이리귀엽냐진짜ㅜㅡㅜㅜㅜㅜㅜㅜ 정략이지만 루크쪽은 첫날부터 반하고시작하는ㅋㅋㅋㅋ거넘귀엽고조아ㅠㅠㅠ 센세 이 선결혼후연애 어떻게되는지 어나더ㅠㅜㅜㅜㅜ
[Code: d347]
2024.07.01 23: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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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랑이 분명해.’ 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연애히자
[Code: 69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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