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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8 11:22
......공사현장을 지나칠 때마다 초록색이랑 보라색 도색의 건설차량이 꼭 하나씩은 보여.
시력 정상이다. 볼 때마다 안과에 가서 검진 받아보는데 색맹도 아니고 환각도 아니고 다른 병이 있는 것도 아니래.
처음 봤을 때는 내가 12살 때. 어머니 차를 타고 가는데 공사현장에 왠 형광초록이랑 보라색 도색을 한 크레인이 하나 있었어. 그때는 나도 어렸으니까, 갈고리가 흔들거린 거 가지고 크레인이 내게 인사를 했다고 부모님에게 신나서 떠들었댔나. 지금도 본가 가면 그 얘기 꼭 하시곤 해. 귀염성 없는 아들의 유일한 귀여운 일화라 그런가.
두 번째는 내가 중학생 때였어. 학교 옆에 건물을 짓는다고 공사판이 벌어졌는데 포크레인 하나가 형광초록에 보라색 도색이었던 거야. 문득 어렸을 때 일이 생각나서 옆에 있던 녀석에게 그 얘기를 하면서 다시 공사판을 봤는데,
없더라고. 그 포크레인이.
내가 헛거를 봤나? 싶었어. 그때는 말이지.
세번째는 레미콘, 네번째는 덤프트럭, 다섯번째는 불도저, 여섯번째는 캐터필러.
지나가면서 풍경을 보는 타입은 아니라 공사장을 그렇게 많이 보는 편은 아닌데 볼 때마다 하나씩 끼어있더라. 짜증나게 눈에 확 튀는 도색이라 못 보고 넘어갈 수도 없어. 뭐, 여기까지만 하면 그냥 우연의 일치라고 넘길 수도 있겠지. 나는 잘 모르니까 공사장 인부들 사이에서 그런 도색이 유행일 수도 있고.
그런데 어제 뭔 괴상한 꿈을 꿨어.
그 눈 아픈 도색의 기계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날 둘러싸고 징징거리는 거야. 뭔 알아듣지도 못할 말이었는데. 뭐였나. ...리더 되살렸으니 괜찮을 거라고 보스만 그렇게 가버리면 우리가 좋아할 줄 알았냐, 리더도 보스를 만나고 싶어했다 그래서 데려왔다, 찾느라 오래 걸렸다, 왜 아직도 기억해주지 못하는 거냐, 하나는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고... 마지막엔 뭐랬나. 이젠 충분히 참았으니 데리러 간다고 했었나.
이쯤 되면 좀 오싹하지. 그래서 오늘 정신과에 가봤는데 거기서도 딱히 이상은 없다고 하더라고. 그냥 개꿈으로 넘기는 게 이성적인 판단이지만,
......
어디 네바다주 같은 깡촌으로라도 전근 신청해야 하나.
그런데 당신들이 입고 있는 조끼, 그 녀석들의 배색이랑 좀 비슷하네. 건설현장에서 일한다고 했나? 하긴 안전을 위해서면 그게 좋긴 하겠어. 미적으론 최악이지만.
들어본 말이야? 어째 왜 그렇게 웃나 했네.
그러고 보니, 당신들 이름이 뭐랬더라?
트포 컨스프라컨스
시력 정상이다. 볼 때마다 안과에 가서 검진 받아보는데 색맹도 아니고 환각도 아니고 다른 병이 있는 것도 아니래.
처음 봤을 때는 내가 12살 때. 어머니 차를 타고 가는데 공사현장에 왠 형광초록이랑 보라색 도색을 한 크레인이 하나 있었어. 그때는 나도 어렸으니까, 갈고리가 흔들거린 거 가지고 크레인이 내게 인사를 했다고 부모님에게 신나서 떠들었댔나. 지금도 본가 가면 그 얘기 꼭 하시곤 해. 귀염성 없는 아들의 유일한 귀여운 일화라 그런가.
두 번째는 내가 중학생 때였어. 학교 옆에 건물을 짓는다고 공사판이 벌어졌는데 포크레인 하나가 형광초록에 보라색 도색이었던 거야. 문득 어렸을 때 일이 생각나서 옆에 있던 녀석에게 그 얘기를 하면서 다시 공사판을 봤는데,
없더라고. 그 포크레인이.
내가 헛거를 봤나? 싶었어. 그때는 말이지.
세번째는 레미콘, 네번째는 덤프트럭, 다섯번째는 불도저, 여섯번째는 캐터필러.
지나가면서 풍경을 보는 타입은 아니라 공사장을 그렇게 많이 보는 편은 아닌데 볼 때마다 하나씩 끼어있더라. 짜증나게 눈에 확 튀는 도색이라 못 보고 넘어갈 수도 없어. 뭐, 여기까지만 하면 그냥 우연의 일치라고 넘길 수도 있겠지. 나는 잘 모르니까 공사장 인부들 사이에서 그런 도색이 유행일 수도 있고.
그런데 어제 뭔 괴상한 꿈을 꿨어.
그 눈 아픈 도색의 기계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날 둘러싸고 징징거리는 거야. 뭔 알아듣지도 못할 말이었는데. 뭐였나. ...리더 되살렸으니 괜찮을 거라고 보스만 그렇게 가버리면 우리가 좋아할 줄 알았냐, 리더도 보스를 만나고 싶어했다 그래서 데려왔다, 찾느라 오래 걸렸다, 왜 아직도 기억해주지 못하는 거냐, 하나는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고... 마지막엔 뭐랬나. 이젠 충분히 참았으니 데리러 간다고 했었나.
이쯤 되면 좀 오싹하지. 그래서 오늘 정신과에 가봤는데 거기서도 딱히 이상은 없다고 하더라고. 그냥 개꿈으로 넘기는 게 이성적인 판단이지만,
......
어디 네바다주 같은 깡촌으로라도 전근 신청해야 하나.
그런데 당신들이 입고 있는 조끼, 그 녀석들의 배색이랑 좀 비슷하네. 건설현장에서 일한다고 했나? 하긴 안전을 위해서면 그게 좋긴 하겠어. 미적으론 최악이지만.
들어본 말이야? 어째 왜 그렇게 웃나 했네.
그러고 보니, 당신들 이름이 뭐랬더라?
트포 컨스프라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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