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하는데 생각대로 안되는거 보고싶다. 어릴 때부터 네잇아빠 말에 껌뻑 죽고 공처가인지 애처가인지 노예인지 헷갈릴 만큼 네잇아빠한테 잡혀사는 브랫아빠 보면서 자기는 절대 저렇게 안돼야지 생각했던 요한이겠지. 어쩌다 대놓고 브랫아빠한테 말했을 때도 있었는데 브랫은 그냥 씩 웃으면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난 지금 행복하다고 할거야. 그런 브랫아빠가 이해가 안되는 요한이었음. 모름지기 남자라면 네잇아빠처럼 듬직하고 멋있게 집안을 휘어잡고 사는게 맞는 것 같았거든. 그래서 요한은 네잇아빠를 누구보다 존경하고 좋아했겠지.
그렇지만 브랫은 알거야. 요한이 사귀는 상대한테 어떻게 하는지. 간이고 쓸개고 다 퍼줄 것처럼 굴다가 결국 질린 상대한테 매일같이 차이는 것도. 사실 요한이 보고 배운게 서로한테 누구보다 다정한 브랫이랑 네잇이었으니까 그게 당연하겠지. 브랫은 나중에 아들녀석이 못된 사람한테 호구나 잡히지 않을지 걱정되는데 그 걱정은 덜어도 되겠지. 결국 요한이 팀을 만나버렸거든. 팀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서 또 간이고 쓸개고 다 내주려고 하길래 말려볼까 했지만 정작 팀은 자기가 뭘 받고 있는지도 모르고 항상 고마워 요한아! 하고 활짝 웃길래 아들녀석이 짝을 만났구나 하고 누구보다 먼저 눈치채는 브랫.. 
나중에 요한이랑 팀이 결혼까지 하면 요한은 자기가 은근히 한심하게 생각하던 브랫아빠랑 똑같이 살고 있다는걸 뒤늦게 깨달으면서 동시에 그때 브랫이 행복하다고 했던 말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게 되는거 보고싶다

슼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