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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6 23:05
#황제밥후궁행맨

이것저것 주의



90.
행맨은 햄버거 데이트에 대한 평점을 조금 더 높이 매겨보기로 했다.
밀크쉐이크에 감자튀김을 찍어먹는 밥을 볼 때마다 '저기에 도대체 무슨 영양이 있나' 하는 생각과 '우리 황제 폐하가 저런 기름에 찌든 감자따위를 먹다니'하며 못마땅한 생각들이 계속해서 스쳐지나갔지만, 뭐 어쨌든 뇸뇸거리며 행복한 표정으로 작은 입을 우물거리는 로버트는 제법, 아니 아주 귀여웠다.


89.
저기 초록 티 한 명 더. 17 대 11
색을 잘못 고른 거 같애. 파란색 옷 입은 사람이 이렇게 없다고?
그래서, 개를 기른다고?
내 개는 아니고, 부모님 농장에 세 마리, 아니 두 마리 있어. 신발도 쳐줘..?
아니, 상의만. 이름이 뭔데?
...뉴1발란스..? 모델명은 모르겠어..
아니 신발 말고... 개 말야.


처음 보는 바보같은 표정의 밥은 큰 눈을 꿈뻑거렸다.
제이크는 당장이라도 사진을 찍어 간직하고 싶은 얼굴을 대신 눈으로 실컷 담았다.

하나는 유타, 다른 하나는 인디야. 저기 두 명 있다. 17 대 13
주 이름에서 따온 거야?
맞아 각자 거기서 데려왔거든.
양몰이견이라도 되나보지?
보더콜리거든. 처음엔 그러려고 데려왔는데, 딱히 도움은 안돼. 맨날 뛰어놀기나 하고.
초록색 옷 무리 발견. 25 대 13
....이건 불공평해
여기 근처 대학 상징생이 초록색인 걸 알았어야지, 베이비

제이크는 입에서 툭 튀어나온 호칭에 순간 아차 싶었지만 로버트는 파란색 옷이 더 없나 찾느라 딱히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뚱한 표정의 로버트는 진짜 그 이름처럼 애 같은 얼굴이었다. 제이크는 웃음이 나왔다.

...신발도 쳐줘?
응. 그럼 25 대 28. 한짝씩 따로 쳐주는 거지?
그럼 31 대 28이야. 초록색 신발도 쳐줘야지. 한 마리는 어디 갔어?
어? 한 마리..?
아까 세 마리랬잖아
아...

파란색을 찾느라 열심히 굴러가던 눈이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눈 앞의 풍경보다 기억 속 어딘가를 보는 눈.

말하기 싫으면 안 말해도 되고.
아니 별 건 아닌데...
...
스노우라고, 고등학생 때 우연히 길에서 내가 주운 강아지였어. 너무 하얘서 이름을 스노우화이트라 짓고 스노우라 불렀었는데
이름이 백설공주야?
응. 너무 하얗고 이뻤어. 그리고 날 많이 좋아하고... 무슨 종인지는 몰라도 양몰이견이라고 데려온 개들보다 더 똑똑하고 어딜 가든 꼭 날 따라다녔어. 스노우는 그냥 내 개였어. 나만 보고, 나만 따라다니고. 다 크니까 꼭 하얀 늑대가 날 따라다니는 것만 같을 정도로 너무 이뻤는데.. 음. 사관학교 합격하고 멀리 떠나오고 나서 얼마 안 돼서 죽었다더라고.
갑자기..?
음.. 나 떠나고나서부터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더니 그냥.. 어느날 연락이 왔어.
...미안. 괜한 걸 물어봤네
아냐, 그 때 많이 배웠어. 그냥, 그때 이후로 함부로 '내 것'이라고 말하지 않게 됐어.
..뭘?
뭐든. 개든, 물건이든, 사람이든. 책임지지 못할 건 함부로 내 거라고 하지도 말자고.

로버트는 고개를 돌려 제이크를 봤다.
로버트의 파란 눈은 건조했다. 빨개지지도, 젖어있지도 않지만, 많은 생각들이 정리된 눈을 하고 있었다.
제이크는 이전 생에도 엿보지 못한 로버트의 영역을 엿보고 있었다.
그리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인정해주고 싶지도, 지고 싶지도 않았다.
제이크는 씨익 웃었다. 자신만만하고 도발적이고 승부욕이 치솟기 시작한 웃음이었다.


그럼 네가 내 거 하면 되겠다. 내가 책임지면 되니까.




88.
제이크는 진정으로 로버트가 궁금해졌다.
이번 생도, 지난 생도 제이크는 로버트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 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이 녀석은, 이 황제 폐하는, 겉으론 능글거리는 듯 해도 사실 외부 요인에 중심이 잘 흐트러지지 않는 제이크 세러신의 피를 솟구치게 하고 열이 오르게 하는 유일한 자극이었다.





87.
게임은 57 대 48로 제이크가 이겼다.
제이크는 대가로 술자리를 요구했고 로버트는 잠시 생각하다 승낙했다.










86.
시발, 술이 세면 세다고 말을 해야할 거 아냐


85.
솔찍히, 소오오올직히 제이크는 이 안경쟁이따위야 금방 술로 이길 줄 알았다.
지난 생애 애기황제님은 글렌이 홀짝이던 술을 한 입 먹고 얼굴을 찌푸리고 얼른 당과나 입에 넣는 어린아이였고,
로버트는 남들 다 술병 잡고 있을 때 땅콩이나 까먹는 재미없는 너드였단 말이다.
제이크는 여차하면 술에 취한 로버트를 데리고 어쩌면 지난 생애 실컷 재미보던 밤놀이를 해볼 수도 있겠다며 술집에 앉아 주변 호텔 위치를 지도로 파악해보고 있을 정도였으니,
그 배신감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술집 천장과 바닥은 빙빙 도는데 턱을 괴고 술에 잔뜩 취한 제이크를 구경하는 로버트는 셋, 넷, 다섯... 점점 늘어만 갔다.

너 이이거 반칙이야아
혼자 신나서 술집으로 끌고 온 사람이 할 말이야?

밥은 오랜만에 자체 금주령을 풀고 술을 물처럼 마시고 있었다.
제이크는 자신을 두 잔만에 쓰러뜨린 주종을 홀짝홀짝 잘도 마시는 로버트를 벌개진 얼굴로 지켜봐야만 했다.

원래 우리 집이 술이 좀 센 편이라, 이 정도는 뭐.
불공평해애애ㅐㅐ
자업자득이야

제이크는 벽에 머리를 기대고는 눈을 감았다.
몸이 무거웠다.








84.
...이 놈은 술도 못하면서 무슨 자신감이랍니까? 안 그렇습니까, 폐하?

로버트는 행맨 앞에 있는 술잔을 치우다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술에 취한 행맨이 벽에 기대 로버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안녕, 루이스



#황제밥후궁행맨

행맨밥
파월풀먼
2024.05.26 23:11
ㅇㅇ
모바일
센세
[Code: 1c26]
2024.05.26 23:30
ㅇㅇ
모바일
센세 필력에 감탄하며 스크롤 내리고 있었는데 글렌 나오는거 ㅁㅊ..... 입틀막 하고 봤어요 스노우는 또 누구야!!!!!!!!! 하 센세 내가 회빙환 좋아하는거 어떻게 아시고 이런 갓무순을 쓰셨지?????? 센세 사랑해요......
[Code: 1c26]
2024.05.26 23:11
ㅇㅇ
내 센세가!!! ㅁㅊㅁㅊㅁㅊ 내 센세가 어나더를 들고 와주셨어! 폐하아아아아 기다리고 있었사와요오ㅠㅠㅠㅠㅠㅠㅠ 행맨 술취로 정신나가니까 그 옛날의 후궁마마께서 나와주신건가ㅠㅠㅠㅠ 센세 이제 어디 가지말고 내 집 지하실에만 있자 응? 자자 비오는데 얼른 가자
[Code: 20df]
2024.05.26 23: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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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미쳤다미쳤다ㅠㅠㅠㅠㅠ 센세 오랜만에 제 심장이 뛰고있어요ㅠㅠㅠ 계속 뛰려면 오나더가 필요해요ㅠㅠㅠ 센세 여기서 기다릴께여
[Code: f00f]
2024.05.26 23:50
ㅇㅇ
모바일
헉!! 센세가 오셨다!! 센세가 오셨어!!!
[Code: b610]
2024.05.26 23: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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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야호 내센세 오셨다ㅜㅜㅜㅠㅜㅠ
[Code: 0ba8]
2024.05.27 00: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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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미친 센세 나 울어ㅠㅠㅠㅠㅠㅠㅠㅠ며칠 전에도 센세 무순 복습했는데 일찍 안자길 잘했다ㅠㅠㅠ
[Code: 951e]
2024.05.27 00:10
ㅇㅇ
모바일
뭐든. 개든, 물건이든, 사람이든. 책임지지 못할 건 함부로 내 거라고 하지도 말자고.


헉 뭐지 로버트 뭔가 알고 있는건가? 하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센세 미쳤어 제이크가 그렇듯이 로버트도 전생을 기억하는지, 아니면 모르는데 제이크 때문에 알게될지 모든 것들이 궁금하고 너무 흥미진진해 센세 돌아와줘서 너무 행복하고 고마워ㅠㅠㅠ0될 때까지 억나더!!
[Code: 951e]
2024.05.27 00:18
ㅇㅇ
모바일
와 술 취하고 후궁 제이크 나온건가? 대박 센세ㅜㅜ정말 많이 기다렸어요ㅜㅜ다신 어디가지마ㅜㅜ
[Code: 1e6a]
2024.05.27 01: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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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후 존잼 센세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
[Code: a9c0]
2024.05.27 06: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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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센세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d4c2]
2024.05.27 06:58
ㅇㅇ
모바일
아니 센세오셨다고???!!!
[Code: f3c2]
2024.05.27 08:43
ㅇㅇ
안녕, 루이스

으아 미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말 듣고 밥은 어떤 생각할까ㅠㅠㅠㅠㅠㅠ 다른 사람을 맘에 둔다고 오해할까 아니면 밥도 설마 전생을 기억하게 될까ㅠㅠㅠㅠㅠ 둘이 시시콜콜한 대화하고 게임하고 노는거 너무 귀엽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797]
2024.05.27 08:44
ㅇㅇ
아냐, 그 때 많이 배웠어. 그냥, 그때 이후로 함부로 '내 것'이라고 말하지 않게 됐어.
그럼 네가 내 거 하면 되겠다. 내가 책임지면 되니까.

제이크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는말만 한다 나는 제이크 말이 다 맞다고 생각해 로버트의 마음이 현재도 전생도 다 궁금하다 센세 돌아와줘서 너무 고마워ㅠㅠㅠㅠ 월욜아침부터 이렇게 행복할수있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797]
2024.05.27 11:29
ㅇㅇ
미친 마지막에 술취해서 전생에 후궁이었던 행맨의 자아가 튀어나온건가 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재밌다 ㅠㅠㅠㅠㅠㅠㅠ
[Code: e0b5]
2024.05.27 13: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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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알았어!!!로버트도 알고있었던 거지이이이이이이
[Code: 3f7e]
2024.05.27 13: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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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하루에 두번씩 와줬으면 좋겠어요ㅠㅠㅠㅠ
[Code: 3f7e]
2024.05.28 20: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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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루이스!!!!!!!!!!!!!!!!
[Code: f1be]
2024.06.06 21: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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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아악 센세에에에에에!!!!!!!!!! 어나더!!!!!!!!!!!!
[Code: 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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