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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9 02:43
“친구랑 영화 보기로 했어요.”

제이크는 시계를 보며 돌아오지 않는 로버트를 기다려야 했다. ‘무비 나이트’이라고 짧게 온 문자에 픽 웃고 데리러 갈 테니 문자하라는 답을 보내고, 제이크는 학교를 지나쳐 집으로 돌아왔다. 10시가 넘어가면서도 연락이 없는 로버트에 초조해진 제이크는 다리를 떨며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지금 뭘 하는 건지 모르겠네.”

혼잣말로 중얼거린 제이크는 얼굴을 쓸어내렸다. 소파에 깊게 기대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저녁을 먹고, 영화를 봤다 해도 10시가 넘을 시간은 안된다. 그렇다고 혹여 영화를 보고있을 어이에게 전화를 하는건… 제이크는 눈을 감으며 제 눈을 가렸다.

“정말, 미치겠네.”

정신차려. 제이크 세러신.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제이크는 결국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제이크, 저 영화 다 봤어요. 시간이 늦었다고 친구네 부모님이 자고 가라고 하네요. 내일 봐요:)]

로버트에게 온 문자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내 사라졌다. 하. 하고 털썩 소파에 다시 앉은 제이크는 로버트에게 문자를 남겼다.

[그래, 내일 데리러 갈게. 좋은 꿈…|

제이크의 손가락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래, 늦었으니 거기서 자고, 내일 보자. 일어나면 연락해:)]

제이크는 문자를 보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집이 이렇게 넓었나? 자리에 일어난 제이크는 자신의 방으로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윙윙하며 울리는 핸드폰을 보지도 못하고 말이다.

*

“아니죠! 그건 제이크가 잘 못 본 거예요!”
“글쎄? 아닐껄 베이비.”

입술을 삐죽이며 로버트는 리모컨을 들었다. 영화를 보며 티격태격하던 둘이었다. 영화를 돌린 로버트에 한방 먹은 얼굴로 고개를 돌리는 제이크에 로버트가 웃었다.

“맞죠? 아까 조는 거 다 봤어요.”
“그래, 내가 졌다.”

제이크가 웃으며 말했고, 로버트는 팝콘을 집어먹으며 웃었다. 하룻밤을 친구 집에서 자고 온 뒤로 제이크와 로버트는 가끔 함께 영화를 보곤 했다. 코미디, 액션, 로맨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며 둘은 같이 배를 잡고 웃고 떠들었다. 그렇게 잠든 밤은 무수하게도 많았었다.

*

오늘은 특별했다. 로버트의 19살의 생일과 함께 시니어 세러신의 부름에 연회장을 찾았고, 로버트는 제법 익숙하게 사람들과 인사를 했다. 제이크는 로버트와 함께 연회장을 돌았고 혹여 로버트가 또 술을 잘못 마실까, 그 옆을 떠나지 않았다. 아니 않으려 했지만, 이곳저곳 불려 다니는 통에 로버트는 제이크에게 쉬고 싶다고 말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제이크는 로버트를 테라스로 데리고 나와 자신의 재킷을 벗어 걸쳐주고는 따뜻한 코코아 잔을 가져와 로버트에게 주었다.

“금방 돌아올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네.”

테라스를 나가는 제이크를 보고 로버트는 잔에든 코코아를 한참 보다가 호로록하며 마셨다. 뜨거운 온기가 몸에 퍼지고 지친 로버트는 편하게 앉아 밤하늘을 구경했다.

부모님과 이럼 연회장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나가지 않았다. 부모님을 따라가면 언제나 자신과 놀아주던 제이크가 있었지만, 제이크는 어느 순간부터 바빴다. 이곳저곳 시니어 세러신과 함께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해야 했고, 그가 하이 스쿨을 들어가면서는 더 바빠졌기에 로버트는 그 시점부터 부모님을 따라가지 않았다. 그를 다시 만난 건 제이크와의 약혼 소식이었다. 시니어 플로이드와 시니어 세러신은 오랜 친우 관계였고, 오랜 약속을 지키고자 제이크와 로버트를 약혼 시킨다는 것이었다.

‘네가 싫다고 하면, 강행하지 않을 거야 로버트.’

로버트는 부모님의 입에서 나온 제이크의 이름에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할래요. 하고 말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제이크는 더 멋진 남자고 알파였다. 벌써 제이크와 함께 한 시간은 2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연애를 안해요?”

테라스 근처에서 들리는 소리에 관심이 없던 로버트는 ‘그 제이크 세러신이?’라는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솔로라는 거죠.”
“만나던 연인도 2년 전쯤 헤어졌으니까”
“소문으로는 지금 피양세도, 헤어질 거라는 말이 있어요.”

로버트는 그 말에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잊고 있던 계약 조건이 생각나서 로버트는 입술을 깨물었다. 한번은 찾아본 적이 있었다. 제이크 세러신의 연인들에 관련된 기사. 모두 브루넷의 여성체 오메가였다. 로버트는 입술을 삐죽이며 잔을 내려놓고 테라스를 나섰다. 들어오면서 보였던 탄산수가 생각났기에 망설임 없이 잔을 들고 다시 테라스로 나와 자리에 앉았다.

“로버트.”

잔을 들으려 할 때, 제이크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머리칼을 넘기며 로버트의 잔을 빼앗는 제이크에 ‘탄산수거든요.’하고 대답을 했지만, 제이크는 잔안의 향을 맡고는 로버트의 옆에 앉아 자신이 마셨다.

“이거 샴페인이야. 베이비.”
“저도 이제 마실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로버트의 말에 제이크는 웃었다. 연방법이 어떻고 나이가 어떻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제이크에게 로버트는 입술을 삐죽였다.

“제이크가 가르쳐 주면 되잖아요?”

*

집으로 돌아온 로버트는 제이크가 내민 팝콘 통을 받아 들었다. 요즘 인기가 많다던 로맨스 영화를 틀었다. 제이크는 그 옆에 앉아 맥주를 한 모금 하고는 제목을 보고 픽 웃었다.

“인기가 많은 영화래요.”

제이크의 반응에 로버트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래. 하고 대답하는 제이크에 로버트는 다리를 소파 위로 올리고 팝콘 통을 품에 안고 화면에만 집중했다. 어느새 둘은 영화에 빠져들었다. 주인공들의 키스신은 담백하지 못했다. 침을 삼키는 로버트와 맥주를 들이켜는 제이크. 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다 흩어졌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을 땐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잠든 제이크에 로버트는 조심히 팝콘 통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제이크의 손에서 맥주병을 빼냈다. 조심스럽게 제이크를 소파에 눕히고 로버트는 통과 병을 치우고 돌아왔다. 제이크를 방으로 옮기기엔 그가 무거워 로버트는 제이크의 방에서 이불을 가져와 그에게 덮어주었다.

로버트는 잠든 제이크를 감상하듯 바라보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모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눈을 감고 잠든 제이크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도둑 뽀뽀라고 놀림받을 그 행위에 로버트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죠?”

로버트는 아주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많이 좋아해요. 제이키. 좋은 꿈 꿔요.”

로버트는 잠든 제이크의 이마에 살포시 입술을 내렸다. 그리고 조심히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사라졌다. 소파에 혼자 남은 제이크가 눈을 떴다. 손을 얼마나 꽉 쥐었는지 손바닥이 아렸다.

자리에 일어나 앉은 제이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주먹을 쥐었다 피고는 제 얼굴을 쓸어내렸다. 자신에게 뽀뽀를 하고 고백을 하고 도망가는 로버트를 붙잡고 입을 맞출 뻔했다. 젠장. 낮게 욕을 읆으며 제이크는 빠르게 자신의 방으로 사라졌다.
2024.05.19 04:41
ㅇㅇ
모바일
잠깐만 내 심장 저기 떨어졌어 존나 펄떡거리는거 저거. 세상에 베이비!!!!!!!!!!!
[Code: 3438]
2024.05.19 08:12
ㅇㅇ
모바일
아아니 미치ㅕㅅ나 이머전시!!!!!!!!!!! 너무 좋아서 미치겟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앙큼뽀이 로버트 어카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 ㅠㅠ
[Code: 138c]
2024.05.19 08:52
ㅇㅇ
모바일
아 도둑뽀뽀 미쳤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이크 어떻게 참냐고 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설레요 센세...
[Code: 8de9]
2024.05.19 09:05
ㅇㅇ
모바일
아니 제이크 참을성이 진짜 엄청나네 ㅠㅠㅠㅠ저 베이비가 도둑뽀뽀에 좋아한다고 고백까지했는데!!
[Code: fb19]
2024.05.19 09:07
ㅇㅇ
꺄아ㅏㅏㅏㅏㅏ 제이크 안 자고 있었다!!!!! 뽀뽀도 고백도 다 들은거지? 아 책임져라 제이크가!!!!!
[Code: b763]
2024.05.19 09:08
ㅇㅇ
어느새 둘은 영화에 빠져들었다. 주인공들의 키스신은 담백하지 못했다. 침을 삼키는 로버트와 맥주를 들이켜는 제이크. 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다 흩어졌다.

후 여기서부터 이미 섹텐 올랐다고.. 얘네 언제까지 로버트가 먼저 뽀뽀만 할거야 어서 담백하지 못한 키갈 ㄱㅂㅈㄱ
[Code: b763]
2024.05.19 09:55
ㅇㅇ
모바일
제이크 세러신 뭐하냐아아아아아 당장 베이비 꼭 붙잡고 뽀뽀 돌려주지 못하냐아아아아아!!
[Code: 9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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