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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06:46
그저 잘산다는 말만 들려서 정말 잘 사는줄 알았지. 그림같은 집에, 그림같이 정숙한 아내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겠거니 싶었단 말야. 
결혼한지 얼마나 됐더라? 모른 척하고 싶지만 정확한 결혼날짜를 잊은 적이 없지. 그날의 날씨와 참석한 사람들의 여유로운 미소와 가볍게 부딪히는 샴페인잔의 소리까지 기억해. 날씨까지 완벽한 4월의 결혼식이었어. 모두가 행복해보이는 결혼식에서 초조한 사람은 나뿐이라고 생각했단 말야.
그런데 왜?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야 아이스.



............술 마시고 싶은거 아냐?



............집에 있기는 해? 




.....어딘가 있을텐데.


피식 웃는 아이스의 목소리가 거짓같아. 이 새벽에, 그의 부대로부터 수십마일은 떨어진 여기까지 찾아온 그럴듯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아.
분명 찾아온 이유는 아이스 쪽에서 감당해야하는 것임에도 물을 끓이고 있는 내 손이 다 떨리는 지 모르겠어. 저 완벽한 인생에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어서는 안되잖아. 아닐거야.아니어야,.해.
부엌 선반 이곳저곳을 열어보는 손이 어지러이 보일까 걱정돼. 니가 모르는 내 모습이 많아. 나 이제 술도 제법 잘 마신다고. 
네 결혼식 이후로 그렇게 됐어. 독한 술 홀짝이는게 내 유일한 인생의 재미가 되어버렸거든. 





..................왜 안물어봐?


........무,뭘?



.........내 이혼 사유.





더이상 찾는척도 어려워. 이미 잘보이는 곳에 둔 술병 하나를 들고 흔들려던 손이 어색하게 멈춰졌어.
본능처럼 부엌 식탁 위에 놓여진 시계를 쳐다봐. 토요일 새벽 2시. 시간이 이런 식의 대화를 허락해줄 지 모르겠어. 




...........말하기 어려울테니 그냥 넘어가도 돼.


................난 말해주고 싶은데. 그럴려고...




찾아온거고. 와인병과 잔을 들고 어색하게 걸어오는 내게 아이스가 손을 뻗으며 대답했어. 아니잖아. 너 그런거. 
풍선처럼 부풀기시작한 심장이 또 그짓을 반복해. 헛된 희망과 기대에 터질듯 부풀어올랐다가 혼자 힘없이 꺼지는거. 그만하기로 했지. 




....................술이나 마셔.




.........다른 사람... 생겼어? 




쪼르륵 잔에 따라지는 붉은 알코올이 넘실거려. 선이란 걸 모르는 새벽이지. 날 밝을때 그렇게 열심히 그어놓으면 뭐해. 밤이 되면 이렇게 무기력해지는 걸. 아이스가 가르쳐준 방식 그대로 마지막 한방울마저 예쁘게 담아보고 싶었는데 질질 흘러버렸지. 후. 절로 찌푸려진 이맛살위로 누군가의 체온이 부드럽게 닿았어.




........그런건 아니어야 해. 맵. 







아이스매브 







............
2024.04.19 07: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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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왜 아니어야하는데요??? 센세 왜일까요??????
[Code: 7da5]
2024.04.19 10:52
ㅇㅇ
맵 외사랑이었나 본데 아이스 이혼사유 내가 궁금해!!!!
[Code: acd1]
2024.04.19 13: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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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쌍방이자나!!!!!!
[Code: 89cd]
2024.04.19 17:09
ㅇㅇ
분위기 미쳤냐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나더를 내놔요 ㅠㅠㅠㅠㅠ
[Code: e1b7]
2024.04.19 17: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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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이다쌍방
[Code: 92a4]
2024.04.20 02: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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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애초에 결혼을 한 이유가 궁금해 맵 마음을 몰랐던걸까? 센세 어나더 플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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