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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0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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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지나던 길 너머로 못 보던 가게가 보여 가 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걸어도 가게는 가까워지지 않았음. 뭐에 홀린 듯이 좁은 골목 여럿을 건너고 나니 가게는 온데간데 없고 높은 담으로 길이 막혀 있었음.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에 마음이 급해지는데 멀리서 발소리가 들렸음.


'가이드가 제 발로 걸어들어왔네.'

'아가씨는 이름이 뭐예요?'

'심심해 보이는데 같이 놀아요.'



너붕붕은 기분 나쁘게 키득거리는 목소리들을 듣고 얼어붙었음. 누가 정말 말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목소리들이 자기 머릿속에서만 울리는 건지 혼란스러웠음. 벽에 바짝 붙어 선 너붕붕의 앞까지 그림자가 드리워졌음. 저 그림자가 몸에 닿으면 무슨 일이 생길 거란 걸 본능적으로 느낀 너붕붕은 몸을 움츠렸음. 느릿느릿 다가오던 그림자가 신발에 닿으려던 찰나 그림자 속에서 익숙한 사람이 걸어 나왔음.


"프레디..?"

"여기 있으면 위험해."


너붕붕은 그가 내민 손을 잡았음. 너붕붕이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자 그림자가 조금씩 물러나는 것처럼 느껴졌음. 프레디는 너붕붕의 손을 꽉 붙잡고 너붕붕에게 익숙한 거리까지 데려다 주었음.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프레디는 너붕붕에게 웃어 주고 어딘가로 걸어갔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너붕붕은 몇 가지 의문이 들었지만 무사히 빠져 나왔다는 안도감에 금세 잊어 버렸음.










다음 가이딩날 너붕붕은 프레디의 집요한 시선에 눈을 이리저리 돌렸음. 뭘 그렇게 보냐고 해도 그의 눈은 너붕붕에게서 떨어지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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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허니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난 이렇게 많이 변했는데."


프레디는 미소를 띄운 채 턱을 괴고 허니를 하나하나 뜯어 봤음. 너붕붕은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센티넬의 지대한 관심에 진땀을 흘리며 가이딩 시간을 겨우 버텼음.



가이딩이 끝난 후 프레디가 잠깐 불려간 사이에 너붕붕이 데스크 직원에게 물었음.

"혹시 저와 프레디가 매칭인가요?"

"저희도 다시 확인해 봤는데 아니더라고요. 두 분 다 너무 오랫동안 매칭이 안 나타나셔서 저희도 그러길 바랐는데..."


너붕붕은 제 일처럼 안타까워하는 직원에게 인사하고 멀리서 걸어오는 프레디를 기다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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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려다 줄게. 또 저번처럼 길 잘못 들까 봐 걱정돼서 안 되겠어."


너붕붕의 미약한 거절은 무시당하고 프레디가 너붕붕의 집 앞까지 바래다 줬음. 호의를 모른 척할 수 없었던 너붕붕이 들어와서 차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하자 그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음.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거 아니라잖아."



너붕붕은 차갑게 식은 찻잔을 앞에 두고 의미심장한 그의 말을 곱씹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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