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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4 21:14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공동의 적이 나타난 걸 기반으로 어떻게 종전에 이른 평화로운 사이버트론...분명히 그 종전은 기본적으로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이 드디어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었음 하지만 설마 그 공통의 이해가 철저히 공적인 영역에만 머물 줄이야 그것도 종전한지 몇 사이클은 지나서 슬슬 사이버트론도 단순히 복구된 것 이상의 아름다움을 되찾아가고 있다는데...오토봇 출신이든 디셉티콘 출신이든 중립 출신이든 모든 메크들이 과거에 옵대장과 메가카가 친우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 엔젝스 몇 잔 기울이면서 허심탄회하게 속 터놓고 사적으로 화해 먼저 하고 종전에 이르렀던지 아니면 공적으로 헬름이 좀 식고 나서야 대화를 해서 다시 친한 사이가 되든지 할 줄 알았는데...차랴리 전쟁 중에는 전장에서 서로를 보면서 감정을 내비치고 설령 전투 중의 흥분감 때문에라도 입꼬리를 위로 올리거나 큰 소리로 이름을 소리쳐 부르기라도 했지 지금은 뭐...회사를 같이 운영하는 사이여도 이것보다는 더 친밀하겠습니다 프라임...메가트론께서 저렇게 칼같이 대하는 상대가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야...이런 상태

그야 뭐 싸우지는 않는데 차랴리 티격태격대는게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지만)익숙해서도 있지만 주변 메크들을 위해서라도 나을 판이었어 그거 있잖아 서넛이서 같이 다니다가 갑자기 그중에 둘이 싸워서 서로 냉랭한 관계가 되어버린 와중에 애먼 메크 하나나 둘만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에라이 차랴리 싸워라 거나하게 싸우고 절교를 하든지 해라 그야 사이버트론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냉전 상태지만 일은 제대로 협력해서 하는 지금이 좋은가 아니 그렇다고 해도..! 옵티머스는 여전히 모든 메크들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무르지만도 않은 훌륭한 리더이자 멘토였음 그렇지만 원래부터 가까웠던 사이였던 메크들은 알 수 있었지 오히려 종전한 다음부터 어쩐지 텐션이 한 템포 떨어졌다고 해야하나 늘상 어딘가 모르게 지치고 쓸쓸해보이는 구석이 있었지 메가트론은 예전보다야 많이 방식이 온건해졌다지만 여전히 메가트론이었음 그렇지만 어쩐지 방식이 온건해진 양상이 프라임이 묘하게 쓸쓸해보이는 것과 겹쳐보인다면 옵틱의 착각이었을까? 영 서로 가깝게 지내지를 못하는 와중에 문자 그대로 매일같이 회의실에서 마주쳐서 그냥 옵틱만 마주하는 것도 아니고 의견을 교환 그러다가 목소리도 높여야 한다면야 고역스러워서 그럴 만도 하지...

그렇지만 이제 슬슬 대화하고 화해할 때도 되지 않았나? 그날도 대부분 오토봇 출신으로 구성된 측의 의견과 대부분 디셉티콘 출신으로 구성된 측의 의견이 맞지 않아 옵티머스와 메가트론은 기나긴 논쟁을 벌였음 듣는 메크들은 모두 그나마 방식이 총과 칼이 아니라 말이라 다행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또 잡념에 휩싸였겠지 무서워 죽겠네...몇몇은 옵티머스 프라임의 저 푸른 옵틱이 저렇게 칼날처럼 날카로웠나 역시 달리 파괴대제에 필적하는 존재가 아니었던 거야 하고 몇몇은 저런 상태의 프라임에게도 지지 않다니 애시당초 프라임에게 맞먹는 메크라는 건 저런 존재구나...하고...그래도 어찌저찌 결론에는 이르렀어 결론이라는게 으레 그러하듯 딱히 엄청나게 시원한 결과는 아니었지 옵대장은 타협을 받아들이고 메가카는 옵대장이 밀어붙인 타협에 고개를 끄덕인 정도의 상태였을 거야 회의가 끝나자마자 숨도 안 쉬는데 회의장 살벌한 공기에 짓눌리던 메크들은 죄다 신선한 공기를 찾아 도망을 갔겠지 회의장에는 옵티머스와 메가트론만이 남았음

옵티머스는 자리에 앉은 채로 옵틱을 세게 감으며 헬름을 짚었음 그 무엇도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만 제일 마음대로 안되는 건 역시 자신의 마음 그 자체였어 어떤 것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이미 한참 전부터 잘 깨달은 줄로만 알았는데. 그러니까 더 인정해야 하는 걸까? 상대는 이미 놔버렸을 마음을 여전히 홀로 붙들고 있고 평생 놓지도 못할 거라는 사실마저도...돌이킬 수 없는 마음이었지 그렇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지극히 공적인 대화만을 나누고 사이버트론을 하나로 합치고 보니 그 사이버트론에는 막상 이전의...남들이 생각하는 친우보다 조금 더 깊은 관계였던 옵티머스와 메가트론을 위하는 자리는 없는 듯했어 메가트론은 그런 걸 만들 마음조차 없었겠지만 말이야 애초에 둘은 무엇이었더라? 다들 친구라고만 알고 있는 이유가 있었음 그냥 친구가 맞았거든 단지 옵티머스는 스파크가 곪아 터져가는 와중에도 하루라도 메가트론을 보지 않으면 견딜 수조차 없을 것만 같았고 내심 조금만 돌아봐도 늘 자신과 시선을 마주쳐주던 메가트론도 그럴 거라고 기대하고 있던 정도의...아니, 확신하고 있던 사이였던 거지 그렇지만 어쨌거나 돌이킬 관계조차 없는데도 그 마음을 못 놔서 더 절절매는 옵티머스였을 거야 우정이라도 다시 쌓을 수 있으면 다행일 상황에 이런 허황된 기대라니. 언제나 자신을 바라보는 메가트론의 무표정을 볼 때마다 마음을 채찍질하는 옵티머스였을 거야 그래 바로 이런 무표정이-

...무슨 용건이라도 남아있나? 옵티머스가 묻자 어느새 책상의 건너편에서 옵티머스의 눈앞까지 걸어와서는 그를 내려다보던 메가트론은 상관있나? 라고 되물었을 거야 남은 용건이 있냐는데 상관이 없기는 무슨...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래 이제와서 무슨 상관이 남아있을까 싶기도 한 거야 옵티머스는 배틀 마스크 안쪽으로 립플레이트를 살짝 우물거리다가 그렇군. 이라고 대답하며 슬슬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을 거야 그런데 갑자기 메가트론이 다시 옵티머스의 어깨를 누르는 거 있지 메가트론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옵티머스의 어깨에서 손도 떼지 않고 이렇게 물었을 거야 자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나? 옵티머스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음 똑같이 자네가 신경 쓸 필요 없는 일이라고 대답해야 할까? 아무 말이나 내뱉으면 될까? 혼자서 고뇌할 때조차도 이렇게까지 대답을 망설였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았어 이를테면 상대가 쥐고 있지 않은 끈의 한쪽 끝만 붙잡고 있는 건 덧없는 짓이라고 판단할 때도 지독하게 마음이 아픈 것과 별개로 망설임은 없었지...그렇지만 지금은? 그 질문을 메가트론이 하고 있었잖아 프라이머스 맙소사 그런 상황에서는 그 망설임 없는 이성도 참 발휘되기가 힘들었지 그렇다면 스파크에 몸을 맡기고 솔직하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어 자네 생각을 하고 있었네. 메가트론의 엄지손가락이 옵티머스의 배틀마스크로 올라와서는 부드럽게 그 위를 쓰다듬었겠지 생각만 할 건가?

메가트론의 말이 기폭제라도 된 것마냥 옵티머스는 배틀 마스크를 해제하고는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메가트론의 헬름을 양손으로 감싸쥐고 끌어당겨서 입을 맞췄을 거야 메가트론이 그걸 받아주는 것도 자연스러웠겠지 입맞춤은 너무 자연스럽게 깊어졌고 옵티머스는 어느새 메가트론을 넓은 회의실 책상에 눕혀놓고는 그의 립플레이트뿐만 아니라 온몸의 플레이트와 케이블에 키스를 퍼붓고 맛을 보고 있었을 거야 메가트론의 다리가 재촉하듯 허리에 감겨온 걸 느끼자마자 탄식하듯 신음하며 스파이크를 내놓고 어느 새 드러나있던 밸브에 급하게 삽입하는 옵티머스였겠지 메가트론은 신음하면서도 자세를 편하게 맞추고는 옵티머스의 허릿짓에 맞춰 움직이면서 웃었을 거야 보면서 얼마나 답답했는지 아나? 나는 자네를 보면서 늘 갈갈이 해체되는 기분을 느꼈다는데 말이야. 메가카의 속삭임에 옵대장은 한없이 진지하게 응수했음 메가트론은 옵틱에서 빛이 살짝 흐려지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입가에서 웃음을 버리지는 않았을 거야 그리고 대답했겠지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네.

정말 충격적이게도 메가트론이 옵티머스한테 먼저 그냥 못 밀어붙인 이유는...자기가 놔버린 줄 알고 있는 마음을 붙들고 있으면서 곪은 스파크 버리지도 못하고 멍들어가는 옵티머스를 보고 있으니...양심이 괴로워서...였을 거야 사실 알면서도 버리는 척 옵티머스를 고문했던 건 본봇이었거든 이대로 옵티머스가 그냥 마음을 가져다버린다고 해도 결국 동등해지는 결과만 도출될테니 기다리기로 한 거야 옵티머스가 그걸 놔버릴 때까지...근데 안 놓더라고 여기에서 더 안 당겨줬다가는 그냥 평생 옵티머스만 고통받겠더라고 그리고 메가트론 자신도 고역스러워 죽겠더라고...

그래도 늦게나마 알콩달콩...사이좋게...그리고 화끈하게 불도 붙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트포 옵티메가
[Code: 7dc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