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계속 추적하고, 여러 단계의 뇌 상태에 영향을 미쳐 우리의 목표를 정확한 행동과 일치시키는데, 이를 위해선 정교하고 빼어난 신경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그것을 인지조절 또는 집행기능이라고 부른다.

인지조절 능력의 손실은 흔히 전전두피질의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

만찬을 준비 할 땐 여러 가지 요릴 동시에 하면서 전체를 통일성 있게 조율해야 한다. 한 가지 요리를 하다가 중간에 멈춘 후 다른 요리로 이동하고, 주방에서 벌어지는 병목현상을 관리하고, 틈틈히 진행 과정도 확인해야 한다. 그렇게 식사의 다양한 요소들을 거의 동시에 마무리하여 어떤 요리도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지 않게 해야 한다. 인지조절 능력이 없는 환자에게는 넘을 수 없는 산과 같다.
그녀는 이 경험을 수행의 문제로 보지 않고, 자신이 바보 같다며 지적 능력을 잃었다고 묘사했다.
그러나 그녀가 표현한 정신 능력의 감퇴가 지식 그 자체의 손실과 무관하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한다.
인지조절 능력 문제는 지적 능력이 정상이거나 뛰어난 환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전두엽 종양 제거 수술로 내측 복측 전두엽의 큰 부분을 잃은 어느 회계사는 수술을 받고 10년이 지났을 때도 우수한 지능을 보여주었다. 웩슬러 검사에선 최상위 레벨에 들었고, 대화할 때는 풍부한 기초 지식을 토대로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식견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전두엽의 기능 장애를 검사하는 당시의 검사에서도 정상 범위에 들었다. 하지만 그의 삶엔 변화가 찾아왔다.
잦은 지각, 체계성의 상실 등으로 직장에서 짤리고 미심쩍은 동업자와의 무모한 계획으로 사업이 실패하여 전재산을 탕진하자 가족들은 그의 곁을 떠났다.
계획을 짜도 무엇하나 끝까지 해낸 것이 없었고, 기상 후 준비까지 두 시간을 소비, 머리 감기에 꼬박 하루를 투자, 식당 선택에도 갈팡질팡하며, 메뉴를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그는 장기적인 목표, 외식 등의 미래의 계획을 대충 말로 표현하는 것은 가능했으나, 그 목표를 이룰 행동은 계획하지 못하였다. 단기 목표와 중기 목표를 조직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지 못한 것이다.
목적지를 떠올릴 순 있지만, 그곳에 가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에 당황하고 압도되었다.
또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가려낼 능력이 없었다.

벤슨의 전전두엽 손상 징후
무미건조, 무절제, 낮은 사회적 관심, 천박, 경박, 부적절한 농담, 근거 없는 행복, 잘난 체, 과대망상, 낮은 진취성, 주의력 결핍, 건망증, 기억력 감퇴, 무관심, 무감각, 의지상실, 무력증, 옅은 감정 변화, 성마름, 우울, 불안, 격분, 유치함, 노출증, 호색, 계획 능력 결핍, 미래 관심 저하, 변덕, 충동성, 산만, 자극 의존, 고집 등

전두엽 손상 환자들은 업무 능력과 학업 성적이 떨어지고, 가사 활동이나 자신을 관리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다.

전두엽 손상 환자 세 명이 건강한 대조군과 함께 실험 대상이 됐다. 환자들은 표준화된 지능 및 인지조절 검사는 잘 수행했다. 하지만 모두 일상생활에서 인지조절 능력을 발휘할 때는 문제를 드러냈다.
한 환자는 치료 도중 양해를 구하고 커피 한 잔을 가지러 간 뒤 사라져선 한참 만에 골프 코스에서 발견되었다.

과제의 규칙을 있는 그대로 진술할 수는 있지만, 어떤 상황에선 그 규칙을 따르지 못한다.


뇌의 인지조절 체계가 손상되면 일을 효율적이고 깔끔하게 해내는 능력에 결핍이 생긴다.

전에는 유효했지만 지금은 쓸모없게 된 행동을 멈추지 못하는 증상을 보속증이라고 부른다. 보속증을 보이는 환자 중 일부가 거듭되는 실수에 좌절감을 점점 강하게 표현하면서도 계속해서 이전의 규칙을 따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 환자들은 자신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지식을 이용해 자신의 행동 방식을 고쳐나갈 줄은 몰랐다.

무수한 반복으로 뇌에 고착된 습관 등. 자동 행동을 할 땐 인지조절이 필요 없지만 그것을 규제하기 위해선 인지조절이 필요하다. 건강한 사람을 정신을 집즁하면 이를 제어할 수 있지만 전두엽 환자는 그걸 하지 못한다.

인지조절 문제는 복잡한 세계에서 지식과 행동의 간극에 다리를 놓는 것이다. 그러나 온전히 안다고 해서 온전히 행동한다는 보장이 없다. 지식과 행동을 통합하려면 머릿속에 있는 지식에 따라 행동을 계획하고 선택하고 시간적으로 배열하고 관찰하는 인지조절 과정들이 필요하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인지조절을 설명할 때 컴퓨터 프로.그램과 그 제어 구조에 빗대왔다. 테스트-작업-테스트-종료 TOTE

인지조절의 대부분은 어떤 작업을 언제 실행할 것인지 결정하는 적절한 테스트 조건을 설정하는 것이다


인지조절은 현실 세계에서 운용하는 문제이며, 환자들의 문제는 실험실의 단순한 과제가 아닌 무한히 복잡한 일상에서만 명확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