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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9 01:00



KakaoTalk_20190619_005747068.jpg




ㄴㅈㅈㅇ






  "임신입니다."
  "와우."


  의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미나가 뱉은 감탄사는 아주 짧고 뜬금없었을 거야. 의사가 곁눈질로 미나를 살피면 미나는 급하게 큼큼 헛기침을 했겠지. 조금 더 영화처럼 우아한 리액션을 할걸! 예를 들면 배를 감싸며 이 안에... 아이가 있다고요...? 하고 감동받은 표정을 짓는다거나, 눈물이 맺혀서는 그게 정말이냐고 되묻는다거나. 그렇지만 미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은 그게 전부였어. 와우! 어쩌면 윌의 습관처럼 대앰, 하고 인상을 찡그리면서 반응하고 싶었는지도 몰라. 대앰, 그거 정말 죽여주는 걸요? 그랬으면 의사가 정말로 미친사람 보듯이 쳐다봤겠지.


  얼떨결에 임신 판정을 받고 진료실에서 나온 미나는 아주 어리둥절했을 거야. 아무리 초음파 사진을 들여다봐도 아이처럼 보이는 것은 없었지만, 어쨌든 임신이라고 하잖아! 미나는 기뻐해야하는 건지, 슬퍼해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 기분이었어. 미나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기도 했어.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몸이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 식욕이 아주 늘어났다가 또 갑자기 줄어들었다가. 이런 기복들이 오고가고는 했으니까. 어쩌면 임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 그래, 정말 어쩌면 말이야. 미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주 가던 부리또 가게에 들러서는 미나의 얼굴만한 커다란 부리또를 세 개나 샀어. 하나는 소고기, 하나는 닭고기, 또 하나는 믹스였지. 그리고 왠지 케이크가 먹고 싶어져서 베이커리에 들르고, 또 사과가 먹고 싶어져서 과일가게에 들렀다가 복숭아까지 함께 사버리고... 양손에 짐을 든 채로 낑낑대며 집으로 돌아왔지.



  윌과의 연애는 정말 다이나믹했어. 그저 모든 것이 둘 사이의 장애물이었지. 부모 뻘이나 다름 없는 나이 차, 동성,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그러나 미나와 윌의 연애에서 가장 크게 작용했던 장애물은 본인들이었을 거야. 미나는 그래봐야 아르바이트나 전전하는 20대 청년에 불과했지만 윌은 달랐거든. 쿨하면서도 핫한 섹시가이 윌은 회사에서도 아주 인기가 많았어. 그는 언제나 사람들의 중심이었지. 방 안에 사람들이 있다면 윌은 언제나 사람들의 사이에 있었을 거고, 미나는 언제나 벽에 붙어있었을 거야. 실제로도 둘은 그렇게 처음 만났지. 꼬맹아, 너 완전 월플라워구나? 그 찡긋거리는 눈웃음 말이야.


  집으로 돌아온 미나는 소파에 앉아서는 부리또의 포장을 벗기기 시작했어. 그리고 한 입 크게 베어물었지. 정말 다이나믹했어. 많이 웃었지만 또 그만큼 많이 울었고, 어쩌면 불행했지만 또 아주 행복했지. 그래서 미나는 마치 자신의 뱃속에 있는 이 아이가 그런 다이나믹한 연애의 결실이라고 생각했어. 비록 윌과 미나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윌은 미나의 임신소식에 대해서는 전혀, 눈꼽만큼도 모르지만 말이야. 미나는 어쩐지 불안하지 않았어. 윌이라면 임신 소식을 밝혔을 때 대놓고 얼굴을 찡그리지는 않을 거야. 어쩌면 안아주겠지. 비록 이 아이를 윌이 원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미나는 부리또를 한 손에 든 채로 케이크 상자를 열었어. 불안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자꾸만 들었거든. 이런 걸 보고 불안하다고 하는 걸까? 미나는 갑자기 우울해졌지. 


  미나는 윌에게 어떻게 이 소식을 알려야 하는지 고민했어. 우아하게 와인이 준비된 곳에서 말하기에는, 임산부는 술을 마시면 안 되잖아? 그렇다고 무드 없이 말하고 싶지는 않았어. 미나는 언제나 무드가 없었거든. 둘이 연애하기 시작했을 때에, 그러니까 미나가 윌에게 먼저 고백했을 때에 미나는 딸꾹질을 하고 있었어. 윌과 미나가 처음으로 크게 싸웠을 때 미나는 손에 고장난 알람시계를 든 채로 울고 있었지.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을 때 미나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어. 아무튼, 모든 게 다 무드 없었다고. 영화처럼 로맨틱하지도 않았어. 그래서 임신했다는 소식 만큼은 조금 더 로맨틱하게 알리고 싶었지. 


  어쨌든 미나는 윌이 보고 싶었어. 그것도 몹시. 그래서 미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지.


  윌 
  집에 언제 와요?
  2019/06/XX 15:31



  그리고 열심히 케이크를 먹고 있으려니, 전화가 한 통 걸려왔어. 발신인은 당연하게도 윌이었지. 미나는 전화를 받았어.



  "윌."
  [ 어어, 꼬맹아. 잘 있지? ]
  "그럼요. 윌은요? 바빠요?"
  [ 어, 조금? 하지만 아주 바빴으면 내가 너한테 전화를 걸지 못했겠지? ]


 
  윌의 익살스런 목소리에 미나는 훨씬 기분이 나아지는 것을 느꼈어. 아무렇게나 입에 쑤셔 넣고 있던 부리또를 손에서 내려놓을 정도로 말이야.



  [ 뭐 먹고 있구나, 꼬맹아? ]
  "부리또요. 집앞에서 사왔어요."
  [ 소고기로? ]
  "소고기, 닭고기, 믹스. 셋 다."
  [ 대앰, 그렇게 많이 사서 다 버린다? ]
  "안 버릴 거거든요. 그래서 말인데요, 윌. 언제 와요?"



  오늘은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렇게 말하려던 미나의 말은 차마 이어지지 못했어. 윌의 아쉬워 죽겠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거든.


  
  [ 오늘은 아마 늦을 거야. 회사 사람들하고 펍에 가기로 했지, 뭐야. ]
  "펍이요?"
  [ 그래, 펍. 회사 앞에 죽여주는 펍이 하나 생겼더라고, 심지어 라이브 펍이야. ]
  "그럼 술 마시고 들어오겠네요?"
  [ 그렇지. 프로젝트가 하나 끝나서 다같이 좀 놀러 가는 거니까 아마 늦을 거야.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도 돼. ]



  대앰! 미나는 그 말을 내뱉지 않기 위해 입을 꾹 다물어야 했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첫날인데, 진짜 무드 없다!








임신 소식을 알리려고 하지만 이상하게 타이밍이 안맞아서 매번 못 알리는 미나가 BGSD..............
구구절절 구구절절


 
2019.06.19 01:03
ㅇㅇ
센세 어나더ㅠㅠㅠㅠ센세ㅠㅠㅠㅠ어나더ㅠㅠㅠㅠㅠ
[Code: a7cb]
2019.06.19 01:04
ㅇㅇ
하....센세 센세가 구구절절해서 팔만대장경까지 썼으면 좋겠어요......센세 어나더
[Code: 9e29]
2019.06.19 01:06
ㅇㅇ
센세 제발 나 지금 취향 저격 당해서 쓰러져죽어 이건 진짜 어나더 빠르게 나와줘야한다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0c4]
2019.06.19 01:08
ㅇㅇ
아 센세 미쳤다 개좋아ㅠㅠㅠㅠㅠ 난 센세의 구구절절 가운데 한글자도 빠짐 없이 사랑해 센세의 구구절절이 길면 길어질수록 행복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bc9]
2019.06.19 01:09
ㅇㅇ
임신소식 알리는 미나 보려면 억나더가 필요하겠네요 센세!!!@!!!!!!
[Code: 6bf2]
2019.06.19 01:10
ㅇㅇ
센세 나 왜 은은하게 가슴이 아프지....? 너무 행복해서 불안한 나붕을 위해 억나더로 함께해주세욧
[Code: b3ce]
2019.06.19 01:25
ㅇㅇ
이센센내꺼다...... 미나 불안을 부정하는건지 눈치못채는건지 깨발랄하게는 말은 하는데 대앰❗❗❗ 은은한 찌통 존나.취저야센세ㅜㅜㅠㅠㅠㅠ
[Code: 734c]
2019.06.19 01:27
ㅇㅇ
나 진짜 센세의 구구절절을 진심으로 응원해
[Code: f543]
2019.06.19 01:44
ㅇㅇ
미나 불안해하는 거 같은데 너무 안쓰럽다ㅠㅜㅜㅜㅜㅜㅜㅜㅜ센세 너무 좋아요ㅜㅜㅜㅜㅜ
[Code: a7cf]
2019.06.19 02:07
ㅇㅇ
센세 개추가 110에서 116으로 뛰었어요
[Code: 502d]
2019.06.19 02:27
ㅇㅇ
난 센세가 구구절절 요점 옶이 빙들러서 말하는게 그렇게 좋더라 ㅎ
[Code: 900a]
2019.06.19 02:28
ㅇㅇ
요점 없이 빙둘러서 백만자 어나더 가자 ㅠㅠ 그래서 언제쯤 말할 수 있나요 미나는?
[Code: 900a]
2019.06.19 02:56
ㅇㅇ
미나 이거먹다가 저거먹다가 너무 커엽내ㅠㅠㅠㅠ볼 가득 넣고 씹으면서 윌 엉제와영?하는거임?ㅠㅠ슈ㅣ발ㅠㅠㅠㅠ아직 말도 못꺼냈으니 억나더 가좍ㅠㅠ
[Code: f2b7]
2019.06.19 06:31
ㅇㅇ
아미친미쳤어센세사랑해
[Code: 8de8]
2019.06.19 06:45
ㅇㅇ
으아아아아아센세사랑해 어나더 올때까지 여기 누워있는다
[Code: d9ad]
2019.06.19 08:41
ㅇㅇ
억나더 주세요 ㅠㅠㅠㅠㅠ
[Code: baa9]
2019.06.19 08:54
ㅇㅇ
센세ㅠㅠㅠㅠㅠㅠ나기다릴거야ㅠㅠㅠㅠ어나더ㅠ
[Code: ac72]
2019.06.19 11:14
ㅇㅇ
센세 글이 너무 좋아
[Code: 5b32]
2019.06.19 21:19
ㅇㅇ







[Code: 29e7]
2019.06.19 23:22
ㅇㅇ
허엉 미친 그냥 보면운 커여워 보이는데 미나의 운근한 자낮과 타이밍의 콜라보가 어주 죽여줍니다 그리고 대앰 할때 미나 얼굴 바로 떠오르는거 무엇ㅜㅜㅜㅜ센세 캐해석 진짜 씹오져ㅜㅜㅜㅜ사랑해 ㅡ여 센세ㅜㅜㅜㅜㅜ
[Code: 4a47]
2019.06.20 01:00
ㅇㅇ
모바일
ㅅㅂ 미나 ㅠㅠㅠㅠㅠㅠㅠㅠ존나 은은하게 자낮내 풍기면서 아닌척 하는게 너무 슬퍼요 센세ㅠㅠㅠㅜ
[Code: 28b8]
2019.06.20 09:17
ㅇㅇ
모바일
구구절절이 다 뭐야!! 매번 타이밍 놓치는 거 다 보고 싶어!!!! 억나더!!!!
[Code: c5e9]
2019.06.21 18:00
ㅇㅇ
모바일
센세 임신알릴때까지 오억나더로 함께해주시는거죠..?
[Code: 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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