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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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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오전, 허니는 작게 하품을 하며 탕비실로 터덜터덜 걸어 들어갔어. 이번주까지 휘몰아치는 회의며 프로젝트까지 몸이 남아나질 않았지. 그래도 오늘만 버티고 끝내면 이제 좀 여유있다는 생각에 허니는 힘을 냈어.


"허니 오늘까지만 하면 끝이지? 정말 수고했어"
"아녜요! 팀장님도 힘드셨죠?"
"에이 허니가 더 힘들었지. 그럼 우리 오늘 끝나는 김에 팀원들 데리고 점심 맛있는 데로 갈까?"
"K 팀장님, 전화 울리던데요"
"아 본부장님! 감사합니다"


팀장은 서둘러 커피잔을 챙긴 뒤 탕비실을 바쁘게 나섰어. 션은 그런 팀장을 살짝 째려본 뒤 탕비실로 덤덤하게 들어왔지.


"점심"
"네?"
"나도 점심 같이 먹고 싶어"
"안 되는거 알면서 왜 저번부터 자꾸 그러실까-"


며칠전부터 션은 허니에게 계속 같이 점심을 먹자고 조르는 중이겠지. 하지만 허니는 절대 안된다고 딱 잘라서 말하고 말았어. 아니 일개 평범한 대리하고 본부장하고 같이 밥 먹는게 말이 되냐면서


"그러니까 회사에서 좀 먼 데로 가면 되잖아"
"그러면 회사로 돌아오기가 힘들잖아요"
"좀 늦으면 뭐 어때"
"어휴 그건 션만 그런 거지요"


션은 입술 살짝 삐죽거리고는 허니를 뒤에서 껴안았어.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이거 연애하는 거 맞아?"


허니는 뒤를 돌아서 션의 얼굴을 살포시 두 손으로 감쌌어.


"요즘 뭔일 있어요? 왜 이렇게 안하던 애기짓을 하지?"
"... 그냥 난 말하고 싶다 이거지"
"안-돼요"
"이럴 줄 알았어"


허니는 웃음을 터뜨리며 션의 입에 가벼운 키스를 해줬어.


"대신 나 오늘 일찍 끝날거 같으니까 맛있는 저녁 먹으러 가요"
"진짜?"
"응 진짜! 오늘 오랜만에 칼퇴근 할 수 있을 거 같아 :) "


션은 눈을 휘어지게 웃는 허니를 바라보다 더 짙은 키스를 하려고 고개를 내리겠지. 하지만 허니는 션의 키스를 립스틱 번진다며 밀어냈어. 그 때문에 션의 표정은 더 뚱해졌지만 허니는 그런 션의 얼굴을 몇 번 쓰다듬더니 텀블러를 가지고는 윙크를 하고 탕비실을 나섰어. 션은 높게 묶어서 하늘거리며 흔들리는 허니의 포니테일을 보다가 웃음을 참고는 더 무표정으로 탕비실에서 나올 거야. 그러면 다른 팀원들은 더 삭막해진 션의 표정에 고개를 수그리고 눈 조차 마주치지 않을려고 하겠지. '햐! 본부장님 오늘 기분 안좋으신가 보다! 다들 조심해라!' 팀원들의 단체 채팅창에서 이런저런 메세지가 떠다니는 걸 보며 허니는 큭큭 거리며 조용히 웃었어.



션은 자기 사무실 안에서 블라인드 넘어로 열심히 타자를 치고 서류를 정리하는 허니를 바라봤어. 점심시간에도 시간 없다고 커다란 우유 한 팩만 달랑들고 와서 먹더니 요지부동처럼 앉아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거야. 션은 허니의 나쁜점은 정말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하나 굳이 꼽자면 바쁠때 밥을 자주 건너뛰는 거라고 생각했어. 시간이 없거나 귀찮을 때면 허니는 항상 커다란 우유 한 팩을 끼고 살거든. 지금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션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메세지를 보냈어.


-허니 밥 안 먹어?
-나갈 시간이 없어서요
-밥 꼭 챙겨먹기로 했잖아


허니는 블라인드 넘어를 흘낏 쳐다보더니 다시 책상에 고개를 내렸어.


-이따가 맛있는 거 먹으면 돼요 :)
-자꾸 약속 어겨. 빨리 밥 먹고 와
-지금 어떻게 나가요 다들 들어와있는데..
-내가 뭐 좀 사다줘?
-진짜 나 괜찮아요 우유도 일부로 큰 거 사왔어! 내 걱정하지 말고 빨리 일해요. 우리 칼퇴근 할려면 일 빨리 해야 돼!


션은 허니의 문자를 보더니 한숨을 내셨어. 밥은 나중에 같이 먹어도 되는 건데 말이지. 이럴려고 같이 먹자는게 아니란 말이야. 그 때 신입들 중 하나인 남자 후배가 허니에게 초코바를 하나 건냈어.


"대리님, 이거 드세요"
"네? 어- 이거 내가 좋아하는 건데!"
"알아요. 이거 자주 드시길래 사왔어요"
"고마워요"


허니는 초코바를 먹으며 더 의지를 불태웠어. 오늘만큼은 그동안 못했던 칼퇴근을 해서 어떻게든 션하고 맛있고 분위기 있는 저녁식사를 함께 하겠노라고 말이야.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퇴근 시간. 하지만 허니는 웃을 수 가 없었어. 거래처의 미팅에서 의견이 엇갈려서 오늘 꼬박 열심히한 게 물거품이 되어버렸거든. 허니는 울며 겨자먹기로 퇴근하는 팀원들에게 애써 웃으며 인사했어. 점심도 안 먹고 정말 정말 많이 열심히 했는데 다 헛수고인 거야. 허니는 찔끔 나오려는 눈물을 고개를 들어 참고는 다시 자세를 고쳐잡았어. 울지마, 허니비! 괜찮아 빨리하고 집가자! 션은 밖에서 일보고 바로 퇴근이라고 했으니까 회사로 안온다는 사실을 허니는 다시 기억해낼 거야. 그리고 션에게 오늘 이런저런 이유로 야근일 거 같다고 문자를 보내겠지. 그런데 션이 답이 없어.


'뭐야 답도 없고... 바쁜가...'


괜시리 더 서러워지는 기분에 허니는 핸드폰을 엎어놓을 거야. 그러고는 다시 서류를 정리하며 작업에 몰두하겠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유리창으로 햇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빌딩들이 몇몇 켜져있는 불빛이 보일 때 즈음 허니의 핸드폰이 울렸어.


-아직도 안 끝났어?
"응, 더 해야 될거 같아요"
-얼마나 남았는데
"그래도 꽤 한 거 같긴 한데 오늘은 안될거 같아. 미안해요오.."
-미안하긴. 밥은?
"아직요. 션은?"
-나도. 아까 점심도 안 먹었는데 저녁도 안 먹으면 어떡해
"그러게요"


그 때 사무실로 구두소리가 울리겠지.


"이럴줄 알고 내가 왔지"


션은 비닐봉지를 한 손으로 들고 웃으며 허니에게 걸어왔어.


"먹고 하자. 내가 도와줄게"
"으응, 나 지금 좀 울 거 같아"


션은 허니의 어깨를 감싸 안은채로 자기 사무실로 들어갔어. 그러고는 비싸보이는 테이블에 테이크 아웃된 중국식 볶음국수 박스를 꺼냈어.


"자 이건 허니거. 딸기 에이드"
"진짜 자기가 최고야."


허니는 발갛게 달아오른 콧망울과 살짝 목이 멕히는 소리로 말했어.


"먹어 식겠다"


션은 허니가 딸기 에이드를 한 모금 마시는 동안 포크를 꺼내서 건내주고는 박스를 열었어. 지금 막 만들어 낸 건지 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지.


"나 잘했어?"
"완전요!"
"그럼 자, 상 줘"


션은 허니에게 볼을 들이밀었고 허니는 그 위에 립스틱 자국이 남을 만큼 진하게 키스를 해줄거야. 그리고는 둘이 조촐하게 늦었지만 행복한 저녁 식사를 하겠지. 션은 허니가 먹는 걸 보고는 따라서 먹기 시작했고 이따금씩 허니의 입가에 묻은 데리야끼 소스를 엄지 손가락으로 훔쳐서 빨아먹었어.


"나 걔 싫어"
"갑자기? 누구 말하는 거예요?"
"오늘 걔. 초코바 준 애"
"그걸 봤어요?"
"아무튼 싫어"


허니는 무섭기만한 본부장이 사실 잘 삐지고 다정하고 잘 웃는다는 사실을 팀원들이 알면 어떨까 생각했어.


"가까지 지내지 마. 별로야"
"그런거 아니래도"
"맞아"
"아니예요"
"맞다니까"
"아니라니깐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딱 초반에 내가 너한테 작업 걸던 눈빛하고 똑같던데"


허니는 그 말을 듣고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서 급하게 딸기 에이드를 한 모금 마셨어.


"먹기나 해요. 먹고 빨리 일해야지"
"네에-"


션은 웃으며 다시 국수를 먹기 시작했어. 야근은 힘들었지만 새어나오는 웃음은 둘 다 참기 힘들었지.









크아아아아 션오야 로맨스물 하나만 찍어죠라!!!!!!!
2019.10.19 23:47
ㅇㅇ
모바일
아 진짜 최고다. 억나더 플리즈....
[Code: e355]
2019.10.19 23:57
ㅇㅇ
모바일
센세가 내 꿈을 실현시켜주고있어...센세 글 읽으니 션오 로맨스물 안찍어도 나 괜찮을것같어ㅠㅠㅠ센세 고마워ㅠㅠㅠ
[Code: 8ef5]
2019.10.20 00:16
ㅇㅇ
진짜 좋아서 소리 지르고 싶다 센세
[Code: 4d1d]
2019.10.20 00:46
ㅇㅇ
모바일
센세... 나 설렜어..... 센세가 최고야 억나더ㅠㅠ
[Code: 35f8]
2019.10.20 01: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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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응 센세 너모 조아서 붕부니 춤추고 이써요
이젠 설레서 몸 둘바 모르겠네ㅜㅠ 얼른 어나더ㅠㅠㅠ어나더주세요ㅠㅠ
[Code: a427]
2019.10.20 05: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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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내가 집을 사왔어
[Code: 73e8]
2019.10.20 07:40
ㅇㅇ
모바일
ㄴㅓ무좋아ㅠㅠㅠㅠㅠ
[Code: 211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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