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가 종친이나 고관대작들한테 다정히 대해주고 미소 띤 얼굴 보이는게 너무 서러워서 혼자 침소에 처박혀서는 눈물 찔끔찔끔 흘렸으면 좋겠다

근데 사실 다정.....?한 것도 아니고 일국의 황후라면 당연히 갖춰야 되는 예의와 법도인데ㅋㅋㅋ 이미 서러워져버린 황제 눈에는 그것도 너무 마음 상함ㅠㅠ 어찌 저리 나를 대하는 태도와 다를까 울컥하기만 함 나에게는 맨날 후궁들한테 잘해주란 얘기나 하면서 본인은 남편 신하들한테 그래도 돼요(?)? 남편한테는 사랑한단 말 한마디 안해주면서? 황후 무릎 베고 돌아누워서 뭐 들리지도 않게 혼자 꿍얼꿍얼 울먹울먹하는거 아휴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같은 갸륵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연상황후

근데 대신들이 황후궁 와서 하는 얘기들이래봤자 뭐 올해 공납량 감소 문제라던지, 지방 관아 예산 문제라던지 이번 인사발령 중에 부당한 거 이른다던지 등등 다 공적인 일들뿐임ㅋㅋㅋㅠㅠㅠ 당연함 이명헌 일 ㅈㄴ 잘함 그리고 무슨 신하가 돼서 감히 황후한테 농담따먹기 같은걸 하겠어욧 황후가 그런거 받아줄 사람도 아니거니와 정치도 개잘하는 타고난 불여우라 신하들 오금저리게 겁주는것도 ㅈㄴ 잘함
대신들 다 황후께서는 그리 사람 간을 서늘하게 잘 하시면서 폐하께는 양처가 따로 없으시다고 평함 우덩이가 느끼는 거랑 정반대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황실 종친들은 한 달에 몇 번씩은 황후한테 문안 올리는게 관례라;;;; 찾아오지 않으면 오해받기 때문에 꼭 와서 얼굴 비춰야 하는데 젊은 황제 치기에 다 됐고 인사 필요없으니 종친들은 황후궁 출입를 금하라 하고싶은 마음 목끝까지 차오르겠지ㅠㅠ 물론 진짜 그랬다간 대신들이 반대할 게 뻔하고 개중엔 기어오르는 종친놈도 있을테니 이성으로 억누르는거임 우덩이 잘 참아요

우성황제 이복동생인 군왕이 황제 닮아 인물 수려한 걸로 유명한데 아침닭이 울기 무섭게 입궁해서는 황후 찾아와 절 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눈다는게 게 몹시 못마땅한 황제임 명헌은 시동생이 귀여운지 대화하는 내내 연신 웃다가 사용인들에게 나눠주라며 예쁜 보석들도 선물했다는데 그 말을 내관에게 들은 황제는 진짜 울컥함 그 보석을 내가 황후 달고 다니라고 줬지 선물을 하라고 줬나? 나도 그럼 황후는 쏙 빼놓고 후궁들에게만 비단과 귀고리를 선물할 테다! 황제 오늘 황후궁 들려던 계획 취소하고 숙원전으로 가자며 용포 홱 떨치고 일어섬

다음날 편전에서 황후 문안 받은 황제 단단히 골나서 얼굴도 안 봐줌
어젯밤에 홧김에 숙원한테 가버린거랑 아직 황후도 못 받아본 융나라산 수입 비단까지 선물한거 다 보고 받았을텐데 자기랑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동요없이 차분한 표정으로 앉는게 너무 나빴음

폐하, 안색이 좋지 않으십니다.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묻는 황후 말에 쳐다도 안 보고 묻는 우성임

어찌 휘에게 보석을 줬소?
내전에서 쓰지 않는 석영과 비취 몇 개를 주었을 뿐이옵니다.
....그럼 내가 사준 게 아닙니까?
내전의 예산으로 상궁들이 구입한 것입니다. 폐하께서 제게 주신 것은 진주와 홍보석과 녹주옥이 아닙니까.

우성이 말이 없자 명헌이 덧붙임.

폐하가 사주신 것을 어찌 다른 이에게 주겠는지요. 아무리 많이 하사하신들 한 알도 빼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럼 황후는 오늘 왜 내가 준 보석을 안 하고 왔소?
......어제 폐하께서 김 숙원을......

황후 말 안 잇고 입 닫아버리고 그 말 듣자마자 황제 입꼬리 경련하기 시작함 귀에 가서 걸리기 직전임

그것과 황후의 목걸이가 무슨 상관이오?
.........

황후 아무 말도 않고 앉아있다가 자리에서 일어서버림

이만 물러가옵니다.

그러고는 뒷걸음질쳐서 나가는 황후 모습 쳐다보다가 옆에 있던 내관 부르는 황제임
황후궁에 비단을 스무 포 가져다 주거라. 어제 가져가라 한 것보다 더 좋은 걸로.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