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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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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뻗어 버렸다. 다섯시 쯤 스즈키가 자신을 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간 뒤, 소파에서 바로 잠들었다. 소파 아래 떨어져 있는 핸드폰을 주워 라인부터 열었다. 역시나, 그에게서 메시지가 와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차를 출발 시키기 전 보냈을 메시지와 집에 돌아가자마자 보냈을 메시지, 계속 답장이 없으니 걱정이 되어 보냈을 메시지, 끼니를 챙겨주는 메시지. 지금 당장 전화를 걸고 싶지만 벌써 자정이었다.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다시 소파 위에 모로 누웠다. 좋은 사람이라는 말로는 다 표현이 안 될 만큼 스즈키는 좋은 사람이었다. 살면서 두 번은 만날 수 없을, 놓치면 다시는 없을 사람. [아까 집 들어오자마자 소파에서 잠들었어. 방금 일어났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아침에 연락할게. 오늘 고마웠어.] 답장도 못하고 다시 잠들 것 같아 부랴부랴 마음을 눌러 보냈다. 이제라도 샤워를 할까 싶어 몸을 일으키는 순간 짧은 진동음이 울렸다. [다행이에요. 답장 왔으니까 나도 이제 잘게요. 잘자요!] 여태 안 자고 연락을 기다린 모양이었다. 고맙고 미안하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들었다. 날이 밝으면 혹시 오늘 우리 집에서 놀지 않겠느냐고 메시지를 보낼까 하는 용기까지 생겼다. '그래, 날 밝으면. 아침이 되면, 그때도 이 마음이 변함 없으면 놀러 오라고 하자.' 마치다는 묘하게 꿀렁이는 마음을 안고 욕실로 들어갔다.

















아침 7시. 베개 밑에서 길게 울리는 진동음에 눈을 떴다. "내가 맡은 인테리어 공사 건에 문제가 생겨서 오늘 못 만날 것 같아요. 저녁에라도 시간 되면 연락 할게요. 지방으로 다녀와야 해서..." 이미 운전 중인 것 같았다. 마치다는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모르긴 몰라도 수의사인 자신보다 당연히 일정이 불규칙할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 주말마다 데이트한다고 신경쓰지 못했던 집안일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구식 주택이라 집안일에 잠시라도 소홀하면 금방 허름한 티가 났다. 소파 커버와 쿠션을 탈탈 털고 밀린 빨래도 해치웠다. 침대와 식탁을 옮기고 구석구석 먼지를 닦아 내느라 힘 좀 써야 했지만 역시 청소를 하고 나면 마음이 홀가분했다. 매트리스를 뒤집다 발견한 낡은 고지서, 분명 버린 줄 알았는데 매트리스 밑에 깔려 있었던 모양이다. '여유 좀 되면 이것 좀 대신 내줘.' 어느날 갑자기 만나자고 연락을 해서는 고지서 뭉치와 독촉장을 건넨 그 사람. 입 밖으로 엄마라는 말은 나오지도 않았다. 5개월 이상 밀린 핸드폰 요금과 수도 요금. 전기는 이미 끊긴 지 오래였지만 사는데 불편함은 없다며 꼴에 자존심을 세우는 모습이 한심했다. 몇 년만에 만난 하나뿐인 아들에게 잘 지냈느냐, 엄마가 미안하다 소리 한 마디 없이 고지서 뭉치만 던지고 사라졌다. 마치다는 착실하게 그 요금을 전부 지불했다. 성인이 되어 돈벌이를 하게 된 뒤로 처음 만난 엄마에게 한번쯤은 인정받고 싶었다. 난 이제 더 이상 약하고 배 곯는 어린애가 아니란 걸, 번듯한 직업이 있어서 나 자신은 물론 가족도 먹여 살릴 수 있는 다 큰 어른이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밀린 공과금을 처리해주는 것으로 그 바람이 다 전달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의 짐은 조금 덜 수 있었다. 똥물에서 혼자 탈출한 죄책감, 내쪽에서 먼저 연락하지 못한 죄책감, 아빠 때문에 외롭고 속상했을 엄마를 한 번도 안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렇게 무수한 날들을 폭행에 시달려 놓고도 그런 바보 같은 마음이 남아있었다. 요즘은 공과금을 밀리지 않는 건지 그 뒤로 더는 연락이 없었다.














"생각보다 일이 늦게 끝나서 지금 출발했어요. 오늘 뭐 했어요?" "오랜만에 대청소 좀 했어. 일은 잘 마무리 한 거야?" "네. 일단 급한 불은 껐어요. 아직 저녁 안 먹었죠? 같이 먹으면 좋을 텐데, 9시쯤 도착 예정이라 식당도 다 닫았을 거고..." 따로 연습한 건 아니지만, 마치다는 몰래 심호흡을 한 뒤 생각했던 그 말을 꺼냈다. "그럼... 집에 와서 먹을래?" 잘 못 들었다며 되묻는 스즈키에게 마치다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재차 말했다. "우리 집으로 와. 같이 밥 먹자. 보고 싶어..."

운이 좋게도 길이 뻥 뚫린 건지 과속을 한 건지, 스즈키는 8시 30분도 안 되어서 마치다 집 앞에 도착했다. 대문 밖에 차가 세워지고 운전석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다는 선뜻 먼저 문을 열지는 못하고 초인종이 울리기만 숨죽여 기다렸다. 하도 인기척이 없어 혹시 엉뚱한 사람이 주차했나 싶어 내다보려던 순간 다행히도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세요?" 뻔한 질문에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나예요."

문을 여는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갔지만 스즈키의 얼굴을 보는 순간 모든 힘이 풀려 버렸다. 분명 지친 모습이었지만 언제나 기꺼이 지어주는 미소가 오늘따라 더 따뜻했다. 구겨진 정장 차림에 손에 들린 지역 특산품 쇼핑백을 보니 꼭 드라마에 나오는 '출장 다녀온 남편'처럼 보였다. 스즈키는 현관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마치다가 분명한 어투로 어서 들어오라는 말을 한 뒤에야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왔다. 구두를 벗고, 쇼핑백을 내려놓고, 그 다음엔 바로 마치다를 꽉 껴안는 그였다. "왜 그래... 누가 보면 몇 년 만에 보는 줄 알겠네..." 말은 이렇게 했어도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누군가와 이렇게 껴안고 있는 게 처음이라 가슴이 떨려왔다. "고마워요. 여기로 불러줘서." 허리를 감싸 안은 손끝엔 힘이 빠질 기색이 없어 보였다. 숨 막힌다며 장난스레 몇 번 밀어내고 나서야 그는 품 안에서 마치다를 놓아줬다.

"화장실이랑 욕실은 저쪽에 있어. 대충 씻고 나와. 저녁 먹자." 스즈키는 넥타이를 풀며 욕실로 향하다가 문득 다시 뒤를 돌아봤다. "케이." "응?" "이런 집이면... 괜찮은 거죠? 내가 사는 오피스텔 말고 이런 구조의 주택이면 마음이 더 놓이는 거 맞죠?" 마치다는 느릿느릿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결혼하면 꼭 이런 집에 살아요. 내가 직접 설계하고 인테리어도 다 할게요. 당신은 이래라 저래라 나한테 주문만 넣어주면 돼요." 누가 결혼 같은 거 해준댔냐며 얼굴을 붉히는 동안 스즈키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손을 씻었다. 세면대 위엔 누가 봐도 놀러 온 남자친구를 위한 새 칫솔이 포장도 뜯지 않은 채로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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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마치
2024.01.27 20:22
ㅇㅇ
모바일
센세ㅠㅠㅠㅠ
[Code: aaf6]
2024.01.27 20:22
ㅇㅇ
모바일
센세!
[Code: 1e23]
2024.01.27 20:25
ㅇㅇ
모바일
케이가 얘기 다 하고나니까 확실히 놉맟 가까워진게 느껴짐 ㅠㅠㅠㅠㅠ
[Code: ed3e]
2024.01.27 20:30
ㅇㅇ
출장 다녀온 남편같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610]
2024.01.27 20:30
ㅇㅇ
케이가 먼저 저런 생각 한거 보면 케이도 결혼 할 생각이 있는게 맞다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7610]
2024.01.27 20: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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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오셨어요ㅠㅠㅠㅠㅠ
[Code: 69f3]
2024.01.27 20: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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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가 인테리어 일 하는게 놉맟 신혼집 직접 짓는거랑 연결이 되는구나ㅋㅋㅋㅋ 놉맟 신혼집 노부가 직접 지을거 생각하면 존좋ㅠㅠㅠㅠ
[Code: dfe9]
2024.01.27 20: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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놉맟 순식간에 신혼 느낌 풀풀 ㅋㅋㅋㅋㅋ
[Code: 3a4c]
2024.01.27 20: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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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가 다정하게 즈그 케이한테 다가가주니까 케이 벌써 트라우마에서 살짝 벗어난거봐ㅠㅠㅠㅠ
[Code: 6cf5]
2024.01.27 20: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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놉맟 당장 결혼해도 문제없겠어ㅠㅠㅠㅠ
[Code: 6cf5]
2024.01.27 21: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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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용기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집에 노부 초대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됐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edc]
2024.01.27 21: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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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놉맟은 잘 진행되고 있는데 케이네 엄마가 좀 걸림..... 놉맟 방해하지마라
[Code: 8ba8]
2024.01.27 21: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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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여기로 불러줘서.
ㅠㅠㅠㅠㅠㅠ즈그 케이 이떤 아픔 있는지 다 알게된 노부인데 즈그 케이가 집으로 오라고 했을때 얼마나 놀라고 좋았을까ㅠㅠㅠㅠㅠㅠ
[Code: 1516]
2024.01.27 21: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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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즈그 연하남친 칫솔도 사놨어?? ㅋㅋㅋㅋㅋㅋ 준비 철저하게 한거 ㄱㅇㅇ ㅋㅋㅋㅋㅋㅋ
[Code: 2d16]
2024.01.27 21: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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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의 오피스텔은 케이에겐 아직 극복하기 힘든 공간이니까 앞으로 케이 집에서 노부가 들어가서 살면 될듯ㅠㅠㅠㅠ
[Code: 18b7]
2024.01.27 21: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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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간질간질해 놉맟....
[Code: 7391]
2024.01.27 21: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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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케비도 엄마얘기 등장한게 불안하지만ㅠㅠㅠㅠㅠ 요즘 연락없다고 하니 그냥 신경끄고 놉맟 연애만 생각해야지
[Code: d62e]
2024.01.27 21: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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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다녀가셨다
[Code: 7245]
2024.01.27 22: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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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노부가 케이 집에 저녁 8시 반에 도착했고.... 케이는 저녁먹자고 했으니 놉맟 저녁 먹으면 9시 넘을거고.... 케이가 사둔 칫솔도 있고.... 저녁먹고나면 밤이 너무 늦었고..... 그럼 노부가 즈그 케이 집에서 자고 갈 확률은?????????
[Code: a917]
2024.01.27 22: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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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는 즈그 케이 보자마자 껴안고 결혼 얘기 꺼내고 케이는 얼굴 붉히고 칫솔 사놓고 놉맟 사이에 비밀이 사라지고나서 진짜 설렘 ㅠㅠㅠ
[Code: 044e]
2024.01.27 22: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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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가 노부를 집에 초대한걸로 나 부케비도 이렇게 감격스러운데 노부는 이미 결혼한 기분일테니 콧노래 나올만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8ff4]
2024.01.27 22: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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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결혼같은거 해준댔냐며ㅋㅋㅋㅋㅋ 케이 노부한테 좆냥거리기도 하냐고ㅋㅋㅋㅋㅋ
[Code: a2fd]
2024.01.27 22: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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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냥거리는 놉맟 너무 좋다ㅠㅠㅠㅠ
[Code: 5e32]
2024.01.27 22: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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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는 좋은 사람이고 살면서 두 번은 만날 수 없고 놓치면 다시는 없을 사람이라는걸 케이가 잘 알고 있네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니 케이야 노부 절대 놓지말고 노부가 결혼하자고 프로포즈 하면 바로 오케이 하자
[Code: 871b]
2024.01.27 22: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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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노부ㅋㅋㅋㅋ 지금껏 즈그 케이 속도에 계속 맞춰주다가 즈그 케이한테 결혼 얘기로 직진 쩌는데ㅋㅋㅋㅋㅋ 근데 부담 주지 않고 다정하게 직진하는 모습이 역시 벤츠 그잡채ㅠㅠㅠㅠㅠ
[Code: 1bed]
2024.01.27 22: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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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놉맟 결혼하고 노부가 지은 집에서 놉맟 행복하게 살면서 출차순 하는 것까지 다 보여주셔야 돼요 억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6ea]
2024.01.27 23:23
ㅇㅇ
케이 이제 진짜 괜찮아졌나봐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노부는 과속했을거다에 부케비 한표던짐ㅋㅋㅋㅋㅋㅋㅋ
[Code: e4d7]
2024.01.28 21: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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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 존나과속했나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웡
그리고 누가 결혼 해준댔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부 김칫국마심ㅋㅋㅋㅋㅋㅋ
[Code: 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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