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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아니라 서태웅 보는 게 목적이라는 건 거짓말은 아니었음. 친선 경기 치고 꽤나 치열하게 오가는 스코어 보드는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백호의 눈은 맞은편 벤치에 고정되어 있었지. 노타이에 재킷도 벗어둔 채였지만 수트 차림의 태웅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음. 원래 마른 체질답게 어깨랑 상완이 적당히 빠져서 흰 셔츠가 잘 어울렸음. 그 아래 여전히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던 근육을 생각하면서 백호는 혼자 헛기침을 함.
진짜 왔네. 도착 시간을 알려주자 가타부타 역으로 마중 나와 차에 태운 태웅의 첫 마디는 그랬음. 그럼 내가 너한테 빈말하리? 핀잔 주듯 말하자 핸들을 잡은 태웅이 앞만 보면서 대꾸함.
-내 경기는 보러 온 적 없었잖아. 한 번도.
-거기까지 어떻게 가냐.. 미국이 옆집도 아니고.
-미국 말고, 여기 와서도..
태웅이 국내 리그로 복귀하면서 한창 유명세 타던 시절에 일부러 피해다닌 건 사실이라 백호는 내심 찔리겠지. 사는 게 바빠서 그랬다, 사는 게. 일부러 과장된 투로 말하면서 창밖을 보고 있자니 태웅도 더는 말이 없었음.
태웅네 팀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 어깨를 하나하나 두드려준 태웅이 갑자기 자기 쪽을 올려다봐서 백호는 움찔함. 나가지 말고 기다려. 입모양만 봤는데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서 고개를 끄덕이니 태웅이 아주 살짝 웃어 보임. 이제는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아네. 백호는 이 자리에서 하루종일 저 얼굴을 보고 있어도 질릴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함.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조용해지자 태웅을 따라 코트로 내려간 백호.
-옛날 생각 나네. 그지?
하긴 넌 지금도 매일 들어오긴 하겠다. 어색함을 지우려 던져보는 말에도 태웅은 이렇다 할 반응이 없음. 자유투 라인에 선 백호가 몇 번 볼을 튀기다가 슛 자세를 취함. 그냥 별생각 없이 던져본 건데 예상외로 경쾌한 소리를 내면서 그물을 통과해 떨어지는 바람에 백호 눈이 휘둥그레짐. 워어, 방금 봤냐? 들뜬 목소리로 외치면서 뒤돌아본 백호가 태웅과 눈을 마주치고는 곧장 입을 닫음. 눈아래까지 내려오던 앞머리가 말끔히 넘겨져 있는 것만 빼면, 지금과 똑같은 태웅의 표정이 기억에서 되살아나서.
(나 대학 안 간다. 농구 그만하려고.)
십여 년 전 그렇게 말했을 때 왜냐고 묻지도 않고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던 그 얼굴을 다시 마주한 백호겠지. 그리고 문득 깨달음. 내가 찬 거였구나. 너한테는 그게 헤어지자는 소리였겠네.
-가자.
떨어진 공을 주워다 구석으로 던져놓은 태웅이 옷가지를 챙겨들고 앞서 나갔음.


슬램덩크 루하나
2023.02.01 19: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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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거였구나. 너한테는 그게 헤어지자는 소리였겠네. 찬 거였구나. 너한테는 그게 헤어지자는 소리였겠네. 찬 거였구나. 너한테는 그게 헤어지자는 소리였겠네. 찬 거였구나. 너한테는 그게 헤어지자는 소리였겠네. 찬 거였구나. 너한테는 그게 헤어지자는 소리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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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 19: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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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지금 좀 죽고싶어졌어요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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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 19: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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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둘이 텐션 진짜......... 미쳤다 센세 너무.. 센세 진짜 너무 사랑해요....... 심장이 벌렁벌렁거려 지금 멀쩡한 척 하려고 하는데 안돼요 미쳤다 진심.. 언어가 짧아 이 마음을 어케 표현해야될지 모르갰어요 꼴리는거 하나도 없는데 왜 꼴리지 지금 미쳤다 텐션이 엄청나요 센세 천재에요
[Code: 6fb2]
2023.02.01 19: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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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센세의 어나더가 좋으면서도 찌찌가 뜯어지는 괴로움을 느껴ㅠㅠㅠ제발 둘이 재결합해서 결혼이나 해라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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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 21: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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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내가슴 어나더로 책임져주십쇼 센세,,,,
[Code: 5e82]
2023.02.01 22: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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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ㅠㅠㅠㅠㅠ 태웅이한텐 그게 헤어지자는 거지ㅜㅜ
[Code: 81b6]
2023.02.01 22: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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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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