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랫이 제일 좋아하는 광경은 아침잠에 푹 빠진 네잇일듯

둘이 사귀면서 처음으로 한 침대에서 같이 맞는 아침에 브랫은 좀 놀랐겠지 모든 일을 강단있게 처리하고 똑부러지던 네잇은 해병대 장교를 끝내면서 가면처럼 벗겨지고 그 안에 민간인 네잇은 말랑하고 아직은 어린 그 나이의 청년이었거든 그것도 잠이 아주 많은.. 이라크 때 생각나면 짠한 기분이 듦 이틀에 세 시간 자면 많인 잔 거였던 그때 네잇이 그걸 어떻게 견뎠을까 싶어서 

서로의 마음 확인하고 몸으로도 확인한 밤 다음의 아침이라 유독 깨어날 기미가 안 보이는 네잇을 구경하려고 브랫도 한참을 침대 안에서 꼼짝도 안하고 있을 거임 처음엔 자기가 움직이면 그 동작에 네잇이 깰까봐 최대한 조심했는데 몇분 안있어 깨닫겠지 이 옆에서 난리를 쳐도 단잠에 빠진 네잇은 그대로겠구나 싶어서 유독 애기같은 잠든 얼굴 맘껏 쳐다보겠지 제법 자란 금발이 곱슬거리고(예상 못한 부분) 하얀 뺨에 홍조랑 콧등 중간도 붉겠지 장미빛 도톰한 입술은 살짝 벌어져있고 감긴 눈두덩이가 바셀린광으로 빛나는데 그 아래 색이 옅은 속눈썹이 되게 길고 풍성함(이것도 미처 전엔 못알아봤던 부분) 작은 턱이 신기해서 맨질한 피부 두툼한 엄지로 쓸어보는데 반사적인 건지 네잇의 입이 살짝 더 벌어지고 놀라서 브랫이 얼른 손을 떼겠지 브랫 쪽으로 누웠던 네잇의 미간이 잠깐 구겨지더니 다시 품을 파고드는데 그게 강아지 같아서 웃다가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지는 거야 저렇게 비몽사몽 자고 있는데 지금 옆에 있는 게 누구라고 생각하고 안겨드는 거지 싶어서... 전에도 이랬던 적이 많았나 생각이 드니까 이젠 기분이 이상한 걸 떠나서 나빠지려고 함 괜히 심술이 나서 네잇 허리에 둘렀던 팔에 힘줘서 끌어당기니까 우응...하더니 순하게 브랫 몸 위로 올라온 채로 꾸물댐 브랫이 sir 라고 일부러 부르겠지 지금 네가 누구 품안에 안겨있는지 확인하라는 듯이 그럼 아직 장교때의 습관이 남아있는 네잇이 부스스 눈을 떠서 고개를 들고 브랫을 올려다봄 얼굴은 잠결에 한참은 말랑하게 풀어져있는데 초록눈이 너무 맑고 밝아서 브랫은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키고 네잇이 그런 브랫 얼굴 보다가 브랫 어깨 짚고 천천히 상체만 일으켜서 앉을 거 같다 괜히 미안해진 브랫이 엉덩이 톡톡치면서 다시 재우려고 하는데 네잇이 찌뿌둥한 얼굴로(이게 자다 깨서 짜증난 애기 얼굴 그 자체라 브랫이 아랫입술 꽉 깨뭄) 브랫 뺨 툭 치더니 다시 폭 엎어져서 눈 감음 

그 후로 브랫의 가장 짜릿한 취미는 곤히 잠든 네잇 괜히 슬쩍 깨워서 짜증내는 거 보는 거일듯


젠킬 브랫네잇 슼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