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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0 23:13
ㅂㄱㅅㄷ



매버릭은 우는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걸 싫어해.

아이스가 이걸 알게 된 건 매버릭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던 날이야. 같은 부대의 동료가 제트 기류에 휘말렸던 날. 그가 구스와 같은 결말을 맞이한 건 아니었지만, 이를 지켜봤던 매버릭은 얼굴이 창백해져 있다가 뒤이어 화장실로 가서 먹은 걸 전부 게워냈어. 아이스가 매버릭을 찾았을 땐, 그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걸어나오다가도 애써 웃었지. 계속 속이 안 좋았어. 아무래도 먹은 게 좀 체했나 봐. 변명하듯 뒤따르는 말이 아이스의 심장을 쿡쿡 찔러댔지. 


매버릭은 울지 않아. 우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굴지. 나와야 할 눈물이 그 가슴 안에 고여 있으니, 매버릭은 울지 않는 대신 몸으로 고통을 받아내어야 했어. 지금처럼 먹은 걸 게워내거나,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했지. 그렇게 며칠을 홀로 숨죽여 앓고 나서야 다시 아이스를 향해 밝게 웃는 거야.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휴일이 돌아왔어. 아이스는 간단한 먹거리와 함께 매버릭의 관사를 찾았어. 이번에도 매버릭은 다 잊은 것처럼 아이스를 반겼어. 코코넛 케이크는? 그가 들고 온 먹거리를 받아들며 너스레를 떨지. 그가 아무렇지 않게 웃으니, 아이스도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그 안으로 들어섰어. 


피자는 금세 절반이 사라졌어. 
어스름한 불빛 속에서는 시시하고 지루한 코미디 영화 속 주인공들이 떠들어댔지.


주인공은 신의 도움을 받아 시간을 되돌려 실수했던 모든 것을 바로잡고자 해. 영화는 그런 주인공의 노력을 익살스럽게 표현했지.
매버릭은 웃지 않았어. 아이스도 웃지 않았지. 문득 매버릭은 아이스의 어깨에 머리를 늘어뜨렸어. 그 눈빛은 비디오에 붙박혀 있었지. 매버릭이 문득 중얼거렸어.


만일 정말 저렇게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모든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까. 


아이스는 매버릭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어. 매버릭은 가만히 아이스의 어깨에 머리를 늘어뜨렸지. 여전히 채 삭이지 못한 슬픔이 둘 곳을 찾지 못한 눈빛으로, 사려문 입술로 드러났어. 아이스는 물었어. 그날을 되돌리고 싶어? 매버릭은 말이 없었지. 사실, 그럴 수만 있다면 매버릭은 기꺼이 시간을 되돌릴 거야. 설령 일이 잘못되어 먼저 죽는 것이 저일지라도, 구스를 살려내고 말리라고. 하지만 그런 건 전부 덧없는 가정에 불과하지. 아이스와 어떤 대화를 한다 해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매버릭은 여전히 그날의 과오에 갇혀 살아가겠지. 아이스는 침묵하는 매버릭을 가만히 바라보다 커다란 손으로 두 눈을 덮어 주었어.


울어도 돼. 매버릭.
뭐라는 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 있잖아. 
….
때로는 울어야만 견뎌낼 수 있는 일들도 있는 법이야. 


매버릭은 다시 말이 없었지. 그는 문득 물었어. 


어떻게 우는데?
….
아이스. 눈물을 어떻게 흘리는 건지, 기억이 안 나. 


매버릭은 기억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참 많이 울었지. 하지만 구스가 그렇게 되었을 때는 울지 못했어. 매버릭에겐 구스를 그리워할 자격도 없었으니까. 그날 그렇게 오기를 부리지 않았다면, 캐롤과 브래들리는 남편과 아빠를 잃을 필요가 없었을 텐데. 그런데 아무도 그가 잘못했다 하지 않아. 누구도 구스를 죽인 그를 심판하지 않지. 그러니 어떻게 울겠어. 우는 것마저도 죄책감이 치밀어 견딜 수 없었는데. 


매버릭의 눈빛이 공허했어. 그러면서도 두려운 기색이 가득했지. 아이스는 감히 매버릭의 깊은 상처를 헤아리지 못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완벽한 답을 아는 것도 아니지. 그저 아이스는 제게 기대어 있는 매버릭의 두 눈을 커다란 손으로 덮어 주었어. 그리고 속삭였어.


구스는 좋은 친구였어. 
….
내가 아는 그는 시끄럽지만 쾌활하고 정이 많았지.
….
네게 구스는 어떤 사람이었어?


매버릭의 눈앞에 문득 구스가 스쳤어.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마지막이 아닌 행복하고 즐거웠던 추억들도 함께 쏟아졌지. 다정하고 쾌활하며 용감한 구스.  가족을 생각하던 구스. 마지막으로 함께 불렀던 노래. 웃던 그 모습. 문득 뜨거운 덩어리가 매버릭의 목구멍으로 밀려 올라왔어. 하지만 입밖으로 흘러나오지 않았지. 혀뿌리가 저리도록 맺혀든 울음이 떨어지지 않자, 매버릭이 가슴을 쥐었어. 어으, 어, 아…. 연신 숨을 들이키며, 말로 빚어내지 못한 소리에 입술이 잘게 떨렸지. 



지루한 코미디 영화는 슬슬 끝이 보여. 아이스맨의 손바닥도 축축해졌지. 크레딧이 올라가고, 마지막 영화사 로고가 나올 때가 되어서야 그 눈물이 간신히 뺨을 적셨어. 매버릭은 여전히 제대로 울지 못하고 숨을 헐떡였지. 아이스가 손을 거두자, 매버릭이 젖어 있는 두 눈을 감은 채로 가늘게 떨었어. 아이스는 그 뺨을 닦아주었고, 매버릭이 팔을 뻗었어. 아이스는 기껍게 매버릭을 제 품에 가두었지. 셔츠 앞섶이 다시 젖기 시작했어. 견고한 댐이 무너지듯 서러운 울음이 쏟아져 바닥을 두드렸고, 이내 비명과도 같은 오열이 되어 메아리치기 시작했어. 몇 년 전 그날, 토해냈어야 했을 울음이었지.


아이스는 그 눈물을 전부 받아냈어. 매버릭이 모두 쏟아낼 때까지, 그렇게.




...


이렇게 매버릭의 눈물을 유일하게 받아내는 사람이 된 아이스가 ㅂㄱㅅㄷ




#아이스매브
2023.03.20 23:17
ㅇㅇ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쉬바 붕키 찌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409]
2023.03.20 23:21
ㅇㅇ
모바일
아이스 품에서야 겨우 우는 매버릭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699]
2023.03.20 23:43
ㅇㅇ
모바일
아이스라면 매브 울게 해주고 울리진 않을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394]
2023.03.20 23:45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몇 년이나 지나서야 겨우 울 수 있게 됐구나 ㅠㅠㅠㅠㅠㅠㅠ 매버릭 곁에 아이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ㅠㅠㅠㅠㅠ
[Code: 92c2]
2023.03.21 00:13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넘 슬퍼
[Code: 4ea1]
2023.03.21 00:22
ㅇㅇ
모바일
으아아아ㅏ아아 ༼;´༎ຶ ۝ ༎ຶ༽ ༼;´༎ຶ ۝ ༎ຶ༽ ༼;´༎ຶ ۝ ༎ຶ༽ ༼;´༎ຶ ۝ ༎ຶ༽
[Code: 8552]
2023.03.21 00:23
ㅇㅇ
모바일
매브한테 아이스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야....ㅠ
[Code: 8552]
2023.03.21 01:05
ㅇㅇ
모바일
༼;´༎ຶ ۝༎ຶ`༽ 그래 울어ㅠㅠㅠㅠ
[Code: 92aa]
2023.03.21 03:34
ㅇㅇ
모바일
아 매브야ㅠㅠㅠㅠㅠㅠㅠ 울어도되는거야ㅠㅠㅠㅠㅠㅠㅠ
[Code: a7c2]
2023.03.21 05:21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매브에게 마음편히 울 수 있는 아이스가 있어서 다행이야...
[Code: 0407]
2023.03.21 06:18
ㅇㅇ
모바일
아 다정하고 너무 위로돼 ㅜㅜㅜㅜㅜ
[Code: 1f9b]
2023.03.21 07:20
ㅇㅇ
모바일
매브야 ㅠㅠ맘껏 울어 니 잘못 아니야
[Code: ff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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