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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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뭐냐 사람을 불렀으면 말을 해 인마”
“형, 나 진짜 형 좋아하나 봐.“
“갑자기? 뭐야, 너 뭐 잘못먹었냐?”
“좋아한다는 말도 못 해요?”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지금.. 이 상황에 할 말은 아닌 거 같지 않냐?”
정대만이 이런 말을 하는 건 당연했음 둘은 사귄 지 5년이나 됐고 헤어진 지는 3년이나 되었으니까.. 무엇보다도 경기 후반 3분 남은 상태에서 드리블하며 뛰어가면서 봐도 모텔 같은 곳에서 심지어 한 침대에서 홀딱 벗고 누워있는 데다가 정대만 엉덩이에서는 이물감이 느껴지니 그 전의 상황은 안 봐도 비디오였음
이 일이 있기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자면.. 미국에서 뛰다가 시즌이 끝난 직후 오랜만에 국내로 들어와 휴식을 만끽하고 있던 송태섭 정대만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아주 평화롭게 여유를 즐기고 있었음 문제는 오랜만에 태섭이와 만난 준호와 치수가 반가움과 술기운이 겹쳐 꺼내지 말았어야 할 말을 꺼내고 말았단 거겠지
“태섭아, 대만이 은퇴한댄다.”
정대만이 은퇴한 이유는 그리 대단하지 않았음 괜찮은 줄 알았던 무릎이 몇 년 좀 썼다고 죽을 소리를 한 게 다였으니까. 물론 더 뛸 수는 있었지만 이후의 건강을 위해 내려오기로 하고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함 남들에겐 대단한 이유였지만 정대만은 시기가 좀 빨리 온 것뿐 언젠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는지 의외로 덤덤했음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래도 알고는 있어야 할 거 같아서.”
이 사람은 이걸 왜 본인이 안 말하고...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선배.”
생각해보면 정대만은 항상 이런 식이었음 시시콜콜한 얘기는 여기저기 나불거리면서 정작 중요한 얘기는 입 싹 닫고 속에서만 묵히는 것이 변하질 않음
달재와 준호에게 캐물어 알게 된 정대만의 새로운 집 주소를 손에 쥐고 송태섭은 자신을 짓누르는 불쾌함을 애써 떨쳐내며 집을 나섰음 정대만의 집으로 가는 내내 주변의 풍경이 점점 색을 잃어 마치 암흑 속을 걷는 것만 같았지 이미 끝난 사이에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아닌 것은 확실했음 단순히 밉고 싫고 그런 감정이 아니었음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중반쯤엔 배신감이었으며 정대만의 집에 다다랐을 땐 이름 모를 복잡한 감정이 소용돌이쳤음
송태섭은 정대만의 집 문 앞에 서서 주먹을 쥐었다 폈다거리며 숨을 가다듬다가 세게 한 번 말아쥐고 문을 두드림 똑똑똑, 그리고...
“네-나가요.”
끼익하며 열리는 문소리에 생각했던 인사말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남은 건 날것의 속마음이었음
“오 송태섭? 여긴 어떻게 알고 왔냐?”
“.....”
“잠깐만 여기 정리 좀 하고.”
“왜 얘기 안 했어요?”
“뭐? 대뜸 찾아와서 그게 무슨.. 내가 뭘 얘길 안 했는데?”
“은퇴하는 거요. 왜 말 안 했냐고요.”
“너, 그건 어떻게.. 준호가 말해줬냐?...말하지 말라니까. 일단 들어와서 얘기해.”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안 그만둔다면서요. 나보다 더 오래 뛸 거라면서. 왜 이러고 있냐고요”
누구보다 코트 위에서 빛나는 사람. 삼 점 라인에서 빛을 발하는 사람. 공이 림에 들어가는 소리를 들을 때 가장 눈부시던 사람이 가만히 현관의 불빛만 받고 있는게 송태섭은 미칠 것만 같았음
“야, 너는 갑자기 찾아와서 그런 말을 하냐. 은퇴할지 말지는 내가 정하는 거지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우리 이럴 사이 아니잖아.“
“그럴 사이란 게 뭔데요. 무슨 사이여야 들을 수 있는 건데요.“
“그런 말 할 거면 그냥 가라. 난 더할 말 없다.”
“내 말 아직 안 끝났어요. 이걸 왜 내가 당신 입이 아니라 다른 사람 통해서 들어야 하는데? 내가 당신한테 남은 아니잖아. 친한 선후배도 아니고 형, 동생은 더 아니잖아. 근데 내가 왜 이걸 남한테 들어야 하냐고!”
송태섭의 높아진 언성에 정대만 놀란 눈으로 태섭이를 바라보다 이내 원래 표정으로 돌아오곤 나지막이 입을 열겠지
“너 지금 너무 흥분했어. 열 가라앉히고 다시 얘기하자. 연락할게. 그러니까 오늘은 돌아가.”
하지만 정대만이 먼저 연락하는 날 따위는 찾아오지 않을 것임 구질구질하게 연락하는 것보다 서로 이대로 멀어지게 나을 것 같다는게 정대만의 생각이자 배려였으니까. 당연하게도 송태섭도 정대만이 연락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음 정대만은 충분히 그럴만한 사람이니까. 그런 거지 같은 배려는 태섭이에겐 오히려 독이었음
송태섭이 물러나지 않자 정대만은 태섭이 어깨를 밀어 내보냄 현관에 우뚝 서 밀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태섭은 순순히 밀려났음 잠깐동안 태섭이 눈이 대만이 발목부터 무릎을 훑겠지.. 멀어지는 태섭이 발소리를 들으며 대만이는 현관불이 꺼질 때까지 가만히 서 있었음
3년 전 그날 그 둘의 이별은 그리 좋지 못했음 이별이 어떻게 깔끔할 수 있겠냐마는 그들의 이별 과정은 꽤 많이 깔끔하지 못했다고 단언할 수 있었겠다. 헤어지는 과정은 여타 커플과 비슷했지만 제대로 끝났냐 물어보면 태섭도 대만도 ‘글쎄... 이게 헤어졌다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싶을 끝맺음이었음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 섣부르게 시작한 연애는 서툴고 조심스러워 연애 같지도 않았겠지 이십대가 되어 이제 겨우 연인 같은 짓 좀 하나 싶을 때 송태섭의 미국행이 결정되었음 본격적으로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을 하고 서로를 탐해야 할 때 그러지 못하게 되었음 둘도 처음에는 여느 연인처럼 장거리 연애도 할 수 있다고 잘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었지
하지만 장거리 연애가 말처럼 쉬울 리는 만무했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들도 점점 지쳐만 갔음 시차로 편히 연락도 못 하고 낯선 타지 생활에 태섭이는 정신이 없었음 대만이는 대학에 진학 후 대학 농구를 뛰랴 프로농구 스카우트 준비하랴 정신이 없긴 마찬가지였음 상황, 시간, 일정 어느 것 하나 맞는 것이 없었던 이들에게 이별이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음
그렇게 자연스럽게 찾아왔으면 좋았겠지만 둘을 비웃듯 이별은 아주 요란스럽게 찾아왔음 지친 그들에게 그간 화나고 서운했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터져버렸던 거겠지 열 몇 시간을 날아와 오랜만에 만나 행복했을 시간이 지옥으로 변한 건 삽시간이었음 개싸움도 그런 개싸움이 없었겠다 주먹만 없었지 그걸 누가 연인 간의 다툼으로 보겠냐고.. 누가 봤으면 싸우는 줄 알고 경찰을 불렀을 것임 커지는 언성을 멈추게 한 것은 대만의 마지막 말이었음
“이럴 거면 그만하자 우리.”
“......”
“너랑 나 이 정도면 많이 한 거 같다.”
“형, 지금 그 말 진심이에요?”
“진심인지 아닌지는 네가 더 잘 알 거 같은데, 말로 풀려 해도 매번 마지막엔 싸움으로 끝나는 거 이젠 지쳐.”
“아니, 듣자 하니까 어이가 없네? 형만 화나고 지쳐?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러는지 알기나 해요? 멀기는 더럽게 멀지 시간대도 존나게 안 맞지, 형한테 다른 사람 꼬일까 봐 전전긍긍하고 나만!! 나만 이렇게 초조하고 불안하죠? 아침마다 형 아침에 일어나는 거 힘들어하는데 잘 일어났을까, 오늘 훈련은 잘했을까, 밥은 잘 먹었을까, 점수 안 나온다고 또 의기소침해 있는 건 아닐까, 저녁때 되면 무릎 마사지는 잘했을까, 내 생각은 했을까, 나는 온종일 형 생각하고 보고 싶어 미칠 거 같은데. 나만 그런 거죠? 그래 그만 해요. 형 말마따나 저도 지쳐요. 이젠.”
평소에도 흥분한 티를 전혀 안 내던 송태섭이 그간의 서운했던 것과 응어리를 풀어내자 정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음 그때 그곳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타이밍을 놓쳤던 정대만... 그날을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란 걸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음
그렇게 그들의 5년의 여정은 끝이 났음 누가 보면 끝난게 끝난거 아니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싸움 뒤엔 항상 화해가 있던 둘에게 싸우고 끝난 이별은 닫히지 않은 방문 같은 것이었음 그 이후로 태섭이는 드래프트에 더 신경을 썼고 대만이도 대학 프로농구에 더 신경을 써서 연인의 흔한 이별 뒤 구질구질한 짓을 할 여유는 없었음
그렇게 뭣같은 이별을 하고 그리워하는 시간도 이별의 아픔을 제대로 보내주지도 못한 채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다시 만난 것이 바로 오늘이었음 정대만은 송태섭이 집을 찾아왔을 때 무척이나 놀랐지만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음 자신은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송태섭은 어떨지 몰라도 정대만은 그때를 잊은 적이 없었음 이별 후에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르니까. 화내지 말걸 조금만 참을 걸 헤어지자 하지 말 걸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할걸. 그날 이후, 송태섭에 관한 모든 것은 정대만의 후회로 점철되어 있었음
정대만이 후회로 땅 파고 들어갈 때쯤 송태섭도 별반 다르지 않았음 오히려 생각이 너무 나서 미칠 노릇이었겠지 그때마다 송태섭은 농구공을 들었음. 결국 둘 다 서로를 잊은 적이 없었고 그리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음 단지 너무 그립고 애가 타서 무뎌진 것이었겠지 다시 만나면 순식간에 활활 타버릴 마음을 애써 무디게 만들어버렸던 거니까
다음날부터 송태섭은 뻔질나게 정대만의 집을 찾아왔음 은퇴 직후라 현재는 당장 할 일이 없었던 정대만은 송태섭을 쫓아낼 이렇다 할 이유도 없었음 그걸 알았던 태섭이는 종일 정대만 집에 있다가 저녁에 돌아갔지 필요한 것 외에는 딱히 말을 걸지도 않았고 건드리지도 않았음 다만 신기하게 정대만이 필요한 것을 완벽한 타이밍에 제공했을뿐.. 정대만은 본인도 모르게 송태섭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에 익숙해지고 있었음
당연히 이 모든 것은 송태섭의 계획이었겠다. 개구리를 팔팔 끓는 솥에 한 번에 넣으면 펄쩍 뛰지만, 천천히 온도를 올리면 죽는 줄도 모르고 가만히 있으니까. 물론 정대만을 죽인다는 게 아니라 3년의 공백을 자연스레 채워가는 작전이라는 얘기임
이름하여 개구리 펄쩍✕ 작전이었음 송태섭은 정대만의 손을 잘 타는 속성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다시 익숙해지게 만들려는 속셈이었음 그리고 그런 태섭이의 계획은 아주 잘 먹히겠지. 일주일째가 되었을 때 정대만은 불편해하는 기색 없이 송태섭을 불렀고 방에서 나온 태섭이는 정대만의 손에 원하는 것을 올려줬음
다시 만나 옆에서 본 정대만은 변한 것이 없었음 적어도 태섭이가 느끼기에는.. 손은 손대로 타고 익숙해지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점이 3년 전과 다를 바가 없었음 이제 송태섭은 정대만과 이별하고 싶지도 놓치고 싶지도 않았음 정대만과 함께 있어야만 했음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이 생각이 다른 연인 사이에 느끼는 감정과는 다르다는 것은 태섭 본인도 알고 있었겠지 그래서 이런 방법을 택한 것임 정대만 스스로가 자신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그러다 일이 터지고야 말것 같다. 정대만 언제 집 들어오나 시계를 쳐다보던 태섭이가 느릿하게 일어나 현관 쪽으로 걸어갔음 현관에는 술에 절어서 휘청거리며 들어온 정대만이 제대로 바지도 못 벗고 벨트를 짤그락거리고 있었음 한숨을 쉬던 태섭이가 대만이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리려 하는데 갑자기 느껴지는 손길에 정대만이 주춤거리며 중얼거림
“내가 할 수 있숴...”
“뭐라고요? 똑바로 말해요.”
“내가 할 슈 있다거!!!”
“혼자 하긴 뭘 해요. 혼자 옷도 못 벗고 혀도 꼬이면서. 내가...”
“손 놔아..”
“손을 놓고 자시고 일단 똑바로 좀 서봐요.”
원래 술이 들어가면 알콜이 몸에 돌면서 취기가 오르고 얼굴도 빨개지고 열이 나고 조금씩 몸에 홧홧하게 열기가 돌게 됨 그러니 이건 순전히, 온전히 술 때문임 아마도
바지가 무릎에 걸쳐져 있는 정대만을 둘러업고 송태섭은 방문을 열었음 침대에 눕히자마자 웅얼웅얼 주정해대는 정댐이겠지
“태서바.. 나 아직 안 이져따. 그때는 내가아 마니 미아내...”
그 말을 들은 송태섭 순간 멈칫함
“나아..아직도 너어..못 이져따..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태섭 정대만의 기특한 입을 막겠지 물고 빨고 난리도 아니었음 누가 말리겠음 자신이 사랑하는 전 애인이 자신을 아직 못 잊었다는데
“형.. 진짜 나 좋아해요?”
“으응..”
“..내일 일어나서 까먹었단 말 하기만 해봐.”
송태섭 작게 웃으면서 정대만의 옷을 모조리 벗기곤 자신도 상의를 벗음
“형, 그거 있어요?”
“으으...옆에 서랍에...”
그동안 애인이 없었던 사람이 왜 서랍에 콘돔이 있는지는 차차 듣기로 하고 송태섭 바로 어제도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정대만의 유두를 셔츠 위로 지분거림
“내가 진짜 술 취한 사람 건드리는 취향은 없는데...형 때문이에요. 팔 좀 들어봐요.”
“우응..태서바..”
“응 나 여기 있어요.”
옷이 전부 벗겨지자 몸에 닿는 공기가 차가웠는지 대만이 몸이 움츠려졌음 송태섭 그런 정대만 팔을 자신의 목에 둘러 자길 똑바로 바라보게 만들겠지
다시 헤어졌을 때로 돌아가서.. 워낙에 핫가이로 유명했던 태섭은 사귀는 사이가 아닌데도 여러 구설수에 시달리곤 했음 처음에는 부정하고 다녔지만 나중에 가서는 그것도 귀찮아서 무시로 일관했겠지 사실은 국내에 있는 전애인이 알아챘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헤어졌는데 뭐 어쩌겠어 그냥 입만 씁쓸할 뿐이었음 그런 핫가이도 전애인의 야한 모습엔 속수무책인지 정대만이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태섭이 좆이 버티기 힘들다는 듯 꺼덕였음
“태서바..나 힘드러..”
“알겠어요. 금방 할게요. 좀만 참아봐요.”
꽤 오랫동안 안 했는지 정대만의 뒷구멍은 뻑뻑해서 풀어주는데 시간이 걸렸음 물론 송태섭 아랫도리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무작정 넣었다가는 태섭이도 대만이도 지옥만 맛보다가 올 것이 뻔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부드럽게 풀어주겠지 송태섭 형이 잠들지 않도록 입을 맞추며 계속해서 정대만 이름 부름 태섭이 손이 정대만 귀에서부터 가슴을 지나 점차 아래쪽으로 향하고.. 전부 정대만이 평소에 좋아하고 잘 느끼는 곳이었음
“형, 나 안 만나는 동안 여기 안 썼어요?”
“안 썼어...그니까...흐읏 태서바 빨리이...”
“잠깐만요. 지금 넣으면 내일 고생해요.”
그때 즈음엔 정대만의 달뜬 신음이 방안을 가득 채웠겠다 대충 어느 정도 아래 구멍이 풀어진 것 같아지자 송태섭 정대만 허리를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제꺼를 잡아 구멍에 슬슬 비비다 제대로 맞춤 갑작스레 느껴지는 열기에 정대만 놀라 개구리처럼 펄쩍 뛰며 침대 헤드 맡으로 올라가려 다리를 들음 그때 송태섭이 정대만 발목을 휘듯이 잡아채고 제껄 한 번에 들이밀겠지
“윽..! 하아.. 태서바아..천천히이, 천천히 해줘어..”
“헉, 후으.. 형.. 이것도 천천히 하는거야. 형이랑 하는게 몇 년 만인데 좀 봐줘요.”
양손으로 정대만 허리를 잡고 송태섭 제 좆을 천천히 위로 쳐올려 정대만이 한껏 느끼는 지점을 찾기 시작함 오랫동안 안 했다고 한들 5년 전에 밥 먹듯이 드나들었던 안을 까먹겠냐고.. 송태섭 흘러내린 머리를 섹시하게 쓸어올리며 좆을 꾸욱 누르듯 올려넣으니 정대만 참지 못하고 신음을 뱉음
“으응!”
“형, 여기 기분 좋죠?”
“으응, 좋아, 기분 좋아 태서바아..”
처음에는 정대만 상태를 살피며 천천히 추삽질하던 송태섭.. 정대만 안에서 느껴지는 뭉근하고 따뜻한 감각에 미칠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빠르게 쳐올리기 시작함 여유로운 척, 괜찮은 척했지만 여유가 없었던 건 송태섭도 매한가지였음
“형, 허리 좀 들어봐요. 읏....하아..너무 조이는 거 아니에요?”
정대만 아래 박힐 때마다 아, 아! 하고 신음 내지르고 숨이 가빠져만 가는데 그 때마다 송태섭 허릿짓도 빨라져만 갈듯 둘이 서로 미친듯이 서로를 탐하면서 처음부터 한 몸이었다는 듯이 아래 샅 맞붙이고 개처럼 붙어먹음 송태섭 좆질 빨라지니까 정대만 정신없이 울다가 결국 탈진한 듯 히끅히끅 울며 백기 들겠지
“태서바, 나, 나아, 갈 것 같아...”
“후, 허억..기다려요. 같이 가야죠.”
송태섭이 정대만 앞을 두툼한 손으로 감싸고 엄지로 구멍을 틀어막으니까 정대만 놀라서 태섭이 손 위에 자기 손 올려놓고 밀어내려 함 하지만 핏대 바짝 선 송태섭 손 꿈쩍도 하지 않고 정대만 정신없는 틈을 타서 손목 한손에 낚아채고 결박한 후에 아래 계속 짓쳐올림 쾌감이 절정에 다다른 송태섭 허릿짓 계속 이어지겠지.. 너무 큰 자극에 정대만 정신없이 교성 내지르며 헉헉거리니까 송태섭 그런 형 입 안 열어 키스하고 혀 섞어서 숨 쉴 수 있게 도와줌
“형, 숨 쉬어요.. 숨.”
“태서바, 아, 흐, 나 가게 해줘, 제발..! ”
“나도...읏..갈 것 같...!”
교성이 한껏 높아져 두 목소리가 하나가 되자마자 송태섭 정대만 안에 가득히 파정하고 가버림. 그대로 정대만 몸 위로 쓰러지는 송태섭.. 오랜만에 한 정사가 힘겨웠는지 정대만은 까무룩 잠에 빠져들듯 겨우 한 번으로는 당연히 태섭이의 성에 차지 않았지만, 잠이 든 정대만으로 풀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수건에 물을 적셔 형 몸 닦아주며 뒤처리를 하고나서 정대만 옆에서 몸 말고 함께 잠에 빠져들음
그날 태섭이 꿈에는 사귀기로 한 날도 싸운 날도 헤어진 날도 아닌.. 기억 속으로 아스라이 사라진 것만 같았던 중1 여름날의 뜨거웠던 야외 농구코트와 누가 보아도 아름답다 할 호선을 그리며 3점을 넣는 흰 반소매의 소년이 나왔음
당신은 날 기억할까
깊은 곳에서 나를 끌어올려 준 나의 소년
나의 여름날
나의 처음
하늘하늘한 커튼 사이로 비추는 햇살에 송태섭 눈을 찡그렸음 침대 아래는 정신없던 어젯밤의 흔적이 가득했고.. 옆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규칙적인 숨소리가 어제는 꿈이 아니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음 살 위로 따스하게 내려앉는 햇살과 어색하지만 곧 익숙해질 것만 같은 방에서 송태섭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겠지 특별할 것 없지만 그래서 더 간절했던 아침이 밝았음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정대만 눈을 뜰 수밖에 없었겠다. 기분이 좋았던 태섭이와 달리 정대만은 당황스럽고 어느 때보다 난감한 아침을 맞이했음 그도 그럴 게 어제 술을 먹었던 건 송태섭이랑 정말 끝내기 위해, 용기를 얻기 위해 마셨던 거였는데 오히려 그게 다른 용기를 주었었지 예상과는 매우 다른 방향으로..
더더군다나 어젯밤 일은 왜 이리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지 차라리 안 났더라면 얼버무릴 수 있었을 텐데 제정신이었던 탓에 그럴 수도 없게 된 노릇이었음 사실 송태섭이 정대만 몸에 열꽃을 다섯 개쯤 만들었을 때 이미 술에서 깬 상태였었음 그 말인즉슨 거의 중간부터는 제정신이었으나 오랜만에 느끼는 자극에 그만둘 수가 없었던 것임
몸을 일으키자 허리 아래로 느껴지는 찌릿함에 정대만 마음속으로 조용히 눈물을 흘림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송태섭 서글서글한 미소로 정대만 허리 안부를 묻겠지
“형, 허리는 괜찮아요?”
“..너는 내 허리를 아작내놓고 뭐가 좋아서 웃냐?”
"내가 웃긴 뭘 웃어요.”
“근데, 태섭아 우리... 그 우리...”
“우리 뭐요. 설마 어제는 술을 마셔서 기억이 안 난다느니 다 실수였다느니 이딴 말 할 건 아니죠?”
“무슨 소리야...내가 그런 말을 하겠어? 그..우리...다시 만나는 거 맞냐고.”
“먹버당하는 줄 알았네. 당연하죠.”
“야!“
“아니라니까 다행이네요. 점심에는 뭐 먹을래요? 참고로 난 그런 짓 절대 안 하니까 걱정 말아요.“
송태섭이 이렇게 나오는데 정대만 어쩌겠음.. 받아들일 수밖에. 자신도 아직 송태섭을 좋아하고 송태섭도 여전히 정대만을 사랑하니 다시 만나지 않을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었음 그날은 밥먹고 눈 마주칠 때마다 연애한 지 얼마 안 된 연인처럼 불붙어서 화끈하게 붙어먹었겠다 둘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 그동안의 이야길 풀어나갔음
“넌 내 어디가 좋냐?”
“갑자기 그걸 왜 물어요.“
”그냥 말해주면 어디 덧나냐?“
“이유가 어딨어요. 정대만이라서 좋은 거지. 그럼 형은 나 왜 좋아해요?”
“...잘생겼고 몸 좋고 착하고 세심하고 밤일 잘하고 무엇보다 주먹이 세.”
“아이씨, 취소. 나 정대만 안 좋아함.”
“에이 당연히 거짓말이지. 삐졌냐? 사실은 잘생겼고 몸 좋고 착하고 세심하고 다 좋은데 네가 송태섭이니까 좋아하는 거야. 근데 네가 못나고 나쁘고 농구를 못 했어도 난 너를 좋아했을 거야. 네가 송태섭인 이상 영원토록.”
“...”
“왜 말이 없어. 감동적이냐? 눈물 날까 봐 말 안 하는 거지?”
“아 진짜 뭐래. 형, 난.. 형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어.”
“짜식 과장은.”
“...진짠데.”
“태섭아, 너 귀 빨개졌어.”
“조용히 해요. 제발..”
“이제 너 없으면 어떻게 살지? 상상도 안 되네. 그냥 평생 나 데리고 살아라.”
“그래, 내가 데리고 살아야지. 나 아니면 누가 선배랑 살아줘요."
메데타시 메데타시
태섭대만 슬램덩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