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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6 22:58
강징은 자신이 부사의 말을 잘못 들었나 했어.


"누가 왔다고?"
"고소의 함광군이요. 일단 객채로 모셨습니다."
"택무군도 함께 오셨던가?"
"아뇨, 혼자 오셨던데요."
"........"


남망기가 연화오에 오는 일은 아주 드물었어. 택무군 남희신과 함께가 아니라면 더더욱이. 아마 한 번도 없던 일일거야. 강징은 의아한 맘이 들면서도, 그가 이곳까지 찾아왔다면 심상한 일은 아닐 거라 짐작했어.


"혹시..."
"예?"


강징은 혹시 위무선 일 때문에 찾아온 건 아닌지 물으려다 관두었어. 침묵을 금처럼 여기는 사내가 아무에게나 자신의 용건을 얘기하진 않았을 것 같거니와, 부사에게 괜히 자신이 위무선을 의식한단 인상을 주고 싶진 않았어. 짧은 망설임 끝에, 이내 강징은 집무실에서 일어나 객채로 향했어.


남망기는 객채에 그림처럼 앉아있었어. 시종이 내준 차를 고요히 마시고 있는 모습이 딱히 다급해보이진 않아서, 강징은 위무선의 신변 문제는 아닐 거라 짐작하고는 다소간 안심했어. 그가 객채 안으로 들어서자, 남망기가 자리에서 일어나 짧게 인사했어.


"강종주."
"함광군. 기별도 없이 어쩐 일이십니까?"


딱히 서로 안부를 물을 사이는 아니라 강징은 다짜고짜 본론부터 물었어. 남망기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돌렸어. 강징은 얘기가 좀 긴가 싶어 일단 자리에 앉자고 권했어.


강징과 마주 앉고 나서야 남망기는 품 안에서 푸른 서첩을 꺼내 서탁에 올려두고는 강징 쪽으로 밀어주었어.


"?이게 뭡니까."
"........."


남망기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고, 항상 구겨져있는 강징의 미간이 더욱 좁혀졌어. 거참 입에 풀이라도 쳐발랐나. 속으로만 투덜거리며 남망기가 내민 서첩을 열어보았어. 그리고는 입이 떡 벌어졌어.


"너, 너 이게 무슨... 미쳤어?!"


서첩은 다름아닌 남이공자 남망기가 운몽강씨 종주 강만음에게 보내는 청혼서였어. 강징은 놀라다 못해 당혹스러웠어. 강징이 알기로, 그와 남망기는 결코 이런 걸 주고받을 관계가 아니었어. 하지만 남망기는 여전히 실금 하나 없는 평온한 얼굴로 입을 열었어.


"잘 생각해보고, 대답해줘."
"아니 잠깐만, 나더러 지금 이걸 믿으라고?!"
"믿지 못할 건 또 뭐지. 너도 나도 아직 미혼이지 않나."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정략혼일 뿐이야. 우리 사이의 감정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는데."
"........"


남망기 말에는 틀린 게 없었어. 서로를 미워하든 말든 정략혼에 무슨 상관일까. 강징도 남망기도 어차피 언젠가는 혼인을 해야했어. 특히나 강징은 음인 종주로 가문의 후사를 이을 책임이 있었지. 양자를 들일까도 생각해봤만 아직 젊은 종주가 양자를 들인다는 데에 생각보다 내부반발이 심했고, 가문간의 정략혼은 정치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일이었어.
그런 와중에 고소남씨 둘째 공자와의 정략혼은 아주 완벽한 선택이었지. 그는 사대세가 중 가장 으뜸이라 할 수 있는 고소남씨인데다가, 스스로도 선문세가에서 가장 명망 높은 귀공자였어. 더군다나 가문의 뒤를 이을 책임이 없는 차남이었으니, 그 만큼 좋은 정략혼 상대가 없을 거야. 고소수학을 함께한 이래 한 번도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고, 도리어 10년 넘게 반목해왔지만 공과 사의 구분이 뚜렷한 편이니 혼인한다면 나름대로 좋은 상대가 될 수 있겠지. 다만...


"위영은 연화오로 돌아오지 않을 거다."
"...알아."


다만, 그가 위무선의 지기라는 것. 그것만이 문제였어. 순간 남망기와 혼인한다면 위무선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했던 스스로가 수치스러울 만큼, 남망기의 대답은 정확했어. 그래. 위무선은 절대 연화오로 돌아오지 않을거야. 그리고 내가 남망기와 혼인한다 해도 신경쓰지 않겠지. 강징의 입가에 씁쓸한 웃음이 스쳤어.


"...그래... 고소남씨에서도 운몽강씨와의 혼맥을 원하겠지. 알겠어. 생각해보고 며칠내로 답변을 주지."
"그래."
"할말은, 이것 뿐이야?"


남망기는 잠시 아무런 대답 없이 강징을 바라보았어. 언뜻 걱정스러운 듯한, 살피는 듯한 눈빛이었지만 혼자만의 감정에 빠진 강징은 알아채지 못했어. 이윽고 남망기가 한숨처럼 대답했어. 그래.










약 망기강징
2022.03.06 23:23
ㅇㅇ
헉헉 센세 아직 안 나온 얘기 많은 거 같은데 제발 어나더!!!!
[Code: 8fad]
2022.03.06 23:56
ㅇㅇ
모바일
헐 뭐지 망기 반응이 좀 이상한데...?? 위무선은 연화오에 안 온다고 하는거 처음에는 상처 긁는 말인가 했는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는거 보니까 뭔가 더 있는 거 같은데??? 분명 정략결혼 이상의 뭔가가 있을 거 같은데 일단 위무선은 분명 연관되어 있을 거 같고 뭔지 너무 궁금하다ㅠㅠㅠㅠ
망기 처음 왔을때 강징이 위무선때문인가 물으려다 마는 것도 그렇고 둘이 깍듯하게 존댓말 하다가 놀라니까 바로 반말로 바뀌는 것도 그렇고 뭔가 인물들 행동이 섬세해서 너무 좋다 센세 어나더...!
[Code: 8a2e]
2022.03.07 03: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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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뭐야 망기 맘은 뭐야 센세ㄷㄷㄷㄷㄷ
[Code: e1f4]
2022.03.07 10:28
ㅇㅇ
뭐야뭐야 약 망기강징 남망기 뭐있는데?? 망기형은 단순한 정략혼이 아닌거같은데!!! 아직 무선강징의 무선이가 안나왔어 이거 어나더 온다는 소리지?? 너무좋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삼각형이잖아 나 이거 알아.. 나 딱 기다릴게 숨 멈추고있을께..
[Code: c09f]
2022.03.07 12: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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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어나더!!
[Code: a097]
2022.03.07 23: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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ㅌㅌㅌㅌ 대작의 시작 ㅌㅌㅌㅌㅌ
[Code: f000]
2022.03.08 15: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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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문단 뭐야 남망기!!!
[Code: d8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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