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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22:22
행맨이 딱 봐도 도련님 이미지이긴 하잖아. 지금이야 구르고 구른 대위니까 어느 정도 감춰졌다고는 해도 해사 시절에는 더 했을 거고. 그래서 공공연히 다들 행맨이 어느 집안인지 궁금해 하는데 행맨은 그런 질문 들을 때마다 입꼬리 한쪽만 올려서 웃기만 하고 대답 안 해줌. 그래서 누군가는 그런 거 그냥 다 소문이고 그냥 일반인 아니냐 이런 말도 하는데 그렇다기엔 행맨은 군인 월급으로는 어림도 없는 차 끌고 다님. 그것도 볼 때마다 바뀌어있음. 암튼 그렇게 행맨에 대한 소문은 무성한데 무엇 하나 확실한 거 없는 그런 상태겠지.


물론 루스터도 행맨의 집안에 대해 좀 궁금해하긴 했을듯. 근데 그게 얼마나 잘사는 집안 아들이냐, 정치쪽이냐 사업쪽이냐, 이런 것보다는 대체 어떤 집안이길래 애를 이렇게 싸가지 없게 키웠나...이쪽으로ㅋㅋㅋㅋ 누가 들으면 패드립이라고 기겁하겠지만 루스터는 순수하게 가끔 행맨 보면 진짜 가정교육 독학했나 싶은데 몸에 두르고 다니는 거 보면 분명 좋은 집안일게 뻔하거든. 있는 놈이 더 하다는 얘기는 알지만.. 그렇다고 행맨이 그런 반푼이들이랑 같은 부류냐고 하면 또 그건 아니거든.

일단 그런 놈들은 탱자탱자 놀다가 기부 입학으로 좋은 대학 가서 사교 활동 좀 하다가 부모님 사업체 하나 물려받아서 직함만 걸어놓고 일은 아랫사람들한테 시키면서 놀고 먹는 게 기본이잖아. 근데 행맨은? 걍 사서 개고생 중임. 다른 일도 아니고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면서 돈은 별로 못받는, 그렇다고 대단한 명예직도 아닌, 해군 파일럿이잖아.

그래서 루스터는 행맨의 집안이 궁금한거야. 어쩌면, 행맨의 사연이 궁금한 거였지.

그러다가 행맨의 집안이 밝혀지는 일이 하나 발생하는데.... 어쩌다 보니 루스터랑 행맨이 나란히 납치 당하는 일이 발생함. 휴일에 펍에서 다같이 술마시다가 눈 떠보니까 윈 콘크리트 밀실에 갖힌 상태인거지. 루스터랑 행맨만. 휴일이니까 당연히 둘 다 평상복을 입고 있었을 거고.

루스터는 곰곰히 생각하겠지. 딱 봐도 건장한 두 남자를 납치한 이유에 대해서 말이야. 뭔가 험한 일을 하기엔 루스터랑 행맨 둘 다 떡대가 있으니까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그런 위험 부담을 지고도 납치를 시도한 거면 불특정한 누군가를 노린 것보다는 정확히 자기랑 행맨을 노린 것 같아. 그게 아니라면 그 펍에는 자기들 말고 더 나은 목표물이 많았을 테니까.

그럼 인질 협상인가? 역시 돈? 하지만 루스터는 매버릭에게(페니와의 결혼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 들었던 통장 잔액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내저었음.

물론, 루스터와 행맨의 몸값을 미 국방부에 요구하는 거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루스터는 역시 자기네들의 신분이 문제라고 생각했음. 정부에 돈을 요구하거나, 그들이 성공한 미션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나라 혹은 테러리스트 집단의 복수라거나. 대충 그런 것들이겠지.

하지만 루스터보다 조금 더 늦게 깨어난 행맨의 반응이 그런 루스터의 추측을 무색하게 만들었을 거임. 행맨은 콘크리트 벽을 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다가 루스터를 발견하고는 대뜸 미안하다고 전해왔거든. 납치를 당했는데도 놀러거나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덤덤한 태도로 제게 사과하는 행맨의 태도는 어딘가 많이 이상했지. 꼭 이런 일을 자주 겪어본 사람처럼.


한편 바깥은 난리가 났겠지. 루스터랑 행맨이 사라졌으니 말이야. 오늘이 월요일인게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나마 그들이 사라진 걸 빨리 알게되었으니까. 미 해군 엘리트 파일럿의 실종 소식으로 루스터와 행맨의 부대는 물론이고 기지 전체가 들썩였음.

하지만 곧 루스터와 행맨이 술을 먹고 지각한 영창행 급의 헤프닝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둘은 이런 소란을 만든 죄로 높으신 분한테 불려갔다가 사흘간 각자 가택연금 상태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음. 동료들은 저마다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저었지만, 그래도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안심했지. 딱 한 사람, 코요테만 제외하고.

코요테는 곧장 중장의 방으로 쳐들어가서는, 어쩌면 군복을 벗어야 할지도 모르는 질문을 던졌음. 루스터랑 행맨이 진짜 돌아온 게 맞느냐고. 그리고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라는 것이었지. 코요테가 들은 이야기는 그저 사태 수습을 위한 거짓에 불과하고 행맨과 루스터는 진짜 사라진 게 맞았음.

그리고 코요테는 여러개의 서류 파일을 건네받게 됨. 아주 어린 시절 제이크와 하비의 사진들부터 시작해서 해군사관학교의 단체 사진, 그리고 현재의 사진들까지. 코요테가 행맨의 처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도 거짓임을 확신하고 그가 곤경에 처했다는 사실을 단번에 눈치챌 수밖에 없었던 그 세월들이 파일 속에 담겨있었음.

그리고 그 누구보다 제이크 세러신을 가장 잘 아는 코요테는 그길로 수색팀이 합류하게 되었음. 주어진 시간은 사흘. 공식적으로는 그들의 가택연금 기간이었지. 그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의심받지 않을 골든 타임. 그 시간이 지나면 사건이 언론에 노출되거나 기지에서 소문이 떠다니는 걸 숨길 수 없을 거야. 그렇다면 루스터와 행맨을 구해내기는 더욱 힘들어지겠지.

코요테는 짐을 싸서 기지를 떠나 근처에 세워진 수사 합동 본부로 향하며 어느 날을 떠올렸음. 열둘. 지금의 나이에서 반을 덜어내도 모자란 그 나이에 겪었던 친구의 납치를. 저택을 가득 채웠던 각종 요원들에게 제이크에 대하여 진술하던 어떤 날을.


행맨 역시 그때를 떠올리고 있었음. 참 좆같은 기억이라 잊고 살았는데.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도 어머니의 성으로 바꾸고 해군에 입대까지 했던 것이었는데. 악착같이 그의 아들이라는 이름에서 벗어나려고 했는데, 결국 행맨은 다시 되돌아오고야 만 거임. 그것도 타인에 의해서.

“네가 왜 미안한데?”
“...나 때문이니까.”
“우리가 납치된 게 너 때문이라고?”

루스터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물었음.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는 얼굴이었지.

“정확히는 내 아버지 때문이지.”
“.......”
“...미안.”

행맨은 루스터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음. 그리고 루스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행맨의 이면을 눈에 담았지. 자신감 없고, 죄책감에 사로잡힌, 그리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던 괴물로부터 잡혀 끌려온, 작은 소년을.

“제이크 레이놀즈야.“
“....뭐?”
“내 이름. 제이크 레이놀즈라고.”

레이놀즈. 루스터도 그 이름을 잘 알았어.

몇 달 뒤 치뤄질 대선의 당선 유력 후보가 공화당의 마크 레이놀즈 후보였으니까.




루스터행맨 루행
2024.04.22 22: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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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미쳤다! 어디 잘나가는 재벌집 아들이라 자주 납치당해본 건가 싶었는데 그 이상이었어ㅠㅠㅠㅠㅠ코요테가 엄청 걱정하면서 싸고 돌만하다ㅠㅠㅠㅠ겸사 루스터 경악하면서도 지금까지 봤던 행맨 모습 납득하겠네...
[Code: beba]
2024.04.22 22:32
ㅇㅇ
미미미미미미미친 마크 레이놀즈가 아버지라니 센세 이건 어나더가 필요해요ㅠㅠㅠㅠ 열두살에 납치라니 행맨 과거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ㅠㅠㅠ
[Code: 98d0]
2024.04.22 22: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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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 센세!!!!!!!! 제목뒤에 1떨어졌뤄요!!!!!!!!!!!!!!!
[Code: a13f]
2024.04.22 22: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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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가 행맨 집안을 궁금해하긴 했지만 이런식으로 알고싶진 않았을텐데 납치라니 어떡하냐ㅠㅠㅠ살려줘
[Code: 5567]
2024.04.22 23: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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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코요테 존멋ㅠㅠ 흥미진진하다
[Code: dbde]
2024.04.23 00: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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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와... 미쳤다 그저 미쳤다는 말밖에... 센세 어나더!!!!!
[Code: e05b]
2024.04.23 01: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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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de: b873]
2024.04.23 01: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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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깜빡한거 같아서 숫자 가져왔어요. 억나더ㅠㅠ
[Code: b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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