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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7 06:15



알오AUㅈㅇ 연반ㅈㅇ



노부는 어머니를 설득할 자신이 있었지만 허락도 받지 않고 무작정 일을 추진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마치다도 노부와 함께 어머니의 노여움을 살 테니까 마치다가 노부의 페르샤워를 받게 된다면 더더욱 노부가 마치다의 곁에 있어야 마치다가 연회에서 불쾌한 일을 당하지 않을 테니 노부가 춤을 잘 춰야만 했다! 최대한 많은 춤을 함께 출 수 있어야 하니. 그래서 마치다와 한층 더 열심히 연습을 한 후에 마치다를 후작가로 데려다주고 돌아온 노부는 어머니의 방을 찾았다. 

노부의 결혼 준비로 한참 바쁘기 때문에 어머니는 연회 전에 영지로 내려갈 계획이었으나 웬만한 귀족가에는 직접 청첩장을 전달해야 했고, 그건 노부의 부모가 해야 할 일이지 노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 영지로 내려가지 못하신 게 다행이었다. 노부는 어머니가 마치다의 발칙한 계획에 (물론 노부는 노부 스스로가 생각해 낸 계획이라고 말씀드렸다) 역정을 내지 않으실까 했지만, 어머니가 처음 하신 말씀은 마치다의 동의를 구했냐는 질문이었고 두 번째로 한 말은 황태자의 욕이었다. 

당연했다. 황태자가 태자비를 들일 때 마치다를 노렸었다는 이야기는 노부가 어머니에게서 들은 이야기였다. 황태자가 마치다를 노렸다는 걸 당신도 알고 계셨으니. 이미 궁을 세 개나 채운 주제에, 다른 이와 결혼을 앞둔 이에게 흑심을 품은 희대의 쓰레기에 대한 어머니의 욕은 상당히 거칠었기 때문에 노부는 자신의 호위와 어머니의 시종에게 아무도 방에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라고 다시 당부해야 했다. 어머니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건 끝없이 쏟아내던 황태자에 대한 분노가 어느 정도 사그러진 뒤였다.

"마치다 그 아이와 후작가에서 동의했다면 그렇게 하자."
"네."
"감히 그 아이의 면전에서 비웃는 이들은 없겠지만 그날 연회에서 그 아이와 떨어지지 말도록 해라. 특히 황태자와 그 아이가 둘만 함께 있는 일은 없도록 하고."
"네. 그 사람이 우리 집안에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마치다는 걱정의 말을 마구 늘어놓지는 않았지만 얼굴에는 걱정과 불안이 가득 묻어 있었다. 

"됐다. 그 양아치가 오메가들을 못살게 구는 거나, 장미궁을 들일 때 마치다를 노렸다는 건 웬만한 집안에서는 다 알고 있으니. 튤립궁에 들어가려는 그 아이에게 한참 공들이는 것 같더니 갑자기 마치다가 아이에게 눈독 들이는 게 별나긴 하지만. 다들 사정을 알면 그 망할 황태자 때문이려니 할 거다. 우리 집안을 비웃고 싶은 이들이 있다고 해도 우리 면전에서 아무 말도 못할 텐데 뭐 어떠니. 우리 영지까지 와서 떠들 용기가 있는 놈은 하나도 없을 텐데."

어머니의 집안 영지는 변경에 있지는 않지만 큰 산을 끼고 있는 영지라서 산에서 출몰하는 도적들 때문에 항상 속을 끓이는 영지라 외조부모와 외숙, 이모들과 어머니도 어릴 때부터 검을 쥔 집안이라 성격이 시원시원한 어머니는 일단 노부의 계획에 동의하고 내일 어머니께서 직접 마치다 후작가를 찾아가서 동의를 얻기로 했다. 그건 어머니께서 노부가 힘을 내서 12곡을 다 함께 추겠다고 하자 실컷 노부를 비웃은 다음에 하신 말이었다. 노부가 12곡은 고사하고 6곡도 춰 줄 수 없을 테니 마치다가의 사촌들을 동원해야 할 게 뻔하므로 꼭 직접 가겠다고.

마치다가 설득을 잘해 놓은 건지, 아니면 마치다 후작가도 황태자가 어떤 개새끼인지 잘 아는지 어머니가 방문해서 확인해 보자 마치다의 계획에 동의했다고 했다. 노부는 미리 마치다 소후작을 만나서 마치다 후작가에도 이 계획이 노부의 생각이었던 것으로 어머니에게 말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당시 마치다 소후작은 눈썹을 끌어올리며 노부의 말을 듣고 있더니 노부의 어깨를 툭 치고 그냥 가 버렸다. 원래도 굉장히 무뚝뚝한 녀석이라 저 녀석이 어떻게 외교관을 하고 있는지 신기한 녀석이라 동의했겠거니 했다. 어머니도 별 말씀 없으셨고. 





그리고 다음 날 마치다를 만났을 때, 억제제가 안 듣고 있기 때문인지 마치다는 전날보다 훨씬 더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음... 제가 페르몬 샤워 같은 걸 해 본 적이 없어서... 일단 조금만 풀어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자, 마치다는 긴장된 표정에 좀 더 홍조가 심해지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페르몬샤워를 하려다가 마치다의 히트를 당겨 버리고 억제제를 완전히 무력화해 버리면 그때는 정말로 혼전 관계를 맺어야 되는 상황인지라 노부는 정말 조심해서 조금씩 조금씩 페르몬을 풀었고, 마치다는 턱에 호두모양이 생길 정도로 입을 꾹 다물고 노부의 가슴을 계속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왜 그러는지 의아했지만 노부가 마치다를 품에 안고 페르몬을 풀고 있어서 자세가 너무 친밀한 데다가...너무 긴장하고 머쓱해서 그런 모양이라 페르몬을 풀면서 괜찮은지만 계속 물었다. 

"괜찮아요."
"정말 괜찮은 거 맞습니까?"
"네."

마치다는 계속 괜찮다고 했지만 노부는 계속 물었다.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치다가 점점 따끈해지고 점점 빨갛게 상기돼 가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노부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손길도 점점 과감해지고 위험해지고 있는데... 

차라리 춤 연습을 할 때는 나았다. 하지만 쉬는 시간에 페르몬을 조금씩 방출할 때는 춤을 추던 자세 그대로 노부의 품 안에 서서 노부의 가슴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마치다를 바라 보며 (상태를 확인해야 했으니까) 페르몬을 풀다 보니 가끔씩 통제가 안 돼서 페르몬이 확 풀릴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서둘러 페르몬을 막고 마치다를 바라보며 괜찮냐고 물었지만 마치다는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다도 눈치가 빠른 편이라 노부가 왜 계속 묻는지 모르는 건 아니라서 민망해하며 뺨을 긁적였다. 

"정말로 괜찮아요. 군에서 계속 알파들이랑 함께 지내는데도 문제없을 정도로 검증된 억제제고."

마치다가 말한 것처럼 스즈키가의 기사단과 부대에서도 알파와 오메가들의 잠자리는 철저히 구분하지만 평소 훈련과 생활시에는 분리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군인들을 위한 알파와 오메가들의 히트 억제제는 꽤 잘 개발돼 있었다. 집안이 너무 가난해 군에서 지급하는 고급 억제제를 팔아버리고 싸구려 억제제를 먹었다가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병사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군용 억제제를 사용했고 마치다는 그런 군용 억제제나 그보다 상급의 값비싼 억제제를 먹었을 것이다. 그런 억제제를 먹으면 상대 알파나 오메가가 어지간한 수준으로 페르몬을 분출해대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금 노부가 마치다에게 페르몬 샤워를 하는 것도 황태자가 미친 척하고 어지간한 수준 이상의 페르몬을 쏟아내 마치다를 제압하려고 하는 짓거리를 할까 봐 걱정돼서 노부의 페르몬을 입히고 있는 것뿐. 게다가 마치다도 춤 연습을 위해 노부와 계속 접촉하지 않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정도로 억제제가 강했다. 문제를 알아챘을 때는 이미노부와의 지니친 접촉으로 페르몬이 새고 있었던 뒤라서 막을 수 없었을 뿐. 

"하지만 너무 빨개지셨는데요."

노부가 마치다의 뺨을 손가락으로 살짝 쓰다듬으며 말하자, 마치다는 머쓱한 얼굴로 따끈따끈한 자기 뺨을 만지작거렸다. 

"페르몬 때문은 아니고요."

마치다는 갑자기 노부를 노려보더니 노부의 가슴을 콕 찔렀다. 

"이렇게 페르몬을 덮어쓰는 게 처음이라서 긴장하고 흥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
"당신 페르몬이라서 그런 거라고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스즈키 노부유키 당신 페르몬."

몇 글자 안 되는 말이었지만 그 말에 담긴 감정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선명하게 느껴져서.

걱정스러울 정도로 따끈따끈하고 빨갛지만 그저 알파의 페르몬에 노출돼서는 아니라고 우기는, 발칙하고 애틋한 이의 입술에 입술이 닿은 건 정말... 정말로 저도 모르게...

긴 키스 끝에 눈이 마주쳤을 때, 마치다는 조금 전보다 더 열이 오른 듯한 얼굴을 하고 몽롱한 눈으로 노부를 바라봤다. 늘 눈빛이 초롱초롱한 사람이라 반쯤 풀린 듯한 눈빛은 처음이었는데 눈이 반쯤 풀린 상태에서도 이렇게 귀여운 건 반칙 아닌가. 노부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날... 사람이 많이 지나갔습니다."
"그날?"
"써니를 만난 날. 거기에 꽤 오래 있었거든요."

그 작은 소년의 옷이 흠뻑 젖어 있었으니까. 오래 있었겠지.

"그런데 저를 걱정해 준 사람은 몇 사람 되지 않았고."
"..."
"써니를 걱정해 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었어요."

그날 비에 젖어 있던 소년의 얼굴에서 빗물을 닦아주던 때를 떠올리며 마치다의 뺨을 쓰다듬어주고 있자, 마치다가 눈을 휘며 웃었다. 

"그날 써니를 데리고 집에 가면서... 언젠가 결혼을 한다면... 당신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 7살 아니었나? 

7살에 결혼을 생각했다니. 약혼자가 너무 조숙했었다는 걸 알게 됐지만.

"갑자기 말하고 싶어졌어."
"네."
"당신이 내 첫사랑이었다고."

7살에 노부와 첫사랑에 빠지고 노부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콕 찍었다는 당돌한 약혼자가 너무 귀여워서. 노부가 웃으며 다시 입을 맞추자, 또 눈이 풀려 버린 발칙하고 당돌하며 한때 몹시 조숙했던 노부의 약혼자는 휘청거리며 노부의 품에 기대더니 투덜거리듯 중얼거렸다. 

"오늘이 결혼식 날이었으면 좋겠어."

누군가의 말에 이렇게 진심으로 동의한 적은 처음이었다. 






#노부마치
#첫사랑과두번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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