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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5 23:08


허니 귀가해서 본인 집에 들어왔으니 당연히 다녀왔습니다~ 했는데 거실에서 들리는 어어. 하는 대답이 본인 친오빠 껀 아니라서 고개 빼꼼 들면 역시나 오빠 소꿉친구 빌리가 또 여기서 본인 일 벌려놓고 서류 보고 있는 거지. 허니가 늦둥이라 나이차이도 꽤 났으니 기저귀 갈 때부터 봐온 오빠친구일듯. 어릴 땐 항상 저 등짝에 찰싹 붙어선 맨날 시집 갈 거라며 울고 불며 했다는데 사춘기 지나고 나선 서먹해졌겠지. 빌리야 애초에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인 성격이라 개의치 않지만 허니는 빌리 마주할 때마다 불편하고 멋쩍어서 어물쩡대기 일쑤일듯. 인사는 해야겠지만 안녕하세요 뱉기는 싫었던 허니 한다는 말이
"오빠는요...?"
인게 일상인데 그때마다 빌리는


? 하는 얼굴로 허니 잠깐 보다가 네 오빠를 왜 나한테 찾아. 내가 그새끼 애인이야? 하고는 다시 할 일 하겠지. 남의 집에서... 허니 그 퉁명스러운 대답 여지껏 적응 못해서 삐걱대다가 종종종 본인 방으로 가버리면 한참 뒤에 퉁퉁퉁 하며 문 두드려지는 거지. 문 열면 정말 과장 안 보태고 이 방 문짝만한 덩치의 빌리가 허니 내려다보며 서있어서 허니 헛기침 나오고.
"저녁은."
"아직..."
"먹고싶은 거 시켜."
하면서 빌리 허니한테 본인 폰 툭 던지고는 본인이 맨날 차지하는 거실 소파로 다시 갈듯. 걸어가면서 내꺼까지 시켜라. 하고 말하는데 몸통이 큰 건지 울림통이 큰 건지 집 잠깐 쩌렁하게 울리면 허니 또 몸 움찔할듯.
빌리는 무심한데 또 다정해서... 허니가 시킨 음식이 또 빌리 이전 최근 주문내역 그대로 베낀 거라는 거 알아챈 빌리 배달 포장 뜯으며 흠... 소리 내면 허니 눈치보며 급하게 본인 포장 뜯는데 그거 성질 급한 빌리가 다 부왁부왁 찢어버릴듯.


허니 친한 친구 집에 들어서면 다른 집과 달리 섬유유연제 향이 팍 터지듯 맡아져서 가슴 설레기 시작했음. 거실 지나치면 부엌이 보이는데 그때 뒤태 보이며 요리하던 제리, 고개 돌려서 다정하게 웃는게 인사였지. 그렇게 금방 다시 고개 돌려서 등지면 허니 아, 안녕하세요! 하는데 제리 어서와~ 하면서는 등진채 얼굴 안 보여줬음. 허니는 주말에 친구랑 놀러가기 전에 같이 꾸미고 놀다 가려고 친구집에 온 거겠지.
"아직 꿈나라 중인데 어쩌지?"
"제가 일찍 온 거라...! 아직 시간 많이 남았어요."
허니 거실에 놓인 다인용 소파 옆에 덩그라니 있는 1인용 소파에 앉으면 거긴 또 지정석이겠지. 하도 자주 와서. 여기 허니는 사회성 워낙 좋은데 하필 제리 바운더리가 장벽 수준이라 도통 붙일 말이 없어서... 허니 꾸역꾸역 어제 늦게 잤나봐요...? 하며 물으면


"그러게~"
하며 다정한 어투로 대답하지만 속 빈 강정 같은 대답이나 할듯. 그런데 허니가 무슨 말을 해도 돌아오는 말이 그러게, 그렇네, 그럴래? 이것들 뿐일듯. 혹은 가끔은 그렇니? 하고 물을 때도 있는데 진짜 물어보는 의미는 아니고.
여기 허니는 첫외박이 이 집이었는데 그 날 밤 하필 첫 생리가 터져버렸고... 허니 한밤 중에 훌쩍이며 이불 끌어안고 거실 나왔을 때 달래주고 뒷처리해준게 제리였으면 좋겠다. 그때부터 은연중에 제리 좋아하게된 거겠지. 반면 그래서 제리는 허니를 아직도 완전 애로 볼듯.
제리는 다정한데 또 냉정해서... 허니 먹을 팬케이크 몇 장 구워주고 예쁘게 플레이팅해서 테이블 위로 밀어주면서 겸상은 또 안 하겠지. 그리고 사실 제리는 허니 풀네임도 기억 못 하는게 좋다. 원래 관심 없는 건 머리에 안 남겨둬서... 그리고 이쪽은 허니가 제리 본인 좋아하는거 뻔히 알고 있음에도 아무런 액션 안 하는게 좋다.
번외로 아빠친구로는 클리프...


친구아빠로는 벤저씨...


빵발너붕붕 빌리너붕붕 제리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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