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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0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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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소의 등이 벽에 부딪쳤다. 틈 없이 엉켜드는 둘의 움직임을 따라 현관 센서등이 깜빡였다. 아카소가 다급한 손길로 마치다의 목을 끌어안았다. 마치다의 팔 또한 아카소의 허리를 감싼 채 조금도 떨어지지 못할 것처럼 그를 안았다. 숨을 쉬기 위해 거리를 벌리는 시간조차도 아깝다는 듯 둘의 입술이 쉴 새 없이 맞닿았다. 헐떡이는 숨소리가 조용한 집 안에 울려 퍼졌다.

마치다의 팔이 아카소의 엉덩이 밑으로 내려갔다. 두 팔로 아카소를 단단하게 받친 마치다가 그를 안아 들었다. 반동 탓에 떨어진 입술 새로 아카소가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에게 다시 입을 맞춘 마치다가 손을 내려 아카소의 신발을 벗겨주었다. 현관에 두 사람의 신발이 아무렇게나 떨어졌다.

마치다는 눈을 감아도 집의 구조를 알 수 있었다. 그만큼 단 한 번도 잊어본 적 없었다. 언젠가 지금처럼 아카소를 안아 든 채 다급한 움직임으로 안방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그 기억 위로 오늘의 기억이 겹쳐들 거라고, 감히 믿고 싶었다.

아카소의 몸이 침대 위로 눕혀졌다. 스프링이 튕기는 느낌이 났다. 아카소가 더듬거리는 손길로 마치다의 뺨을 감싸 쥐었다. 그제야 둘의 입술이 온전히 떨어졌다. 손을 타고 느껴지는 한기에 아카소가 울먹거렸다.


“언제부터 기다렸어요?”


마치다가 아카소의 손바닥에 입술을 묻은 채 말했다.


“오후에, 귀국하자마자 왔어.”
“집에 들어와 있지 그랬어요. 비밀번호 그대로인데... 몸이 다 얼었잖아요.”


아카소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트렸다. 붉게 달아오른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 위로 마치다의 손길이 닿았다.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 다름없어서, 아카소는 더 울고 싶어졌다.


“네 허락이 필요했어. 내가 이 집에 다시 들어와도 된다는, 네 곁에 있어도 된다는 허락이.”


그 말에 아카소가 다시 마치다에게로 팔을 뻗었다. 두 팔로 그를 끌어안은 채, 그와 눈을 맞춘 채 말했다.


“허락 같은 거, 처음 만났을 때 이미 다 한걸요. 이 집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도, 내 곁에 있어야만 하는 사람도 전부 케이뿐이에요. 그러니까 더는 떠나지 않는다고 약속해 주세요.”


여전히 올곧고 단단한 아카소의 말을 들으며, 마치다는 생각했다. 결국 자신의 끝은 다른 누구도 아닌 아카소라는 걸.

마치다가 몸을 숙여 아카소를 끌어안았다. 맞닿은 몸을 타고 누구의 것인지 모를 심장 박동이 느껴졌다. 이보다 선명하고 행복한 감각은 없었다.


“약속할게, 에이지. 마지막까지 네 곁에 있을게.”


아카소가 눈을 감았다. 사랑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사랑 때문에 살고 싶었다. 마치다의 사랑만이 자신을 살게 만들었다.


-


─배우 아카소 에이지, 전남편과 재결합 발표... 루머에 법적 대응 예고


핸드폰이 쉴 새 없이 울렸다. 발신자의 이름이 뜨는 번호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번호를 알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럴 만한 위치였다. 아카소는 핸드폰을 무음으로 바꿨다. 그러자 평온할 만큼 집 안이 고요해졌다.


“당분간 또 시끄러워지겠네.”


등 뒤에서 마치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잠에 취한 듯 눈을 감은 채 팔만 뻗어 자신을 끌어안는 남편이 아카소에게는 마냥 사랑스러웠다. 아카소가 기분 좋게 웃으며 마치다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래서 후회해요?”
“그럴 리가.”
“근데 케이 핸드폰은 조용하네요.”
“예전에 다 차단해서 그런가 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치다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제야 마치다가 눈을 떴다. 마주친 눈에 저도 모르게 웃다가, 손을 뻗어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역시나 모르는 번호였다. 전원 버튼을 눌러 핸드폰을 끄고선 협탁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다.

재결합을 발표하자마자 예상대로 사람들이 시끌시끌하기 시작했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이었고, 둘 다 더는 버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달았다는 거였다. 없는 말을 지어내기 좋아하던 사람들은 법적 대응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자신들의 흔적을 감추기 바빴다.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던 잡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에 아카소는 처음부터 이러지 못했음을 후회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돌고 돌아 되찾은 사랑이 있으니까.

마치다가 아카소를 끌어안으며 눈을 감았다. 다시 잠들고 싶었지만, 그새 잠이 깬 모양인지 정신이 또렷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눈을 떠 아카소를 바라봤다.


“간만에 늦잠 좀 자려고 했는데.”
“나랑 있는데 잠이 와요?”
“아까까지 잘만 자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 않아?”
“그거는... 케이가 요즘 계속 괴롭히니까...”


아카소가 손을 꼼지락거렸다.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뺨 위로 홍조가 올라와 있었다. 그 모습에 몸을 일으킨 마치다가 아카소의 위로 올라탔다. 놀란 듯 동그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아카소에 마치다가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말하면 아침부터 또 괴롭히고 싶어지는데.”


마치다의 말에 아카소가 눈동자를 굴려 시선을 피했다. 그 모습에 마치다가 소리 내어 웃었다. 장난은 여기까지만 할까. 아카소의 말대로 자신이 밤마다 괴롭힌 탓에 지쳤을 게 뻔했다. 걱정 말라는 듯 검지로 아카소의 뺨을 가볍게 두드리고선 몸을 일으키려는데, 아카소의 손이 자신의 팔을 붙잡는 게 느껴졌다. 그 손길에 마치다가 멈칫했다.


“괴롭힐 거면 조금 살살... 해 주면 안 돼요?”


홍조가 오른 얼굴로 그렇게 말하는 아카소를 마치다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결국 크게 웃으며 아카소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겹쳤다. 아침부터 집 안의 공기가 더웠다.


-


“케이!”


공항 밖으로 나서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카소가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놀란 마치다가 아카소에게로 황급히 달려갔다.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야. 언제 왔어?”
“방금이요. 같이 점심 먹고 싶어서요.”


아카소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 모습에 마치다가 무너지듯 웃고 말았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아카소의 사랑스러움을 감당할 수 없었다.

연애할 때 자주 들렸던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나왔을 땐 구름이 걷혀 해가 쨍쨍했다. 덕분에 늦겨울의 온도가 포근했다.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 근처 공원을 걸었다. 마찬가지로 연애 시절 자주 찾던 곳이었다. 예전에는 둘 다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고작 5분을 걷는 게 전부였지만, 이제는 긴 시간 동안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그 사실에 감사했다.

아카소가 콧노래를 불렀다. 척 봐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 모습에 마치다가 웃음을 흘렸다.


“기분 좋아 보이네.”
“당연하죠. 예전부터 케이랑 이렇게 편하게 다니고 싶었는걸요.”
“앞으로 여기저기 더 많이 다니자.”


마치다의 말에 아카소가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아카소를 바라보던 마치다가 별안간 발걸음을 멈췄다. 그에 아카소도 걸음을 멈추고 마치다를 쳐다봤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시간이 더 필요할 텐데.”
“케이?”
“에이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화내지 말고 들어줘.”


사뭇 진지하게 말하는 마치다에 아카소가 조금은 긴장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모르게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난 말이야, 계속 에이지 곁에 있고 싶어. 더는 널 힘들게 하고 싶지도 않고, 혼자 두고 싶지도 않아. 실은 아직도 자책해. 네가 다쳤을 때, 너한테 달려가지 못했던 걸.”
“그건 케이 잘못이 아니잖아요. 일 때문에 그랬던 거 다 아는걸요.”
“그래도 후회돼. 그때 내가 네 곁에 있었다면 우린 헤어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할 만큼.”


마치다의 솔직한 말에 아카소가 숨을 죽였다. 하지 않아도 될 자책을 하는 마치다가 가엾고 그에게 미안하다가도,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말해 주는 마치다를 아카소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람을 지금보다 더 사랑할 수 없을 거라 믿었음에도.

마치다가 아카소의 손을 내려다봤다. 그 손을 영영 놓지 않을 것처럼 잡은 채 말했다.


“더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 네가 날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달려가고 싶어.”
“...”
“그래서 나... 이 일 그만두려고.”


아카소가 눈을 크게 떴다. 생각도 해 본 적 없는 말이었다. 그제야 화내지 말고 들어달라던 마치다의 말이 이해됐다.


“잠깐만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정말로요?”
“그냥 하는 말 아니야. 생각 많이 했어. 그만두고 모교에서 학생들 가르치기로 했고, 그래서 말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어.”
“그치만 케이 이 일 좋아하잖아요. 나 때문에 그럴 필요 없어요. 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
“에이지.”


마치다의 두 손 안으로 아카소의 두 손이 가득 들어찼다. 그제야 느껴지는 게 있었다. 잘게 떨리는 마치다의 손끝에 아카소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난 더 이상 널 잃고 싶지 않아. 널 사랑하는 데 남은 시간을 쓰고 싶어.”
“...”
“그러니까 허락해 줘, 에이지.”


마주한 눈에 물기가 어려 있었다. 그 눈을 보며 아카소가 숨을 삼켰다. 자신이 할 말은 이미 정해져 있음을, 그의 눈을 마주한 뒤에야 깨달았다.

아카소가 팔을 뻗어 마치다를 끌어안았다. 살결 위로 마치다의 떨리는 숨이 전해졌다.


“말했잖아요. 허락 같은 거, 처음부터 다 했다고.”
“...”
“나야말로 더 이상 케이를 잃고 싶지 않아요. 케이를 사랑하는 데 남은 시간을 쓰고 싶어요. 그러니까... 허락해 줘요, 케이.”


마치다의 두 팔이 아카소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어깨 위로 떨리는 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게 느껴지면, 아카소는 그제야 마음 편히 마치다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어느덧 주위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다가 고개를 들어 아카소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뺨을 한 손으로 감싼 채 속삭였다.


“사랑해, 에이지. 언제까지나.”


기분 좋은 속삭임에 아카소가 마치다의 입술을 찾았다. 처음부터 하나였던 듯 익숙하게 맞물리는 입술 사이로 아카소가 속삭였다.


“사랑해요, 케이. 언제까지나.”


영원이라는 말을 섣불리 믿어도 좋을 만큼, 결코 깨지지 않을 사랑이 거기에 있었다.














본편 끝났고 외전 있음! 본편보다는 짧을 예정!

마치아카
2022.08.10 03: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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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ㅜㅜ 아 해피엔딩 너무 좋아 ㅠㅠㅜㅜㅜ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아라 마치아카야 ㅜㅜㅜㅜ 넘 재밌게 읽었어 센세 ㅠㅠㅠㅠ
[Code: e433]
2022.08.10 03: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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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둘 더 단단해졌으니까 힘든 일이 있다해도 다 헤쳐나갈 수 있을 거 같다ㅠㅠㅠㅠ 물론 둘은 앞으로 꽃길만 걸어야만!! ㅠㅠㅠㅠㅠ 센세 이렇게 완벽한 결말이라니 너무너무 코맙읍니다 사랑해 ㅠㅠㅠㅠㅠ
[Code: 6dcf]
2022.08.10 03: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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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벽하다 최고야 센세ㅠㅠㅠㅠ
[Code: 2c0a]
2022.08.10 04: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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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ㅠㅠㅠㅠㅠ 너무 최고입니다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5ab]
2022.08.10 07: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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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행복해라ㅜㅜ
[Code: 17c6]
2022.08.10 08:22
ㅇㅇ
모바일
둘이 이제 재결합 갈겼는데 가십좋아하시는 분들 뭐라고 할거냐고kekekekekeke 불붙어서 현관에서부터 난리난게 아주그냥 신혼이 따로없고요 센세덕에 매일 아침 눈뜨는게 기대됐는데ㅠㅠㅠㅠㅠㅠ 코마워 센세
[Code: b376]
2022.08.10 08: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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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끝까지 갓벽하다 뭐 구멍이 없어...한번 겪어본만큼 이제 더이상 삽질하지 않은걸같아서 기쁘고 직업도 바꿔가면서 애쓴 마치다덕에 아카소가 기다릴 일도 없을것같고 나 이부부 사랑하네ㅜㅜㅜ
[Code: b7ce]
2022.08.10 08: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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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네 둘이 이제 아무 눈치 안보고 염천떨며 잘 살겠지 고마워 센세 외전까지 준다니요! 센세 복 많이 받아!
[Code: 687b]
2022.08.10 09: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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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너무 좋아ㅠㅠㅠㅠ이제 행복해라ㅠㅠㅠㅠㅠㅠ
[Code: d9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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