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야..."
"사자 수인은 처음이신가요?”
사자 신랑은 처음 본 제 신부가 생각보다 작고 하얘서 놀랬고, 여우 신부는 신랑이 분명 사자랬는데, 제 수컷 공작 친구들보다 화려해서 놀랐겠다. 그도 그럴 게, 팔목에는 팔찌가 주렁주렁, 손에도 반지가 잔뜩... 언뜻 걷어올려진 셔츠로 드러난 팔에는 타투가 보였다. 오빠, 나 사기 결혼인 거 같은데... 그리고 나이가 많다고는 들었는데 뭐 그건 괜찮은 것 같다. … 조금 낡은 제 신랑이 많이 잘생겨서.
"아, 아뇨 처음은 아닌데.."
“전 생각보다 어려서 놀랐는데."
"저 생각보다 나이 많은데..."
연씨네 막내 고명딸이라는 말은 들었어도, 그래도 그 집 오라비가 나이가 아주 어리진 않고 제 또래거든. 그래서 이렇게까지 어린 신부가 올 줄 몰랐는데, 무슨 대학 졸업한 지 얼마 안될 거 같은 애가 와선... 눈을 땡그랗게 뜨고, 자기를 흘끗흘끗 보는 게 귀엽기만 하겠다. 아마 과장 조금 보태서 키쉬가 첫사랑에 성공했다면 저만한 딸이 있었을 거야.
“그래서, 검사시라고 들었던 거 같은데, 맞나요?”
그와중에 나이도 생각보다 있는 성인여성이 초등학생 마냥 끄덕거리는 게 귀엽다고 생각했겠다. 하긴 대대로 법조인으로 유명했지, 연 씨 집안은.
큰오빠는 판사를 하다가 정치를 시작했고,
둘째오빠는 현재 세금법 관련 재판은 싹 쓸어버리는 변호사였고…
셋째오빠는 형사라고 했는데.
그 대단한 집 딸이 왜 지저분한 일은 도맡아하는 키쉬랑 결혼하냐면- 정치하는 큰오빠 뒷빽이 없고, 누구든 쏴죽이고 싶어하는 일만 도맡아하는 오빠들 둘에다가... 돈과 진작에 타협한 각시네 오빠들과는 달리 순진하게 정의만 부르짖으면서 아동성범죄자들을 죄다 감방에 처넣었는데도 본인 목숨을 위협 당하는 처지라서.
“진짜 나랑 결혼해도 되겠어요?”
“…제가, 어… 잘해드릴 건데요…?”
공부는 잘했을지 몰라도 이 아가씨가 연애는 영 젬병인 거 같아서, 더 안 놀아보고 결혼해도 되겠냐는 뜻으로 질문한 건데. 키쉬가 자신에 대한 확신이라도 받길 원한 것처럼, 무슨 첫 고백하는 고등학생 마냥 내가 잘해줄게! 하는 그 눈망울이 너무 맑아서 웃음이 나왔어. 그래서 키쉬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악수를 청했지. 길고 곧게 뻗었지만 여전히 키쉬의 것보다는 작은 손이 키쉬의 손을 맞잡아왔고,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왔어.
저가 애저녁부터 이 어린 여우에게 감긴 줄을 키쉬는 알지 못했어.
빵발너붕붕 키쉬 존조 뜨요 기홍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