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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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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대학 입시를 위해 에세이를 쓰던 시점이었다. 사실 테일러와 허니가 약속한 건 말도 되지 않았다. 음악을 하는 허니가 당연히 버클리를 가고 싶어한다는 것 정도야 저도 알고 있었다. 다만 테일러가 징징거리며 매달리면 허니가 알겠다고 꼭 UCLA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던 게 없는 일이 되었을 뿐이지.



대학 뿐이 아니라 프롬을 같이 가자던 어렸을 때 약속도 무산되었고, 허니는 저가 밀어줬던 친구랑 공식커플이 됐기 때문에 백퍼센트 그 둘이 가게 되었다. 허니가 시한부 절교 선언을 한 이후로 테일러와 여자친구와의 사이도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건 규칙 5번으로도 절대 해결되지 않을 일이었다. 액자에 끼워져있는 둘의 스무개도 넘는 규칙이 무색하게도 둘 사이는 무너졌다.



'규칙 5. 밤에 초코아이스크림과 감자칩을 들고 찾아가면 어떤 일이든지 용서해주기'
- '그러나 상대방을 보는 순간 더 열받아서 내쫓을 정도로 화나게 만들지는 않기 (특히 TZP)'




허니가 또박또박 쓴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악필인 테일러가 고집을 부려서 쓴 규칙인데-심지어 테일러가 주로 허니를 화나게 하는 편이라서- 허니는 저를 보는 순간 더 열받을 거라서 이 규칙도 더이상 쓸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저가 한 일들이 허니를 얼마나 상처주었을지 저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니까. 방학 내내 허니 집 앞에 초코 아이스크림과 감자칩을 들고 갔다가, 허니가 아직 안 들어왔다는 말만 몇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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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전에는 그래도 말 한번은 섞어주면 안돼?"



"... 할 말 있으면 하면 되는 거지, 뭘 또 각을 잡아."



"... 찾아가도 안 만나주잖아."



"너 같으면 만나고 싶겠니? 뇌가 파스타 면이 아니면 생각을 하고 말해."



"너 왜 그전에는 화 안냈어?"



"화를 내야만 이렇게 저자세로 나오는 네가 멍청하거나 못돼처먹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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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칙 5번도 안돼?"



"내가 너한테 준 시간이 2년 반이고, 네가 찾아온 게 한달 전인데? 반년만 더 하면 3년인데 왜 마저 채우지."



허니는 테일러가 우물쭈물하는 걸 지켜봤다. 저 표정에 휘둘린 게 15년이고, 저렇게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 게 거의 3년이었다. 더 어렸을 때는 테일러가 하도 자주 울어서 매일 져줘야 했다. 다섯살 때였나, 괜히 얄미워서 자는 테일러의 손을 콱 깨문 적도 있었다. 그래도 이번 일은... 아니,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은 테일러가 울었던 날들과 비등하게 허니를 울게 만들었다.



"너는 울면 내가 맨날 져줬는데, 너는 나 우는 거 본 날도 웃었잖아. 나는 네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울었어."



"..."



"너는 이게 내가 잠깐 심술 부리는 걸로 보였지? 나도 네가 그런 거길 바랐어. 그런데 아니었으니까 너도 똑같이 당해봐."



허니는 노트북을 덮더니 테일러 앞을 벗어났고, 테일러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저가 등진 순간부터 허니도 저를 등질 각오를 해야 했는데. 허니는 제 남자친구와 함께 다녔고, 여전히 테일러를 못 본 체했고, 버클리에 합격했다. 알게 된 건 허니가 보스턴으로 간다며 락커룸에서 잔뜩 우울해하던 제 친구 때문이었다. 대학에 합격하는 날 꼭 같이 확인하자고 했는데. 테일러는 입술을 비죽거리다가 샤워실로 들어갔다.



졸업식 날 부모님들만 속이려 사진만 가식적으로 찍은 게 다였다. 허니는 후에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보스턴으로 떠났다. 테일러는 허니를 공항으로 배웅하는 가족들 사이에 껴서 어색하게 허니와 포옹했다. 그 뒤로 들은 허니 소식은 제 친구와 롱디 끝에 헤어졌다, 어디 기획사와 작곡가 계약을 했다, 그 회사에서 걸그룹 데뷔를 준비한다더라, 재킷 사진을 찍었다더라- 등이었다. 4년이 넘는 시간동안 허니가 직접 전한 소식은 하나도 없었다.



테일러가 대학을 졸업할 때쯤 허니는 데뷔했다. 어려서부터 꾸준히 발레를 한 탓인지 여전히 유연해보였고, 네 명 중에서 제일 돋보였다. 허니를 주축으로 모인 멤버들이라 회사에서도 허니를 엄청나게 벗기거나, 어울리지도 않는 긴 속눈썹을 붙인다던지 해서 우스꽝스럽게 꾸미거나 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다행이었다. 액팅스쿨 학비를 위해 파트타임을 하던 레스토랑에서 틀어놓은 허니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재생다운로드IMG_0711.gif"안녕... 오랜만이네."



둘이 다시 마주한 건 영화의 첫 대본 리딩 현장이었다. 옅은 화장기만 있는 말간 얼굴이 낯설만치 익숙해서, 테일러는 연습했던 인사까지도 띄엄띄엄했다. 허니가 저를 빤히 올려다보더니 어색하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여전히 저보다 훨씬 작은 그 손을 맞잡아 흔들면서 테일러는 터치다운을 생각했다.











테잨너붕붕
#테잨하이틴혐관

2024.04.19 21: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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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셨다!!!
[Code: c6a4]
2024.04.19 21: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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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바악..미친
[Code: f542]
2024.04.19 21: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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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연기 시작한것도 노린거 아니냐
[Code: 7717]
2024.04.19 22: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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핰 센세 존맛이에요
[Code: d807]
2024.04.20 08: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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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싱에…! 이랗게만날라고
[Code: e94c]
2024.04.23 13: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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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아심장떨려.... 테잨아.... 구르고 굴러보자....
[Code: 669e]
2024.04.24 23: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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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허니 유명해졌구나... 테잨은... 더.... 굴러줘....
[Code: a8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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