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섭대만 (약준섭태섭) 알오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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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가 돌아왔다.

경찰도, 의사도 형 옆에 가지 못하게 해서 엄마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 깨어보니 형의 환자복 옆구리를 부여잡고 같이 누워있었다. "깼어? 머리는 안 아파?" 다정한 목소리에 또 울고 말았다. 그 뒤로 며칠간은 형이 가는 곳은 전부 따라다녔다. 학교도 빠지고 병원에만 있었는데 놀랍게도 아무도 혼내지 않았다. 형이랑 나랑 동생이랑 셋이서 병원 매점에 간 것도 열 번쯤 됐을 무렵, 형이 퇴원했다. 형이 좋아하는 과자 위치를 이제야 다 외웠는데 그건 조금 아쉬웠다.

밤에 화장실을 가려다가 엄마와 형의 대화를 들었다. 형은 사고 당시의 기억이 없다고 했다. 학교에 갔더니 친구들의 자리에 국화가 놓여있어서, 무서워서 집에 왔다고 했다.

이사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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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다. 낯을 가려서 처음에는 데면데면했다. 그런데 학교 끝나고 중학생이 된 형이랑 농구를 하고 있으려니, 같은 반 애들이 끼워달라고 했다. 둘이서만 놀고 싶은 마음 반, 우리 형아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 반에 약간 주저했더니 형이 웃으면서 걔들한테 공을 던졌다. 땅거미가 질 무렵, "다음에 또 놀자!"하며 집에 가는 애들에게 손을 흔들었더니 옆에서 형이 또 웃었다. 조금 짜증났지만 그래도 형이 웃는 게 좋았다.



중학교에 올라갔다. 뺑뺑이라 형이랑 다른 학교에 배정받았다. 무석중? 집에서 좀 멀었다. 반대로 형은 집에서 가까운 북산고에 갔다. 농구부에 들더니 매일 집에 엄청나게 늦게 왔다. 학교도 가까우면서. 나랑 안 놀아주고... 치. 심통이 나서 주말에 말도 없이 혼자 나왔다. 드리블 연습을 하고 있으려니,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었다.


"초등학생?"
"중학생이거든요?"
"앗. 미안."


첫 인상은 별로 안 좋았는데, 슛 폼이 깨끗하고 예뻤다. '우리 형도 삼점슛을 백발백중으로 넣기는 힘든데... 아니 저정돈 형도 할 수 있어!' 나도 모르게 계속 쳐다보게 됐다. 연습 상대를 해주겠다며 다가와서는 자세를 낮추는데, 나만을 바라보는 곧은 눈빛에 홀려서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호승심에 불이 붙어서 둘이 꽤 오래 농구를 했다. 친구들의 부름에 사라진 그 형. 정대만. 혼자서 상대의 이름을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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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너 우리 학교였냐? 하하. 진짜 중학생이었네."


잠깐 눈앞이 하애질 정도로 짜증이 났다. 정대만을 만나려고 농구부 연습도 빠지고 일주일간 매일같이 같은 코트에서 기다렸었다. 그러다가 감독님한테 걸려서 무진장 혼나고 일주일만에 농구부 연습에 얼굴을 비췄더니... 여기서 얼빠진 얼굴로 연습을 하고 있어? 혼자 바보짓했다는 걸 자각하자 얼굴에 열이 올랐다.


"꼬마야. 너 이름이 뭐지?"
"꼬마 아니고 송태섭이거든요."
"그래, 태섭이. 너 열나는거 아니야?"


정대만이 열을 잰다며 가까이 다가왔다. 한 손은 자기 이마에, 다른 손은 내 이마에. 키 차이 때문에 정대만의 가슴팍이 눈앞에 있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에 따라 헐렁한 농구복을 걸친 가슴도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 했다. 뭔가 좋은 냄새가 났다. 열이 심한가? 방금까지 내내 뛰어서 땀범벅인 사람한테서 사과향이라니. 정대만의 농구복 옆구리를 한 손으로 쥐고, 다시 냄새를 맡아보려고 한 순간 강한 현기증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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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학교 보건실이었다. 그리고 한 침대에, 정대만이 같이 누워서 자고 있었다. 뭐야? 당황해서 벌떡 일어났다. 무방비한 상태의 정대만을 눈으로 훑었다. ...내가 정대만의 농구복 옆구리를 꽉 쥔채로 놓지를 않았나보다. 잘 주름이 지지 않는 소재인데 구겨져 있었다. 내 움직임에 잠이 깼는지, 정대만이 하품을 하며 눈을 떴다.


"깼어? 머리는 안 아파?"
"어..."
"축하한다. 너 알파래. 아까는 발현열이어서 현기증 난거라고 하더라. 이젠 괜찮을거야."


다정한 목소리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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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섭아.'
'응 형아.'
'우리 태섭이는 작고 귀여우니까 오메가로 발현하겠지?'
'몰라. 그건 편견 아니야?'
'하하. 그렇지. 그래도, 언젠가 오메가가 되면 꼭 말해주기다?'
'으휴. 알겠어. 형한테 제일 먼저 말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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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정함
2023.02.06 02: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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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추천이 안 되지
[Code: 634e]
2023.02.06 02: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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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에러난 거 같애 추천이 안 된대
[Code: 4b1c]
2023.02.06 06: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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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손떨려........
[Code: f11e]
2023.02.06 06: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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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앞으로 어떻게되나요 센세??????? 와.. 와 진짜 손떨려 뭔일이여이게 앞으로 일이 어떻게되는겨 제목에 1이 이렇게 감사한 순간이 없었다
[Code: f11e]
2023.02.06 07: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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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첫문장부터 숨도 못 쉬고 읽었어요 그래서 태섭이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 땀냄새들 사이에서도 사과향을 느낀 태섭이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오옥
[Code: 76e5]
2023.02.06 08: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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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선생님ㅜㄴㅠㅜㅜㅜㅜ 어나더 없으면 나붕은 죽소ㅠㅜㄴㅜㅜㅜ그래서요 그 다음은요ㅠ
[Code: 1681]
2023.02.06 08: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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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지금 나 숨 못쉬는 중 제발 어나더로 살려줘
[Code: 1c94]
2023.02.06 08: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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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1 달려있는거 지금 봤어요 선셍님 와 이건 그냥 기다리면 되는 각이다
[Code: 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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