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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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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는 하이스쿨 동창이던 피닉스의 연락에 잠에서 깼어. 전날 이직 전 인수인계마저도 야근으로 마무리한 찰리는 까치집이 된 머리로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채 전화를 받았어.



와, 냇.. 퇴사한 직장인한테 이 꼭두 새벽에 전화를 한거야?


찰리 오전 10시면 꼭두새벽은 아니지.



피닉스는 어쩔수없다는듯이 웃었어. 찰리는 커버없는 매트리스에서 담요 하나 덮고 자고 있었고, 주변엔 이사박스가 가득했어. 가까스로 끝난 퇴사 끝에 곧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앞둔 찰리였지. 찰리는 잔뜩 부은 눈을 비볐어.



찰리 지난번에 말해줬던 그 친구 말인데..


누구? 네 뒤에 탄다던 그 친구?


그래, 그 친구. 한 번 만나볼래?


남자친구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안그래도 그 빌어먹을 자식이랑 헤어졌대서.


오!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잊는다 뭐 그거? 찰리는 장신을 차리려 일어나서 냉장고를 열었어. 이사를 앞두고 냉장고를 다 비워서 안에는 생수 뿐이었지. 찰리는 생수 한병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어. 몇달 전 냇의 sns에 올라온 밥 사진을 보고 관심을 가지기는 했지. 귀엽고 동글동글하고 잘은 모르지만 무기관제사래. 끝내주잖아?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니 냇은 인상을 팍 썼었어. 차라리 네가 만나면 좋겠다! 로 시작한 하소연은 결국 밥의 남자친구 ‘행맨’에 대한 불평으로 이어졌어. 그 사람 참 재미없는 연애를 하네. 하고 찰리는 생각했고 곧 금방 잊었어. 아무리 관심이 간대도 당시 밥은 애인이 있었고, 자기는 뉴욕에서 새빠지게 굴러야하는 직장인이었으니까.




흐음, 그럼 지금은 완전히 끝난거야?




찰리의 물음에 냇은 그렇다고 말했고 찰리는 그제서야 말끔히 떠진 눈으로 웃었지. 이제 점잔빼고 기다릴 필요가 없었어. 그 사람 연락처좀 알려줘. 찰리가 말했어. 아직 안만났는데? 나타샤가 놀라 되물었지만 찰리는 그럼 그 사람이 괜찮다고 하면 연락처를 알려줘. 라고 말하곤 전화를 끊었어. 찰리는 몇달 전 사진으로 본 그 수줍고 동그란 얼굴을 떠올렸어. 로버트 플로이드랬나? 찰리는 웃음이 절로 나왔어.




안녕:)




바쁜 손놀림으로 서류를 쳐내던 밥은 메시지 알림 때문에 액정이 반짝이는 폰때문에 하던 행동을 멈췄어. 휴대폰은 올려만 놓고 그 쪽엔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빌어먹을 무기관제사의 시야각은 그런 작은 반짝임도 놓치지를 않았지. 행맨과 헤어지고 약 1개월이 지났어. 밥은 요즘 계속 휴대폰을 진동이나 무음으로 돌려놓았어. 하루에도 몇번씩 행맨한테 연락이 왔기 때문이지. 뭐하냐. 밥 먹을래? 우리 동료잖아 밥 한끼 먹을수 있잖아 라는 껄렁한 문자부터 얼굴 한번만 보여달라는 절절한 문자까지 밥은 전부 다 무시했어. 그저 1년이나 사귄 상대니 저쪽도 후유증이 있긴한가보다. 하고 말았지. 근데 이번 메시지는 행맨한테 온게 아니었어. 모르는 번호였지 ‘안녕:)’이라니...당황하는 틈에 한 통이 더 왔어.




찰리 영이에요:) 냇한테 얘기 들었죠.




아, 그 사람이구나. 밥은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두 손으로 폰을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어. 찰리의 메시지 창 아래 확인하지 않은 행맨의 메시지 창 숫자가 41개를 넘어 42이 되고 있었지만 밥은 애써 무시했지. 밥은 찰리에게 답장을 보냈어.



안녕하세요 찰리.


안녕하세요. 로버트!


만나기 전에 이렇게 연락을 하실줄 몰랐어요.


싫은가요?:(



귀여운 이모티콘에 밥은 그만 웃음이 터졌어. 아니요 안싫어요.. 그냥 갑작스러워서..라고 보내자 얼마안돼서 답장이 다시 띠링 하고 왔어.



요즘엔 다들 소개팅하기 잔에 연락부터 한대요:D


누가 그러는데요?




밥은 저도 모르게 쿡쿡 웃고있었어. 아직 처리할 서류가 조금 남았는데, 평소같으면 이걸 다 끝내고 나서 마저 메시지를 확인할텐데, 이 찰리라는 사람이 그냥 느낌이 좋아서 밥은 자기도 모르게 휴대폰을 두 손으로 붙잡고 몸을 웅크렸어. 배시시 웃는데 답장이 왔어.



요즘 애들이요:/


요즘 애들이요?


다니던 회사 후배들이 그러던데요? 아이스브레이킹을 미리 한다고요.


지금 들은거에요? 업무 중에 연락하시는거에요?


지금 백수에요:/ 왜요? 백수가 플로이드 대위님 일 방해한거에요?



밥은 그만 그 투정어린 메시지에 빵 터져 웃고 말았어. 아, 귀여운 타입이구나 찰리씨는... 로버트는 근래 처음으로 크게 웃었어. 행맨이랑 해어진 이후 웃을 일이 별로 없었거든. 사실 행맨이 나가고 덩그러니 빈 수납장도 못버렸어. 행맨이 장난처럼 붙여둔 비질란테 부대 스티커랑 베이비온보드 스티커가 자꾸 눈에 밟혀서 버릴수가 없었거든? 이 수납장을 행맨호라고 불러야겠어. 이쑤시개를 물고 굴리며 그렇게 장난스러운 얘기를 하던 시절엔 밥도 아주 조금 행맨한테 기대라는걸 했었는데... 의식의 흐름이 또 저도 모르게 행맨으로 튀자 밥의 입에서 웃음기가 사라졌어. 아...아직, 다 못잊었구나. 시무룩해져 고개를 떨구는데 메시지가 하나 더 왔지.



헐! 진짜 방해했나보다:(



그런데 그 애교인지 장난인지 모를 것들이 잔뜩 묻은 메시지에 그만 또 사르르 밥의 입꼬리가 녹았지. 아니에요. 쉬는 중이었어요. 그렇게 보낸 밥은 입술을 꾹 깨물고 고민하다가 톡톡 화면을 두드렸어.



혹시 언제 이사와요?



소개팅이 꼭 잘 되지않더라도 상관없었어. 찰리는 좋은 사람같았고 친구가 되면 괜찮을 것 같았거든. 자기는 마침 힘 좋은 군인이고, 찰리는 이사를 올거고 우리는 아이스 브레이킹 중이니까... 이사 정도는 도와줘도 되지않을까? 밥은 조금 고민하다가 이사..까지 메시지창에 쳤지 그때 전화가 왔어. 찰리의 번호였어.밥은 놀라서 반사적으로 통화버튼을 눌렀어.



여보세요? 찰리?


아직 일하는 중이에요?




목소리도 좋네... 밥은 그렇게 생각했어.




네. 좀 이따 퇴근해요.


이사는 왜요?


도와주려구요.


제 이사를요?


안되나요?


우리 아직 안 만났는데요?


으음....그치만 요즘 애들이라면 정식으로 만나기 전에 이사를 도와주지않을까요? 으음...전 힘도 좋고, 찰리는 아직 아는 이웃도 별로 없고 또...아이스 브레이킹도 하고...



밥이 거기까지 얘기하자 찰리는 기분좋게 쾌활한 소리로 웃었어. 밥은 좀 민망해져서 괜히 서류 뭉치를 뒤적였지. 찰리는 한참을 웃다가 나즈막하게 말했어.



아, 로버트... 당신 진짜 이상하고 귀엽네요.


이상하고..귀여워요?



밥의 얼굴은 반사적으로 붉어지는 동시에 또 심각하게 굳었어. 이상하고 귀엽다. 그건 행맨이 연애시절 종종 하던 말이었으니까. 가끔 밥의 관사에서 잠을 자고 가던 행맨은 아침이면 종종 밥에게 팬케이크를 구워주고는 했었어. 밥은 아침에 약한 타입이었기 때문에, 엉망으로 헝클어진 머리에 퉁퉁 부은 얼굴을 하곤 인상을 찌푸리며 팬케이크가 다 젖도록 시럽을 뿌렸지. 그럼 그때마다 행맨은 낮게 키득대면서 말하곤 했어 “아, 베이비 너 진짜 이상하고 귀엽다.”



로버트?



추억의 물밑으로 빨려들어가던 밥은 찰리의 부름에 잠에서 깬듯 화들짝 놀랐어. 네? 하고 대답하자 찰리는 조금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많이 바쁘냐고 물었어. 밥은 애써 생각을 갈무리하곤 웃었지.



아니에요. 아무튼, 이사 날 알려주세요. 도와줄게요.


좋아요. 그럼 그날 이사하고 밥도 같이 먹어요! 아직 소개팅 전이지만 미리 밥도 먹고 커피도 먹죠 뭐.


하하하, 그래요. 전 좋아요.




전화는 마무리 되었어. 찰리는 그만 방해할테니 일을 하라고 했지. 밥은 그때 보자고 기약하고 전화를 끊었어. 퇴근은 곧이었고, 처리할 서류는 조금 남아있었지. 밥은 정신차리고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밥의 사무실 밖엔 이미 식어빠진 커피를 든채 굳어있는 행맨이 서있었지.





***





행맨은 지난 한달간 그야말로 미칠 것 같은 심정이었지. 이별을 선언한 다음 행맨이 밥을 그리워하게 되는데는 단 3일이 걸리지 않았어. 잠도 오지 않을 지경이었지. 낮에 전투기를 탈때는 그나마 상공을 날으느라 간신히 잊을 수 있었지만, 그 외 땅에 발을 붙이는 모든 순간마다 밥이 생각났으니까. 가장 사무치는 순간은 전투기에서 내려오는 순간이었어. 매일 밤 돌아갈 곳이 밥이 있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은 헤어진 바로 다음날부터 행맨 마음 깊숙히 사무치게 파고들었어. 없구나 이젠, 이미 불켜진 따뜻한 관사도, 그 안에서 어색한듯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베이비도, 함께 다리를 얽고 한 침대에서 고요하게 잠들던 순간도 전부 없구나. 이제 못하는구나. 그걸 깨닫는 순간부터 행맨의 삶은 지옥이 되었어.


비질란테와 스크리밍 이글스 부대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애초에 같은 기지이기도 했고) 행맨은 밥을 마주칠 일이 잦았어. 그럴때면 행맨은 몇번이고 밥에게 쿨한척 인사하려고 했지만, 어지간한 파일럿보다 시야각이나 동체시력이 빠른 밥은 귀신같이 행맨이 다가가기도 전 사라지고는 했어. 이런 식으로 네가 천재 무기 관제사라는걸 알고 싶지않았는데. 이미 밥이 자기를 거부한걸 알고있으면서도 행맨은 씁쓸하게 웃으며 모른척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를 보냈어.



나 조금 전에 너 봤는데, 너 모르고 가더라.



미련이 넘치는 메시지 위로 이미 보냈는데 밥이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가 수십통 쌓여있었어. '보고싶어..' 자판위에 덧없이 손을 놀리다 완성된 글자를 보다가 행맨은 그만 메시지 앱을 꺼버리고 머리를 쥐어뜯었어. 정말 보고싶었어. 동그란 머리도, 곱슬거리는 머리카락도 만지고 싶었고, 낭창하지만 단단한 몸도 생각나. 무엇보다 같이 있을때 뺨을 부풀리며 미소짓던 얼굴이 제일그리웠어. 보고싶어. 행맨은 저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어. 그러면 그날 밥이 했던 말들이 생각나는거야.



나중에, 진짜 나중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오늘 이 순간을 네가 기억해주면 좋겠어.



이미 그러고 있어. 사무치게 그러고 있어. 머리를 쥐어뜯던 손은 이제 까칠한 얼굴을 마구 문지르고 있었어. 행맨은 급하게 전화기를 들어 부관에게 연락했어. 스크리밍 이글스 플로이드 대위 집무실에 있는지 조용히 알아와. 보고는 문자로. 간결하게 말하고 끊은 행맨은 일어나 기지 내 카페테리아로 향했어. 답은 금방 왔어. 집무실에서 페이퍼 워크를 하고 있다는 짤막한 보고에 행맨은 힘겹게 웃었어. 예전엔 보고싶으면 볼 수 있는 사람이 이제는 보고싶어도 이렇게 쉽게 볼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이 씁쓸했지.




여보세요 찰리?




이렇게 문 한겹 앞에 두고도 못만날 사이라니. 행맨은 또다른 벽에 부딪힌 기분이었지. 문을 두드리려는데 방안에선 그토록 그리워했던 베이비의 목소리가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으니까. 행맨은 하마터면 손에 쥔 커피를 터뜨릴 뻔했지. 그때, 피닉스가 소개시켜준다던 그 남자일까? 행맨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어. 안에서 로버트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을때 행맨은 절망했지. 좋은 사람인가봐. 어떡하지? 행맨은 발 밑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이사를 도와준다는 말까지 오가자 그건 너무 빠른거 아니냐는 억울한 심정이 입밖으로 튀어나갈 뻔했지. 근데 아마 상대방도 비슷한 골자의 질문을 했나봐. 밥은 작게 웃더니 수줍지만 또박또박 눌러말했어. 장난끼 어린 목소리였지. 행맨도 연애하는동안 몇번 못 들어본 그런 목소리.



으음....그치만 요즘 애들이라면 정식으로 만나기 전에 이사를 도와주지않을까요? 으음...전 힘도 좋고, 찰리는 아직 아는 이웃도 별로 없고 또...아이스 브레이킹도 하고...



그 요즘 애들은 어떤 요즘 애들인데? 행맨은 부대로 돌아가면 요즘 20대 부관들을 잡아두고 물어볼 참이었지. 행맨은 아주 간질거리는 저음으로 말하는 밥의 목소리 때문에 갈증이 나는 것 같았어. 저게 나한테 해준 말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데. 행맨은 마른 입술을 축였어. 고작 문 하나 너머에 밥이 있는데, 볼 수가 없으니 미칠 것 같았지.




이상하고...귀여워요?




제가요? 민망하다는듯이 되묻는 말이 나오자 행맨은 이번에야말로 탄식을 하며 밥의 집무실 문을 머리로 들이받아 노크할 뻔했어. 그건 행맨이 밥하고 연애하는 동안에도 자주 한 소리였으니까. 이상하고 귀엽다. 그땐 별 의미없이 즉흥적으로 보고 느낀대로 말한거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건 밥의 대단한 매력 중에 하나였지. 나만 아는게 아니었구나. 다른 사람도, 심지어 본지 얼마 안된 사람도 다 느낄만한 것이었구나. 행맨은 덜컥 과거의 자신이 정말로 싫어졌지. 이렇게 누구에게나 이상하고 귀여운 베이비를 귀한줄도 모르고 멋대로 휘두른 것도 화가 났고, 이렇게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둔채로 나몰라라한 것도 정말이지 후회스러웠어. 이제 자기는 아무것도 아닌데, 이제서야 밥의 가치를 깨달은 스스로가 우습고 가소로웠지. 오만한 행맨! 행맨은 스스로 자책했어. 그렇게 식은 커피를 들고 한참 밥의 문 앞에서 벌이라도 서는 것처럼 서있는데 분이 달칵 열렸지.



행...맨?


밥이나 행맨이나 양쪽다 피할수도 없이 가장 원치않은 상황에서 마주치게 되었어. 밥은 한창 피하던 전 애인이 어떻게 도망도 못가게 자기 사무실 앞을 떡하니 막고 섰을때 마주친거고, 행맨은 쥐구멍에 숨고싶을 정도로 수치스러운 후회를 실시간으로 겪고 있는데 그 후회의 상대를 마주치게 된거니까.



아.



행맨은 한참 불안하게 눈동자를 흔들다가 커피를 내밀었어. 밥은 이게 뭐냐는듯 조금 미심쩍은 얼굴로 커피를 내려다 보았어.



네가 메시지를 안보길래...줄것도 있고.


...메시지는 우리가 헤어졌으니까...



밥이 거의 숨소리처럼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 행맨은 입술을 깨물었어. 일부러 피하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확인하니 속이 쓰렸지. 밥은 다 식은 커피 한 잔을 받아들었어.



커피...주려고 온거야?


아,아니, 내가 네 관사 키를 안돌려줬더라고.



시발, 그걸 말이라고. 행맨은 자기의 혀를 깨물었어. 그나마 밥하고 함께 반동거나 다름없는 연애를 했다고 증명해주는, 밥하고의 유일한 연결고리인 물건은 그 열쇠뿐인데. 그래서 밥이 먼저 얘기하지 않는다면 결코 돌려줄 생각이 없었는데. 대뜸 열쇠얘기부터 꺼내다니 제 입술을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지. 코요테가 언젠가 그러다 입으로 망한다고 말했었는데 오늘이 딱 그짝이었지. 행맨은 왼쪽 윗주머니에 넣어둔 열쇠를 떠올렸어. 진짜 돌려달라고 하면 어쩌지? 땀을 흘리는데 밥은 입술을 깨물다가 눈을 피하며 말했어.



그냥, 버려도 좋아. 번거롭잖아. 굳이 안돌려줘도 괜찮아.


어..? 버려?



행맨은 조금 허탈하게 대답했어. 그걸 어떻게 버리라고 할 수 있어? 우리 고작 헤어진지 한달인데 넌 아무렇지 않아? 그렇게 따져묻고싶었지만 만나자고 한 것도 자기고 헤어지자고 한 것도 자기였으니 행맨은 할말이 없었어. 밥은 행맨이 준 다 식은 커피만 만지작대고는 결코 행맨을 쳐다보지않았어. 땅만 내려다봤지.



저...나 이제 가봐도 될까?


데려다줄게.



행맨은 충독적으로, 하지만 절박하게 말을 했어. 그제서야 밥은 곤혹스러운 얼굴로 행맨을 쳐다보았지.



그러지 않아도 돼.


제발, 제발... 내가 데려다주면 안될까?



결국 밥의 양 어깨까지 붙잡은 행맨은 애써 밥에게 눈을 맞추고 간곡히 말했어. 관사까지 태워다주겠다고. 그냥 태워다줄테니까. 아무것도 안하고 바로 갈테니까 내 차 타주면 안되냐고 매달리는 행맨에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지. 후유증이 심한가봐. 단순히 그렇게 생각했지. 두 사람은 말없이 주차장까지 내려갔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 밥은 그저 어색하게 삐걱이는 몸짓으로 행맨의 뒤를 쫒아갔고 행맨은 고개를 푹 숙인채 앞서걸어갔어. 이렇게라도 밥이랑 함께 있을수 있다는 사실이 좋으면서도 비참했어. 차에 타자 혼자 벨트를 매는 밥을 보면서 행맨은 초조하게 핸들을 쥐고 두드렸어. 사귈때도 벨트 정도는 매줬던 행맨이었어. 그런데 지금은 두 사람 사이에 명확한 현실적인 선이 그어져있으니까, 그런 호의를 베풀 수 없다는게 괴로웠지. 행맨은 익숙하게 길을 찾아 밥의 관사로 향했어. 그저 옆자리에 밥이 앉아있고, 둘이 함께 밥의 관사로 향하는 것 만으로도 숨이 트이는 것 같았지.


한편 밥은 행맨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썼어. 아무래도 이렇게 단 둘이 같은 차를 타니까 스멀스멀 미련이 올라왔지. 만약, 행맨이 집에 들어온다고 하면 어쩌지? 그래도 차를 태워줬으니 차라도 한잔 대접해줘야하나? 만약 행맨이 남아있는 수납함을 발견하면 어쩌지? 밥은 머리가 복잡해졌어. 일단 차에 타기는 했는데 이대로 같이 집까지 가면 안될거 같다는 생각을 했지. 그래서 신호에 걸렸을때 밥은 조금 불안하게 몸을 뒤챘어.



저기 행맨... 나 그냥 여기서 내려주면 안돼?



그 말과 동시에 행맨은 본능적으로 차 문에 락을 걸었어. 적막한 두 사람 사이에 차 문이 잠기는 소리가 났지. 밥은 어깨를 떨었고, 행맨은 눈을 크게 뜨고 밥을 돌아보았어.



왜...?

어어, 나 들를 곳이 있어서...

어디?



밥은 몸을 움츠렸어. 행맨은 초조한 마음에 점점 표정이 굳었어. 자기 표정이 얼마나 무섭게 변했는지, 눈에 안광없이 얼마나 멍한지도 까맣게 몰랐지. 밥의 입장에서는 무섭기까지 했어. 바깥 가로등 불에 비친 행맨의 눈은 빛이라고는 하나없이 꽉 막힌 무기질적인 녹색이었어. 눈빛만으로도 압박감이 상당했지. 밥은 입술을 깨물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찰리를 떠올렸어. 이사 온 다음 이거저거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밥은 입술을 조금 떨다가 떠듬떠듬 대답했어.




그냥 공구 좀 사러 저기... 가게에...


데려다줄게.


아니, 행맨 진짜 괜찮은데..


데려다준다고.



제발. 짓씹듯이 말하는 행맨에 밥은 그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어. 어차피 공구점에 가면 내려야하니 그때 적당히 물건만 사고 집에 간다고 해야겠다 생각했지. 밥은 이제 차마 행맨을 보지 못하고 창밖만 보았어. 행맨은 겁을 먹은듯한 밥의 태도에 또 한숨이 나왔지. 하루에도 몇번씩 후회를 밥먹듯이 하면서도 이렇게 크리피한 방식으로 밥을 겁먹게 하다니. 단전에서부터 자괴감이 올라왔지.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는데 행맨은 자기가 왜이러는지 알수가 없었지. 모처럼 차에 태웠는데, 분위기를 이따위로 만든 스스로가 용납이 안됐어. 행맨은 어떻게든 화제를 돌려보려했어.



...근데 공구는 왜?


아... 주말에 누구 좀 도와주기로 해서.



그 소개팅 상대 이사 말이지. 행맨은 속으로만 생각했어. 새 집에서 짐을 옮기는 얼굴모르는 남자와 밥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저기압이 됐어. 그러나 그걸 밥에게 아는 척을 할수가 없었지. 통화를 엿들었다는걸 스스로 밝히는 꼴이었으니까.



주말에?


으응, 누가 이사온대서.


그럼 주말에 바쁘겠네.


어? 어어...


그거 꼭 가야해?



행맨은 자기가 묻고도 입안이 바짝 말랐어. 주말에 밥이 다른 남자랑 같이 있는게 싫었어. 그런데 그걸 싫어하는 스스로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자격이 없어서 입안이 말랐지.



...응. 약속이니까.


그거 안 가면 안되나?


응?



밥은 그제서야 창밖을 보던 시선을 거두고 행맨을 바라보았어. 행맨은 그 시선에 저도 모르게 긴장이 되어 핸들을 꽉 쥐었어.



나, 주말에 아무것도 안하는데.




내가 주말에 아무것도 안하는게 밥이랑 무슨 상관이라고... 행맨은 자기가 말하고도 말이 안되는 멘트에 눈을 질끈 감았다 떴어. 차마 밥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



어...행맨...



행맨은 핸들을 틀어 차를 길목에 댔어. 행맨은 차라리 뻔뻔해지기로 했어.



나랑, 만나면 안되나?


저기 행맨...


나랑...밥 한번만 먹자.


아니, 행맨...


우리 솔직히 1년이나 만났는데 너무 허무하게 말도 안되게 헤어졌잖아. 그래도 좋은데서 밥도 먹고 얘기도 좀 하고...


제이크.



아, 왜 이렇게 서툴고 멍청만 말만 나오는거지? 행맨은 이제 자기 이름을 불러오는 밥때문에 울고싶어졌어. 밥은 살포시 핸들을 잡은 행맨의 손을 겹쳐 잡았어. 너무도 그리웠던 부드러운 손길에 행맨은 정말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어. 이대로 밥의 손이 안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밥은 조금 놀란 표정을 짓다가 애써 마음을 다잡은 듯이 시선을 떨궜지.



말도 안되는 얘기인거 알고 있잖아.


로버트...


제이크, 네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잖아.


롭, 로버트... 그건.. 내가 몰라서, 잘 몰라서 그랬어. 응? 한번만, 나 한번만 만나주면 안돼? 다시 안 사귀어도 돼. 그건 다 너한테 달려있어. 그냥 한번만... 이번 주말에 그 이사 도와주지 말고 나 한번만 만나주면 안돼? 응?



행맨은 자존심이고 뭐고 다 던진듯 눈물을 줄줄 흘리며 밥에게 애원했어. 나는 이런게 네가 처음이야 로버트. 행맨은 멍청하게 흐르는 눈물을 닦고싶었지만 그러면 제 손위에 올려진 밥의 손이 떨어져나갈까봐 그저 줄줄 울기만 했어. 밥은 안타까운 얼굴로 행맨을 보다가 이내 눈을 질끈 감았어.



그건...그런건, 우리가 아직 만나고 있을때 했어야하는 말이지 제이크.
2022.12.07 18:17
ㅇㅇ
미친 어나더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a35]
2022.12.07 18:30
ㅇㅇ
그건...그런건, 우리가 아직 만나고 있을때 했어야하는 말이지 제이크.

아..... ㅠㅠㅠㅠㅠㅠㅠㅠ 행맨이 울어도 선 딱긋는 밥 개맛도리인데 너무 찌통이야 미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a35]
2022.12.07 18:21
ㅇㅇ
모바일
아아아악 자존심 다 버리고 매달리는 행맨ㅠㅠㅠㅠㅠㅠㅠ이놈시키 있을때 잘하지 밥 단호해서 꼬시긴한데 저렇게울면서 매달리니까 또 안쓰럽네 ㅠㅠㅠㅠ
[Code: 9f86]
2022.12.07 18:23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로버트야 한번만 넘어가주면 안돠겟냐...안되겠지...응..안될거야..ㅠㅠㅠㅠ행맨 진심인데 그게 낯설어서 이 지경 된 거 자업자득인데 짠해ㅠㅠㅠㅠ
[Code: 64ae]
2022.12.07 18:25
ㅇㅇ
모바일
어나더라니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93a2]
2022.12.07 18: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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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끊어내네 행맨쉑 저렇게 구질구질하고 눈물까지 흘려가면서 매달리니까 내 마음이 약해질 뻔했지만 밥 밥동강이라 그런지 잘하고 이따ㅠㅠㅠ행맨 넌 더 굴러야돼!!! 찰리랑 밥 둘이 만나면 엄청 귀여울듯
[Code: 0f59]
2022.12.07 18: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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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 찰리랑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재이크 우니까 또 밥이 용서해주면 좋겠고 아아 뭐든 너무 좊아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센세는 나의 세이비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8dce]
2022.12.07 18: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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좊아 ㅡ>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Code: 8dce]
2022.12.07 18:28
ㅇㅇ
아이고 제이크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너무 안쓰럽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뒤늦게 사랑을 깨달은 대가가 너무 크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b03]
2022.12.07 18:28
ㅇㅇ
제이크 울면서 매달리는거 보니까 또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 밥 진짜 단호하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b03]
2022.12.07 18:29
ㅇㅇ
자업자득이긴 한데 행맨은 이 감정이 인생에서 처음이라 낯설어서 사랑인 줄 몰랐던 거 같은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b03]
2022.12.07 18: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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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무 좋아서 아껴서 읽었어요....
[Code: 19c3]
2022.12.07 18: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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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넘나 큐트스윗한데 행맨도 찌끔 불쌍하고ㅜㅜㅜㅜㅜㅜㅜ
[Code: a4a9]
2022.12.07 18: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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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찰리도 너무 귀엽고 좋은 사람같지만 행맨이 존나 신경쓰이고 안쓰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3f6]
2022.12.07 18: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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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행맨쉑 자존심 버리고 우는 거 짠한데 좀만 더 후회해주길.. 존나 재밌으니까ㅜㅜㅜㅜㅜㅜㅜ
[Code: 1317]
2022.12.07 18: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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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바버야 그러게 왜 헤어지자고 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후회할거면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3f6]
2022.12.07 18: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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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업보청산 제대로 하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18f]
2022.12.07 18: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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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울면서 매달리니까 또 왜 이렇게 안쓰럽냐 ㅠㅠㅠㅠㅠㅠㅠ 두 사람 과거 장면 보니까 행맨은 자각만 못했지 사랑이었던게 너무 명백하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18f]
2022.12.07 18: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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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아직 행맨한테 미련이 많이 남아서 일부러 더 매몰차게 대하는 거 같은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18f]
2022.12.07 18: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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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통인데 존맛이다 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니 그저 감동
[Code: 1a64]
2022.12.07 18: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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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앙아아아악ㅠㅠㅠㅠ이 행맨쉑ㅠㅠㅠ그니까 왜 업보를 쌓아가지고ㅜㅜㅜㅠ하 그래도 자존심버리고 울면서 매달리는거보니 마음이 너무 짠하네요 센세 이 갓작의 결말이 어떻게 되던간 센세만 믿고 따르겠어요
[Code: 48a1]
2022.12.07 18: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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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맘아프다ㅜㅜ제이크가 잘못하긴했는데ㅜㅜ둘이 행복했으면 좋겠어ㅠㅠㅠㅠㅠㅠㅠㅜㅠ센세 사랑해
[Code: 4286]
2022.12.07 18: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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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찌통 존맛ㅜㅜㅠ굴러라 굴러 행맨ㅜㅜㅜㅜㅜㅜ너무너무 마히다 센세
[Code: 8bcb]
2022.12.07 18: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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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센세 나 심장 뛴다ㅠㅠㅠㅠㅠㅠ 정독 갈겨ㅠㅠㅠㅠ
[Code: 2d47]
2022.12.07 19: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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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게 네가 처음이야 로버트. 행맨은 멍청하게 흐르는 눈물을 닦고싶었지만 그러면 제 손위에 올려진 밥의 손이 떨어져나갈까봐 그저 줄줄 울기만 했어.

역시 행맨에게는 로버트같은 사람이 처음이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찌통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584]
2022.12.07 19:30
ㅇㅇ
나는 이런게 네가 처음이야 로버트.

제이크에게는 로버트 같은사람이 처음이라서 사랑인 줄 몰랐던 거 같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로버트도 미련이 남아있는 거 같은데 이미 제이크를 놓기로 마음 먹은 거 같고 ㅠㅠㅠㅠㅠㅠㅠ 어떻게 되는 걸까 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57b]
2022.12.07 19:30
ㅇㅇ
하 진짜 찌통인데 너무 재밌어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57b]
2022.12.07 19:43
ㅇㅇ
마음이 아파요 센세ㅠㅠㅠㅠㅠㅠ 그러게 왜그래써 행맨쉑아ㅠㅠㅠㅠㅠㅠ 무족권 니 편을 못들어주는건 다 니 탓이다ㅠㅠㅠㅠㅠ
[Code: 1571]
2022.12.07 19:48
ㅇㅇ
ദ്ദി( ◠‿◠ ) 센세가 어나더를 주셨어 찰리도 귀엽고 로버트도 귀엽고 행맨은 일단 좀 더 구르고 ㅎ
[Code: 7ba5]
2022.12.07 19: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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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잼...!!!!!!!!!!
[Code: 3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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