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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13
개붕적으로는 좀 멍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차분해지는듯(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 일반화하려고 하는 건 아님)

ㅅㅌ상의 이유로 지금 천문학을 겉핥기 식으로 공부하고 있는데 단위자체가 다른 학문에 비해 넘사로 커서 그런것도 있는듯.

예를 들면 별의 수명에 관해 말할때, 온도가 너무 높은 별은 그것보다 낮은 별에 비해 수명이 매우 짧아서 발견이 어렵다고 함.
근데 막상 수명이 매우 짧다는 그 별도 100만년은 기본으로 깔고 사는게 대부분임.
가장 가까운 별인 태양만 하더라도 1억 5천만km임 빛의 속도로는 8분정도가 걸린다고 함.
가볍게 계산해보면 빛이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정도 감으니까 60*7.5*8로 지구를 8000번 감을 거리임.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는 단위 자체가 커지고 하니까 뭔가 나는 이렇게 작고 우주에 비해서는 티끌만큼도 안되는 시간을 살면서 모든거에 일일히 화내고 신경쓰는게 조금 힘 빼는 일처럼 느껴지게 되었음.

그리고 갠적으로는 사람을 대하는 생각도 좀 바뀌었음

나붕이 천문학에서 젤 흥미있게 본 곳이 우리가 보는 별과 현재 별의 차이인데
이게 뭐냐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별은 진짜 현재의 별의 모습이 아니란 거임

우리는 별에서 나오는 빛을 인식해서 별의 모습을 보는데 그 별이 우리 눈에 도달해야지 비로소 인식하는 거임
그래서 멀리 떨어져 있는 별에서 나온 빛이 내 눈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만큼 차이가 발생하게됨.

가장 흔한 예시가 태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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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도 말했다시피 태양에서 지구까지는 빛의 속도로 8분이 걸림 정확히 말하면 8분 20초지만, 암튼 우리가 보는 태양은 8분전의 태양인거임.
만약, 태양이 폭발해도 우리는 그후로도 8분 동안은 태양이 계속 멀쩡하다고 생각하게됨.

가장 가까운 태양만 하더라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다른 별들은 어마어마함

큰개자리.png
시리우스는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라는 별명을 가진 별임. 태양보다도 23배 정도 밝음
이 별은 지구에서 8.6광년 떨어져있는데 약 8.14*10^16m임 어마어마하게 멀리 떨어져있음.
우리는 이 별의 8.6년전 모습을 보고 있는 거임. 

가장 멀리 떨어진 별이라는 GN-z11란 별은 134억광년만큼 떨어져있다고함. 즉, 134억년전의 모습을 우리가 보고있는거임

145710219501_20160305.jpg
이렇게 진짜 별의 모습이랑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별의 모습이 같은 시간이라는 공간에서 바라봄에도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걸 보고
사람도 이럴것 같다고 생각하게됨.

내가 지금 보고있는 옆의 사람이 진짜 어떤 모습인지는 나는 판단할 수 없고, 내가 보는 모습은 어쩌면 그 사람의 과거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러면서 사람들을 함부로 판단하기 어려워졌더라...더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되기도 했음

천문학이라는게 공부해야하는 것도 많고 물리학이랑 많이 섞이는 편이라 좀 어렵기도 하지만 공부할 수록 뭔가 생각이 깊어지게 되는 것 같음
2019.09.16 23: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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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래????허미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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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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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로 미치거나 자살할정도면 너무 개복치아니냐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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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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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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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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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매력적인 학문인데 한국에서는 공부하기 힘든게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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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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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Code: 60a6]
2019.09.16 23: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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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ㅌ의 이유로 오랫동안 천문대에서 숙식한적있는데 천문대와 관련업는 것들을 많이했지만 나자신을 돌아보게되고 내면적으로 많은걸 얻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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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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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Code: 3d52]
2019.09.16 23: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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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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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44
ㅇㅇ
천문학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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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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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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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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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존잼...ㅠㅠㅠ 천문학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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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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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공부 ㄷㄱ
[Code: d570]
2019.09.16 23: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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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Code: 3a93]
2019.09.16 23: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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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생각 존나 많이함ㅋㅋㅋㅋㅋ 그래서 우리가 보는 모든 대상물은 다 과거인 거고 결국 모두가 과거를 보면서 현재를 살고 미래를 찾는구나 웅앵웅 이런 생각 엄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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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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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 악연이든 좋은 인연이든 필연이라고 생각한게
이 넓은 우주에서 아주 작은 별 그것도 같은 나라 같은 거리에 있는 건 엄청나다고 생각해서.. 그후로 인간관계 스트레스 덜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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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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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그렇다 뭔가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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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7 00: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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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진짜좋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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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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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그래도 저거 궁금했는데 그럼 우리 눈에 보이는 별이 지금 현재는 없을 수도 있는 거네... 과거의 모습을 본다는 게 되게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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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23: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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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냥 취미로 천문학 공부하고 망원경 보고 별 찍으러 다니는데 천문 공부하면 진짜 마음이 넓어짐. 학문으로서의 천문학과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망원경 별구경은 엄청나게 다른데,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다면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하단 거임. 몇 광년 떨어진 성단의 빛을 모으고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달, 몇 년 동안 가만히 어둠속에 앉아 빛을 모아 데이터를 만들고 분석하는 과정 자체가 성찰이더라... 연구목적이 아니라 그냥 하룻밤 별 찍으러 어디 벌판이나 산골짜기에 가도... 밤새 내가 찍고 싶은 별이 뜨고 원하는 자리에 오기까지 밤하늘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 내가 우주에서는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게 느껴져 겸손해지게 됨.
[Code: 3fe3]
2019.09.17 00: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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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댓글 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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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7 00: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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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Code: a5a2]
2019.09.17 00: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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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Code: d4fd]
2019.09.17 00: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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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ㄹㅇ멋지다 진짜한줄한줄 너무공감함....
나도 다른분야긴하지만 인문학파기 시작하고나서 너붕이랑 비슷한 생각많이하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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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7 00: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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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나 천문학같이 대단히 큰 범위를 다루는 학문을 보다보면 그런생각하게되는듯...
[Code: 558f]
2019.09.17 00: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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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Code: eba1]
2019.09.17 00: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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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Code: dd95]
2019.09.17 00: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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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뭔가 이 글 읽으면서 나도 차분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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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7 00: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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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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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7 00: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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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Code: 8b58]
2019.09.17 00: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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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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