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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00:30
르무어에 면회오는데, 이 참에 함께 인사시키겠다고 사귄지 일주일 된 밥도 불렀으면 좋겠다.
일단 한창 깨가쏟아질 때고, 행맨이 불러서 나오긴 했는데..
1차로 일반인이라면서 수상하게 군인인 자신보다 몸이 좋은 행맨 레플리카 1(찰리)의 정신없는 입담에 대화도 따라가기 벅차고, 2차로 이건 대체 누구야 싶을 정도로 조카랑 잘 놀아주는 의외인 행맨의 모습에 놀라고, 3차로 대체 이 집안 유전자는 뭐지 싶은 까르르 웃는 행맨 레플리카 3(타일러)에 놀라 어버버하는 밥 보고싶다.
그러다 댄한테서 온 전화를 받기 위해 찰리는 행맨에게 타일러를 맡긴채 자리를 비웠고,
타일러 손을 잡고 밥에게 인사하던 행맨은 타일러의 뻐끔거리던 입을 보더니 분유를 먹여야 겠다며 잠시 밥에게 타일러를 맡기고 아기 가방을 열어보려 했는데, 타일러를 받아든 밥의 자세가 진짜 무슨 닿으면 안될 거라도 되는 듯 엉덩이는 뒤로 빼고 팔은 쭉 내밀고 있는 상태였음 좋겠다.
"음... 베이비..? 내 조카가 폭탄은 아닌데.."
"응?? 뭐..?"
"설마.. 아기 처음 안아봐?"
"뭐? 뭐라고? 제이크 빨리.. 분유 멀었어??"
행맨 말도 제대로 인식이 안되는지 안절부절 못하는 자세로 타일러를 안아든 밥은 혹시 아이가 다칠까 눈도 못떼면서 그렇다고 포근하게 안아줄 줄도 몰라 당황하고 있었겠지. 행맨 어이없으면서도 그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워 타일러를 다시 안아들며 밥 뺨에 뽀뽀 쪽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연스레
"우리 아이들 태어나면 다 해야할 일이니까 당황하지 말고 하나씩 해보자."-고 말했는데,
밥 움찔 하더니 구슬같은 눈동자가 굴러떨어질만큼 크게 뜬 눈으로 행맨 보면서 뻐끔뻐끔 하겠지.
"... 뭐..?"
"응?"
"... 방금... 뭐...라고...?"
"우리 아이들 태어나면 다 해야할 일이니까-"
"..."
"...아."
찾아든 정적에 그제야 행맨은 밥한텐 좀 일렀나 싶어 아차 싶겠지. 사귄지야 일주일이지만 행맨이 밥을 좋아하게 된 건 이미 1년이 다 되긴 했으니까 말야. 그리고 미안하다며 다시 돌아온 찰리를 보자마자 밥 벌떡일어나 실례할게요! 하며 도망쳤음 좋겠다.
그리고 이게 무슨일인가 상황파악 하는 찰리에게 타일러를 안겨주며 다시 올테니 분유 먹이고 있으라고 말하곤 행맨 역시 밥을 쫓아갔겠지.
멀리 못간 밥은 자판기 사이에 숨어 어쩔 줄을 몰라했고, 쫓아 온 행맨이 밥을 찾아 진정시키겠지.
"음.. 그렇게까지 놀랄줄은 몰랐네. 당장 뭘 어쩌자는게 아니라 사귀는 사이에 한번쯤 해볼 수 있는 생각이니까-"
"아니.. 어.. 그게.. 그럴 순 있는데... 우리 아직 일주일 밖에 안됐잖아.."
"우선 놀라게 해서 미안하지만.. 내가 베이비한테 진지하다고 한 말, 생각보다 깊게 받아들이진 않았나봐?"
"어...? 으응... 아니.. 그건.. 이제 조금.. 알 거 같긴한데... 우리 아이.. 아이도.. 아니고 아이'들'...이라니까..."
여전히 안절부절 못하는 태도에 행맨은 좀 의아했을 듯 하다. 세러신에게 이런 과정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고, 평소의 베이비를 생각하면 놀다 버릴 상대로 자신을 받아들인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 보내면서 미래를 꿈꾸는 건 당연한 거 아냐?"
"그건.. 그렇... 지만..."
"설마 한번도 나와의 미래 생각해 본 적 없어?"
"그야.. 네 마음이 진심이라는 걸 안지도 한달밖에 안됐잖아.."
"그럼 이제부터 천천히 진지하게 생각해봐. 설마 나랑 거기까진 싫다는 건 아니지?"
부드럽게 손을 잡으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 행맨에게 그건 아니라 고개를 저어보이는 밥이었지만.. 여전히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인 것은 달라지지 않았겠지. 그리고 문득
"근데... 혹시...."
"응?"
"...설마.. 아이들 이름.. 까지... 정해놓은 건... 아니지?"
밥의 질문에 행맨은 말문이 막혔어.
"?? .. 설마... 정말로 정해뒀어?? 상의는 커녕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 이름을??"
"아니.. 그냥 책을 읽다가.. 괜찮은 이름이 나오길래."
"..."
"..."
시비를 털었으면 털었지 변명이란 건 사전에 없는 행맨이 밥의 눈을 피하는 걸 보며.. 이건 확신범(?)이라는 느낌이 들었지.
"... 그 책 제목이.. 뭔데...?"
"...."
"제이크."
" 우리 아이 작명 대백과....."
그 대답에 말문이 막힌 밥은 숨을 쉬는 것도 잊고 입을 뻐끔거렸어. 그 표정에 행맨은 얼른 밥을 달랬지.
"걱정마 베이비. 난 너와 협의하지 않은 일은 그게 뭐든 하지 않을거야."
"..."
"그냥 상상만 해본거라고. 그만큼 네가 좋아서."
"..."
행맨의 부둥임이 다정해서였는지, 그만큼 절 좋아하고 있다는 걸 확인받아서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당황스럽긴해도 기분이 나쁘진 않았어. 제 커리어를 생각하면 당장 이뤄줄 마음은 아니라 하더라도 행맨을 더 진지하게 만나도 될 것 같은 기분도 들었고 말이야. 그리고 꼬옥 맞잡아 오는 손에 행맨은 부드럽게 미소지었지.
"좀 진정이 돼? 찰리한테 인사하러 같이 갈 수 있겠어? 힘들면 혼자가서 보내고 올게. 관사로 돌아가자."
"... .. 아니야.. 같이 가.."
"고마워.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베이비. 난 네가 싫다는 건 협의 없이 절대 하지 않을거야."
"...으..응."
"그러니까 네 미래에 나만은 빼지 않겠다고 말해줘."
뭐가 됐든 자신만은 빼지 말라고 못을 박는 말에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 잘생긴 얼굴을 무기로 들이대면 밥은 푸스스 웃을 수 밖에 없었겠지. 그리고 손을 꼭 잡고 돌아가며 물었어.
"...그래서 아이들.. 이름은 뭐야?"
"누가 첫째든 날 닮으면 글렌, 널 닮으면 루이스."
즉시 튀어나온 대답에 둘 낳겠다는 생각.. 버릴 마음 1도 없겠다 싶었지만.. 뭐 상상하는 건 자유니까 말이야.
"....너무.. 고전적인 이름 이니야..?"
"너랑 내 얼굴이면 딱이라고 생각했거든."
"...그건.... 응... 그런 것도 같아..."
"그렇지?"
하지만 보조개가 진하게 쏙 들어가도록 웃는 행맨을 보니 그 바램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도 같아. 물론 타일러에게 숙모(?) 소개시켜 준다며 불렀다는 건 꿈에도 생각 못하는 밥이었지만 말야.
그리고 1년 후에 프로포즈 받고 3년후에 루이스, 5년 후에 글렌 낳아 결국은 행맨 계획대로 백년해로 하는 거 보고싶다.
프렌즈 에피소드 참고. 문제시 삭제.
파월풀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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