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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02:24
행맨 그동안 똥차 남친들만 만나가지고 루스터는 안 그럴거 머리로는 아는데 몸은 학습되어 있으면 어떡하냐 루스터는 이해 못 할, 혹은 상상도 못 할 것에 강박적이고 집착적이게 된 행맨...예를 들면 집에서 홈데이트 하다가 저녁에 같이 영화보고, 와인도 하다가 늘 그렇듯이 자연스럽게 분위기 잡혀서 베드인으로 넘어가려고 하는데 그 때 행맨이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거지. 벌떡 일어나더니 자...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시간을 줘! 이러는거임. 아니 지금 연애 초기도 아니고 지금 뭐하는...? 의하한 루스터가 자기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이러고 어리둥절 할거임.
행맨이 얼굴 새빨개지면서 고개 숙인채 웅얼웅얼 하는데 루스터로써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도 없고 짐작할 수도 없고. 우리 사귄지 꽤 오래 되서 행맨이 갑작스러운 베드인에 내빼지 않는다는걸 루스터도 알고 있음. 그런데 갑자기 이런다고? 의아해진 루스터가 왜 그래 자기야? 물어봐도 행맨은 얼굴만 더 새빨갛게 붉힐뿐 대답을 할 생각은 없어보였지.
예전에도 행맨이 이런적이 몇 번 있어서 루스터는 이제 감이 올거임. 빌어먹을 행맨의 과거들이 행맨을 놔주지 않고 있다는걸. 얘가 또 혼자만 이상한거에 걸려가지고 전전긍긍하고 끙끙대고 있구나. 그런데 그것만 알아차렸지 원인까지는 잘 모름. 차라리 자기도 알고 싶었지. 알면 얼마나 좋을까. 행맨이 머리속으로 이상한 생각하는거, 쓸데없이 쪼그라들어서 또 이상한 자책이나 하고 있을까봐. 예쁘고 반짝반짝이는 애가 뭘 그렇게 속앓이를 할게 많을까 싶어서. 알면 내가 못 하게 해줄텐데, 행맨이 그럴 때마다 루스터도 같이 속이 문드러지는데, 자기가 그런걸 알면 행맨이 더 속으로 숨어들까봐 티도 못 냄.
하기 싫었어? 미안, 내가 몰라줬구나. 미안해. 그렇게 먼저 사과하면 행맨도 거의 울것처럼 눈시울을 붉히다가도, 호두턱을 만들다가도, 루스터와 눈을 맞추곤 했음. 아니 네가 딱히 사과할건 없는데...행맨과 그렇게 오 래 사귄건 아니지만 루스터는 이제 행맨을 대충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배웠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원하는 대답을 얻을 수 있는지도. 이렇게 먼저 루스터가 선수쳐버리면 행맨이 당황하면서 아니라고 부정하다가 몇 가지 단서를 흘렸거든.
"아니, 싫었던거 아니냐. 그런게 아니고,"
"그럼.... 내가 너무 갑작스럽게 굴었어? 그래서 그랬어? 쇼파는 싫었구나. 그럼 침대로 갈까?"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고...루, 잠까만 나한테 시간을 줘. 그러면,"
"그러면? 뭘 하려고."
그렇게 물으면 또 입을 딱 다물어버림. 애석하게도 여기서부터 이제 루스터는 퍼즐맞추기 혹은 암호해독에 들어가야 했음. 루스터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굴려도 루스터의 상상에는 한계가 있었음. 그럼 루스터는 비장의 무기를 꺼낼 수 밖에 없지.
"행이. 네가 말을 안 해주면 눈치 없는 난 몰라. 의도치 않게 너에게 계속 상처를 주겠지. 내가 아까 잘못한게 있다면 말해줘, 응?"
"......"
"너한테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
루스터는 제 장점을 밀고 나가기로 했음. 행맨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도록. 행맨 같은 성격일수록 다그치고 캐묻는다고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건 루스터도 이제 알고 있었음.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건 결국 태양이잖아. 루스터는 행맨이 허락한다면 행맨만의 태양이 되고 싶었음. 평생 너에게 빛을 쬐주고, 네가 나를 굳이 보지 않아도 나의 사랑이 계속해서 너를 감싸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음. 네가 나를 보지 않아도, 굳이 나를 의식하지 않아도 나는 너를 항상 사랑하고, 그리워할거라고도 속삭이고 싶었음.
"그게...."
행맨이 입술을 깨문다는건 좋은 신호탄이었음. 행맨이 말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으면 입술조차도 달싹하지 않았으니까. 결국 기다림의 끝에 행맨이 내뱉은 말은 루스터로써도 참...의외였음. 전혀 상상하지 못 했음. 루스터는 행맨의 입에서 나올 말이라고는 기껏, 오늘 아직 안 씼었는데 이정도 말이었음. 하지만 행맨의 대답은 아주 의외였음.
"까먹고 제모....못 했단 말이야."
파월이 화보짤 가슴 매끈한거 보니까 제모를 했든 포샵으로 지웠든 뭐가 됐든 숭숭 구멍뚫린 망사 안의 가슴이 너무 깨끗해서 이런게 갑자기 보고싶어졌음 수상하게 제모에 집착하는 행맨 좋지 않냐 과거 똥차 남친들의 취향으로 거듭난게 현재의 행맨이라면ㅌㅌㅌㅌㅌㅌㅌㅌ
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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