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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22:36


외부인의 침입을 막으려는 것처럼 무거운 안개가 내린 호수가 도로를 따라 허니는 천천히 운전을 했다. 전파도 닿지 않는 외지인지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는 점점 노이즈가 섞이기 시작했고 노랫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자 허니는 라디오를 껐다.



헤드라이트를 켜도 시야가 10m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안개를 뚫고 허니는 낡아빠진 표지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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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버려진지 오래인 듯한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허니는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호수, 그런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거목들, 야생동물마저 보이지 않는 스산한 마을. 몇시간을 족히 달려왔지만 안개때문에 낮인지 저녁인지 구분하기도 힘들었다. 다시 출발하기 위해 차에 타려는 순간 옆 쪽 수풀에서 인기척이 들렸고 허니는 반사적으로 허리에 있던 권총을 꺼내 겨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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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턱대고 총을 겨누다니 습관이 좋지 않군.


남자는 어깨에 라이플을 매고 있었지만 일을 귀찮게 만들 생각이 없다는 듯 양 손을 들어보였다. 허니는 총구를 옆으로 비스듬히 내렸다.


- 관광객으로 보이진 않는데?

- 여기 사람인가요?

-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이 마을 보안관이니까.

- 그런...

- 뱃지를 꺼낼테니 쏘지 말라구.



페드로는 허니와 눈을 마주친 채 자켓 안쪽에서 지갑을 꺼내 열어보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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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인했으면 총구를 치워야하지 않을까? 보안관에서 총을 겨누는 건 범죄자나 할 법한 일인데 당신은 그렇게 보이지 않거든. 



그제서야 허니는 총을 완전히 내린 채 페드로가 했던 것처럼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페드로에게 보여줬다.



-  실례했습니다. 허니 비. 연방수사국에서 나왔습니다. 집단 실종사건으로 협조요청을 하신 걸로 아는데요, 페드로..

- 페드로 파스칼. 맞아, 근데 답이 없길래 손을 놓은 줄 알았지. 이제야 왔군. 한명이지만.

- ... 연방수사국에서 개입할 사건인지 확인하러 왔습니다.

- 좋아. 마을로 가서 이야기를 할까?







마을 중심부의 술집에 도착한 그들은 술을 한잔씩 시켰다. 페드로는 허니가 테이블 위에 올려둔 파일을 열어보려 손을 뻗었지만 허니는 파일을 꾹 누르며 제재했다.



- 전 보안관님의 입장에서 본 실종사건을 먼저 듣고 싶군요.



허니의 요청에 페드로는 몸을 뒤로 빼며 이마를 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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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모르겠어. 그냥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졌어. 처음에는 1명, 2명, 그러다가 한 가족이 실종되고 이젠 아예 비어버린 블록도 있지. 문제는 실종자들의 흔적이 어디에도 없단거야. 원래 없었던 사람들처럼.

- 그럼 협조요청은 언제한거죠?

- 추정되는 실종자 수가 10명이 넘어갔을 때부터 협조요청을 했지만 쉽지 않았어. 사라진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 어른, 남여, 다양해서 특정하기 어려웠지. 그리고 이 마을은 잠시 왔다가 떠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니까.

- 그렇군요.

- 관련 자료는 서에 있는데 시작할 건가?



페드로는 술잔에 있던 술을 털어마시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 전 조금 있다가 출발하도록 하죠. 마을을 한번 둘러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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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한대로 해. 난 먼저 가 있을테니.





페드로가 먼저 펍을 떠나자 허니는 웨이터를 불러 보드카를 한잔 시켰다. 혼자가 된 허니는 테이블 위에 있던 사건 파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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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실종사건

****년 *월 **일~ ****년 *월 *일, *** 타운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연속적으로 실종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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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서 다음 장으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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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번. 보안관 페드로 파스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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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방금 전까지 허니와 마주앉아 술을 마셨던 그였다. 술을 마셨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가 마시고 갔던 술잔이 그대로 놓여있었고 페드로뿐만 아니라 실종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이 술집에 오는 동안 5명 넘게 보였다. 허니는 자신이 꿈이라도 꾸는 건가 생각했지만 그럼 이 보드카 마저도 꿈이란 건가?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뛰는 심장과 알 수 없는 두려움, 혼란은 꿈이 아닌 생생한 현실이었다. 


- 하아, 망할...


허니는 조여드는 공포감을 떨치기 위해 크게 숨을 한번 내쉬고선 짐을 챙겨 실종된 페드로가 기다리고 있을 보안관서로 향했다. 




















대충 이렇게 시작하는 사일런트힐 느낌의 으스스하고 미스터리한 페드로너붕붕 보고싶다
더 무서운 사실은 페드로가 왜 실종이고 허니랑 어떻게 만난건지 나도 몰라... 똑똑한 센세가 이어서 써주지 않을까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