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직 주제도 못 정했으니 도서관이나 뒤져야지. 퀴퀴한 냄새가 나는 책장에서 책을 한 권씩 꺼내 들춰 보다가 가지런히 꽂힌 책들 뒤에 얇은 책이 숨어 있는 게 보였어. 허니는 책들을 들어내고 숨은 책을 조심스럽게 꺼냈어.



정성스럽게 제본된 책은 당장이라도 바스라질 것처럼 오래돼 보였고 제목도, 저자도 쓰여 있지 않았어. 허니는 이런 책이 왜 서고에 보관되지 않았을까 의아해하며 책을 열었어.



책의 내용은 크게 특별하지 않았어. 영국 중세 당시의 생활상을 기록한 책이었는데 이미 허니도 거의 알고 있는 것들이었어. 허니는 책장을 넘기다가 처음 보는 이름을 발견했어.


'...지역의 사람들은 프레드릭 폭스의 등장에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프레드릭 폭스의 자세한 행적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영주와 평민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한 인물이었어.

허니는 자리로 돌아와 노트북으로 프레드릭 폭스를 검색했어. 검색 결과라고는 평범한 사람들의 SNS가 전부였어. 논문을 검색해도 프레드릭 폭스라는 역사적 인물은 없었어. 허니는 이 사람에 대한 논문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짐을 챙겼어. 사서에게 이 책을 보여줘야 할지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몰래 가지고 나가기로 했어.


대체 프레드릭 폭스가 어떤 사람이었길래 모두 두려워했을까? 허니는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도 그를 생각했어.











자정이 넘은 시각, 홀연히 나타난 남자가 허니의 머리맡에 놓인 책을 손으로 천천히 쓸었어. 현대의 공기를 음미하듯 깊게 들이마신 그는 떠나기 전 뒤를 돌아 잠든 허니를 향해 싱긋 웃어줬어. 물론 허니는 보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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