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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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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우리도 그 이상한 파티에 끌려가는 거야?"
에어라크니드에 의해 어두운 방에 던져진 후 방을 이곳저곳 조사하던 재즈가 물었음. 벽에 기대어 생각에 잠겨있던 프라울이 입을 삐죽였지.
"그냥 죽을 확률도 무시 못할 수준이야."
"차라리 끌려간다면 오라이온이 어디 있는지 확인은 될 텐데."
재즈는 방의 벽을 두들기며 말했음. 여기서 죽는 것보다야 그쪽이 탈출 확률이 높기야 하겠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프라울은 작게 투덜거림.
그동안 디는 세상이 붕괴되는 중이었음. 센티넬 프라임이 코그리스를 더러운 파티에 써먹었다고? 거기에 오라이온이 끌려갔다고? 내 친구가?
디는 오라이온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를 떠올렸음. 그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미칠 지경이었지. 어떻게 아무것도 모른 채 오라이온이 그곳에 가도록 내버려뒀지? 오라이온은.. 그녀석은 자신의 책임이었음. 내가 지켰어야 했는데!
어둠 속에서 노란 옵틱이 거의 주황빛으로 바뀔락말락 하고 있었지. 디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단 걸 알아차린 프라울이 재즈에게 다가갔음.
"오라이온은 평소에 저녀석을 어떻게 달래지?"
"글쎄.. 선물을 주거나 끌어안고 뽀뽀하던데."
"내가 그걸 어떻게 해!"
"네가 물어봤잖아."
하라고 한 적은 딱히 없음. 가볍게 대꾸하던 재즈는 마침내 소리가 다른 벽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그 벽을 두드릴 거임. 퉁퉁. 재즈가 씨익 웃었음. 오라이온 따라다닌 보람이 있네.
재즈는 소리가 다른 벽의 아주 미세한 틈을 찾아 손끝으로 벌리려고 했지. 하지만 아예 붙여놓은 건지 움직이질 않음. 몇번 실랑이를 하던 재즈는 포기하고 디를 불렀음.
"정신 차려. 오라이온 구하러 가야지."
고개를 든 디는 재즈가 가리키는 곳을 노려보다가 성큼성큼 걸어왔음. 그리고 발로 걷어찼지. 꽤 두껍고 견고하게 붙어있던 철판이 쉽게도 떨어져 나갔음. 디가 코그리스 중에서도 유독 강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재즈와 프라울이 놀라서 뒤로 물러날 거임. 프라울은 탈출 성공 확률을 조금 수정함.
셋은 좁아터진, 특히 디는 한뼘 움직이는 것도 죽을 맛인 환풍구를 열심히 기어나갔음.
"팍스는 대체 이딴 짓을 왜 매일 했던 거야."
이 개고생의 결과가 결국 납치라니. 애초에 기록 보관소 같은 곳을 돌아다니도록 내버려 두는 게 아니었어. 위험한 짓은 하지 못하도록 묶어서라도 제 옆에 뒀어야 했어. 디는 이가 갈렸음.
"다른 곳은 이 정도는 아니야. 여기가 심하게 좁긴 하네."
오라이온을 따라 환풍구 이용 경험이 많은 재즈가 대답했지. 코그리스인 자신들에게도 이 정도로 좁으면 코그드는 진짜 시도도 못해볼 탈출임.
"그래서 어디까지 가야되는 건데?"
"글쎄.. 한번은 나가봐야 제대로 알 거 같은데.."
자신들이 갇혔던 곳의 대략적인 위치와 지금까지 이동한 경로로 탑의 내부 구조를 대충 그리고 있긴 했음. 하지만 이걸 제대로 써먹으려면 일단 한번은 나가서 위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기 마침 열릴 거 같은데 해볼까."
디가 용접된 철판을 손가락으로 두들김. 재즈는 밖의 상황을 듣기 위해 청각 장치의 감도를 최대한 높였지. 하지만 별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음.
"괜찮을 거 같아."
디는 좁은 통로에서 열심히 동체를 굴려 자리를 만들었음. 그리고 철판을 밀어냈지. 철판이 뜯어지는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림. 긴장했던 디는 조심스럽게 환풍구 밖으로 헤드를 내밀었음. 이곳도 마찬가지로 어두운 방이었지. 아무도 없나 생각하던 그때 어둠 속에서 파란빛이 반짝였음.
디는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다시 환풍구 속으로 숨었음. 그리고 재즈를 짤짤 흔듬.
누구 있잖아!
진짜? 아무 소리도 안 들렸는데...
침착해! 아직 도망갈 기회는...
"누구지..?"
셋이 속닥거리고 있자 어둠 속에 있던 그 메크가 말을 걸었음. 상당히 기운 없는 음성이었지. 셋을 공격할 분위기는 아님. 디는 다시 한번 환풍구에서 몸을 내밀었음. 흐릿한 파란빛이 꺼질 것처럼 깜빡이고 있음. 디는 경계하며 그를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깨닫고 천천히 밖으로 나왔음.
디, 어디 가?
밖은 안전해?
"...묶여있어."
디가 대답하며 그 메크에게 다가갔음. 디의 말에 프라울과 재즈도 환풍구에서 나왔지. 디의 말대로 그 메크는 온 동체가 묶여있었음. 센티넬의 또다른 희생자인가? 하지만 이 메크는...
"코그드잖아."
하긴, 센티넬이 코그리스만 굴려먹었을 리는 없나. 프라울이 중얼거리는 말에 재즈가 고개를 저었음.
"그게 아니야. 고문 당한 거 같은데."
코그드에게 가득한 상처들은 향락적인 파티에 쓰였다고 하기엔 정도가 심했음. 그런 취미의 파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만...
"너희가 왜... 이런 곳에..."
그 코그드는 셋이 코그리스인 걸 보고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음. 여기서 제일 안쓰러운 건 그쪽인데. 재즈는 어떻게 풀어줄 방법이 없나 구속 장치들을 살펴봤지.
"확인만 하고 아직 풀어주진 마. 뭐하는 메크인지 모르니까."
프라울이 재즈에게 깐깐히 요구했음. 그동안 디는 그 코그드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지. 어두워서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까 이 메크... 어딘가... 익숙한 느낌임. 여러 디테일이나 도색도 다르고 심지어 코그를 가지고 있지만 분명 오라이온을 닮았음.
"왜 이런 곳에 잡혀있어요?"
설마 오라이온도 이런 꼴이 나있는 건 아니겠지. 디의 질문에 코그드가 한숨을 내쉬었음.
"센티넬을 막으려고 했다."
그 옛날, 프라임들은 쿠인테슨을 소탕하기 위해 떠났고 뭔가 틀어졌는지 사이버트론에 구조요청을 보냈음. 센티넬은 프라임의 구조 요청을 받고 그곳으로 갔지만 홀로 돌아왔지. 코그드는 그런 센티넬을 의심하여 구금하려 했지만 되려 공격당해 붙잡혔다고 말했음. 그후로 50사이클을 내내 이곳에 갇혀 있었다고 함.
"센티넬이 한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충격적이군."
코그드는 코그리스들을 보며 옵틱빛을 흐렸지. 사건의 스케일이 커져가는군. 프라울은 이 사건을 자신들이 해결할 확률이 점점 낮아지는 걸 깨달았음. 재즈는 이 메크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가진 기술을 총동원해 구속장치를 풀어주었지. 이것 역시 오라이온을 따라다니다가 강제로 익힌 기술임. 가고 싶어하는 곳들이 죄다 잠긴 곳이니까.
"....고맙다."
"혹시 제 친구가 어딨는지 짐작가는 곳이 있어요?"
"친구?"
"저랑 같은 코그리스인데 센티넬이 벌이는 이상한 파티에 납치된 거 같거든요."
코그드는 그들이 말하는 파티가 뭘 암시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지. 코그드는 분노가 더욱 차오르는 걸 느꼈음. 센티넬.. 그런 짓까지 했단 말이냐?
"네 친구는 꼭 찾아낼 거다. 센티넬에게 직접 물어서라도."
코그드는 셋에게 믿음직스럽게 말했음. 하지만 코그드의 현재 상태를 봤을 때 딱히 신뢰가 가진 않음. 센티넬과 싸우기는 커녕 당장 메딕에게 가야할 거 같은데. 코그드는 시선에 담긴 의문을 알아차렸는지 자신의 동체 안쪽에 깊숙히 숨겨둔 작은 장치를 떼어내더니 디에게 주었음.
"물론 지금 당장은 할 수 없지. 하지만 도와줄 이들이 있어."
디는 장치를 작동시켰음. 위치 정보가 있는 홀로그램이 나타났지.
"이건 뭐죠?"
"하이가드의 집결지. 문제가 생기면 이곳에서 모이기로 했지."
셋의 옵틱이 휘둥그레졌음.
"하이가드? 그들이 아직도 존재해요?"
"그렇게 쉽게 당할 녀석들이 아니야. 분명 여기 있을 거다. 너흰 환풍구로 이곳을 탈출해서 이쪽으로 와라. 나도 곧 따라갈 테니. 어서 가!"
코그드의 재촉에 셋은 환풍구로 달려갔음. 아무리 생각해도 일이 우리가 감당할 수준을 한참 넘어서고 있는 거 같음.
오라이온은 방을 부지런히도 돌아다녔음. 여기저기 벽을 두들기며 어디 탈출할 구석이 없나 꼼꼼히 살폈지. 오라이온이 뭘 하나 할 때마다 알을 품은 메크들이 기웃거리며 오라이온을 따라다녔음. 경계하지 않게 된 건 고맙지만 오라이온은 다소 부담스러움을 느끼며 최대한 멀찍이 떨어졌지. 그래봤자 부화실 안임. 조금만 방심하면 메크들이 기어와 오라이온의 다리에 붙어왔음. 오라이온에게 관심이 없는 메크들은 자신들끼리 서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솔직히 오라이온이 온종일 벽을 보고 다니는 건 저것 때문도 있을 거임. 옵틱을 둘 적절한 공간이 벽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뭐 좀 찾았어?"
오라이온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알을 품지 않은 코그리스가 말을 걸었음. 오라이온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음. 코그리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제 옆에 온 메크나 쓰다듬었지. 코그리스는 신입의 행동이 낯설지가 않을 거임. 자기도 다 했던 짓임. 부질없는 짓. 이곳엔 아무것도 없어.
"혹시 걔들은 말을 못해?"
오라이온이 둘을 힐끔거리며 물었음.
"그건 아닌데.. 알을 품고 나면 브레인 모듈이 이상 작동을 하는 거 같아. 아마 그렇게 되게끔 손을 썼겠지. 쓸데없는 생각 못하도록."
"자꾸 그.. 그러는 것도 이상 작동 때문이야?"
"글쎄..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여기서 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이라곤 그것 뿐이니 집착하는 걸 수도 있고.."
코그리스는 오라이온의 옵틱이 안쓰럽게 변하는 걸 보았지. 코그리스는 입을 삐죽였음.
"네 걱정부터 하는 게 나을 거야. 이제 나까지 이렇게 되면 다음 코그리스가 올 때까지 이곳에서 제정신인 건 너뿐이니까."
오라이온은 코그리스의 말에 그가 어디서 가장 두려움을 느꼈는지 알 수 있었음. 알을 품어 정신이 이상해진 동족 메크들 사이에서 홀로 제정신을 유지하며 자신도 곧 저렇게 될 거라는 걸 끊임 없이 상기받는 공포란. 어떤 의미론 알을 품게 되는 것보다 끔찍할 거임. 적어도 그때는 절망할 정신이나 없겠지.
오라이온은 한숨을 내쉬었음.
"어떻게든 그 전에 나가야겠네.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코그리스는 인상을 찌푸렸음.
"아직도 탈출할 생각이야?"
"물론이지. 내가 약속했잖아. 이 일이 너한테까지 오기 전에 반드시 여길 빠져나갈 거야."
이 인원을 전부 데리고 나가려면 제정신인 쪽은 한명보다 둘인 편이 낫기도 하고. 오라이온은 천장을 바라봤음. 손을 쭉 뻗었지만 자신의 키로는 손이 닿지 않아. 오라이온은 코그리스를 돌아봤음.
"좀 도와줄래?"
코그리스는 옵틱을 찌푸렸음. 뭘 도와달라는 건지는 알 거 같음. 하지만 신입도 꽤 체격이 건장한 편이란 말이지... 내내 여기 갇혀있던 동체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오라이온은 코그리스가 선뜻 도와주지 않자 옵틱을 꿈뻑이다가 깨달았음. 아, 얘는 디가 아니지.
"그럼 내가 올려줄 테니까 좀 봐줄래?"
그정도야.. 코그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라이온에게 다가왔음. 오라이온은 끙끙대며 코그리스를 어깨에 태웠지.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안정적이도 않음. 디는 이걸 어떻게 하는 거지? 오라이온이 간신히 버티며 한걸음씩 움직이는 동안 코그리스는 천장을 이리저리 살펴봤음.
"...아무것도 없어."
코그리스가 실망스레 말했음. 그리고 스스로 놀랄 듯. 아직도 실망할 게 남아있었다니. 코그리스는 심란함을 끌어안고 오라이온에게서 내려왔음. 오라이온은 뻐근한 어깨를 돌렸지.
"역시 탈출로는 여기 뿐인가."
오라이온이 문을 들여다보며 말했음. 코그리스는 한숨만 나왔지.
"이쯤 됐으면 포기할 법도 하지 않아?"
"하지만 어떻게든 이 문만 열면.."
그리고 문이 불쑥 열렸음. 오라이온이 놀라서 도망가려 했지만 이미 늦었음. 문이 열리고 나타난 쿠인테슨은 문앞에 있는 오라이온을 촉수로 덥썩 잡았지.
"뭐야?!"
"아.. 우리처럼 장치를 달려는 거야."
코그리스는 놀라지도 않고 씁쓸하게 가슴에 달린 장치를 가리켰음. 오라이온은 끌려가지 않으려고 용써봤지만 사지가 결박된 상황에 뭘 하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겠지.
도착한 곳은 일종의 실험실처럼 보였음. 유기체 함선이라 그런가 왜 이렇게 어딜가든 축축하지. 오라이온은 높은 습도에 불쾌감을 드러냈음. 그러거나 말았거나 실험도구 위를 지나더니던 촉수가 몇개를 짚고 오라이온에게 다가옴. 오라이온은 최대한 몸을 뒤로 빼려했지만 소용이 없었음. 가만히 있으라고 사지가 더 단단히 구속될 뿐임.
쿠인테슨은 익숙하다는 듯 빈 코그 챔버에 작은 드릴과 집게들로 멋대로 구멍을 뚫고 전선을 끊었음. 가뜩이나 연약한 내부가 고문에 가깝게 혹사되는 감각에 오라이온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야 했지. 그건 객관적으로도 고문적인 행위가 맞았음.
한참 만에야 사전 작업이 끝난 쿠인테슨이 도구를 내려뒀음. 그리고 코그리스들에게서 봤던 장치를 가져옴. 그때쯤 오라이온은 반응할 기운도 없었지. 쿠인테슨이 제 전선들과 장치를 연결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음. 가동된 후 한번도 채워진 적 없던 구멍에 쿠인테슨의 낯선 장치가 연결됐음. 완전히 연결이 끝나 장치에 빛이 나오기 시작하자 오라이온은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또다시 몸부림을 쳐야했지.
"아아아아악!!"
동체 내부에서부터 뭔가가 뒤섞이고 열리고 변형되는 느낌이 몰려왔어. 말도 안되게 역겹고 두려운 감각이. 오라이온은 자신이 다른 존재로 변모하는 듯한 공포를 느끼게 될 거임. 트랜스폼이란 게 이런 걸까. 비교를 하고 싶어도 트랜스폼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없음.
부화실로 돌아온 오라이온은 촉수에서 풀려나자마자 미친듯이 가슴 부분을 긁어댔음. 어떻게든 장치를 떼어내야만 이 고통이 멈출 거 같아. 그러자 오라이온에게 계속 말을 걸던 코그리스가 다가와서 오라이온을 제압했음.
"하지마. 너랑 연결되어 있어서 그런 식으로 떼어내면 다쳐. 어차피 떼어내봤자 다시 달릴 텐데 이걸 또 하고 싶진 않잖아."
"아프, 아파! 아파!"
"나도 알아."
코그리스가 울고 있는 오라이온을 끌어안았음. 자신이 여기 왔을 때도 다른 코그리스가 이렇게 해줬지. 오라이온은 코그리스가 생명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붙들었음. 알을 품은 메크들이 오라이온을 걱정하며 옹기종기 모여들었지. 코그리스는 알을 품은 메크들에게 괜찮다는 듯이 억지로 미소를 지여보였음.
등을 긁어대던 오라이온의 손끝에서 힘이 점점 빠져나가는 게 느껴지자 코그리스는 천천히 오라이온을 놓아줬음. 오라이온은 기운이 빠져 헐떡대면서 울고만 있었지.
"기분이 어때."
"...좋진 않네."
오라이온은 힘겹게 대답하더니 옆으로 쓰러졌음.
"앞으로 더 기분 나쁜 부분이 기다리고 있는데 큰일이네. 힘들면 말해. 도와줄 테니까."
코그리스는 오라이온이 쉴 수 있도록 오라이온의 옵틱 위를 손으로 덮었음. 도와준다고? 오라이온은 대체 이 이상 뭐가 기다리고 있는 건지 불안감이 엄습하겠지. 하지만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리차징이 급했음.
메크들은 오라이온이 아프다고 판단한 모양이었지. 그들은 오라이온에게 체온을 나눠주려는 듯 오라이온의 옆에 붙어 누웠음. 코그리스는 그 모습이 너무나 단란하게 느껴져 복잡한 기분일 거임.
디오라 오라이온텀
"자, 이제 우리도 그 이상한 파티에 끌려가는 거야?"
에어라크니드에 의해 어두운 방에 던져진 후 방을 이곳저곳 조사하던 재즈가 물었음. 벽에 기대어 생각에 잠겨있던 프라울이 입을 삐죽였지.
"그냥 죽을 확률도 무시 못할 수준이야."
"차라리 끌려간다면 오라이온이 어디 있는지 확인은 될 텐데."
재즈는 방의 벽을 두들기며 말했음. 여기서 죽는 것보다야 그쪽이 탈출 확률이 높기야 하겠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프라울은 작게 투덜거림.
그동안 디는 세상이 붕괴되는 중이었음. 센티넬 프라임이 코그리스를 더러운 파티에 써먹었다고? 거기에 오라이온이 끌려갔다고? 내 친구가?
디는 오라이온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를 떠올렸음. 그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미칠 지경이었지. 어떻게 아무것도 모른 채 오라이온이 그곳에 가도록 내버려뒀지? 오라이온은.. 그녀석은 자신의 책임이었음. 내가 지켰어야 했는데!
어둠 속에서 노란 옵틱이 거의 주황빛으로 바뀔락말락 하고 있었지. 디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단 걸 알아차린 프라울이 재즈에게 다가갔음.
"오라이온은 평소에 저녀석을 어떻게 달래지?"
"글쎄.. 선물을 주거나 끌어안고 뽀뽀하던데."
"내가 그걸 어떻게 해!"
"네가 물어봤잖아."
하라고 한 적은 딱히 없음. 가볍게 대꾸하던 재즈는 마침내 소리가 다른 벽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그 벽을 두드릴 거임. 퉁퉁. 재즈가 씨익 웃었음. 오라이온 따라다닌 보람이 있네.
재즈는 소리가 다른 벽의 아주 미세한 틈을 찾아 손끝으로 벌리려고 했지. 하지만 아예 붙여놓은 건지 움직이질 않음. 몇번 실랑이를 하던 재즈는 포기하고 디를 불렀음.
"정신 차려. 오라이온 구하러 가야지."
고개를 든 디는 재즈가 가리키는 곳을 노려보다가 성큼성큼 걸어왔음. 그리고 발로 걷어찼지. 꽤 두껍고 견고하게 붙어있던 철판이 쉽게도 떨어져 나갔음. 디가 코그리스 중에서도 유독 강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재즈와 프라울이 놀라서 뒤로 물러날 거임. 프라울은 탈출 성공 확률을 조금 수정함.
셋은 좁아터진, 특히 디는 한뼘 움직이는 것도 죽을 맛인 환풍구를 열심히 기어나갔음.
"팍스는 대체 이딴 짓을 왜 매일 했던 거야."
이 개고생의 결과가 결국 납치라니. 애초에 기록 보관소 같은 곳을 돌아다니도록 내버려 두는 게 아니었어. 위험한 짓은 하지 못하도록 묶어서라도 제 옆에 뒀어야 했어. 디는 이가 갈렸음.
"다른 곳은 이 정도는 아니야. 여기가 심하게 좁긴 하네."
오라이온을 따라 환풍구 이용 경험이 많은 재즈가 대답했지. 코그리스인 자신들에게도 이 정도로 좁으면 코그드는 진짜 시도도 못해볼 탈출임.
"그래서 어디까지 가야되는 건데?"
"글쎄.. 한번은 나가봐야 제대로 알 거 같은데.."
자신들이 갇혔던 곳의 대략적인 위치와 지금까지 이동한 경로로 탑의 내부 구조를 대충 그리고 있긴 했음. 하지만 이걸 제대로 써먹으려면 일단 한번은 나가서 위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기 마침 열릴 거 같은데 해볼까."
디가 용접된 철판을 손가락으로 두들김. 재즈는 밖의 상황을 듣기 위해 청각 장치의 감도를 최대한 높였지. 하지만 별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음.
"괜찮을 거 같아."
디는 좁은 통로에서 열심히 동체를 굴려 자리를 만들었음. 그리고 철판을 밀어냈지. 철판이 뜯어지는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림. 긴장했던 디는 조심스럽게 환풍구 밖으로 헤드를 내밀었음. 이곳도 마찬가지로 어두운 방이었지. 아무도 없나 생각하던 그때 어둠 속에서 파란빛이 반짝였음.
디는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다시 환풍구 속으로 숨었음. 그리고 재즈를 짤짤 흔듬.
누구 있잖아!
진짜? 아무 소리도 안 들렸는데...
침착해! 아직 도망갈 기회는...
"누구지..?"
셋이 속닥거리고 있자 어둠 속에 있던 그 메크가 말을 걸었음. 상당히 기운 없는 음성이었지. 셋을 공격할 분위기는 아님. 디는 다시 한번 환풍구에서 몸을 내밀었음. 흐릿한 파란빛이 꺼질 것처럼 깜빡이고 있음. 디는 경계하며 그를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깨닫고 천천히 밖으로 나왔음.
디, 어디 가?
밖은 안전해?
"...묶여있어."
디가 대답하며 그 메크에게 다가갔음. 디의 말에 프라울과 재즈도 환풍구에서 나왔지. 디의 말대로 그 메크는 온 동체가 묶여있었음. 센티넬의 또다른 희생자인가? 하지만 이 메크는...
"코그드잖아."
하긴, 센티넬이 코그리스만 굴려먹었을 리는 없나. 프라울이 중얼거리는 말에 재즈가 고개를 저었음.
"그게 아니야. 고문 당한 거 같은데."
코그드에게 가득한 상처들은 향락적인 파티에 쓰였다고 하기엔 정도가 심했음. 그런 취미의 파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만...
"너희가 왜... 이런 곳에..."
그 코그드는 셋이 코그리스인 걸 보고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음. 여기서 제일 안쓰러운 건 그쪽인데. 재즈는 어떻게 풀어줄 방법이 없나 구속 장치들을 살펴봤지.
"확인만 하고 아직 풀어주진 마. 뭐하는 메크인지 모르니까."
프라울이 재즈에게 깐깐히 요구했음. 그동안 디는 그 코그드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지. 어두워서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까 이 메크... 어딘가... 익숙한 느낌임. 여러 디테일이나 도색도 다르고 심지어 코그를 가지고 있지만 분명 오라이온을 닮았음.
"왜 이런 곳에 잡혀있어요?"
설마 오라이온도 이런 꼴이 나있는 건 아니겠지. 디의 질문에 코그드가 한숨을 내쉬었음.
"센티넬을 막으려고 했다."
그 옛날, 프라임들은 쿠인테슨을 소탕하기 위해 떠났고 뭔가 틀어졌는지 사이버트론에 구조요청을 보냈음. 센티넬은 프라임의 구조 요청을 받고 그곳으로 갔지만 홀로 돌아왔지. 코그드는 그런 센티넬을 의심하여 구금하려 했지만 되려 공격당해 붙잡혔다고 말했음. 그후로 50사이클을 내내 이곳에 갇혀 있었다고 함.
"센티넬이 한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충격적이군."
코그드는 코그리스들을 보며 옵틱빛을 흐렸지. 사건의 스케일이 커져가는군. 프라울은 이 사건을 자신들이 해결할 확률이 점점 낮아지는 걸 깨달았음. 재즈는 이 메크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가진 기술을 총동원해 구속장치를 풀어주었지. 이것 역시 오라이온을 따라다니다가 강제로 익힌 기술임. 가고 싶어하는 곳들이 죄다 잠긴 곳이니까.
"....고맙다."
"혹시 제 친구가 어딨는지 짐작가는 곳이 있어요?"
"친구?"
"저랑 같은 코그리스인데 센티넬이 벌이는 이상한 파티에 납치된 거 같거든요."
코그드는 그들이 말하는 파티가 뭘 암시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지. 코그드는 분노가 더욱 차오르는 걸 느꼈음. 센티넬.. 그런 짓까지 했단 말이냐?
"네 친구는 꼭 찾아낼 거다. 센티넬에게 직접 물어서라도."
코그드는 셋에게 믿음직스럽게 말했음. 하지만 코그드의 현재 상태를 봤을 때 딱히 신뢰가 가진 않음. 센티넬과 싸우기는 커녕 당장 메딕에게 가야할 거 같은데. 코그드는 시선에 담긴 의문을 알아차렸는지 자신의 동체 안쪽에 깊숙히 숨겨둔 작은 장치를 떼어내더니 디에게 주었음.
"물론 지금 당장은 할 수 없지. 하지만 도와줄 이들이 있어."
디는 장치를 작동시켰음. 위치 정보가 있는 홀로그램이 나타났지.
"이건 뭐죠?"
"하이가드의 집결지. 문제가 생기면 이곳에서 모이기로 했지."
셋의 옵틱이 휘둥그레졌음.
"하이가드? 그들이 아직도 존재해요?"
"그렇게 쉽게 당할 녀석들이 아니야. 분명 여기 있을 거다. 너흰 환풍구로 이곳을 탈출해서 이쪽으로 와라. 나도 곧 따라갈 테니. 어서 가!"
코그드의 재촉에 셋은 환풍구로 달려갔음. 아무리 생각해도 일이 우리가 감당할 수준을 한참 넘어서고 있는 거 같음.
오라이온은 방을 부지런히도 돌아다녔음. 여기저기 벽을 두들기며 어디 탈출할 구석이 없나 꼼꼼히 살폈지. 오라이온이 뭘 하나 할 때마다 알을 품은 메크들이 기웃거리며 오라이온을 따라다녔음. 경계하지 않게 된 건 고맙지만 오라이온은 다소 부담스러움을 느끼며 최대한 멀찍이 떨어졌지. 그래봤자 부화실 안임. 조금만 방심하면 메크들이 기어와 오라이온의 다리에 붙어왔음. 오라이온에게 관심이 없는 메크들은 자신들끼리 서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솔직히 오라이온이 온종일 벽을 보고 다니는 건 저것 때문도 있을 거임. 옵틱을 둘 적절한 공간이 벽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뭐 좀 찾았어?"
오라이온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알을 품지 않은 코그리스가 말을 걸었음. 오라이온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음. 코그리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제 옆에 온 메크나 쓰다듬었지. 코그리스는 신입의 행동이 낯설지가 않을 거임. 자기도 다 했던 짓임. 부질없는 짓. 이곳엔 아무것도 없어.
"혹시 걔들은 말을 못해?"
오라이온이 둘을 힐끔거리며 물었음.
"그건 아닌데.. 알을 품고 나면 브레인 모듈이 이상 작동을 하는 거 같아. 아마 그렇게 되게끔 손을 썼겠지. 쓸데없는 생각 못하도록."
"자꾸 그.. 그러는 것도 이상 작동 때문이야?"
"글쎄..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여기서 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이라곤 그것 뿐이니 집착하는 걸 수도 있고.."
코그리스는 오라이온의 옵틱이 안쓰럽게 변하는 걸 보았지. 코그리스는 입을 삐죽였음.
"네 걱정부터 하는 게 나을 거야. 이제 나까지 이렇게 되면 다음 코그리스가 올 때까지 이곳에서 제정신인 건 너뿐이니까."
오라이온은 코그리스의 말에 그가 어디서 가장 두려움을 느꼈는지 알 수 있었음. 알을 품어 정신이 이상해진 동족 메크들 사이에서 홀로 제정신을 유지하며 자신도 곧 저렇게 될 거라는 걸 끊임 없이 상기받는 공포란. 어떤 의미론 알을 품게 되는 것보다 끔찍할 거임. 적어도 그때는 절망할 정신이나 없겠지.
오라이온은 한숨을 내쉬었음.
"어떻게든 그 전에 나가야겠네.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코그리스는 인상을 찌푸렸음.
"아직도 탈출할 생각이야?"
"물론이지. 내가 약속했잖아. 이 일이 너한테까지 오기 전에 반드시 여길 빠져나갈 거야."
이 인원을 전부 데리고 나가려면 제정신인 쪽은 한명보다 둘인 편이 낫기도 하고. 오라이온은 천장을 바라봤음. 손을 쭉 뻗었지만 자신의 키로는 손이 닿지 않아. 오라이온은 코그리스를 돌아봤음.
"좀 도와줄래?"
코그리스는 옵틱을 찌푸렸음. 뭘 도와달라는 건지는 알 거 같음. 하지만 신입도 꽤 체격이 건장한 편이란 말이지... 내내 여기 갇혀있던 동체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오라이온은 코그리스가 선뜻 도와주지 않자 옵틱을 꿈뻑이다가 깨달았음. 아, 얘는 디가 아니지.
"그럼 내가 올려줄 테니까 좀 봐줄래?"
그정도야.. 코그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라이온에게 다가왔음. 오라이온은 끙끙대며 코그리스를 어깨에 태웠지.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안정적이도 않음. 디는 이걸 어떻게 하는 거지? 오라이온이 간신히 버티며 한걸음씩 움직이는 동안 코그리스는 천장을 이리저리 살펴봤음.
"...아무것도 없어."
코그리스가 실망스레 말했음. 그리고 스스로 놀랄 듯. 아직도 실망할 게 남아있었다니. 코그리스는 심란함을 끌어안고 오라이온에게서 내려왔음. 오라이온은 뻐근한 어깨를 돌렸지.
"역시 탈출로는 여기 뿐인가."
오라이온이 문을 들여다보며 말했음. 코그리스는 한숨만 나왔지.
"이쯤 됐으면 포기할 법도 하지 않아?"
"하지만 어떻게든 이 문만 열면.."
그리고 문이 불쑥 열렸음. 오라이온이 놀라서 도망가려 했지만 이미 늦었음. 문이 열리고 나타난 쿠인테슨은 문앞에 있는 오라이온을 촉수로 덥썩 잡았지.
"뭐야?!"
"아.. 우리처럼 장치를 달려는 거야."
코그리스는 놀라지도 않고 씁쓸하게 가슴에 달린 장치를 가리켰음. 오라이온은 끌려가지 않으려고 용써봤지만 사지가 결박된 상황에 뭘 하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겠지.
도착한 곳은 일종의 실험실처럼 보였음. 유기체 함선이라 그런가 왜 이렇게 어딜가든 축축하지. 오라이온은 높은 습도에 불쾌감을 드러냈음. 그러거나 말았거나 실험도구 위를 지나더니던 촉수가 몇개를 짚고 오라이온에게 다가옴. 오라이온은 최대한 몸을 뒤로 빼려했지만 소용이 없었음. 가만히 있으라고 사지가 더 단단히 구속될 뿐임.
쿠인테슨은 익숙하다는 듯 빈 코그 챔버에 작은 드릴과 집게들로 멋대로 구멍을 뚫고 전선을 끊었음. 가뜩이나 연약한 내부가 고문에 가깝게 혹사되는 감각에 오라이온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야 했지. 그건 객관적으로도 고문적인 행위가 맞았음.
한참 만에야 사전 작업이 끝난 쿠인테슨이 도구를 내려뒀음. 그리고 코그리스들에게서 봤던 장치를 가져옴. 그때쯤 오라이온은 반응할 기운도 없었지. 쿠인테슨이 제 전선들과 장치를 연결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음. 가동된 후 한번도 채워진 적 없던 구멍에 쿠인테슨의 낯선 장치가 연결됐음. 완전히 연결이 끝나 장치에 빛이 나오기 시작하자 오라이온은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또다시 몸부림을 쳐야했지.
"아아아아악!!"
동체 내부에서부터 뭔가가 뒤섞이고 열리고 변형되는 느낌이 몰려왔어. 말도 안되게 역겹고 두려운 감각이. 오라이온은 자신이 다른 존재로 변모하는 듯한 공포를 느끼게 될 거임. 트랜스폼이란 게 이런 걸까. 비교를 하고 싶어도 트랜스폼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없음.
부화실로 돌아온 오라이온은 촉수에서 풀려나자마자 미친듯이 가슴 부분을 긁어댔음. 어떻게든 장치를 떼어내야만 이 고통이 멈출 거 같아. 그러자 오라이온에게 계속 말을 걸던 코그리스가 다가와서 오라이온을 제압했음.
"하지마. 너랑 연결되어 있어서 그런 식으로 떼어내면 다쳐. 어차피 떼어내봤자 다시 달릴 텐데 이걸 또 하고 싶진 않잖아."
"아프, 아파! 아파!"
"나도 알아."
코그리스가 울고 있는 오라이온을 끌어안았음. 자신이 여기 왔을 때도 다른 코그리스가 이렇게 해줬지. 오라이온은 코그리스가 생명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붙들었음. 알을 품은 메크들이 오라이온을 걱정하며 옹기종기 모여들었지. 코그리스는 알을 품은 메크들에게 괜찮다는 듯이 억지로 미소를 지여보였음.
등을 긁어대던 오라이온의 손끝에서 힘이 점점 빠져나가는 게 느껴지자 코그리스는 천천히 오라이온을 놓아줬음. 오라이온은 기운이 빠져 헐떡대면서 울고만 있었지.
"기분이 어때."
"...좋진 않네."
오라이온은 힘겹게 대답하더니 옆으로 쓰러졌음.
"앞으로 더 기분 나쁜 부분이 기다리고 있는데 큰일이네. 힘들면 말해. 도와줄 테니까."
코그리스는 오라이온이 쉴 수 있도록 오라이온의 옵틱 위를 손으로 덮었음. 도와준다고? 오라이온은 대체 이 이상 뭐가 기다리고 있는 건지 불안감이 엄습하겠지. 하지만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리차징이 급했음.
메크들은 오라이온이 아프다고 판단한 모양이었지. 그들은 오라이온에게 체온을 나눠주려는 듯 오라이온의 옆에 붙어 누웠음. 코그리스는 그 모습이 너무나 단란하게 느껴져 복잡한 기분일 거임.
디오라 오라이온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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