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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2 15:28
쓰가 진짜 과학자였다는게 느껴지는 설정이라.... 쓰 과학자 모먼트 보이는거 보고싶어서 씀....

*Idw 다 본거 아니라 설정 틀릴수있음 ㅈㅇ*






'이해가 안되는군.'

메가트론의 핏빛 옵틱이 어둠 속에서 가느스름하게 켜졌다. 기상 시간까지 3아크나 남은 새벽이었고, 불침번과 사운드웨이브의 눈을 피해 움직이는 밀수꾼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잠들어 있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의 옆은 싸늘하게 식은 채 은은한 광택제의 향(주문제작 제품으로 전시에 쓰기에는 사치품이었다.)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메가트론은 그게 싫었다. 자고 일어났을 때 제 품에 그 시커가 그대로 누워있길 원했다. 아직 졸음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넥케이블에 코를 묻고 광택제의 향을 들이 마시고 싶었고, 제 팔 안의 온기를 느끼며 날개와 본체를 이어주는 예민한 이음새를 주무르고 싶었다. 운이 좋다면 그의 갈라지는 신음과 가벼운 인터페이스로 일과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메가트론의 개인실에서 리차징을 끝내는 일이 없었다. 인터페이스 후에야 기절하듯 오프라인되곤 했지만, 항상 새벽에 다시 일어나 조용히 그의 방을 떠났다.

둘의 관계를 숨기고 싶어서라기엔 네메시스 함선 내에서 그 관계는 대단한 비밀이 아니었다. 오토봇들의 편견 섞인 망상과 달리 집단 난교 따위의 일은 없었지만 디셉티콘들이 성적인 면에서 난잡한 편이라는 건 대체로 사실이었고, 그런 집단에서 매력적인 외모로 유명한 항공 참모가 그들의 리더와 잠자리를 갖는 것은 딱히 치부가 아니었다.

물론 그는 이 욕망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메가트론은 결코 그러지 않았다. 둘의 관계는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합의 이상의 무언가를 원하거나 갈구하는 티를 내선 안 됐다. 그가 그걸 요구하는 순간 교활한 시커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이죽거리고, 비꼬고, 그의 욕망을 한심하다는듯 꼬집어댈 것이 뻔했다. 물론 그의 입에서 잘못했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몰아붙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몰아붙이는 인터페이스를 하고 나면 그는 꽤 오랫동안 메가트론을 피해다녔다.

그렇다고 해서 메가트론이 맥없이 포기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들에겐 시간이 많았고, 그는 스타스크림과의 대결에서 진 적이 없었으니까.

-

"읏, 잠깐, 복도에서 왜 이래요, 진짜. 방으로 좀 가서- 악!"

말하던 도중 메가트론이 그의 넥케이블을 꽉 깨물자 스타스크림이 비명을 지르며 그를 밀어냈다. 하지만 메가트론을 밀어내기에 그는 좀 가벼운 편이었고, 메가트론은 아랑곳않고 스타스크림의 엉덩이 밑으로 손을 넣어 그를 가볍게 들어올린 후 벽에 몰아붙였다.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는 순간 스타스크림은 아주 신경질적인 신음을 냈는데, 그는 어느 상황이든 그런 식으로 주도권을 잃는 걸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추진기를 쓰면 벗어날 수야 있겠지만 일시적인 탈출에 불과할 게 뻔했기 때문에 스타스크림은 그냥 버둥거렸다.

"아 진짜, 좀! 들어가서 하자고, 이 늙은 고철덩어리야!"

그리고 메가트론은 태연하게 "그래." 라고 대답하고는 스타스크림의 목에 얼굴을 묻은 채로 그들이 있던 복도에서 가장 가까운 방- 스타스크림의 개인실로 향했다. 메가트론이 코드를 입력하자 초록불이 들어오며 열리는 문을 보고 스타스크림은 대놓고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메가트론은 스타스크림이 이럴 때마다 어이가 없었다. 여긴 메가트론의 전함이었고, 연구실이 딸린 방이 필요하다는 말에 메가트론의 개인실 옆에 위치한, 메가트론의 방 다음으로 넓은 방을 제공한 것도 메가트론이었다. 하지만 스타스크림은 항상 그가 무슨 무단침입자라도 되는 것마냥 굴곤 했다.

"당신 방으로! 내 방 침대는 좁단 말, 으븝."

여기서부터 관건이었다. 메가트론은 그를 침대로 빠르게 몰아붙이며 키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조급하게 그의 밸브 패널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급한 척을 하려고 한 거였지만 곧 진짜로 급해졌다. 그의 침대에서 진하게 풍겨져 나오는 광택제 향을 맡는 순간 스파이크가 패널을 때렸기 때문이었다.

스타스크림은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패널을 닫고 고집을 부렸지만 그것도 잠시, 메가트론이 그르렁대며 그의 날개를 조금 더 거칠게 다루기 시작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패널이 열렸다. 성급한 시작 탓인지 아직 조금 뻑뻑하자 메가트론의 손가락이 익숙하게 노드를 문질렀다. 스타스크림의 입에서 곧 앓는 신음이 흘러나오면서, 찔걱대는 음란한 소리와 함께 윤활유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조금 더 넓혀야 한다고 칭얼댔지만 메가트론은 무시하고 그의 안에 제 스파이크를 밀어 넣었다. 처음엔 버거워하며 수축하던 밸브는 금방 침입자를 수월하게 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부의 노드를 스파이크 끝으로 부드럽게 문지른 메가트론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시커의 무의미한 칭얼거림은 곧 비명에 가까운 신음으로 바뀌었다.

곧 밸브 안이 강하게 조여오며 옵틱이 깜빡이고, 냉각팬은 안쓰러울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명확한 오버로드의 전조에 메가트론은 더 빠르게 몰아붙였다. 스파이크가 긁어낸 윤활유가 철퍽철퍽 소리를 내며 흘러나왔다. "조금만, 하윽, 천천히잇, 천천힉...!" 음성장치에서 가느다랗게 애원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다, 곧 컥컥대는 소리가 새어 나오고, 갈라지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오버로드와 함께 빠르게 점멸하는 옵틱을 보며 메가트론도 그의 안에 가득 쏟아냈다. 메가트론은 그 상태에서 몸을 물리지 않고 조용히 그의 얼굴을 내려다 봤다. 점멸하는 옵틱이 정신 없이 확장, 축소를 반복하며 흔들리다 점점 초점을 잡기 시작했다. 메가트론은 칭찬해주듯 살짝 웃으며 입을 맞췄다. 그리고 아직도 오버로드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밸브 안을 무자비하게 다시 찌르기 시작했다.

-

샤워실에서 나는 소리에 메가트론의 옵틱이 켜졌다. 침대는 좁지만 부드러웠고, 광택제 향이 진하게 났다. 하지만 그의 옆은 또 비어 있었다. 메가트론은 시간을 확인했다. 기상 시간 3아크 전. 씻으려고 이 시간에 일어나왔던 건가? 침대의 주인이 누워있던 자리를 매만지던 그는 샤워실에서 나오는 소리에 다시 옵틱을 감았다. 그가 침대로 다가오며 점점 광택제 향이 진해졌다. 이 새벽에 광택제를 새로 발랐단 말인가? 광부 출신의 메크는 그의 사치스러운 유난에 한심함을 느꼈다. 다시 누울 거라는 메가트론의 생각과 달리 그는 잠시 침대 옆에 서있다가 침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의 방에 딸린 연구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10클릭, 20클릭, 30클릭... 기상시간 2아크 전.
결국 메가트론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연구실 창문 너머로 라이트펜을 입에 물고 데이터패드를 읽으며 의자를 뱅글뱅글 돌리고 있는 스타스크림이 보였다. 그는 연구원용 보호장갑과 옵틱 보호경을 쓰고 있었다.

"뭐하는 거야?"

메가트론이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돌아가던 의자가 멈췄다.

"깜짝이야! 연구실 코드 바꿔놨는데 어떻게 들어 왔어요?"
"여기는 내 전함이고, 내 코드는 마스터 코드거든."
"흥, 일어났으면 당신 방으로 가요."
"기상 시간까지 2아크나 남았는데 뭐하는 거야?"

스타스크림은 다리를 꼬고 앉은 채로 들고 있던 데이터패드를 내밀었다. 메가트론의 퓨전 캐논 설계도였다. 그리고 위에 작게 메가트론의 요구사항이 적혀 있었다. 메가트론은 4사이클 전에 스타스크림에게 퓨전 캐논의 업그레이드를 요청했던 걸 떠올렸다.

"...이걸 왜 새벽에 하는데?"
"난 원래 해 뜨기 전에 일어나요. 사이버트론 아카데미 수석 자리가 추첨제인 줄 알아요? 교육 못 받은 티 내시긴."

메가트론은 그 밉살맞은 주둥이를 무시하고 새삼스레 그의 연구실을 둘러봤다. 확실히 깨끗하지만 생활감이 느껴졌다. 한쪽 벽면을 채운 책장에는 데이터패드와 메모리칩이 꽂혀 있었다. 책장에 다가가는 뒷모습에서 금방 떠날 생각이 없어보이자 스타스크림이 앓는 소리를 냈다.

"당신이 좋아하는 시나 철학책같은건 없어요."

그의 말대로였다. 대체로 화학과 무기설계에 관련된 데이터들이었다. "네가 대단한 학력에도 불구하고 왜 교양이라곤 한 톨도 없는지 알겠군." 저 놈의 교양 타령, 스타스크림은 짜증스레 옵틱을 굴렸다. 데이터패드들을 대충 훑고 넘기던 메가트론은 곧 익숙한 문구로 시작하는 데이터패드 하나를 발견했다. '당신은 속고 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자 익숙한 기능주의와 원로원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그에 대한 공감과 분노에 찬 필기가 문득문득 쓰여 있었다. 지금보다도 훨씬 정돈되지 않은, 가끔 스파클링처럼 보일 정도로 치기어린 문장들이었다. 아카데미 시절일까? 아니지, 시기 상 이미 졸업한 후였을 것이다. 하나하나 읽어보고 있는데 갑자기 데이터패드가 사라졌다.

"아, 좀 나가라고! 씨, 진짜. 지가 업그레이드하라 했으면서 방해하고 난리야."

스타스크림이 데이터패드를 그에게서 최대한 먼 곳에 쑤셔박으며 말했다. 냉각팬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메가트론이 재밌다는듯 웃었다. 창피해하는 스타스크림은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메가트론은 뒤돌아 자기 자리로 떠나는 스타스크림의 가는 허리를 끌어 안으며 날개에 이를 박았다. 스타스크림이 새된 소리를 질렀다.

"절대 안 돼요! 이 미친 깡통, 내 연구실에 트랜스 플루이드 한 방울이라도 흘렸다간 퓨전 캐논이 거꾸로 발사되게 만들어 주겠어!"
"그럼 침대로 가든지, 아니면 여기서 트랜스 플루이드가 한 방울도 안 흐르게 내 스파이크를 잘 삼켜 보든지."

메가트론의 정강이를 걷어차며 그의 무겁고 단단한 팔을 풀어보려 애쓰던 스타스크림은 결국 진절머리를 내며 "침대로 가요." 라고 말했다. 메가트론은 만족스럽게 목을 울리며 웃었다. 어쨌든 인터페이스로 일과를 시작하게 됐군. 메가트론은 스타스크림에게 있어서만큼은 지는 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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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스 메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