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연이었어 물론 신경 쓰이는 상대가 아니라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아무튼 톰 카잔스키 콜싸인 아이스맨인, 그러나 남들도 스스로도 대개 아이스라고 하는 이 약관의 대위가 한 펍에서 술에 취해 널부러지기 직전인 다른 대위를 줍줍하게 된 건.

그냥 마냥 걷기 좋은 그런 밤이었어 적당한 온도, 적당한 습기, 적당한 바람, 일렁이는 파도 소리, 아무 생각 없이 관사에서 나와서 해변을 따라 걷다가 어느새 안와본 펍 하나를 발견했고, 역시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그런 밤이었어. 예상대로 펍 안은 조용하고 다들 밤 분위기에 취한 듯 했지. 근데 진짜 술에 취한 놈이 하나 있었어. 

매버릭....?

다행히 난동을 부리거나 큰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한눈에 봐도 술에 떡이 된 건 알 수 있었어. 꾸벅거리는 게 곯아떨어지기 일보 직전이야. 모른 척 하기엔 탑건 훈련 동기인데 알파메일인 아이스가 그럴 순 없었지. 옆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어깨를 흔들었어.

.......누규......???

게슴츠레 뜨는 그 녹안에 아이스는 순간 심장이 덜컹거리는 걸 느꼈어. 전부터 눈동자 색깔이 예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였나? 금방 다시 감기는 눈을 못뜨고 혀가 다 꼬부라진 소리로 매버릭이라는, 아이스가 인정할 정도의 실력이긴 한데 콜싸인답게 골때리는 또라이인 흑발의 대위가 갑자기 아이스에게 덜컥 안기는 거야


다행이다....아이슈구나......음냐....


아니 어쩌다 이 또라이는 이렇게까지 혼자 술을 마신 거지?

탑건
아이스매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