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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4 23:14
아니 말을 해보자면 진짜 끝도 없이 긴데… 대충 설명을 해보자면 그 내가 정략결혼 비스무리한 걸 하게 됐거든? 우리 집이 막 재벌 이런 건 아니고 그냥 적당히 잘 사는 집인데 부모님이 사업을 하시거든.

사업이야 너네도 잘 알겠지만 잘 나가다가도 하루아침에 개망할 수 있는 거잖아… 뭐 nn년째 굳건하게 지켜진 가업이라면 모를까 우리 집은 그런 건 아니거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적당히 잘 되던 부모님의 사업이 하루 아침에 망하기 직전까지 갔고 이렇게 바닥에 내려앉는구나 싶을 때 쯤 갑자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우리 집도 솟아날 구멍이 생겼어.

그리고 그게 다름 아닌 내 결혼을 통해라는 말이었는데… 어떤 재벌 가…인 사람이 정계에 진출할 생각이 있다는데 우리 집 네임밸류가 필요하다고 그러더라고. 뭐… 자랑하는 건 아닌데 우리 할아버지가 꽤 유명한 정치인이셨거든.

고민은 길지 않았지 뭐. 우리 부모님은 돈이 필요했고 나는 애인도 없는 결혼 적령기의 사람이었거든. 상대방 남자랑 나이 차이가 조금 나기는 했는데 그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어.

웃긴 건 내가 그 남자를 처음으로 마주한 건 내 결혼식에서였어. 그것도 버진로드 끝에서 말이야.

그 남자가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티비나 신문에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잔뜩 보긴 했는데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는 소리야. 그리고 그 남자도 나를 그 말 처음 봤을걸? 뭐가 됐든 그 남자는 아주 담담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더라고. 그리고 주례가 결혼 서약을 읽어주며 맹세하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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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합니다.”


뭐 어쨌든 그렇게 부부의 연을 맺었지. 형식적이지만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겠다는 맹세도 하고 반지까지 나눠끼고 말이야.

비록 그 남자와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는 물론이고 저녁에 같은 방에 들어갈 때까지 말 한 마디 제대로 섞지 않았지만.

방에 들어갔을 때는 정말이지 어색해 죽을 것 같았어. 이제 같은 침대에서 자야했고 더 나아가 부부의 의무…시발 어쨌든 그걸 행해야한다는 사실도 조금 부담스러웠지.

근데 내 마음을 아는지… 남자는 방 한 켠에 준비 된 미니바에서 위스키 한 잔을 따라 마시더니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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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부터 부담 줄 생각 없으니 편하게 자요.”


좀… 고맙기도 하더라. 심지어 내가 드레스 뒤에 달린 백만개의 단추를 못 풀고 낑낑거리니까 뒤로 와서 단추 푸는 것도 도와주고… 그 이후에는 편하게 갈아입으라며 자기는 뒤돌아 서 있기까지 하는 매너도 있고…

옷을 다 갈아입고 침대에 눕자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도 침대에 누웠어. 근데 정말로 그 날은 날 건드릴 생각이 없는지 나한테 등을 지고 눕더라고.

그래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 속에 좀 안도감이 퍼지더라. 어쩌면… 이 남자랑 사랑은 몰라도 어느정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잠에 들었어.






진짜 분명 그랬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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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어요 여보?”


어째서 다음 날 침대에서 일어났더니 아예 다른 얼굴의 남자가 날 여보라고 부르며… 한 침대에서 일어나고 있는건지 난 진짜… 하나도 이해가 안 가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냐…?






자고 일어났더니 남편 바뀜
잘 쌌다

맨중맨너붕붕 페드로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