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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7 10:19
사웨재즈

사운드웨이브는 짧은 휴식시간이나 리차징시간이 되면 재즈를 높은 확률로 자신의 카세트에 집어넣곤 했다. 재즈가 다른 메크들에 비해 작은 편이라곤 해도 원래 카세티콘이 들어갈 정도였던 카세트에 일반 메크가 들어갈 수 있을 리 없다. 카세트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재즈의 도색은 다 까져 있었고 사운드웨이브의 카세트는 부품이 다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사운드웨이브는 고장난 부품을 고치려 하지 않았다. 카세티콘들도 사운드웨이브의 행동에 한 번도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가치 있음."

누군가 물으면 사운드웨이브는 그저 그렇게만 말했다.

재즈가 쿠인테슨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날 사운드웨이브는 자신의 데크로 돌아와 카세트를 어루만졌다. 그래. 가치있는 일이었다. 딱 자신의 사랑의 크기만큼 넓어지고 망가진 카세트. 그가 있었다는 증거. 영원한 사랑의 증명.





쇼키엘리/숔엘

원래 부상당한 메크의 치료와 수리는 동맹했어도 각 진영의 군의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정석이었지만 엘리타 원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그녀의 전담은 쇼크웨이브였다.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동맹을 맺고 난 뒤부터 그녀의 수리는 오로지 그에 의해 이루어졌다. 쇼크웨이브의 연구 중 상당부분이 엘리타 원의 보다 효율적이고 완전한 수리에 할애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다른 메크들에게 적용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주제였다. 연구대상은 오로지 엘리타 원, 그녀 하나였기에.

"스파크챔버의 새 수리기법을 발견했다."

그녀의 척추모듈을 용접하며 쇼크웨이브는 자장가라도 읊어주듯 연구성과를 읊었다.

"기존에는 스파크챔버가 50% 이상 손상되면 수리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지만 이번에 새롭게 발명한 기법을 사용하면 스파크챔버가 70% 손상되어도 후유증 없이 복구가 가능하다."

용접기는 손가락으로 옮겨갔다. 비틀리고 부러진 손가락 관절을 모두 복구한 후 쇼크웨이브는 엘리타의 손등을 잡고 그의 안면 플레이트를 가져다 댔다. 경건한 입맞춤.

"수리는 완벽하다. 다시 일어나 전장에 설 수 있겠군."

옵틱이 느리게 열렸다. 사령관은 피식 웃으며 받아쳤다.

"그래, 끝까지 두 다리로 서 있어주지. 광이나 잘 내줘, 깜박이."




스스비

B-127은 얼핏 보면 그 특유의 입담 때문에 겁이란 걸 어디에 팔아먹은 것처럼 보였지만 알고 보면 무서운 것 투성이인 허술하기 그지없는 봇이었다.

높은 곳이 무섭다. 어두운 곳이 무섭다. 친구들끼리 싸우는 게 무섭다. 무고한 메크들이 죽는 게 무섭다.

그리고 누구도 자신의 말에 반응하지 않는,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는 고요가 그 무엇보다 무섭다.

그래서 스타스크림은 B-127에게 위치추적장치를 달았다. 생명신호감지장치를 더한 놈으로.

정찰병이란 각종 위험을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보직이다. 들키지 않아야 한다는 건 뭐, 기본 명제나 다름없다. 그러니까- 혼자 죽을 확률도 빌어먹게 높다는 거다.

어쩌겠나. 본인이 자원한 일인데. 심지어 그때 스타스크림은 이 녀석과 적대하고 있어서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짜증나게도.

그래서, 스타스크림은 위치추적장치를 달았다. 이 녀석의 생명신호가 약해진다면, 회생 불가능해질 정도로 꺼져간다면 그때는 생명신호가 잡힌 위치로 날아가 잔뜩 폭탄을 떨어트려 줄 생각이었다.

적어도.

녀석이 마지막에 듣는 것이 절망과도 닮은 침묵이 아닐 수 있도록.




사이버트론끼리는 종전하고 동맹했지만 쿠인테슨과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는 AU

트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