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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지 않다면, 옆에 앉아도 될까요?"
"... 그러든지요."




이번엔 좀 반반한 놈이네, 라고 너붕은 생각했어 왜냐면 너붕의 언니한테 관심이 있어서 너붕한테 접근하는 놈들이 한둘이 아니었거든 너붕도 예쁜 얼굴이었지만 언니가 훨씬 예뻤고, 공부 면에서도 언니가 더 똑똑했고, 운이란 운도 언니가 더 좋았기 때문에 너붕은 자연스레 늘 2순위였음 하다못해 부모님도 더 성공한 언니에게 관심이 많았으니 너붕은 가족한테 유대감도 별로 없을거임 근데 중고등학교 때는 물론이고 대학 졸업학년인 지금까지도 너붕의 언니를 찾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겠지 괜히 오기로 언니랑 같은 대학을 오는게 아니었는데




학교에서도 얼마나 유명인사인지 너붕도 언니 덕에 유명인사였음 들러리도 유명인사가 될 수 잇다는 걸 너붕은 커서 알았겠지.. 쟤가 그 사람 동생이래 와 같은 소리를 얼마나 들었는지 이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어 언니가 경험을 한답시고 1년을 휴학하는 바람에 같은 학년이라 더 심했겠지 하필 또 연년생이라 너붕은 그냥 졸업해버리는게 목표임 취업을 바로 못하더라도, 알바하면서 모은 돈이 꽤 되니까 빨리 떠나고 싶었어





"이따 수업 끝나고 뭐해요?"
"집이요."
"다음 수업 없으면 나랑 커피라도 마실래요?"




이 반반한 놈이 벌써부터 밑작업을 시작했음 너붕은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교수님이 들어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음 그렇게 잠시 대화는 일단락 되나 싶었음 근데 이 남자가 자꾸 너붕한테 포스트잇으로 대화를 시도하는거임 '나 진짜 카푸치노 맛있게 하는 카페를 알아요.' 너붕은 포스트잇을 보고 남자를 슬쩍 봤어 눈이 마주치자 웃음을 보이는 남자에 너붕은 다시 황급히 고개를 앞으로 돌렸어 아... 짜증나 잘생기지나 말지 하는 생각과 함께




수업이 끝나고 너붕이 말없이 짐을 정리하자 남자가 어느새 짐을 먼저 다 정리하고 너붕을 기다리는 듯한 모션을 취했어 너붕이 본체 만체 하며 몸을 일으키자 그대로 너붕을 따라갔겠지 그러고선 하는 말이 "카페 그 쪽 아닌데." 너붕이 결국 남자를 쳐다보자 진짜 안 갈거냐며 웃어보였음 언니에게 작업을 걸기 위해 너붕에게 접근하는 반반한 놈들도 많았지만 이번 남자는 좀 많이 잘생겨서인지 너붕은 어느새 남자를 따라가고 있을듯,.





"난 야니스 니뵈너라고 하고요. 경제학과예요."
"아, 허니 비예요."




그러고 정말 맛있는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둘은 대화를 하는데 너붕 생각보다 남자가 진짜 괜찮은 사람 같고, 비록 언니를 위해 이렇게 알랑방귀를 뀌는 것이지만은 대화를 너무 잘 이어나가서 처음으로 언니가 부럽다는 생각할 거임 능력 면에서는 욕심 사라진지 오래고, 비교 당하며 자란 것도 로래라 언니에 대한 안 좋은 감정보다는 부모에 대한 분노가 더 컸기 때문에 언니에 대해 안 좋은 마음을 안 가지려고 노력해왔는데, 스스로 느끼기에 좋은 남자가 결국에 자기를 발판 삼아 언니에게 간다는 사실이 조금은 속상하긴 할듯




처음 만난 건데도 불구하고 세시간이나 떠들었을거임 야니스가 슬슬 일어나자며 같이 일어났음 너붕은 커피 고맙다고 말을 건네고 바로 뒤돌았는데 다시 야니스가 붙잡았어 전화번호랑 인.스타 좀 알려달라고 하는 야니스임 너붕은 속으로 하긴... 커피까지 사고 오래 대화했는데 안물어본다 했네 하고 생각함 야니스 폰에 둘다 눌러주고는 다시 몸을 돌리려는데 다시 야니스가 붙잡을거야





"어디로 가?"
"집... 가야지 아무래도?"
"아니- 방향이 어디냐구."





야니스가 웃으면서 말했어 너붕은 좀 머쓱해져서 아 지하철 타야 돼 하고 시선을 다시 바닥으로 깔았어 야니스가 그럼 지하철 같이 타자고 하면서 너붕과 또 같이 걸었음 너붕은 속으로 아... 언니랑 같이 안 사는데 미리 말을 해야하나 어떡하지 이런 고민들을 하며 야니스랑 대화에 집중을 제대로 못했을거임 지하철까지 왔는데 개찰구까지 넘어서 야니스가 따라오길래 얘 집까지 데려다주려나 싶을거야




"너,넌 어디서 내리는데?"
"나?"
"응. 나 집이 별로 안 멀어서 네 정거장 뒤에 내려. 거기서 집도 가깝고. 혹시 데려다주려고 하는 거라면 괜찮아."
"나도 지하철 타고 집 가는데. 너보다 조금 더 가."
"아."
"데려다줄까?"
"됐거든."



너붕은 순간 민망해져서 야니스 안 쳐다보고 빠르게 걷는데 야니스가 계속 웃으면서 왜 데려다줄게 할거임 너붕은 아 됐다니까 하고 계속 앞을 볼거임 왜 넘겨짚었나 스스로 후회하기도 하고 그냥 집가서 샤워하고 자버려야지 이생각만 하면서 방금 전의 상황을 잊으려고 하겠지 다행히 연착되지 않은 지하철이 바로 와서 바로 탄 둘일거임 한 자리밖에 없어서 너붕은 그냥 서 있으려고 했는데 야니스가 굳이 너붕 앉으라고 끌고와서 앉힐듯 너붕은 턱을 살짝 긁으면서 내가 너보다 빨리 내리는데... 할 거야 얼마 안 가는 시간동안 또 그 창피했던 일을 잊을만큼 야니스랑 재밌는 대화를 하고 아쉽게 몸을 일으킬거임 너붕이 갈게, 라고 말하자 야니스는 다음주에 보자고 할 거임




너붕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야니스의 '다음 주에 보자.' 라는 말을 생각했음 그래 난 매주 한번 쟤한테 있는 약속인거지 우리 언니를 향하기 위한.. 많은 사람들이 너붕에게 접근했다가 언니랑 제대로 잘 이어지지 않으면 바로 너붕까지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했음 초반에야 너붕이 언니에게 말이라도 해서 연결해주곤 했는데 언니 입장에서도 그게 반갑지는 않으니 그냥 웃으며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다보니 당연히너붕이랑도 끊기는 거였음 너붕은 사실 언니랑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이런 걸 전하는 것도 싫었음 근데 뭐... 김칫국 마시는 건 그들이지만 그걸 직접적으로 겪는 건 너붕이니 지금은 거의 두 번째 정도의 만남에서 너 우리 언니 취향 아니야 라는 말 정도로 딱 정리해서 돌려보냈음




언니가 많이 예쁘긴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너붕도 못생긴 건 아니거든 그냥 둘 중에 언니가 더 예쁜거지 너붕이 어디가서 안 예쁘단 소리를 듣고 살진 않았음 이상하게 언니한테 관심이 다 쏠려서 그렇지 너붕은 조용한 자기 성격과는 다르게 싹싹한 성격에 활발한 언니가 관심을 많이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음 너붕이 공부해서 언니가 다니는 좋은 대학에 같이 진학한 거 보면 너붕도 똑똑한데 그걸 몰라주는건 부모랑 너붕을 모르는 사람들뿐이었지 너붕이 이런걸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거 아니까 친구들도 굳이 언니나 부모님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 않았고 말임




한 2주쯤 흘렀을까 이 남자를 본지도 몇번이 넘었는데, 아직도 너붕이 야니스한테 너 우리 언니 타입아니야 라는 말을 못했음 왜냐면 이쯤되니까 잘생긴 것도 잘생긴거지만 그냥 이 남자에게 호감이 좀 생긴 것 같았어 스스로가 너무 나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 이 사람은 우리 언니한테 관심이 생겨서 나한테 온 걸텐데 싶어서 결국 직접적으로 말은 못하더라도 은연중에 언니의 정보라도 알려주자 싶을거임




수업 전에 시간이 비어서 같이 뭐 밥이라도 먹게 되는 날에는 우리 언니는 이것보다 다른 걸 좋아하던데 라고 말한다든가, 쉬는 시간에 같이 담배를 피러 나가면 우리 언니는 담배 안 펴서 안 피는 사람이 좋다던데 라든가, 수업이 일찍 끝나서 학교를 같이 걸으면서 아마 우리 언니 강의실 건물은 저거일텐데 하고 넌지시 알려준다든가 등등... 간접적으로 계속 언니 얘기를 꺼냈음 야니스가 참고할 수 있도록





그러다가 너붕이 생리가 터졌는데 생리통이 심해서 학교를 못 나갈 것 같았음 원래도 좀 심한편인데 이번엔 진짜 뭐 악귀라도 들었나 싶을 수준으로 몸도 못 움직이겠는거야 겨우 약 먹고 잠에 들었는데 전화 벨소리 때문에 깬 너붕일거임 일어나자마자 머리도 아프고 배도 여전히 아파서 전화 안 받고 버티는데 끊긴 후 다시 전화가 오길래 결국 폰을 들어서 봤더니 야니스겠지





"여보세요..."
- 어디, 뭐야? 목소리가 왜 그래? 너 아파?
"아, 응. 생리통... 맞다, 못 간다고 말해주는 거 까먹었네. 미안. 오늘 혼자 들어야될 것 같아."
- 집이야? 수업 끝나고 약이라도 사들고 갈까?
"아니야, 됐어. 약 먹었고, 괜찮아. 그냥 좀 자면 돼."
- 너무 아프면 꼭 말해. 오늘 수업 내용은 내가 다 정리해서 알려줄게.
"고마워."
- 고맙긴. 쉬는데 방해해서 미안. 다시 쉬어.





야니스가 와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지만 이 추한 모습을 야니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음 그리고 아직 너붕이랑 언니랑 같이 안 산다는 걸 아직 말을 안 해줬으니 혹시나 그걸 기대했다면 진짜 낭패잖음.. 너붕은 폰을 뒤집어놓곤 다시 편한 자세를 찾아서 겨우겨우 다시 잠에 들거임 해가 좀 지고 어둑어둑해진 후에야 겨우 깬 너붕이 화장실을 가려고 몸을 일으켰어 그런데 마침 폰에서 또 진동이 울리길래 보니까 야니스가 수업 내용을 보기 좋게 정리해서 보낸 거겠지 단순히 필기한 걸 보여준게 아니라, 정말로 보기 좋게 정리해서 그러곤 '갑자기 교수님이 다음주에 쪽지 시험 보신대서. 걱정하지마! 내가 정리한 대로만 공부하면 만점일테니까.' 하고 덧붙인 내용까지 있겠지 너붕이 아프면서도 그 연락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왔을듯




일주일에 너붕이 야니스랑 겹치는 수업이 그것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에 야니스가 만나자고 할 거야 너붕이 오늘은 몸상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 야니스가 꼭 너붕을 봐야겠다고 그래서 시간표를 물어봤을 거임 1교시부터 3교시라는 말을 들은 야니스가 그럼 3교시 끝나고 보자며 문자를 남겼어





"하룻밤 사이에 얼굴이..."
"뭐래, 오바하지마. 일주일 만에 보는 건데."
"진짜 괜찮은거 맞아?"
"응. 진짜 괜찮다니까."
"오늘은 진짜 데려다줄게. 뒤에 수업 있어. 없어?"
"뭘 데려다줘. 됐어."
"너 진짜 쓰러질 것 같아. 좀 있으면. 수업 있어, 없어?"
"아, 없어!"




너붕은 그래도 괜찮다고 하는데 야니스가 정말 결연한 눈빛으로 너붕 거의 연행하듯이 끌고 같이 지하철로 향할듯 근데 조금만 더 거절했다간 야니스의 데려다줄게 타령에 기절할 수도 있단 생각에 그냥 힘없이 터덜터덜 따라감 근데 너붕은 계속 속으로 아 언니 집에 없는데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나 할듯 만약 언니랑 같이 살았더라면 지금 딱 집도 알고 언니랑 접점도 생기고 따뜻한 모습도 보여주고 일석다조인 상황이니까 너붕같았어도 놓치기 실단 생각할거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언니랑 같이 안 산다는 말을 못하는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할듯




지하철에 둘이 앉아서 가는데 너붕이 너붕도 모르게 야니스한테 기대서 졸았을거야 아무리 어제 하루종일 잤다해도 아파서 뒤척인 시간이 절반 이상인데다가 화장실도 계속 왔다갔다 하니 제대로 잤을리 없음 야니스가 결국 너붕 내리는 곳에서 너붕 깨워서 같이 일어나서 나갔음 집까지 한 15분 정도 걸었을까 너붕이 다 왔으니까 이제 야니스보고 가라고 하겠지 근데 지금은 길 한복판이었기에 야니스가 웃기지도 않는다는 표정과 함께 너 길에서 자는거 아니잖아 빨리 가 하고 말해서 결국 골목 하나 더 들어가서야 야니스한테 여기가 우리집이라고 말할듯 근데 그러고 웃기게도 야니스가 따라 들어오는 거야




"너 왜 들어와?"
"안 돼?"
"그건 아니긴 해. 근데 나 청소 못해서 우리집 더러운데..."
"괜찮아. 안 더러운데 별로."



야니스가 결국 따라들어와선 보잘 것 없는 책상 의자에 대충 앉으라고 할거임 야니스가 순순히 앉았다가 너붕은 안 앉는거 보고 너 뭐하게 하고 벌떡 일어나겠지 그래서 너붕이 살짝 신경질 섞인 목소리로 야 손님 왔는데 차는 한잔 대접해야 할 거 아냐 하고 말함 그러고선 바로 사과하겠지 미안,나 생리 중인 거 알지. 하고 근데도 야니스가 되려 미안해 하면서 너붕옆에서 같이 서있어서 커피포트에 자기가 물 올릴듯 차 꺼내고 우유랑 설탕까지 꺼내서 야니스한테 네 입맛을 몰라서... 너가 넣어 하고 말하면 야니스가 크크크 웃으면서 찻잔 받아들듯 너붕은 침대 냅두고 그냥 바닥에 널부러져서 누우면 야니스가 당황해서 뭐하냐고 묻겠지




"아... 바깥 옷 입고 침대 올라가기 싫어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면 되잖아. 나 때문에 불편해?"
"편한 옷이 좀 추한 옷이라 그래. 불편하진 않고, 너 때문에."
"추하긴... 갈아입고 와도 돼."




결국 너붕 옷 들고 화장실 가서 갈아입고 나옴 별로 추하지도 않은 모습인데 너붕은 왜이렇게 부끄러운지 양해 구하고 침대에 누워서 야니스랑 대화하는데 야니스가 진짜 끊임없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줘서 너붕이 엄청 편하게 있었을거임 근데 그렇게 야니스 얘기를 듣다가 이젠 진짜 안되겠다 싶어서 잠깐 야니스 말 자를듯 야니스는 궁금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고 너붕은 몸을 일으킬거임 아직 운도 안 뗐는데 괜히 미안한 마음에 입 열기가 쉽지 않을듯 배신감 들 수도 있고 짜증날 수도 있는 일이니까... 그리고 집에 들어왔으니 언니랑 같이 안 산다는 것도 알게 됐을 거고 근데 바로 돌아가기 좀 그러니까 자기랑 더 있어주는 걸텐데 착잡해서 말이 안나올듯 야니스는 너붕이 아파서 그런가 싶어서 의자에서 침대까지 가까이 가가지고 괜찮아? 하는데 너붕이 또 그런 야니스 모습이 너무 좋아서 아 이젠 말 안하면 큰일이겠다 싶음




"야니스, 있잖아, 우리 언니랑 만나보고 싶으면 그냥 그렇게 말해도 돼."
"어?"
"그런 사람도 이미 엄청 많고, 이제 그런 걸로 상처도 안 받아. 그러니까 나한테 이렇게까지 안 해줘도 넌 좋은 사람이라 우리 언니도 널 만나면 좋아할 것 같아. 네가 우리 언니랑 잘 되든 안 되든 너랑은 계속 친구하고 싶은데... 너도 그런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니랑 같이 안 산다는 것도 진작에 말해줬어야 했는데, 와서 좀 실망했지. 미안. 오늘 진짜 와줘서 고마워. 솔직히 진짜 큰 힘이 되긴 했어."
"뭐라고?"




그리고 이어진 정적 때문에 너붕은 진짜 망했다 생각할듯 친구 계속 하고 싶다고 말하는 건 너무 찌질했나? 너무 늦게 말했나? 생각이 막 머릿속을 헤집어서 야니스 얼굴도 못 쳐다보겠고 그럴거야 야니스가 제발 화를 내든 나가버리든 반응을 보여주기라도 했으면 좋겠어서 불안하겠지 결국 그냥 눈을 꾹 감아버리는데 야니스의 헛웃음 소리가 들려왔음 그래 차라리 화를 내 하고 생각하는데 앞에서 허니 비, 너 진짜 바보야? 하는 야니스 목소리가 들려서 눈을 떠보겠지




"너 그럼 내가 여태 너네 언니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어?"
"... 아니야?"
"어쩐지, 언제부터인지 네가 이상할 만큼 언니 얘기를 많이 하더라. 난 그래서 언니랑 너랑 많이 친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내가 네 언니를 좋아하는 줄 알고 알려주던 거였구나."
"나 언니랑 별로 안 친해..."
"허니, 진짜 너...! 난 여전히 네가 날 불편해 하는 줄 알았어. 대화하다가도 이상하게 딴 생각하는 것 같고, 더 알고 싶어도 자꾸 언니 얘기나 하고, 수업 만나는 날 아니면 만나자고도 안 하고, 선 긋고 하길래 난 내가 널 불편하게 만든 줄 알았어."
"..."
"내가 왜 공강 날에 학교까지 와서 널 만나고 집까지 데려다주겠어?"
"너 오늘 공강이었어?"





다시 정적이 맴돌았어 너붕은 이게 좀 혼란스러웠거든 그럼 여태 야니스가 언니가 아닌 자기 때문에 이렇게 했다고? 여태까지 그런 사람은 없었는데? 그럼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하지? 내가 이렇게 말한 거에 화나서 나한테 정이 떨어졌으면 어떡하지? 친구를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제 야니스가 나랑 친구하고 싶지 않으면 어떡하지? 막 이런 생각 때문에 너붕은 아픈 것도 잠시 잊고 눈동자와 머리를 굴리느라 바쁨




"허니,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너한테 관심있어서 같이 앉고 싶다고 한 거야."
"..."
"친구 계속 해도 좋지, 당연히. 근데 난 조금 더 많은 걸 바라고 있거든."
"난 여태... 네가, 우리 언니를, 아니,"
"좋아해, 허니 너를."




야니스 폭탄발언 날리고는 유유히 일어나서 차 마신거 설거지까지 하고 딱딱하게 굳어있는 너붕 몸 친히 다시 눕혀주고 이불까지 목끝까지 덥혀주겠지 너붕은 얼굴이랑 귀 새빨개진 채로 여전히 굳어있는데 그런 너붕 머리까지 쓰다듬어주면서 한숨 푹 자고 연락해 알겠지? 하고 처음에 예쁘다고 생각했던 미소 그대로 보여주면서 나갈거야 너붕은 진짜 여전히 어안이 벙벙해서 야니스같은 애가 왜 나를? 하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 차있을듯 발을 동동 구르다가 아 진짜 잠이나 자버리자 하고 겨우 자고 일어나는데 생각보다 더 오래 잔 것 같아 벌떡 휴대폰 켜서 시간을 보려는데 시간은 눈에 안 들어와있고 [일어났어?] 하고 와 있는 30분 전 야니스의 메세지에 또 당황해서는 다시 침대로 다이빙하겠지




다음날에 원래 야니스 만나는 날 아닌데 일주일에 정말 수업 하는 날만 만나준다는 너붕에 속상함을 비쳤던 야니스에게 어제 겨우 문자로 [나 내일 수업 저녁에 끝나는데.] 같은 애매한 답장 보내고 말았을 거임 야니스는 자기도라며 만나잔 말로 답장했어 너붕보다 야니스가 조금 더 늦게 끝나서 너붕이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확 안아올듯 익숙한 머스크 향의 주인은 누군지 맞출 필요도 없이 야니스였고, 야니스는 능글맞게 이런거 안 불편하지? 하고 말했어 너붕이 괜히 부끄러워서 대충 야니스 떼어내면 야니스가 또 비실비실 웃으면서 밀려나주겠지 




"간단하게 뭐 먹을까?"
"그러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너붕의 물음에 야니스가 너붕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너붕이 괜히 얼굴이 빨개져서 야니스 퍽퍽 치면서 아 왜! 하는데 평소라면 맞아주면서 아프다고 했을 야니스가 그냥 계속 웃어대다가 너붕 확 끌어안고 귀엽다라는 말만 연사할 거임 너붕 괜히 민망해져서 아 집 갈래 하는데 야니스가 그런 너붕 말리면서





"나 진짜 파스타 맛있게 하는 레스토랑을 알아요."




하고 말해서 너붕이랑 야니스 첫만남 생각나게 말해서 너붕 또 창피해죽으려고 하고 야니스는 계속해서 너붕 놀려먹고 그런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