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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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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아직 친구들 오려면 멀었잖아 이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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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두.”



마치다는 노부의 말을 귓등으로 듣고는 창문에 이마를 딱 붙였어 아마 조금 있으면 빨갛게 자국이 남을 것 같았지 그 모습에 노부는 작게 한숨을 내셨어 그렇게 좋을까?


마치다는 지금 소라와 쿄스케를 기다리고 있었지
오늘 집에서 다 같이 바비큐 파티를 하기로 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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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집에 소라형아랑 쿄스케 초대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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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이 모든 것에 시작은 여우의 변덕에서 비롯됐어
생각해 보니까 그렇잖아 저는 소라네 빵집도 가봤고 쿄스케네 병원도 가보았는데 정작 쿄스케와 소라는 우리 집에 온 적이 없었어 이건 불공평하지 않아?
내가 갔으니까 저들도 우리 집에 와봐야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친구들을 초대하자! 는 게 여우의 결론이었어

물론, 집주인인 노부의 의견 따윈 중요하지 않았지
여우가 하겠다면 하는 거야 무슨 토를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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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러자. 바비큐 파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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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노부야 너무 좋은 생각이다!”










지금도 스테이크를 먹고 있으면서 마치다는 노부의 말에 꽃처럼 활짝 웃어 보였어 이러니 어떻게 안된다는 말을 할 수 있담 제 여우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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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겠다. 응 꼭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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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큐 파티? 흠.. 그래 뭐 꼬맹이가 초대해 주는데 가줘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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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어! 초대받는 태도가 그게 뭐야 쿄스케!”





소라와 달리 쿄스케는 한껏 거들먹 거렸지만 마치다의 초대를 받고 바닥으로 향해 있던 꼬리가 하늘로 꺾여있는 걸 보면 신이 난 게 분명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치다는 고양이 꼬리 언어를 해석하지 못해서 또 한바탕 켕켕 거리면 대거리를 해야 했지 잡지도 못할 고양이를 쫓아가는 여우의 풍경은 늘 있는 일이라서 학교 친구들은 평화롭기만 했대




아무튼 그래서 지금 케이가 창문에 찰싹 붙어있는 거야 이제 이해가 가지?

친구들은 4시가 되어야 올 텐데 마치다는 벌써 2시부터 저러고 있으니 노부는 그런 여우가 귀여우면서도 아주 조금 질투가 났어

나보다 친구들이 더 중요한 거야 케이?

속 좁은 마음은 숨겨둔 채 보고 있던 회사 자료를 내려놓고서 그는 천천히 창가로 다가왔어 그리곤 부러 호들갑을 떨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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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그러다 이마가 빨개져서 쿄스케가 또 놀릴지도 모르는데 정말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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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그건 싫은데! 노부야 봐봐 빨개? 응?”


어째 제 말보다 쿄스케 얘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니까 이맘때의 아이들은 부모보다 또래 친구들에 더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잘 알지만 저는 케이의 부모가 아니잖아 키스도 할 예비 파트너라고 그러니까 이런 사소한 것에 질투를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닐까 구차한 변명과 함께 노부는 애써 제 유치한 행동을 포장했어

하지만 이래야 비로소 케이가 화들짝 놀라 창문에서 이마를 떼고 자신을 마주 봐주는데 별수 있나

노부의 말처럼 케이는 하얀 피부라 그런지 정말 이마가 붉게 달아올라있었는데 사실 저 정도는 시간이 지나면 금방 가라앉을 수준이었지 하지만 노부는 심술이 나서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지 뭐야 그래서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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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어떡하지? 이미 빨개져 버렸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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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엥..정말? 노부야 빨리 없애줘 빨리이..”





그래그래 제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는 여우를 기꺼이 안아든 노부는 마치다 몰래 입꼬리를 끌어올렸지
그리곤 의미 없는 얼음팩을 해주며 호호 입김을 불어주었어 어차피 10분도 안 돼 없어질 자국에 대고 말이야 그러는 동안 케이는 제품이 꼭 동아줄이라도 되는 양 폭 안겨서 칭얼댔어 오직 저만이 이걸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진한 눈동자를 보고 있자면 이런 연극쯤 평생 할 수 있을 것 같았지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자국은 금방 사라져 버렸어
아쉬워라

그런 노부의 마음은 꿈에도 모르면서 이내 사라진 자국을 거울로 요리조리 비춰보던 케이는 다시 그에게 다가와 안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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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노부.”





정말이지..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나의 여우 케이
네가 얼른 자랐으면 좋겠다가도 내 품에서 영원히 크지 않았으면 좋겠어 언제까지 네가 이런 나의 허술한 거짓말에 속아줄까?

절절한 소유욕이 담긴 말은 모두 꽁꽁 숨겨둔 채 노부는 기분이 좋아 꼬리를 살랑이는 마치다를 조심히 쓸어내렸어

그렇게 의도가 다분히 담긴 작은 소동으로 인해 노부는 4시까지 여우를 안고 있을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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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거 바비큐 먹고 후식으로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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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논 알코올 칵테일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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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너무 좋다!”





고요했던 저택은 4시가 되자마자 다시 시끄러워졌어
마치다는 소라와 쿄스케가 자신의 집에 놀러 왔다는 사실에 기뻐 폴짝폴짝 정원을 뛰어다녔고

노부와 시시오 츠지무라 세사람은 어느새 수인화해 엉켜 노는 아이들을 틈틈이 지켜보면서 열심히 바비큐를 세팅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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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놀고 밥 먹자!”













시시오의 외침에 풀숲에서 나뭇잎을 잔뜩 뒤집어쓴 여우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가 튀어나오자 세 사람은 하하 웃음이 터졌어

치사해 나 빼고 뭐 하고 놀았길래 이래요 소라!


케이 또 낙엽 모아둔 곳 갔구나 그 낙엽 깨끗하지 않다고 했잖아. 알았어 알았어 재밌었어?


아가 꼴이 이게 뭐야 네가 달고 와서 왜 화가 났어 응? 가만있어 얼른 떼줄게.



각자 자신의 아이들을 들어 올려 나뭇잎을 떼주면서 타박했지만 어느 누구 하나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지
결국 털이 엉망이라 젖은 수건으로 닦고 나서야 여섯 명은 식탁에 앉을 수 있었어


한참 뛰어논 터라 소라랑 마치다는 접시에 코를 박을 기세로 와구와구 고기를 먹어치웠지만
여전히 밥은 싫고 케이크 좋아 고양이 쿄스케는 츠지무라가 내미는 고기에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하면서 새 모이만큼 받아먹었지
그래도 이렇게 다 같이 있으면 소라와 마치다가 먹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식욕이 돋는지 겨우겨우 1인분은 먹어줘서 츠지무라는 그것만으로도 기뻤고 말이야

어느새 케이크를 달라고 아우성인 쿄스케를 달래느라 쩔쩔매는 츠지무라를 바라보며 맞은편에 앉은 노부와 시시오는 생각했어

늘 우리 보고 유난이라며 질색하는 하는 츠지무라야 말로 제일 유난이라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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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무 재밌었어. 모두 또 놀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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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도 재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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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츠지무라는 쿄스케가 오늘 식사를 제대로 해서 좋았고
시시오는 정말 이 모임 자체가 즐거웠고
노부는 웃는 케이 때문에 기뻤으니까

이 모임은 아마 쭉 이어질 것 같아



아 물론 세 사람의 의사는 필요 없긴 해 소라랑 쿄스케 마치다의 의견만 있으면 언제든 모여야 하는 게 당연하니까 말이야












늦게 와서 미안! 추석 잘 보내! (੭ ᐕ)੭*⁾⁾







노부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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