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만에 얼굴 비춰놓고 그 꼬라지가 영... 보고싶었던건 둘째치고 와 형 이제 담배도 피워요? 하고 대뜸 짜증부터 내는 정우성.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요즘에도 오메가라고 결혼하면 사회생활 못하게 하냐고. 형은 주변에 알파가 그렇게 많은데 왜 하필 그딴 놈이랑 결혼을 하려는건지. 날짜는 또 왜 이래 형 지인들 아무도 오지 말라는거야 뭐야 다같이 경기 결장하고 참석하라는건지 리그 제일 바쁜 시기로 잡아둔 결혼식 날짜 보고 궁시렁궁시렁... 이명헌은 도통 연락도 안 받고 다른 형들한테 물어물어 겨우 살아는 있는지 들을 수 있는데 정우성 바람이랑은 다르게 결혼하고 바로 임신 소식 들리고... 우리도 얼굴은 자주 못 보지만 잘 사는거 같다고 좋아보인다고... 그런 말 들은 정우성 기분 꽤나 묘할듯.


그게 벌써 몇년 전이고, 정우성은 결혼식도 참석 못했으니까 마지막으로 얼굴 본게 벌써 9년? 어느 시점부터는 형들도 명헌이 뭐하고 사는지 모른다고 해서 우성이도 그냥 이명헌 아들이랑 딸은 어떻게 생겼을지 형 닮았을지 삼십대의 이명헌은 어떤 모습일지... 그냥 혼자서만 상상했는데... 잠깐 광고 촬영 때문에 한국 들어왔다가 저녁 혼자 먹기 외로워서 형들 뭐하나 전화했더니 지금 애들 다 모여있는데 올거면 오래. 근데 목소리 뒤로 명헌아 어쩌구 소리 들리는거 귀신같이 듣고 거기 명헌이형도 있냐고 샐러드 먹다가 포크 집어던지고 일어나는 우성이 보고싶다


차 주차해놓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어떤 얼굴로 인사해야될지 모르겠어서 한참을 핸들에 머리박고 있다가 내렸는데 식당까지 한걸음 한걸음이 무섭고 떨리고 설레고 긴장되고... 아무렇지도 않게 오랜만이네요 형 인사해야지 설마 형 아직도 그 말투 쓰려나 형 머리는 마지막으로 봤을땐 꽤 길었는데 살도 많이 빠졌을까 생각하면서 딱 열걸음만 더 가면 되는데... 그 가게 문 옆에... 거기서 담배 피우고 있는... 근육은 다 빠지고 머리도 지난번에 봤을때보다 더 길어진... 이명헌 보자마자 반가움보다 짜증이 먼저 치밀어올라서 저럴거면 은퇴하지 말지 저럴거면 나 버리지말지 저럴거면 나랑 결혼하지... 차마 말로 못 꺼내고 형 이제 담배도 피우냐고 화내는 정우성...



우성이가 무슨 오해를 하고있든 이명헌 남편이랑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한거면 좋겠다 농구 포기할수있을만큼 좋아했고 그사람 닮은 아이 키우는것도 행복했겠지. 그러다 둘째 임신했을때 입덧하는데 아들이랑 남편이 명헌이 먹고싶은거 사러 나갔다가 사고나서... 그 충격에 둘째도 그만... 그래서 몇년동안 폐인처럼 살다가 치료도 받고 상담도 받고 집밖으로 나오는 연습도 하고 그러는 중인 이명헌 보고싶다... 굳이 멀리 있는 애한테까지 알리지말라고 그래서... 우성이 그것도 모르고 계속 남편이야기 꺼내고 애들 사진 보여달라고 그러고ㅋ큐ㅠㅠㅠ 그러다가 이명헌 몸에 남은 ㅈㅎ 흉터 보고 오해해서 기어이 이럴거면 그때 왜 헤어지자고 했냐고 이딴 새끼한테 가려고 나 버렸냐고 화내다가 뺨도 맞고... 뒤늦게 사실 알고 사과하고... 그러다 형 여기 있는거 힘들면 미국에서 잠깐 지낼래요 제안도 하고... 그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