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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7 21:59
보고싶다. 벗겨먹는다고 해봤자...
그냥 소소하게 부잣집 도련님 대만이 놀려먹는 수준...일까? 

"어라 대만군?"

"어...호열아 너 여기서 일하냐?"

"네 얼마 안 됐어요. 폰 보러 왔어요?"

"응...근데 내가 이런거 잘 몰라서."

바보같은 대만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결합할인이니 뭐니 살살 꼬신 후에 요금제 비싼걸로 박고, 기기값은 그대로 다 받고, 폰 케이스 몇개 손에 쥐여주고 "대만군 때문에 나 정말 손해 보면서 파는 거예요. 나 이거 실장님한테 혼나." 하고 엄살 떨어주면 끝. "호열아 잘 해줘서 정말 고맙다. 다음에 내가 밥이라도 살게." 해사하게 웃는, 어수룩한 부잣집 도련님 정대만을 보면서 다시 한번 확신하는 양호열.


바보같은 대만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날 양호열 대리점 직원들이랑 소고기 파티 함. 킬킬 웃으며 즐기면서도 마음 속 한 구석이 불편함. 정대만이 자기가 속았다는걸 알고 노발대발 하면서 다시 방문했으면 좋겠다. 그럼 얼굴이라도 한번 더 볼테니까.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대만은 진짜로 다시 방문하긴 했음. 고맙다며 호열이한테 밥 산다고. 정대만이 사주는 비싼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양호열은 이게 맞나 싶음. 정대만 이 멍청아. 나같은 놈한테 밥을 사주고 싶어? 너 속은거야. 아무것도 모르고 헤헤 웃는 저 얼굴이 너무 짜증나서, 호열이는 그 이후로도 정대만을 몇번 이용해먹었음.

대만군, 나 여기 술자리인데 와서 계산좀 해줘.

대만군, 이거 프로모션 상품인데 몇개만 사주라. 

그렇게 정대만을 속여먹는게 우습게도 서서히 정대만한테 감겨서, 평소에 그렇게나 호구라고 생각했던 그 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온갖 비싼거 제 돈으로 사는 양호열. 정대만 털어먹은 돈보다 정대만한테 어필하려고 지출한 금액이 더 커졌을 때 쯤...


새로 뽑은 바이크 몰고 정대만 보려고 대만이네 대학가 앞에 갔다가, 웬 대학 선배랑 함께 있는 정대만 보고 그대로 그 자리에서 굳는 양호열. 정대만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팔을 두르며 미끈한 고급 SUV 승용차로 에스코트하는 그 남자가 호열이한테 흘깃 눈길을 주는 동시에, 대만이도 호열이를 알아보고 "호여라!" 하고 붕붕 손 흔들었으면 좋겠음. 

인사만 하고 차에 타고 떠나버리는 정대만을 보면서 양호열 제 마음 자각하고 그 동안 정대만한테 했던 짓이 미친듯이 후회되겠지.


바보같은 나.

나..정말 아무것도 몰랐구나.



뭐 그 후로 남자친구 있는 정대만한테 대쉬하는 양호열인데...그간 호열이가 자길 속여먹었다는걸 알고 실망해서 양호열 내외하는 정대만이어라.

호열이가 미안하다고 싹싹 빌고 정대만 해감하고 이런저런 짓 다 하는데 이러면 너무 찌통이니까 나중엔 잘 돼서 대만이네 양조장 사위로 들어가는 호열이면 좋겠네 물론 이번에는 뼈빠지게 몸 갈아넣어서 대만이네 양조장 흥하는데에 기여할거임.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