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ㄱㅅㄷ

심지어 에이매치 중에 은퇴 앞둔 국대주장이 코트 위에서 픽 쓰러져서 응급실 실려가더니 후속으로 뜬 기사가 저거면 어떤데.
공식적인 형질은 베타라도 기백만은 그 누구보다 알파같았던 그 이명헌이 오메가라니 이명헌 오래 알았던 농구계 인사들 다 경악하고.
국내에 있던 산삼즈는 물론 막상 국대 소집에도 못 왔던 정우성마저 휴가내고 이명헌 괜찮은지 헐레벌떡 보러 오는데,
진정제 한 대 맞고 금방 팔팔해진 이명헌 풀 죽은 내색 하나 없이 눈 반짝 거리고 있어서 병문안 간 산왕즈 다 아....하고 뒷목 잡을 준비하는 거.

-하 진짜 대박개짱인것 같아용...

어쩌다 이런 달란트를 받았을까뿅...

아니나 다를까 개헛소리 시작한 이명헌 앞에 두고 지끈거리기 시작하는 산왕즈.
아니...예상 아주 못한 건 아님. 이명헌이라면 그래...그럴 수 있지...아니 근데 아무리 그래도...그치만 이명헌이니까...아니 아무리 그래도...?!? ㅠㅠㅠㅠ
마초적인 대한민국 체육계에서 평생 운동만 하며 알파메일로 살아왔던 남성체 베타가 하루 아침에 오메가 판정을 받았는데 저렇게 신날 수가 있는거임?! 이명헌도?!ㅠㅠㅠㅠㅠ

-하 진짜....너 지금 그런 소리 할 때냐고, 이명헌...정신 좀 시발 진짜....
-하지만 생각해봐용...남잔데 임신이 가능하다뿅...
-아니 시발 지금 그게 중요하냐고!! 니 몸이라고!!!!
-나를 숙주로 해서 양분을 빨아들여 기생하는 외부 생물체가 몸 안에 들어설 수 있는 거다뾰옹...!
-누가 임신을 그 따위로 표현을 해, 미친놈아!!!
-심지어 걔를 피딩하라고 가슴에서 저절로 유동식도 나온다용...!!
-야 이 새끼 누가 저출산 프로파간다로 신고 좀 해라.

산삼즈 다같이 개뒷목 잡는 가운데 어떠한 크툴루적 인체변형에 대한 로망으로 잔뜩 흥분한 35세 개철딱서니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국대주장...과 현기증 나 쓰러지기 직전인데 간신히 이성 잡고 있는 어떤 느바 선수 하나.

-근데 형, 아기 싫어하잖아요.

놀랍게도 유일하게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톤을 유지한 정우성이 한 말에 처음으로 뾰옹....하고 기세가 수그러드는 이명헌.

-어린애 돌보는 거 질색이라 결혼할 생각도 없댔잖아요. 생기는 것만 생각하면 어떻게 해요. 태어난 다음은 어쩔건데요. 형 애 키울 자신 있어요?

묘하게 가시가 있는 말에 이명헌 괜히 약간 눈치 봐.

-거봐, 그건 생각 안 했죠? 생명이 장난이예요? 애는 무슨 죄야.
-당장 낳겠다는 건 아닌데 뾰옹...
-당장이든 아니든, 그런 생각 자체를 집어치워요. 형은 애 낳을 성격 못 돼.
-......

정우성 단호하게 결론 내버리는 기세에 산삼즈 이렇게 정리되나 싶어 다행이다 우성아, 역시 니가 에이스구나 내심 한숨 돌리는데 그렇게 쉽게 제압당할 이명헌이 아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우성이 단정짓는 말투에 괜히 오기 폭발한 이명헌 괜히 또 삐딱선 한 번 타고 이상한 방향으로 방향키 확 꺾어들어가지

-그럼 내 애 말고 다른 사람 애 낳아주면 되는 거 아니냐뿅.

낳고 싶어도 못 낳는 사람들 세상에 차고 넘쳤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좋은 일 좀 하지 뭐.
갑자기 쓸데없는 승부욕으로 눈알 희번득한 이명헌 입에서 발싸되는 개소리에 산삼즈 다급하게 야야야, 명헌아 왜 그래;;; 야, 우성아 너도 그만해라...!! 외치는데 이미 늦었음.
그 말 들은 정우성도 눈알 희번득하게 돌아갔거든.

-아아, 그래요? 그렇게 나오시겠다????






개쓸데없고 철딱서니도 없고 나잇값도 못 하는 기싸움 하느라 졸지에 정우성과 (가짜)파트너 대리모 자원하는 이명헌
이명헌이 남의 애 갖겠단 소리에 눈 돌아서 허겁지겁 알파 하나 매수해서 알파-알파 커플인 척 계약서 쓰는 정우성
그런 우당탕탕개쌉뽕빨로맨틱코미디 알오물 보고싶다....애미야...애미야.....(메아리)

우성명헌 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