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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09:04
아버지가 옛 약속 지킨다고 몰락한 가문에 혼자 덜렁 남은 막내딸 데려온 거라 최동오는 관심도 없겠지 뭐 돈 있어 얼굴 잘생겨 혼인 올리자마자 부인은 알아서 잘 사시오 하고 집 밖에는 애인이 여럿 집엔 첩도 있어 명헌인 서방한테 손 한번 못 잡혀 보아도 말동무 할 여종들도 몇 있고 뒷마당에 작게 만든 화단에 물 주고 그거 구경 하는 낙으로 살겠지 다행히 시부모님도 구박은 안 하시니...


아들 못 낳으면 나 쫓겨날까용..?

마님 아직 어리시니...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용... 속으로 생각하며 내일은 장에 놀이패가 온데요~ 하며 쫑알거리는 유일하게 이 집에서 편한 그 친구 목소리나 듣고 있겠지


서방님은 얼굴도 못 보니 점심먹고 살짝 밖에 나가보는데 저 멀리 최동오 애인 팔짱끼고 살랑 거리며 장신구 구경하고 있어

혹시 마주칠까 인파 사이로 몸 숨기는데 최동오가 봤는지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여긴 무슨 일로?


뭐라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우물쭈물 하고 있으니


나한텐 구경 나가고 싶단 소리도 없었잖소 종 하나 데리고 혼자


쯧 하고 혀 차는 소리에 눈물이 눈에 차오르고 그냥 고개 한번 꾸벅 숙이고 도망치듯 뒤 도는데 데리고 온 애인은 어디 두고 왔는지 손에 쥐고 있던 두루마기 턱 하니 이명헌 위로 올려두고 날이 찬데 ... 하며 옆에 서 있음 가지도 않고


그 모습에 같이 온 순이는 종종 거리며 뒷걸음질 치고


뭐여...


꼴에 양반이라고 조강지처 챙기는건지 놀이패 구경 다 할때까지 옆에 서 있는 최동오


사람 이리 많은데 서방도 없이...


이명헌 손에 간식 담긴 종이 포장 하나 쥐여주고 같이 집에 들어옴



그날이 꿈인지 또 집에선 데면데면 한데
최동오 사랑 듬뿍 받는 첩이랑 작은 말 다툼이 있던 날 걔가 기세가 등등해 이명헌한테 손까지 올리려 드는데 이명헌은 그저 눈 꼭 감고 있으니


...


최동오가 걔 손목 세게 쥐고 끌어내라 하더니 이명헌 팔 질질 끌고 방으로 데려가


집안 관리 하나 못 하시오

하고 소리치는데 이명헌은 섭섭하고 무섭고 그냥 눈물만 똑똑 흘리겠지

최가네 맏며느리 되었으면 그에 맞게 살아야지 하고 나가버렸으면서

그 날 밤에 이명헌 끌어다 제 옆에 눕히고 재우고 지 멋대로 또 갑자기 부인 노릇 시키는 최동오가 bgsd



...

이제야 고와 보이는 걸 어떡하냐고

...


오기를 너무 부렸어 아버님 말이라면 다 따르고 싶지 않은



나를 너무 미워하면 어떡하지?




그래도 싸죠 뭐...
미워하기만 하면 다행이고


야!


동오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