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까지 걸어 잠근 거 보고 태섭이 좀 어이없고 빡치겠지
표면상의 이유로는 몸이 안 좋아서 오늘은 모실 수 없다인데 그거 개소리거든
몸이 안 좋기는 뭐가 안 좋아, 오늘도 외교쪽 일 하고(태섭이보다 대만이가 더 잘해서 외교 업무맡음) 비빈들과 다과회도 가졌는데

황후가 거부해도 들어갈 수 있는 게 황제라지만 보는 눈도 있으니 우선은 돌아감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계속 거부하는 거임
마치 다른 아이를 안을 때까진 나도 안을 수 없다는 듯

게다가 옆에서는 자신의 자식이 황제의 씨를 품기를 원하는 듯
황후가 회임을 안 하니 이러는 것이다, 후사를 보는 건 중요하니 다른 비빈들에게도 고루 승은을 받들게 해 주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속을 벅벅 긁으니까 태섭이 열 올라서 주먹부터 날아가려는 거 참느라 고생하겠지

그래서. 오늘도 안 된다고?
마마께서 열로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하셔서...

그 말을 전하는 신하만 식은땀 삐질삐질 흘리고 있지
왜냐면 황후 마마 정대만은 침대에 드러누워서 귤이나 까먹으며 "와. 오늘은 오래 버티네, 곧 30분이다 저거" 이러고 있거든
영걸단 단장 영걸이도 저래도 되나 싶은데 정대만 고집 아니까 입 다물고 있음

그런데 다른 비빈들도 황제가 자신을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거다
왜냐면 황제보단 황후의 총애를 받고 싶은 비빈들이라서.

황후의 총애를 받고 싶은데 황제의 씨를 받으면 황후 마마를 어떤 얼굴로 봐야 하냐고
황후 마마도 가지지 않은 황제의 아이를 자신이 먼저 가져버리면 황후 마마를 뵐 수 없잖아
황제의 사랑을 받는 것보다 황후의 미움 혹은 시기 질투 어떤 감정을 가지는 게 더 싫은 비빈들이라 자기 자신을 찾아오지 않기만을 바람
어차피 태섭이도 갈 생각은 없지만.

그리고 태섭이와 대만이는 저러다 다른 아이에게 가겠지 가겠지 했는데 고집 센 두 사람이라 하나도 안 밀림
그러던 어느날 자기 침전 앞에서 난리 안 부리는 거 보고 드디어 다른 아이에게 갔나보다 하면서 쿨쿨 자고,
다음날 폐하께서 누구에게 찾아갔냐 묻는데 대답을 안함

오히려 대답을 못하는 모습이라 대만이 뭐지? 하면서도 민망해서 애들 입 단속 시켰나보다 하고 큰 생각없이 잘 놀다 밤이 되는데
다른 아이를 안았으니 이제 동침 허락 받을 거라고 생각했던 송태섭이 안 오네?
같은 아이를 찾아갔나. 같은 아이를 이틀이나 연속으로 찾아가면...그 아이 꽤 힘들텐데, 보약이라도 보내야 하나
이런 생각하면서 반은 아쉬움 반은 얼떨떨함 느끼는 정대만인데,

다음날 왜 송태섭과 동침한 아이를 아무도 모르는지 알게 됐음
송태섭 발정기에 들어가서 처박혔는데 칼까지 들고가며 자기 침전에 누구 들이면 죽여버린다고 협박한 거임
들이는 건 상관없지만 들어오는 순간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하란 소리에 차마 자기 자식을 보낼 수 없는 중신들이겠지?

그리고 태섭이 발정기 들어갔단 사실을 이틀 뒤에나 알게 된 정대만은 기함함
우성 알파라서 발정기에 더 힘들어 하는 걸 아는 니들이 송태섭을 냅두냐고,
그러면서 저 새끼는 나한테도 말 안한다는 게 말이되냐, 고집만 센 새끼가 이 갈면서 황제 찾아가겠다며 차비하는데
대만이 모시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영걸단까지 우성 알파의 발정기가 얼마나 날카로운 상태인 거 아니까 말리는 거임

첫날부터 같이 있었던 거 라면 몰라도 이틀이 넘어 사흘이 다 되어가 날 서 있는 알파의 침소에 들어가는 거 위험하다고
게다가 칼까지 들었지 않냐고, 황제 성격이면 정말 말 그대로 죽이고도 남을 거라고
말하는데도 대만이는 덤덤하게 차비함

중신들까지 앞에 나와 대만이 말리는데 정대만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황제는 나를 해하지 않을 겁니다" 하면서 들어섬
문 바깥까지 느껴지는 살기와 페로몬에 다들 쭈뼛쭈뼛 하는데 정대만은 물러나라는 손짓하고 뚜벅뚜벅 들어감

제가 왔습니다. 들어가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들으라는 듯 크게 존대로 외치고는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아, 누가 발정기를 혼자 참아내는 알파의 침소 아니랄까봐 난리가 따로 없음
두터운 이불은 굴을 파둔 것 처럼 쥐어뜯겨 엉망이고 협탁의 물건은 바닥에 굴러다니고...
송태섭은 그 상황에서도 누가 들어올까봐 문이 보이는 구석에 앉아서 칼을 끌어안고 있네?

정말로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그대로 칼을 내던질 것처럼
목을 베어버릴 것처럼

대만이는 그거보고 한숨 쉬면서 문을 닫고는 터벅터벅 걸어가며 화려한 장식이고 뭐고 하나씩 떨어뜨리겠지
그럴 때마다 짤랑짤랑 절그럭 절그럭, 데굴데굴 굴러가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고
그럴 때마다 태섭이는 움찔움찔 어깨를 들썩일 거야
지금 모든 감각이 예민해진 시기라서

고집도 세다. 내가 다른 아이를 안으라고 했다고 발정기까지 숨겨?
...

발정기에 들어섰으니까 다른 아이를 억지로라도 들여보낼까봐 나한테도 숨긴거야?
...

태섭이가 대답하건 말건 대만이는 장식 다 떼어버린 몸으로 어깨 끌어안는데
그 순간 딱딱하게 긴장했던 몸이 녹아내리듯 풀어지면서 후욱, 뜨뜻한 열이 뺨이고 목덜미도 달라붙는 거야
그 날카롭고 예민해보이던 황제가 애교를 부리듯이.

그게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뒷목을 만져주니까 크게 움찔하며 험핑하듯 허벅지와 몸에 불룩해진 앞섶을 비비잖아?
이성보다 본능이 먼저인 주제에 다른 아이는 끝끝내 안기 싫어서 본능까지 거부하는 알파라니
달래주듯 양물을 감싸쥐며 귀를 깨무니까 흐윽...급하게 숨을 들이마시며 울컥 질은 쿠퍼액을 쏟아내는 게 얼마나 우습던지
대만이는 속으로 진짜 못산다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몸을 내어주겠지

태섭이는 거기에 눈 돌아가서 침대로 옮겨갈 생각도 못하고 바닥에 앉은 채 대만이를 올라태우며 참았던 씨를 토해내겠지
정말로 그 사이에 다른 아이를 안지도 어쩌지도 않은 건지 꿀럭하게 농축된 정액이 잔뜩 밀려나와서
대만이도 버겁다 싶을만큼 뱃속을 가득 채울 거야

태섭이의 열기가 조금 가라앉고 안심한 듯 깜빡 잠든 사이에 대만이는 엉망이 된 자신과 침전을 수습하기 위해 사람을 들이겠지
조금 전 까지만 하더라도 태섭이의 양물을 끝까지 받아들여 더 이상 머금을 수도 없을만큼 씨를 받아내 
허리고 무릎이고 골반이고 관절이 덜컥덜컥 버거웠지만 그럼에도 사람들 앞에 설 때의 정대만은 황후야
황제의 반려이자 내명부의 가장 위에 서 있는 사람이지

그러니까 일어서서 배에 힘을 주면 씨가 흘러내릴 것 같은 느낌인데도 버텨내고 참아내며 몸을 가리는 의복을 걸친 채 
먹을 것과 마실 것 그리고 바닥에 깨진 것들을 가져오라고 했어

그런데 그 짧은 사이에 태섭이가 깰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냐고
깜빡 잠든 태섭이는 자기 곁에 대만이가 없는데다 부르지 않은 시종들이 방을 치우는 걸 보고 거의 반사적으로 칼을 뽑아들고 눈을 번뜩였어
당연히 시종을 정리를 하다말고 놀라서 넘어졌고 대만이는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차를 마시려다 태섭이에게 달려갔지

자신의 몸으로 눈을 가리고 끌어안고,
팔뚝에 선 힘줄이 가라앉을 때까지 다독이고 "내가 부른 거야. 내가 부른 겁니다" 말하면서 
시종들에게 정리는 됐으니 빨리 나가라는 시선을 보냄

그들은 조금 전까지 자신에게 달려들 것처럼 살기를 내보이던 황제가 황후의 품 안에서 얼마나 얌전해졌는지 보았겠지
칼까지 쥐고 살기는 내뿜는 사람에게 달려가 걱정 말라고 안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덕분에 황후 마마의 자애와 자비심과 대범함에 팬이 늘었지만 그건 별개의 이야기고
태섭이는 대만이 품에 더 파고들면서 끌어 안으려고 노력했어

거의 습관처럼 비부를 문지르자 겨우 담아내고 있던 씨가 주르륵 새어나와서 태섭이의 발목과 바닥을 엉망으로 만들었지
그게 대만이도 느껴지니까 조금은 민망해서 부끄러움을 숨기려고 "묵은 씨는 내어 보냈으니 새 씨를 주십시오" 말하는데
거기에 태섭이는 정말로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걸 느끼며 발정기의 모든 여운을 대만이 안에 털어냈을 거다

발정기의 끝물에 다다르면 대만이는 흐물흐물 녹아있는데 태섭이는 산뜻해진 기분에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끼고 있겠지
분명 정대만이 거부해서 발정기에 들어섰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머리가 아프고 몸이 무겁고 갑갑하고 숨 쉬기도 버거워서 예민했는데

괜찮아요...?
괜찮겠냐고. 너는 아무리 그래도 칼까지 들고 죽여버리겠단 협박을 하냐

말했잖아요. 나는 다른 사람을 안을 생각은 없다고
그건 네가 보통의 사람일 때의 이야기지. 황제의 씨는 귀해서 남겨야 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잔뜩 내어주잖아요
다른 아이에게 이만큼 내어 주었으면 벌써 아이가 셋은 생기고도 남았을 겁니다

...
그리고, 원래 내명부의 규법 상 황제가 황후와 동침하는 건 길일에 날 잡아서 하는 거라고, 너처럼 매일같이 싸지르러 오는 게 아니라

다른 날에는 황후가 아닌 이들을 안고?
그래. 원래 그래야 하는데...이러니까 사람들이 후궁을 황제의 화원이 아니라 황후의 화원이라고 말하지

아. 그거 나도 들었어요, 몇몇은 황후가...다른 후궁들과 금단의 행위를 한다고 말하던데?
금단의 행위를 하도록 내버려 둘 황제가 아닌데 무슨.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이 입은 잘 나불거려

아마 돌아가면 난리가 나 있을 거에요
왜. 발정기 보내는 게 처음도 아닌데

그런데 내가 이 정도로 예민했던 적 없으니까...다른 아이들이 당신의 몸에 흠집이라도 갔을까봐 매일같이 울며 밤을 보낸다 하더라고
몸에 흠집...아. 하긴 아직까지 들어와 있는 기분인 것 같긴 해

돌아가면 몸 보신에 좋다던 각종 음식과 약이 기다리고 있을 걸요
발정기를 같이 보낸 보람은 있네

그래도 조심해야 하는 거 알죠. 아무리 그 아이들이 당신을 흠모해도...
기미는 제대로 하고 있대도. 걱정하지 마

그리고 예상처럼 대만이를 기다리는 각종 보약과 진수성찬 그리고 비빈들이 "걱정했다" 면서 울며불며 달려드는 모습에
대만이 웃고 일겠지
이게 진짜 맞나 싶어서
너네 나만 황제의 씨를 받는데 정말 괜찮냐고
근데 그거 대만이만 신경쓰는 일이라 비빈들 아무도 관심 안 가지겠지
오히려 황제 때문에 대만이 귀한 몸 상하지 않았을까 난리부리는 비빈들 보고싶다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