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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2 01:55
느바 커리어 마감하고 국내 복귀각 잡은 30대 느바정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명헌이 감독인 구단이랑 물밑 계약 다 마쳐놨는데 냅다 신생팀으로 이적해버리는 이감독.
대체 뭐 얼마나 좋은 팀 만들려고 날 버리고 이적하나 정우성 이 득득 갈고 눈에 쌍심지 켜고 경기 임하는데 어이없을 정도로 느바정 파쇄에 전력을 기울인 팀 마주함.
느바정 아무리 유명하다지만 국내에선 첫 경기인데, 미국 구단에서 허가 인색하게 굴어서 국대도 얼마 못 뛰어 국내 선수들이랑 합 맞춰본 거 손에 꼽는데 상대팀 선수들 다 정우성 어제도 만났던 것마냥 좔좔 꿰고 있음.
플레이 스타일 뿐만 아니라 나이들면서 오른쪽 어깨 안 좋아져서 그쪽으로 밀고 들어오면 무의식 중에 방향 틀어버림 이런 습관까지 전부 다.
이기긴 했지만 생각도 못하게 첫 경기부터 꽤 고전하고 열받는데 신나는 상태 된 느바정 프레스에서 와 이명헌 선.배.님. 이러실 줄 몰랐다고 입으론 투덜거리면서 눈 반짝거리겠지.
우승 트로피는 결국 우성이네가 가져가고 신생팀은 어쩔 수 없이 신생팀이라 이감독네팀 시즌 뒤로 갈 수록 뒷심이 떨어지긴 하는데 그래도 애시당초 목표보다 훨씬 좋은 성적낼 듯.

시즌 끝나고 우승 축하도 할 겸 겸사겸사 산왕즈 모임 함 갖는데, 술 좀 들어가고 반가운 얼굴들 보니까 금방 막냉이돼서 산만한 등치로 앵알앵알 명헌이형 진짜대박 짱 나빴다고 형들한테 우는 소리 하는 정우성.

- 내가 기다리랬는데 기다리지도 않구우...감독 돼서도 나만 괴롭히구우...나만 미워해 이명헌ㅠㅠ 진짜 싫어ㅠㅠ

하자마자 정우성만 모르게 산삼즈들끼리 미묘하게 가라앉는 분위기.
이명헌 태연하게 잔 꺾으면서 ㅋㅋㅋㅋ여전히 금방운다뿅 하고 웃어버리니까 정우성 또 왁왁거리고 대충 웃는 분위기로 넘어가긴 하는데, 자리 얼추 파하고 술 좀 깨려고 정우성 잠깐 바람 쐬고 있을 때 어슬렁 어슬렁 다가온 신현철 어깨 툭툭 치더니 별 말 아닌 척 슬쩍 말 건넴.

- 너는 임마, 농담이라도 그런 소릴 하지를 마. 이명헌만큼 너 예뻐하는 놈이 어딨냐.

근데 정우성...거기서 에이 알아요, 농담이지 나도~ 해야 되는 거 머리론 아는데 취해서 그런가 갑자기 뭔가 울컥해서 그 말이 안 나옴.
형이 정우성 개박살 전술 꼼꼼하게 짜온 게 미워서가 아니라, 같은 코트 위는 아니라도 같은 구단에서 뛰게 될 줄 알았는데 홀랑 이적해버려서도 아니라, 벌써 꽤 오랜 일이 된 이명헌 은퇴할 때 서운했던 거 생각나서.
그 때 분명 당장 은퇴할 정도 부상은 아니라고 했는데, 조금 오래 걸리긴 해도 재활하면 선수 생활 더 가능할 거랬는데, 형 그래도 나랑 하다못해 국대 한 번은 같이 뛰어봐야 하지 않냐고 정우성 애걸복걸하는 거 이명헌 매정하게 됐어, 뭐하러 그래 하고 잘라버렸던 거,
형 인생이고 형 선택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묻고 넘겼으면서도 그게 내심 계속 속상했나 봄. 갑자기 그게 이렇게 불쑥 튀어나올 만큼.

- 아 몰라요. 이게 무슨 예뻐하는거야. 예뻐하는 방법이 이상해, 그 형.

근데 대번에 꾸짖을 갈!! 할 줄 알았던 신현철 혼내는 대신 복잡한 표정으로 정우성 쳐다보다 한숨만 한 번 길게 쉬잖음.

- 그러게...예뻐하는 방법이 뭐 이러냐, 걘.

이명헌 냅다 은퇴선언 해버렸을 때 정우성만 뜯어말린 거 아님 당연히 국내에 있던 산삼즈들 병실 쫓아가 어르고 달래고 화내고 다 했음.
근데 귓등으로도 안 듣던 이명헌...시간 좀 지나고 차분하게 얘기할 수 있을 즈음 되니까 신현철한테 그러잖아.

- 내가 누워있는 동안 생각을 좀 해봤는데, 걔도 언젠간 나이를 먹겠더라고...뿅.

주어 누구라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밑도 끝도 없는 문장에서 주어 정우성인 거 찰떡같이 알아듣는 스스로가 신현철 좀 어이없음.

- 그렇겠지, 걔도 인간인데 그럼.
- 그럼 돌아올 곳이 있어야 하는데...왔을 때 영 재미 없으면 어떡하냐뿅...

그냥 알겠어, 현철아. 재활해도 나는 이제 선수로는 걔 재미있게 못해줘. 몇 시즌 더 근근히 뛸 수는 있겠지, 근데 거기까진 못 가. 하는 말에 신현철 걍 입 다물고 돌아왔던 기억 떠올라 눈 앞에 잔뜩 죽상인 정우성 보고 속이 터짐.
이명헌 은퇴 후 악착같이 쌓아올린 커리어, 예능이고 협회 일이고 부르면 고분고분 달려가는 대외활동, 그거 다 정우성 조금이라도 더 재밌으라고 그런거 그걸 얘한테 어떻게 얘기함 그런거 너무 이상하잖아.
걔는 대체 그냥 고등학교 후배 예뻐하는 방법이 뭐 이렇게 극단적이냐고, 그리고 너는 무슨 그냥 고등학교 선배한테 미움 받는다고 그렇게 마누라 바람난 놈마냥 죽상을 하냐고.

미친놈들아 차라리 그냥 연애를 하던지.





(안 사귀는)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