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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22:12
정우성 발작버튼 연타하는 거 언제 지겨워짐?



삐삐 삐삐삐 삐-


어, 형 왔어요-?


도어락이 울리는 소리에 곱게 접어두던 빨래를 잠히 내팽겨치고 버선발로 달려나간 우성이 마주한 것은, 다녀왔다며 제 이름을 부르는 사랑스러운 연인이 아닌 웬 얼굴 모르는 낯선 남자였겠지.


어... 누구 계셨네요?


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네. 모르는 남자의 등 뒤에 완전히 가려져 팔다리만 데롱거리고 있는 술 취한 남자가 바로 제 연인이었으니까.

저렇게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한 이유는 하나겠지. 술에 그리 약하지도 않은데, 저보다 윗사람이 한 잔 따라주면 거절 한 번 안 하는 양반이니까. 특히 곤란한 질문이 이어질수록 더.


아... 예.


서로 통성명 한 번이 없었지만 우성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음. 저보다는 아니지만 큰 키와 다부진 체력,


형. 집에 다 왔어요. 이제 정신 좀 차려봐요. 응?


좆같은 말투에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음. 저 새끼가 이명헌의 새로운 에이스라는 놈이라는 거.


우응- 우서..ㅇ...아...


우성이 명헌을 건네받으려는 찰나, 명헌은 대체 누굴 누구로 착각한 건지 우성이 아닌 다른 사람의 어깨에 말랑한 볼괴 입술을 부비며 떨어지기 싫다는 듯 떼를 썼음.


아-. 명헌이 형이 화장실에 혼자 엎어져 있더라구요. 아직 회식이 한창이었어서 저도 그냥 도망칠 겸 형 업고 나왔죠.


우성의 눈빛을 읽기라도 한 듯, 명헌을 업고 온 그 새 에이스라는 놈은 시키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놓았음. 과연 명헌의 옷 앞자락에 휴지로 훔쳐낸 듯한 얼룩덜룩한 흔적들이 있었기에 그 말은 거짓이 아닌 듯했지. 근데 보통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토한 사람 업기는 좀 껄끄럽지 않아?


...그 자리에 현철이 형이나 다른 형들도 있었을 텐데요. 아니면 저 부르는 방법도 있구요.


명헌을 받아든 우성이 한층 더 날선 목소리를 내었음. 다른 형들도 있는데 네가 왜 주제넘게? 심지어 여긴 명헌의 자취방이었음. 우성은 남자와 저가 눈이 마주치기 전 아주 자연스레 집안으로 들어오려던 모습이 아직까지도 눈에 생생했음.


아- 그건 미처 생각을 못했네요.


개소리. 남자도 지지 않고 우성의 말에 따박따박 반박을 해대었음.


아이구, 저 형 또 토하려나 보다. 그럼 저도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명헌이 형! 나중에 연락할게요!

...예. 고생하셨어요.


욱 하고 구역질하는 소리를 낸 명헌을 안고 집안으로 들어가며 우성은 남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하나도 빠짐없이 눈에 새겼음.


우욱- 컥. 우서, 아, 아파.. 콜록콜록.

...아. 미안해요 형.


우성운 등을 두드리는 손길을 다시금 약하고 부드럽게 바꿨음. 명헌이 형! 그 새끼는 위아래가 없나? 어딜 감히 선배한테 그딴 말투를 써? 나중에 연락할게요! 친근한 척 구는 그 말투가 역겹기 그지없었음.


간단하게 명헌을 씻긴 우성은 명헌을 고이 침대에 뉘였음. 갈아입힌 잠옷에도 알코올 향이 그득하게 묻어나온 걸 보니 술에서 깨려면 아직 한참이나 남았구나 싶음. 우성은 이불을 걷어차는 명헌에게 목 끝까지 다시 이불을 덮어 주며 침대 옆 카우치에 등을 기대며 앉았음. 아무래도 새벽이 꽤 길 것 같았음.






....삐효옹........

속은 좀 괜찮아요 형?

뾰오...


탁. 명헌의 앞에 잘 끓여진 맑은 콩나물국이 대령되었음.


아직도 울렁거려...


명헌은 뜨끈하게 김이 오르는 국을 숟가락 가득 떠 입안으로 밀어넣었음. 이제 좀 살 것 같다 생각했지.


근데 형 에이스라는 그 사람, 누구예요?


우성이 그 질문을 하기 전까지는.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