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헤어지긴 싫은데 좀 새로운 사람 만나고 싶긴하고 이지랄인 상태에 가끔씩 몸에 이명헌은 쓰지도 않는 달큰한 향수 냄새 달고오는데 그거 눈치 챈 이명헌이

우성
우리 오래 만났지?

하고 말 꺼내는 거 보고싶다

명헌이 미국으로 와서 대학원 다니는데 같이 살면 더 애틋해질줄 알았건만 더 삐걱대는 일만 늘고 정우성은 밖으로 나돌고

... 그렇죠
시간 참 빠르다

하며 멋쩍게 웃는 정우성 보고

끼고 있던 안경 내리고 마른세수 한번 하는 이명헌


재밌었어


그렇게 그날 대화는 흐지부지 끝나는데
이명헌이 짐 정리 하고 나가버린 거지


형 뭐 해요?

캐리어 차에 싣고 있는 거 보고 이명헌 손목 잡아채는데

어제 말 했잖아
우리 너무 오래 만났다고


갈게

밥 잘 챙겨 먹고


그때 무릎이라도 꿇었어야했는데 정우성의 마음도 거기 까지 였는지 자기 손 떼어내는 이명헌을 그냥 보내줘버렸음


그치
...

그치 오래 만났지

이명헌이 없는 집에 다른 사람을 데려오기도 하고 해보지만

그럴수록 이명헌이 더 보고싶어졌음

이명헌 다니는 학교 앞에서 얘기 좀 하자고 찾아갔을때 크리스마스 캐롤이 흐르는 스타벅스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차갑게 식을때까지

... 미안해요

아니야
나도 미안해

한번만... 기회 주면 안돼요..?
한번만...


일주일 뒤에 이명헌이 잠깐 볼까 하는 연락으로 다시만나는 이명헌인데 처음 만났을때 처럼 본인한테 최선인 우성이 보고 나 얘 되게 좋아하는구나... 싶은 이명헌

우성이한테 그만하자 했을때도 얘한테 짐 되기 싫어서였고 다시 만나자는 거 받아줬을때도 얘가 나 때문에 힘들어 하는 거 싫어서 였는데 다시 나한테 질리면 어떡하지 그게 젤 두려운 이명헌

우리 결혼 할까요?
나 은퇴하기 전에

우성이 어디 메이는 거 싫어하잖아용
결혼 안 해도 괜찮아

자꾸 한발짝 빼는 이명헌 보면 또 미안하고 결국은 오랜만에 이명헌 앞에서 울면서 형은 나한테 욕심 없어요? 왜 내가 잘못해도 나한테 화도 안내고 결혼 하재도 내 생각 먼저하고 왜 ... 왜 나한테 뭐든 괜찮다는듯이 굴어요? 왜?


이명헌 그 말 듣고 심장이 쿵 내려앉으면서 아직도 애같은 말간 얼굴에 흐르는 눈물 닦아주면서

그게...

그게 사랑인줄 알았어

그게...


처음으로 우성이 어깨에 얼굴 묻고 뚝뚝 눈물 떨어뜨리는 이명헌



우성명헌










하자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