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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5 22:37
을 정우성이 아닌 척 많이 좋아할 거 같다



팔자에도 없는 정우성 닮은 아들 낳아주느라고 예전보다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추위도 많이 타는 체질로 바뀜 예전엔 눈이 펑펑 내리던 아키타에서 얇은 긴팔 하나만 입고도 마을 한 바퀴를 조깅하고 기운이 남아돌아 막 저랑 눈싸움도 하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조금만 찬바람 불어도 으슬으슬 떠는 게 느껴지고 자다가도 추워서 종종 깨는 일도 있겠지


두 사람은 자주 새벽 산책을 나갔는데, 일단 우성이 공인이기도 하고 명헌도 당시에 외모 자신감도 좀 떨어지고 애 낳은 직후에는 풍만한 가슴에 젖이 너무 많이 돌아서 자꾸 가슴부위가 동그랗게 젖는 것 때문에 사람 눈을 피해 새벽 산책을 즐겨했었음. 그래서 둘이 데이트 겸 산책을 가는 곳도 사람 눈이 거의 없는 새벽의 공원이나 드라이브로 야경을 볼 수 있는 그런 곳들이겠지. 근데 또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엔 익숙치 않은 추위가 덮치기 마련이라서, 분명 명헌이도 우성이가 호들갑을 떨어가며 단단히 무장을 하고 나왔는데도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으면 좋겠다. 산 위로 바람도 많이 불어서 머리도 띵하고, 우성이도 형 힘들어하는 거 보이니까 이제 그만 가자고 하는데 주차장까지 가려면 또 한참을 내려왔던 계단을 다시 올라가야 해서. 같이 손잡고 명헌이 속도에 맞춰서 걸어올라가다가 저한테 업히라고 함. 당연히 명헌이도 자기 무겁다, 위험하다 하는 식으로 거절하는데 지금 자기 형이 힘들어하는데 정우성한테 이명헌이 하는 말이 들리겠냐구. 사실 저도 춥다면서 형이 나한테 업히면 우성이 따뜻할 거 같은데 ~ 같은 말로 회유함. 그럼 이명헌도 별 수 있나. 명헌이는 업히면서도 제 무게에, 우성이 이마에 흐르는 땀에 안절부절 못하는데 우성이는 지금 느껴지는 묵직함과 형이 저한테 완전히 기대서 목에 팔 감고 있는 게 그냥 너무 좋을 듯. 사실 이명헌이 걱정하는 만큼 우성은 그렇게 힘들지도 않은데 그냥 형이 작게 걱정하는 목소리, 둘만 있는 상황, 완전히 제게 기댄 형 같은 게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어서 일부러 밍기적밍기적 발걸음 옮기는 거일 듯.


애 낳고 나서 명헌이가 잔병치레도 종종 했으면 좋겠어. 진짜 평생 감기 한번 안 걸릴 거 같은 인간이 추위를 타게 된 이후 몸도 약해진 건지 일년에 한두 번씩 앓아눕는데 그때마다 우성이를 엄청 찾았으면 좋겠다. 머리가 아파 정신도 멍해진 건지 잠에 취해 아직 제정신이 아닌 건지 자다 깨면 꼭 우성아... 어딨어 우성아... 하고 다 쉬어빠진 목소리로 정우성을 불렀음. 명헌은 아프면 악몽을 꿨는데 꿈의 내용은 둘이 오랫동안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 명헌이 생각하던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리는 것이었겠지. 그래서 우성이 이름을 그렇게 부르면서도 눈에는 눈물방울이 맺혀있을 때가 많았음. 잠투정을 처음 본 날에는 저도 너무 눈물이 나고 형 힘들게 만든 저가 싫고 그랬었는데, 그와 동시에 묘한 정복감이 피어올랐겠지. 그렇잖아, 이명헌이 가장 힘든 순간에 떠올리는 것도 이름을 부르는 것도 결국 다 정우성이라는 거니까. 하지만 아픈 사람 애태우거나 괴롭힐 성정은 아니라서 명헌이가 종종 앓아누울 때면 침대 옆에 꼭 붙어 누워서 명헌이 저를 찾을 때마다 꽉 끌어안아 주며 우성이 여기 있어요 형. 우리 형 두고 아무 데도 안 가요. 하면서 달래줬으면 좋겠음. 마음 속으론 묘한 정복감에 미소지으면서.


외모자신감도 많이 하락했으면 좋겠다. 원래 같으면 당연 신경도 안 쓸 알파메일 이명헌인데 그 알파메일이었기 때문에 타격이 크게 온 경우겠지. 이명헌은 항상 군림하던 사람이었고 성장도 빠른 편이었어서 언제나 남들보다 덩치도 크고 강한 사람이었는데 애를 밴 이후엔 그게 아니니까. 보호받아야 하는 신분이 됐고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살은 올랐음. 가슴이랑 엉덩이는 커지고 빨래판 같던 복근은 애를 낳은 이후에도 아직도 물렁물렁함. 젖도 많이 돌아서 곁에 가면 달큰한 모유향이 풍기고 본능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피하느라 우성이한테 의지도 많이 했겠지. 이런 상황에서 또 느바 선수인 우성이한테는 파파라치도 많이 붙으니까, 종종 둘 사진이 찍히고 나면 막 생각보다 별론데? 못생긴 듯. 정우성 급이 저 정도밖에 못 사귀나? 같은 반응들이 나오겠지. 원래라면은 그냥 개무시하고 말 텐데 '정우성이랑 안 어울리네. < 이 말은 타격이 좀 들어갔겠지. 우성이한테 신경 쓰인다는 티는 안 내고 싶은데 정우성은 또 이런 건 기민하게 알아채서 ㅎㅎ 일부러 형이랑 잠자리 가지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맞추며 전부 예쁘다는 말 해 주겠지. 명헌이 그딴 거에 신경쓰는 이 상황이 정우성한테는 좆같으면서도 또 저가 예쁘다고 하는 말에 묘하게 안심하는 저 얼굴이... 하지만 백프로는 아닌 이 상황이 은근하게 정복욕을 충족시킬 듯... 점점 이명헌은 저 아니면 안 되는 사람이 되고 있으니까.




우성명헌


아 이런 것 좀 그만 좋아해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