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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2 14:01



노부가 항상 들고 다니는 콘돔을 보고 마치다도 어느날 콘돔을 갖고 다니기 시작할듯. 왜냐하면 노부가 딱 한 개만 들고 다녔거든. 노부형 덕에 ㅅㅅ에 눈은 떴는데... 한 번만 하는 건 너무 아쉬운 거지. 콘돔이 두 개 있다면 두 번 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자기도 이제 여분으로 하나 챙기게 됨. 근데 대놓고 그걸 말하는 건 부끄러우니까 꽁꽁 숨기고만 있을듯. 그러다 호텔에서 잦잦하려고 노부가 마치다 바지 벗기면서 주머니에 들어있는 콘돔을 발견하게 되겠지. 이게 뭐냐고 물어보는 얼굴이 꽤 엄할 거임. 마치다는 부끄러운 마음 꾹 누르면서 형이 항상 하나만 갖고 다니니까 혹시 모자랄 때를 대비해서 갖고다닌다고 말했음. 그랬던 거냐고 활짝 웃어줄 줄 알았는데, 노부는 더 인상을 쓰겠지. 이런 거 갖고 다니지 말라면서. 그 말에 소심하게 반항하는 마치다인데... 형도 갖고 다니잖아요! 라고 하니까 노부가 나랑 너랑 같아? 하면서 차갑게 정색할 것 같다. 노부는 이제 겨우 스무 살인 애가 콘돔 들고다니다가 엄한 놈한테 걸리면 뭔 일 날 수도 있으니까 걱정된 맘에 좀 화가 난 거지. 근데 마치다는 아무래도 재수생이기도 하고... 그 재수 스트레스가 엄청나니까 예민해진 상태라 노부 반응에 덜컥 눈물 차오르면 좋겠다. '너랑 나랑 같아?'라는 말이 꼭 나는 어른이고 너는 애새끼잖아 라는 뜻으로 들린 거지. 화나서 콘돔 갈기갈기 찢으려는데 콘돔이 쉽게 찢어지냐고... 비닐봉지도 아니고... 열심히 딸기향 콘돔 들고 쫙쫙 늘리는 마치다 보면서 노부는 얼마나 생각이 많아질지...ㅎㅎㅎㅎ

결국 이 날은 마치다 삐져서 ㅅㅅ고 뭐고 다 나가리 되고 스무 살 냥치다 손에 너덜너덜해진 콘돔만 바닥에 껌처럼 붙어있을듯. 노부는 패드 꺼내놓고 일하고. 아니 내가 삐져서 분위기 다 망치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호텔까지 와서 일이나 하고 있는 게 말이 돼? 하는 맘으로 한숨 푹푹 쉬어도 노부는 쳐다보지도 않음. 사실 노부라고 뭐 일이 머리에 들어오겠어? 그냥 애기 남친 화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거지. 그렇게 자정 가까워졌을 때 문득 침대를 보니까 마치다가 웅크리고 쌕쌕거리며 잠들어있을 것 같음. 노부는 그제야 패드 내려놓고 침대로 오겠지. 이불 덮어주고, 아직도 삐져있는 것 같은 눈썹에 뽀뽀도 여러 번 해줌.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걸레짝 된 콘돔이랑 콘돔 포장지 주워다가 쓰레기통에 넣으면서 "사이즈도 안 보고 골랐나..."이러고 중얼대는 노부였음 좋겠다. 마치다가 고른 거 그냥 프리사이즈인데 노부는 항상 엑스라지 쓰는 대물일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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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