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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8 21:22
자기야 중학교 때 너무 힘들었던 그 시기에 한 줄기의 빛처럼 다가왔던 다정한 정대만을 아니까...롱게대만이 자기 밟을 때 더 악독하게 같이 싸웠던거고 꼬꼬무 듣고나서는 어느정도 이해도 되고 사실 그냥 농구부에 다시 돌아와준 것만으로도 마음 다 풀렸단말임. 그리고 돌아와서 여전히 빛나는 3점슛과 불타는 투지, 그때 그 농구천사보다 더 시끄럽고 아저씨같은 선배지만 웃는 모습만큼은 너무 반짝여서 다시 반해버리는건 불가항력이라고 생각하고있음

근데 정대만은? 그 일을 기억 못하겠지만 만에 하나 기억하고 있다고해도 정대만한테 그렇게 의미있는 사건은 아닐거란말이지. 그냥 혼자 있는 애한테 같이 농구하자고 하는 다정한 농구수인이라고. 기억 못한다치면 정대만한테 송태섭은 서로 시비털고 이빨도 털고 뒤지게 싸우고. 지금이야 뭐 사이좋다지만 사실 좀 친한 건방진 농구부후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거라고.

근데 갑자기 내 졸업식에 찾아와서 축하한다며 꽃다발을 주더니 이제 사귀자고 함. 물론 그동안 자주 찾아와서 같이 원온원도 하고 밥도 먹고 간식도 먹고 꽃구경 단풍구경도 했지만? 혼자서 데이트인가 생각해본적도 있지만? 상대가 정대만이니까 아무생각없겠지 OB로써 농구부 좀 신경쓰는거겠지 하고 기대 접었었음. 근데 이제와서 사귀자고??? 얼타고 있으니까 정대만이 "내가 곧 성인되는데 미자인 너한테 사귀자고 할 수는 없잖아. 너 성인될때까지 참은거라고" 말함. 이런데서 고지식한게 정대만다운데 그게 문제가 아님ㅠ이제 나 유학간다고ㅠ심지어 정대만도 알고있음. 졸업 전에 얘기했으니까. 태섭이 유학얘기할때 후련하게 고백도 해버릴까 생각했는데 괜히 정대만이랑 어색해질까봐 참았단말야. 근데 정대만이 상관없대. 롱디 그까짓거 하면되지 뭐가 문제냐고 내가 그 정도도 못할거같냐고 화내더니 쫄?송태섭 쫄? 하면서 되도않는 도발도 함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차분히 우울하게 설득하던 태섭이도 결국 누가 쫄았다고!!!!!! 완벽하게 정대만한테 말려들어서 결국 사귀기로 함ㅋㅋㅋㅋㅋㅋㅋㅋ괜히 롱디때 헤어져서 친한 선후배로도 못 남는거 싫었는데 정대만이 자기만 믿으라고 아주 자신감이 넘침.

그리고 실제로도 롱디 기깔나게 잘하는 연상남친 정대만. 공항까지 같이 가서 배웅도 해주더니 국제전화카드도 잔뜩 챙겨줌. 자기가 연상이니까 데이트비용 자기가 내야한다면서 먹거리나 생필품도 매번 소포로 잔뜩 보내줘. 전화도 시간정해서 하는데 태섭이가 연습경기 영상 보내준거 보고는 "야 너 실력 많이 늘었더라. 몸도 더 커지고. 열심히 하고 있네 송태섭. 장하다" 하면서 슛 폼이 나아졌네 2쿼터 때 패스가 칼같았네 엄청 자세하게 칭찬만 해줌. 괜히 쑥스러워서 부족했던점도 얘기해달라고하면 자기는 남친이지 코치가 아니라고 자기 눈에는 콩깎지가 씌여서 멋진점만 보인다고 말 못한다고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놓고 다음번에 통화할때는 저번보다 왼쪽 수비가 좋아졌다고 노력한거 보인다고 칭찬함ㅋㅋㅋㅋ역시 지난번에 왼쪽 허접하게 뚫린거 다 봤었구만 얘기안한거였음ㅋㅋㅋㅋㅋ그래도 남친 칭찬이 송쪼코 춤추게 해서 농구실력 쑥쑥 늘어나는 태섭이임.


싸운적도 물론 있었지. 아무래도 시차도 맞춰야하고 서로 연습에 경기에 너무 바빠서 통화 자주 못할때도 있는데 하필 그 때 태섭이가 심적으로 좀 힘들었음. 정대만은 벌써 대학에서 1군 스타팅라인인데 자기는 여전히 벤치라서 좀 스스로가 초라하기도하고 없는 살림에 유학까지 왔으니 어떻게든 성공해서 보답해야한다는 압박감도 있고....근데 이걸 정대만한테 털어놓기엔 진짜 없어보인다고 생각해서 가만히 있다가 이걸로 싸우게됐음. 이 사건 + 정대만이 술 마시고 연락두절된 사건...이 합쳐져서 송태섭 불안감이 극대화되고 개판싸움남. 서로 소리지르고 화내고 욕하다가 태섭이가 순간 욱해서 대만이한테도 자기한테도 평생 남을 상처가 될 말을 뱉을 뻔 한거임. 피가 싹 식으면서 미친송태섭미친새끼야 자책하겠지. 이러다 더 하면 안될거같아서 그만하자고 그냥 자기가 다 잘못했다고 얘기하는데 정대만이 ...개새끼 하고는 전화 뚝 끊어버림. 뚜-뚜- 울리는 수화기들고 또 내가 망쳤다고 정대만까지 이렇게 보내버렸다는 절망감과 자기혐오에 휩싸이는데....바로 전화가 또 걸려옴.

"개새끼야 안 헤어질거야. 쓸데없는 생각말고 너 잘못한거 적어와. 다음 통화할 때 서로 고해성사 시간 갖는다. 튀면 죽여버릴줄 알아"

자기 할 말만하고 끊어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뭔...진짜 독심술 하는거 아냐..?바다 건너서도 그게 되나...? 멍하니 생각하면서 안 헤어진다니까 그건 또 좋아서 책상에 앉아 자기가 잘못한거 꾹꾹 종이에 쓰고앉아있는 연하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다음 통화 때 손떨려서 스피커폰 해둠ㅋㅋㅋㅋㅋㅋㅋㅋ

"나부터 한다. 나 정대만은 술에 꼴아서 송태섭 연락을 안 받았습니다. 반성합니다. 용서하십니까?"

".....네"

"ㅇㅋ니 차례"

"어...저 송태섭은 정대만과 연락이 안되자 최동오 이명헌 등 정대만 친구들에게까지 전화해서 정대만을 창피하게 했습니다. 반성합니다. 용서하십니까?"

"ㅇㅇ근데 또 있잖아"

"....없어요"

"뒤진다 진짜"

"....힘든거 숨기고...그래놓고 화풀이하고....그냥 미안하다는 말로 도망쳤습니다....용서하십니까"

"흠..."

"형..."

"너 울어?"

"안 울거든요"

"아 그래? 울면 봐줄라했는데"

"...(훌쩍) 울어요"

"와핰핰핰핰ㅋㅋㅋㅋㅋㅋ 아 아이~웃어버렸네. 야 너 진짜 귀여워서 산 줄 알아. 귀엽지만 않았어도 으휴"

"(쿨쩍)"



귀여워서 용서받은 송태섭ㅋㅋㅋㅋㅋㅋ그 뒤로도 대만이가 계속 귀여운 자식 누가 그렇게 귀여우래 꿍얼꿍얼거리면서 자기 귀여워했단말야. 2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도 여전히 자기 귀엽다고 머리나 복복 쓰다듬어주고. 정대만이 나 귀여워서 사귀나..? 거울보면서 중얼거렸다가 뒤에 지나가다 그 소리 들은 정우성한테 욕먹음. 근데 자기 이제 자기가 봐도 근육펌핑태닝양키st이라 객관적으로 도무지 귀엽지가 않은데 정대만이 도대체 날 왜 좋아할까 를 몇년째 고민하는 송태섭. 정대만 말마따나 엉덩이도 내주고 가슴도 내주고 (정대만이 엄청 생색냈음ㅋㅋㅋㅋㅋㅋ) 할 만큼 정대만이 자기 진짜 사랑하는건 알겠어. 근데 대체 왜?? 결국 연애 10년차에야 직접 물어보는 송태섭. 예전에는 물어봤다가 정대만이 그러게?나 너 왜 좋아하지? 하고 갑자기 현실 깨닫더니 헤어지자고 할까봐 못물어봤었음. 바보같지만 송태섭한테는 정대만이 날 좋아하고 우리가 사귀는게 더 비현실같아서ㅋㅋㅋㅋㅋ큐ㅠㅜㅠ근데 이제는 완벽한 안정형 연애에 물어보기로 결심함. 물어보니까 처음에늗 "이제와서?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이러더니 더 캐물으니까 말해줘

"예전에 우리 산왕이랑 붙었을때 내가 후반전 잘 기억 안난다고 말했던거 기억해? 근데 경기중에 슛 넣고 우리 눈 마주쳤을 때 있잖아, 그때 네가 날 보고 엄청 환하게 웃는거야. 나 네가 그렇게 웃는거 처음 봤잖아. 막 눈도 반짝반짝하고 눈썹도 순하게 내려와있고. 쨋든 그때 네 눈빛이 머리에 콱 박혔거든? 그래서 내가 농구는 잊어도 너는 안 잊겠다 싶었지. 그 뒤로도 네가 가끔씩 나보고 그렇게 웃어서 너도 나 좋아하는구나 알았고. 근데 네가 계속 ''냐먈겨 뎌 됴은샤럄 먠냬얘~' 이러면서 차기나 하고. 야 얼마나 어이없었는 줄 알아? 손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데 내가 퍽이나 아이고 감사합니다~하고 딴 사람 만날줄알았냐고~~!! 내가 포기를 모르는 남자여서 산 줄 알아. 이거이거 귀엽지만 않았어도. 내가 코가 꿰여도 단단히 꿰였지....너 울어?!"


점점 그라데이션 분노로 말하는 정대만과 다 필요없고 그냥 벅차올라서 눈물 나오는 송태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형아 납작가슴에 얼굴 파묻고 웅얼웅얼 "결혼해줘요..." 하고 세상에서 제일 눈물겨운 프로포즈 해버리겠지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