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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9 17:10
근데 이제 보물-스킨쉽 교환인

견습 시절, 갑판 청소를 마지막으로 하루 일을 마치면 난간에 기대 쉬면서 수다를 떠는 게 둘 나름의 루틴이었음.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둘은 눈을 반짝이며 꿈, 보물, 이런 희망적인 것들을 입에 담았는데, 샹크스는 그 미래에 버기도 함께이리라 생각했지. 저 살랑이는 푸른 빛 머리칼의 사내가 없는 미래란 바다 없는 해적과도 같다고 말이야.

샹크스는 스킨쉽이 잦았음. 친한 상대에게 자주 어깨를 두르거나 아이들 머리를 곧장 흐트려놓는 로저 선장의 영향을 받은 걸지도 몰라. 하지만 자기전에 꼭 얼굴에 뽀뽀를 하는 것도 로저 선장의 영향일까? 선장의 침실은 밤에는 출입금지라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버기는 알쏭달쏭했음. 다만 뽀뽀한 뒤의 샹크스의 얼굴은 보석을 손에 쥔 후의 자신처럼 행복해보여서, 버기는 그 얼굴에 대고 뭐라 말을 얹기가 뭣했음.

한번은 해적단이 커다란 보물더미를 손에 얻게 되었음. 레일리는 직책에 따라 순서대로 몫을 나누고, 버기와 샹크스에게도 보석과 금붙이를 쥐어주었음. 샹크스는 미소를 지으며 보석을 주머니에 넣은 것이 다였지만, 버기는 신이 나서 그날밤까지도 흥분을 감추질 못했고, 자기 직전까지도 침대끝에 앉아 보석을 두손 소중히 쥐고 바라보며 흥얼거렸음. 이날도 샹크스가 언제나처럼 뽀뽀를 하러 다가오자, 버기는 신난 나머지 아예 샹크스의 입술에 직접 뽀뽀를 해줬음. 샹크스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 것도 모른채, "갸하하하! 기분 최고야!!" 버기는 다리도 동동대며 한참 침대를 뒹굴었음. "버기," 샹크스가 부르고 나서야 버기는 고개를 들었음. 샹크스의 얼굴은 버기만큼이나 기쁘고 고양감에 차보였음. 샹크스는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제 몫의 보석과 금을 펼쳐보였음.
"버기, 내 몫도 네게 줄게."
"어, 진짜?!"
"응, 대신에 나한테 아까처럼 해줘."
"아까처럼?"
"이거."
샹크스는 버기 얼굴을 조심조심 잡고 입술을 맞대고 촉 소리를 내며 떨어졌음. 버기는 어이가 없었지. '스킨쉽을 얼마나 좋아하길래 보석도 마다하지? 이 값어치를 모르다니, 멍청한 건가?' 하지만 그만큼 버기는 마다할 필요가 없었어. '이런걸로 공짜 보석을 얻는다면 백만 번도 해주지!'
"뭐, 좋아!"
"정말?"
"이몸은 한 말로 두 말하지 않는다고! 자, 얼른 주기나 해! 앞으로도 계속 주는 거다!!"
"..하하! 버기가 보물을 밝히는 녀석이라 다행이야!"
"지금 누구 코가 새빨갛게 밝다는 거야?!!"
그날 견습생들의 밤은 조금 늦게 마무리되었음.




"샹크스, 오늘 네 침대에서 자자!"
"푸흑- 뭐?!"
"뭐?!!"
식당에 나란히 앉아 밥을 먹던 중, 뜬금없는 버기의 말에 샹크스는 입안에 있던 밥알을 후드득 뱉어버렸고, 다른 선원들 또한 버기의 발언에 놀라 두 사람의 자리를 쳐다봤음.
"너희 그런 사이였냐?"
"하고 나서 뒷처리는 제대로 하고 있어?"
"얌마, 그 의미겠냐? 얘들은 꼬맹이라고!"
"그래도 10대면.."
"식당에서 망발도 많다!"
"같이 이불 덮고 자는 거 말하는 거잖아. 그렇지, 버기?"
"네, 그럼 안 돼요?"
"와하하, 되지 그럼. 너흰 곧잘 싸우면서도 용케 그렇게 사이가 좋구나. 어른들 간 떨어질 뻔 했다."

일순간의 소동이 잦아들고, 방으로 돌아온 샹크스는 버기에게 작게 물었음.
"그런데, 왜, ..같이 자자고 한 거야?"
"너는 나랑 가까이 붙어있는 걸 좋아하니까, 그러면 나한테 금화든 보석이든 더 내어줄 것 같아서!"
그걸 당사자한테 다 불면 어떡해... 버기는 순진하게도 넌지시 물었을 때 사실을 줄줄 대답해버리는 버릇이 있었음. 샹크스는 잠깐 머리가 아파왔으나, 어쨌든 자신에겐 잘 된 일이니 좋게좋게 생각하기로 했음.
"버기, 아까 선원 아저씨들이 한 말.. 무슨 뜻인지 알아?"
"아니, 모르겠는데. 안 그래도 이따 레일리 씨한테 물어보려고 했-"
"아냐!! 굳이 레일리 씨한테 안 물어보지 마! 내가 알려줄게."
"네가? 네가 레일리 씨만큼 똑똑해? 나랑 동갑이면서."
"그래도 그건 뭔지 알아! 있잖아, 버기.. 내가 그게 뭔지 알려주고 나서도 내가 싫어지지 않으면 좋겠어."
버기는 콧방귀를 뀌며 소심한 소리나 하는 걸 보니 바보가 확실하다며 놀려댔고 둘은 으레 벌이는 작은 다툼을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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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아, 아파. 아프다고.."
"정말 아프기만 해?"
"흐, 으읏, 이상해.."
"버기, 버기. 나의 버기."
샹크스는 버기의 얼굴부터 목까지 조금씩 내려오며 입술도장을 찍었음. "안 아프게 해줄게," 하며 샹크스는 버기의 아래를 탐색하듯 조금씩 허리를 움직였음. 감질나게 움직이던 것도 몇분,
"아읏-!!?! 머, 뭐야?"
"버기는 여기가 약하구나."
"아, 진짜로, 이상, 해, 읏, 아..! 샹크스, 그거 빼, 줘어..!"
"흐, 계속 내 이름 불러줘, 버기."
"하으, 흡, 아아.. 바보 샹, 크스으, 읏! 아앙, 망,할 샹크스.. 흐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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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기, 기분이 어때?"
"몰라.. 화려하게 엉망진창이야.."
"이제 내가 싫어졌어..?"
샹크스가 애교부리듯 버기의 얼굴 곳곳에 키스했음. 버기는 샹크스를 무시하며 천장을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말했음.
"너 안 싫어해."
"정말?!"
"그야, 이정도로 몸을 맞댔으면 앞으로 네 보물은 전부 내 차지니까."
"엑.. 전부는 무리야."
"뭐?! 이 자식, 이 몸을 화려하게 이용했겠다!!"
"아, 대신에 버기를 전부 나한테 주면 내 보물은 전부 버기에게 줄게~."
"무슨 바보같은 소리냐.."
"내 보물지도도, 보석반지도, 금목걸이도, 전부 버기가 갖는 거야."
"...!"
"버기, 이렇게 통 큰 거래는 앞으로도 나밖에 안 해줄걸? 어떡할래?"
"으이익...! ...좋아! 알겠다고!"
그날 견습생들의 밤은, 정말 늦게 마무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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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버기는 ㅅㅅ를 모르는데 샹크스는 아는 이유는 샹크스는 예전에 한밤중에 선장의 방을 어쩌다 들여다 본 적이 있어서.

한조각 샹버기 약로저레일리